수천만 원짜리 고급차가 고요한 도로를 천천히 달리고 있다.어두운 가로등은 가위눌린 듯 깜박거리며 최윤정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최윤정은 차를 운전하며 줄곧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서현우는 그녀의 마음속에서 나오는 긴장과 두려움을 분명히 느끼고 있다.살인, 그녀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다.그러나 서현우처럼 끔찍한 수법은 처음 보았다.“그 해커가 처참하게 죽는 모습 때문에 나에 대한 공포심이 생긴 거지?”서현우는 뒷좌석에 앉아 조용히 입을 열었다.최윤정은 운전대를 잡은 손이 떨리면서 굳은 미소를 지으며 공손하게 말했다.“아니에요, 전......”“내가 왜 그렇게까지 괴롭혔는지 알아?”서현우는 마치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주민식이 그때 나와 진아람을 모함해서 진아람은 온 도시의 웃음거리가 돼버렸고, 진씨 집안의 수치가 되면서 온 세상이 무너져버렸어. 그녀는 원래 죽고 싶었지, 만약 솔이가 없었다면 난 돌아와서 그녀의 무덤에 가서 벌초 밖에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을 거야.”“소화 거리에서 진아람은 힘든 생활을 보냈어. 솔이를 잘 보살펴야 하면서 그녀의 미모에 치근덕거리는 짐승 같은 놈들도 경계해야 했을 테니까.”“방금 내가 괴롭혔던 그 사람은 고문을 견디지 못해서 죽여달라고 애원했어, 그래서 모든 자백을 한 거야. 그놈이 이후에 진아람에게 나쁜 마음을 품고서 몰래 사진을 찍어서 협박을 했고, 진아람이 그놈한테 의지하도록 만들려고 했어. 그래서 진아람은 스스로 얼굴을 망가뜨리겠다고 결심한 거지. 그런 놈을 내가 어떻게 쉽게 죽일 수 있겠어?”최윤정은 말을 듣고 나자 마음이 아려오면서 눈에 있던 두려움은 흩어져 사라졌다.여자가, 그것도 아름다운 여자였기에 그녀는 진아람의 상황이 안타까웠고, 서현우가 왜 그런 끔찍한 수단을 사용했는지도 이해되었다.만약 그녀였다면 서현우의 수단보다 더 끔찍하고 흉악했을 것이다!서현우가 조용히 말했다.“난 원래 설명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데, 그동안 네가 날 위해 최선을 다해 도와줬으니까 말해주는 거
날이 어슴푸레 밝아왔다.서현우가 차를 몰고 남산 별장으로 돌아왔다.차 문이 열리자 진아람이 솔이를 데리고 먼저 차에서 내렸다.서현우는 뒷좌석으로 다가가 거동이 불편한 윤씨 아주머니를 직접 안고 내리자 별장 앞에 기다리던 최윤정은 곧바로 휠체어 가지고 왔다.“여긴......”윤씨 아주머니는 눈앞의 이 호화로운 큰 별장을 보자 마음이 좀 긴장되었다.소화 거리의 지저분함에 비하면 이곳은 마치 천국과 같았다.“아주머니, 우선 여기서 잠시 머무세요. 소화 거리 쪽 일이 해결된 다음에 돌아가고 싶으시면 다시 모셔다드릴게요.”서현우가 말했다.“아이고...... 내가...... 이렇게 좋은 집에서.....”윤씨 아주머니는 휠체어에 앉아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했다.그녀는 평생 가난에 익숙해져서 이렇게 좋은 별장에 살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러나 이와 동시에 그녀는 또 진아람을 생각하니 본인 일처럼 기뻤다.서현우는 책임감도 있고 경제력도 있다. 진아람과 솔이 이 불쌍한 모녀는 앞으로 드디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더는 고생을 겪지 않아도 된다.다만 눈앞에 보이는 최윤정도 매우 예쁘다는 게 마음에 걸리자 조금 초조했다. 시간을 내어서 진아람과 잘 이야기해서 절대 바보 같은 선택을 해서 이렇게 좋은 남자를 놓쳐서 다른 사람만 좋은 일 시키지 않도록 당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최윤정은 윤시 아주머니의 휠체어를 밀면서 솔이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갔다.서현우는 차 문을 열고 진아람을 향해 말했다.“타, 같이 갈 곳 있어.”“어디?”“가보면 알 거야.”서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진아람은 입술을 삐죽거리면서 속으로는 거절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얌전히 차에 올랐다.서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몰고 떠났다.곧 차는 한 산기슭에 도착했다.뒷좌석에 앉은 진아람은 참지 못하고 또 물었다.“도대체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서현우는 살짝 고개를 고개를 젖히며 대답했다.“너에 대한 내 약속을......”바로 그때 길
