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구역의 모든 통수권자들은 이미 자리를 잡았다.그러나 인원 이동으로 일부 지역은 인원이 줄었고 다른 지역은 사람들로 붐볐다.서현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외쳤다.“각 구역의 인원수는 될수록 평균 100만 전후가 되어야 한다. 1구, 2구, 3구의 면적이 비교적 넓고 직면해야 할 핏빛 흉수의 수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전에 분배한 대세력을 제외하고, 진아경 무자들은 될수록 앞의 3개 구역에 균등하게 배치하도록 하겠다.”수만 명의 진아경 무자들이 말을 듣고 분분히 하늘로 날아올라 각기 3대 구역을 향해 갔다.서현우는 눈살을 찌푸렸다.일단 태극도진이 깨지면 제1구가 직면한 압력이 가장 크지만 제1구로 가는 진아경 강자의 수가 가장 적었다.이승천이 이끄는 2구역과 정진이 있는 3구역에 거의 집중돼 있다.사람마다 모두 자신의 생각이 있다.이승천은 성국의 제군으로 위엄이 깊기에 무의식적으로 따르게 만든다.정진은 현재 성국 최대 세력을 장악한 사람이기 때문에, 의지하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그러나 상천랑의 표정을 보니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해서 서현우도 조금은 안심했다.이런 백만 명급의 전투에서 주제경이 아니라면, 개인의 실력은 사실 아무것도 대표할 수 없다.상천랑의 좋고 나쁜 점은 남강에서 경험한 적이 있었고, 또 진국 전신의 아들이다. 비록 성격은 건들건들하지만, 어릴 때부터 귀동냥으로 병법을 들었고, 병력 배치와 포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서현우는 상천랑이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고 믿었다.일찍이 서나영과 상천랑이 아직 함께 있지 않았을 때, 서나영이 그녀가 찾는 짝이 서현우와 같은 천하의 대영웅이 될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상천랑은 자신이 개인 실력에서 서현우와 비교해 보면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상천랑은 서현우를 목표로 전략적 배치에 많은 신경을 썼다.“모든 제1구의 무자들은 내 명령을 듣는다! 스스로 명망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빨리 내 곁으로 와라! 이번 멸종의 위기 아래서 모든 사람
상천랑의 배치와 파견과는 달리 제2구의 이승천은 제2구를 3개 전단으로 나누고 청우전, 취신전, 검존전의 3개 신임 전주가 책임지도록 했다.그는 마치 손을 떼고 주인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상천랑과 달라 보이지만 사실 효과는 같았다.또한 이승천은 손에 제군검을 들고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제2구의 무자들은 모두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떨리고 체내의 혈액이 용솟음쳤다. 마치 어떤 버프를 추가한 것처럼 전투력이 정상적인 상황보다 70%나 증강되었다.“일단 태극도진이 깨져도 모든 사람은 당황해서는 안 되고, 싸움터에서 도망쳐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가차없이 죽일 수밖에 없다! 청우전 소속이 첫 번째로 핏빛 흉수를 막고, 청우전이 너무 많이 소모되면 즉시 물러나고 취신전이 방어선을 대신한다. 취신전이 너무 많이 소모되면 다시 검존전이 인계받는다. 이렇게 순환하면서 가능한 한 힘을 절약하고, 가능한 한 핏빛 흉수를 많이 죽이면서, 본제와 생사를 같이 한다!”이승천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더욱 가슴이 설레었다.“제군이 위에 계셔!”많은 사람들이 더욱 무릎을 꿇고 경배했다.서현우는 차분히 바라보았다.그는 이승천에게 별로 희망을 품지 않았다. 일단 방어선이 깨지거나 노복에 대한 전투에서 돌이킬 수 없는 열세가 나타나면, 이승천은 반드시 도망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 전에는 최선을 다할 것으로 믿었다.결국 이 전쟁은 모든 백성의 생사가 걸린 운명공동체이다.세 번째 구역의 정진은 훨씬 단순하고 난폭했다.허공 속에서 검은 구멍이 하나씩 갈라지고, 사람의 모습이 그 속에서 나왔다.모두 정진의 화신이다.그 한 사람의 화신들이 전체 제3구역에 분산되어 절대적으로 통제하는 네트워크 체계를 형성하였다.전 구역에 그 한 사람의 목소리만 허용된다.다른 사람들은 명령에 따르기만 하면 된다.이런 방식은 다른 사람이 배울 수 없다.그리고 정진은 자신의 정신력으로 제3구역을 덮어서, 백만 무자들이 그 영향을