서씨 저택 대문 밖에서 엔진 소리가 갑자기 들리더니 점점 가까워졌다.번호판이 없는 승합차 한 대가 질주하여 대문에 접근하자 입구의 두 경호원이 경계태세를 갖추었고, 승합차는 광활한 아스팔트 도로를 맹렬하게 내달렸다.타이어가 지면에서 마찰되면서 귀를 찌르는 끼익 소리를 냈고, 두 갈래의 타이어 자국을 남겼다. 트렁크 문이 열리자 완벽히 포장된 큰 상자 하나가 내동댕이쳐졌다.이와 동시에 배기가스를 내뿜으며 이 승합차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갑자기 왔다가 갑자기 떠났다.두 경호원은 허리춤에서 스틱을 꺼내 힘껏 흔들어 길게 만든 후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우선은 상자에 귀를 가까이해 소리를 들었고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자 스틱으로 상자를 두드렸다.툭툭......두 번의 두드리는 소리만 들리는 것 말고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그중 한 명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열어볼까?”다른 한 사람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우선 주 회장님께 여쭤보자.”“그래.”“회장님, 대문 밖에 누군가 상자 하나를 던지고 갔습니다......”경호원은 급히 달려가 방금 발생한 상황을 보고했다.그때 주지현은 황금 마스크팩을 하고 있었고, 그 말을 듣고서는 일이 잘 처리됐다고 생각하고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지시했다.“가지고 들어와.”“네.”경호원은 몸을 돌려 뛰어나가 상자 옆을 지키던 경호원과 힘을 합쳐 상자를 집안으로 들어다 놓았다.“엄청 무거워. 그리고 피비린내도 나는 거 같은데, 설마......”“쉿! 아무 말도 하지 마,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상자를 들고 방에 들어가 부드러운 카펫 위에 놓고 두 사람은 조용히 대기했다.주지현은 일어나 빨간 매니큐어가 발라진 발로 카펫을 밝고 천천히 걸으면서 미소를 지었다.“열어.”“네.”경호원이 공구를 들고 포장을 뜯자 나무 상자 하나가 드러났고 상자 위에는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두 경호원은 안색이 약간 변하여 마음속으로 더욱 자신들의 추측이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주지현은 오히려 점점 더 즐거워졌다. “
주지현이 회사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눈에는 절망에 싸인 얼굴들이 보였다.그녀 산하의 주가는 이미 바닥까지 떨어졌고, 1조가 넘는 금액이 증발해 버렸다.주요 회사의 영세한 지분도 악의적으로 인수되어 외부로 유출된 지분은 이미 43%에 달하였다.“너희는 도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 당장 방법을 생각해! 만약 해결 못하면 돌아올 생각도 마! 멍청한 놈들! 먹는 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뭐야?! 좀벌레 같으니라고......”주지현은 얼굴은 몹시 일그러지고 마귀처럼 욕을 퍼부었다. 전체 사무실 안 직원들은 전전긍긍하여 머리조차 들지 못했다.하지만 공격인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마케팅 담당자가 급히 달려와 당황해하며 말했다.“회장님, 우리 회사가 악의적 고발을 당해서 품질 관리국에서 이미 비준해서 모든 상품을 강제로 제거했습니다!”“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소방 관리쪽에서 문건이 도착했는데 우리 공장 안전성이 위험해서 강제 폐쇄 조치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회장님! 회장님! 산업 관리 당국에서 우리 산하의 모든 회사에 대해 봉쇄 조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회장님! 대형 공급업체 쪽에서 방금 전화로 우리와의 모든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합니다!”나쁜 소식은 마치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칠고 사나운 파도처럼 달려들어 주지현을 휘청거리게 했다.그녀는 욕할 정신도 없어진 채로 의자에 넋을 잃고 주저앉았다.너무 빠르다!이 모든 것들이 정말 너무 빠르게 일어나 버렸다!너무 이상할 정도로 빠르고, 반응을 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마치 꿈처럼 빠르다!“회장님......”방금 전 서씨 저택으로 달려가 주지현을 불러오라고 했던 대표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또 무슨 나쁜 소식이야?”주지현이 넋을 잃은 채 물었다.대표는 조심스럽게 사직서들을 내밀었다.“제품 연구 개발 부서, 마케팅 부서, 두 팀의 팀장과 함께 집단 사직을......”주지현은 그 말을 듣고 창백했던 얼굴이 분노로 새빨개 지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소리 질렀다.“계
“다 끝났어...... 전부 다 끝나버렸어......”주지현은 어떻게 서씨 저택으로 돌아왔는지도 알지 못했다.그녀는 귀중품들을 챙겨서 아들을 데리고 도망가려고 했다.시종일관 그녀는 서현우가 어디서 이렇게 큰 힘을 얻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받았던 정보에 따르면 분명히 서현우는 아무런 권력도 세력도 남아있지 않은 폐기물이라고 쓰여있었다!그가 어떻게 도륜협회를 움직일 수 있던 거지? “설마 천책 연맹이 가짜 정보로 나를 속인 건가?”“그럴 리가?”이 생각은 너무 말도 안 되니 주지현은 죽어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 모든 일이 발생하기 전에, 그녀는 이 몇 년 동안 그녀와 주민식이 온 힘을 다해 교묘하게 빼앗은 가업을 이렇게 서현우가 송곳니를 드러내는 순간에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주지현은 무서웠다.서현우가 지금 어떤 신분이든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든 그녀는 먼저 도망치고 나서 다시 생각할 계획이다.푸른 산을 남겨 두면 땔나무가 없을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중연시를 떠나 살아남아야 서현우에게 복수하러 돌아올 기회가 있다!주지현은 물건을 정리하는 사이 주민식은 막 일어났다.주지현이 허리를 낮게 굽히고 황급히 옷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서 주민식은 순간 멍해졌다.“엄마, 지금 뭐 하는 거예요?”주민식이 소리쳤다.주지현이 급히 말했다.“민식아, 너도 빨리 가서 물건 챙겨. 우리 바로 떠나야 해! 어서!”“네?”주민식은 여전히 멍한 상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빨리 움직여!”주지현이 재촉했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설명을 잘 좀 해봐......”쾅!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 한 무리의 순찰대가 저택으로 쳐들어 왔다.각 손에는 무기가 들려 있었고 검은 총구가 가지런히 조준하였다.집 안의 경호원들은 모두 얌전히 머리를 감싸고 쪼그리고 앉거나 벽에 기대어 엎드렸다.그들은 마음이 불안했다,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반항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해
"병신!난 네가 이런 일들을 해 낼 수 있다고 믿지 않아!"주민식은 화가 잔뜩 나서 전화기를 내팽개치고는 전화선을 모두 뽑아버렸다.그러고는 휴대폰을 꺼내 주 씨 가주 주지평에게 전화를 걸었다. "삼촌.저 민식이에요.지금 저와 어머니가 가택에 갇혀있어요. 제발 저희를 구해주세요…"주씨 집안.주민식의 하소연에 주지평은 순간 겁에 질린 채 말했다."민식아.외삼촌이 널 구하려고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네 엄마가 도륜 협회를 잘 못 건드렸어.나도 도울 방법이 없어…""도륜 협회가 아니라 서현우에요!이 모든 것이 다 서현우가 저지른 짓이라구요!그러니 삼촌!제발 살려주세요!제발요!"주민식은 애원했다."서현우?말도 안 돼.그놈은 그냥 미물일 뿐이야.나 지금 볼일이 좀 있어서 먼저 끊을게.”주지평이 냉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주지평!”주민식은 분노에 차올라 소리를 질렀다."매정한 주씨 집안 인간들!여동생과 조카도 살려주지 않는다니!죽을 때까지 저주할 거야!"분노를 다 발설한 후 주민식은 또다시 다른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죄다 골라서.하지만 도륜 협회라는 이름을 들은 순간 모두 도움을 거절했다.자신과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주민식은 서현우가 꾸민 짓이라고 누누이 강조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서현우?웃기는 소리.일찍이 병신 도련님이라는 별명으로 이름을 알린 서현우는 누구나 다 괴롭힐 수 있는 상대였다.하지만 그런 병신이 도륜 협회의 손을 빌린다고?무조건 주민식의 핑계에 불과했을 것이다.번번이 거절당한 주민식의 기분은 분노에서 공포로.공포에서 무감각으로.무감각에서 절망으로 이어졌다.한편 주지현은 멍하니 바닥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여보세요?주민식?"핸드폰 건너편으로부터 여자의 목소리가 전해왔다.주민식은 목소리가 울려 나오는 핸드폰을 바라보았다.무슨 생각을 했는지 진연아한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하지만 지금의 그로서는 상대를 고를 타이밍이 아니었다.그는 지푸라기를 잡은 사람마냥 소리를 쳤다.“연
"안 돼!"주민식은 서현우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고함을 질렀다."서현우!돌아와!너 그러면 안 돼!돌아오라고!"하지만 서현우의 그림자는 그렇게 서서히 주민식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주민식은 뛰쳐나가 잡으려 했지만 문밖의 순찰이 그를 다시 방으로 밀어버렸다.기진맥진해진 그는 땅바닥에 앉아 빛을 잃은 시선으로 중얼거렸다."말도 안 돼...말도 안 돼...서현우는 그냥 병신일 뿐이야...그냥 병신일 뿐인데...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지?어떻게..."변고가 너무 빨리 일어났다.어젯밤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여전히 몸값이 수천만이나 되는 부잣집 도련님이었고 진연아 그 바보 같은 여자의 사랑까지 받았었는데.심지어 진 씨 가문의 사위가 되어 그 집안의 가산을 빼앗아 점점 승승장구해서 중연 시 명망이 높은 자로서 서남.나아가서는 전국을 통치하려 했는데!그런데 왜 오늘 잠에서 깨보니 모든 것이 변한 거지?그는 이런 변고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아름다운 미래를 가진 자신이 5일만 살 수 있다는 사실은 더더욱."안돼!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엄마.나 엄마 방법이 있는 거 다 알아!방법이 있을 거야!분명히 있을 거야.그치?"주지현은 정신이 예민해진 아들을 보며 씁쓸한 마음만 가득했지만 도무지 어찌할 수가 없었다.방법?무슨 방법?도륜 협회가 얼마나 지위가 있는 단체인데?그들과 비교하면 주지현이 이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낚아 챈 것들은 그냥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그리고 이번에 도륜 협회가 손쓰는 바람에 그가 오랜동안 계획해 왔던 것이 순간 무너졌고.그제서야 주지현은 자신이 했던 노력들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언급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내가 가서 빌어 볼게."주지현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모든 일이 다 내가 한 짓이니 죽이든 살리든 내가 감당해야지.그러니 엄마가 가서 빌거야.하라는 대로 다 할 거니까 제발 너만 용서해 달라고."주민식은 절망에 잠긴 채 고개를 숙였다.자신의 어머니가 지금처럼 이렇게 무기력하고 연약해진
서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별말씀을요.저희는 단지 각자 필요한 것을 취했을 뿐이잖아요.그리고 진짜 따지고 보면 제가 도지사님에게 감사를 해야 돼요.증거를 얻기도 전에 저를 도와 주씨 모자를 갇아두어 제때에 그들의 탈출을 막았으니.저를 크게 도운 셈이에요."천우성은 고개를 들어 진지하게 말했다."현우 도련님.비록 저의 능력이 제한되어 있지만 진심으로 중연 시의 백성들을 위해 실제적인 일을 좀 더 많이 해주고 싶어요.안전하고 번화한 환경을 만들어 백성들의 생활이 좀 더 좋아질 수 있도록 하기도 싶고.하지만..."그의 눈에는 씁쓸함이 묻어났다."중연 시 4대 가문의 뿌리가 너무 깊어 마치 4개의 산마냥 중연 시를 장기간 진압하고 있었어요.제멋대로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다니는 유상혁이 있는가 하면 죄행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주씨 모자도 있고.그래서 중연 시에 부임한 순간부터 저는 그들이 법률의 심판을 받게 하고 싶었어요.하지만 저는 그들을 건드릴 수가 없었지요."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천우성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다.비록 도지사로서의 지위는 높고 권력도 컸지만 이익의 갈등 하에서 천우성은 너무 많은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더군다나 그의 배후에는 아무런 후원자도 없었다.그가 중연 시 도지사의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건 온전히 자신에게 의지하여 살얼음판을 걷는 것마냥 한 걸음 한 걸음 어렵게 올라온 덕이다.만약 다른 이변이 없으면 그의 벼슬길은 여기까지였을 것이다.유상혁은 누군가의 이용대상으로서 배후는 금용쪽이었다.그러니 10만 중연 시의 수비군을 거느리고 있는 천우성은 감히 건드릴 수조차 없었다.그리고 주지현과 주민식은 주씨 가문 직계 쪽의 식구였다.주씨네 가문은 200년간 중연 시에 뿌리를 박고 대대로 경영해와서 관계망이 너무 복잡했다.그래서 천우성도 자칫하면 큰 사고를 칠까봐 어찌할 수가 없었다.그의 마음은 이미 억울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러던 중 서현우가 나서서 이 국면을 뒤바꿔 놓은 거지.먼저 남강 총사령관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