몇 사람은 관리하기 쉽지만, 몇 십 명은 아마도 관리하기 쉬울 것이다.백 명이 넘으면 관리하기가 매우 힘들다.수백만 명은 말할 것도 없다.이전에 통일적으로 관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백만명의 무자들은 제각기 싸웠다. 최선을 다해 힘을 낼 줄만 알았지, 전혀 체계적인 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서현우가 6개 구역을 나누고 통수권자를 정하자, 수백만 명의 무자들이 질서정연해졌다.누군가는 물러나서 휴식을 취하고 누군가는 성벽 위에서 싸운다.피차간에 배합이 많아져서 기운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핏빛 흉수에 대한 살상력도 좀 더 커졌다.천순성 사방 300미터 범위 내에 핏빛 흉수의 시체가 한 층 또 한 층 쌓여 있는데, 일단 이 범위에 들어가면 순식간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천순성을 지키는 태극도진이 받는 공격도 줄어들었다.열기가 하늘을 찌를 듯한 살육전 속에서 서현우는 호륵 등 신국의 강자들을 집결시켰다. 또 30여마리의 수족의 8급 흉수들도 있었다.“우리는 노복이 태극도진을 격파한 뒤에 수동적으로 맞아 싸울 수는 없습니다. 먼저 출격해서 태극도진에 대한 압력을 경감시켜야 합니다. 즉 천순성 내의 모든 무자의 압력을 경감시켜야 하는 것입니다.”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놀랐다.‘저 서현우가 너무 용감한 거 아니야? 먼저 출격할 생각을 하다니.’‘저건 노복이잖아.’‘지구 역사의 단층을 만들고, 상고시대의 수많은 지존 강자를 죽인 무서운 존재야!’“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서현우가 쇠를 자르듯이 시원하게 말했다.“다행히 상고의 도종이 우리에게 남긴 재산이 있습니다.”재산이란 당연히 노복의 경험을 겨냥한 것이다.수많은 강자의 피와 생명으로 얻은 것이니 지금의 그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하다.“태극도진을 통해 우리는 노복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현재 노복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노복의 능력에 대해 목적성 있는 배치를 해야 합니다.”서현우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방어에 능한 사람은 나오세요.”1
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청하자 서현우는 침묵했다.그는 사색하고 있다.‘시험해 보려고 했지만 모두들 손을 뗐어. 차라리 최강의 공격을 가해 노복과 사투를 벌이는 것이 나아.’‘노복은 이들이 탐색 단계를 넘어 바로 전력을 폭발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거야.’‘그렇다면 의외의 수확이 있을지도 몰라.’“좋아.”서현우의 눈에는 빛이 반짝였다.“그럼 모두 출격해라. 떠볼 필요가 없다. 성공하지 못하면 사람이 된다! 우리는 죽더라도 기세등등하게 죽을 것이다!”“좋아!”모든 강자들이 잇달아 웃기 시작했다.“그럼 이렇게 결정하겠습니다. 제가 첫 번째 칼을 내겠습니다! 여러분, 우리 자신을 위해, 지구의 생령을 위해, 우리가 짊어진 희망과 책임을 위해, 우리 후손들이 무사히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도록, 죽음을 향해 살아야 합니다!”“용감하게 죽음에 맞서자!”“용감하게 죽음에 맞서자!”분위기가 갑자기 숙연해지기 시작했다.성 전체의 무자들은 쉬고 있든 핏빛 흉수를 죽이고 있든 모두 같은 시간에 고개를 들어 성주부 쪽을 바라보았다.쏴!한 줄기 핏빛 빛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올랐다.서현우의 온몸에서 놀라운 혈악의 힘이 솟구치면서, 두 눈은 붉게 달아올라 핏빛을 발했다.손에 든 핏빛 긴 칼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하늘을 찌를 듯이 선명했다.핏빛 긴 머리가 공중에서 마구 춤을 추었다. 머리끝에서 한 방울의 선혈이 흘러나왔지만 사라지지 않았고, 마치 신이 있는 것처럼 서현우 뒤에 모여서 점차 비현실적인 거대한 모습을 만들어냈다.“수라연혈! 수라무상! 수라노!”하늘을 찌르며 올라간 서현우는 곧장 노복에게 달려갔다. 핏빛 긴 칼이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허공을 깨뜨리며 검망을 발출했다.이 순간, 천지가 핏빛에 잠겼다.서현우의 뒤를 이은 것은 수십 개의 빛줄기였다.천지를 뒤흔드는 짐승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뒤섞였고, 8급 흉수들도 용감하게 약진하는 기세로 돌진했다.“저들은...”모든 무자들은 멍하니 입술을 떨면서 그 모습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
벼락이 치듯 천둥 같은 장검이 먼저 노복을 감싸는 핏빛 실을 뚫고 세게 찔러 들어갔다.다음 순간, 수많은 공격이 약속대로 가해졌다.쾅! 쾅! 쾅!온 천지가 떨리고 있다.도시 전체의 무자들은 모두 귀가 윙윙거리고 마치 똑바로 서지 못하는 것처럼 몸이 비틀거리는 것을 느꼈다.어떤 무자들는 결국 성벽에서 떨어졌지만 다행히 태극도진이 핏빛 흉수를 차단했다. 이 무자들은 또 급히 성벽으로 날아갔다.지금은 이미 핏빛 흉수를 공격할 시간이 없었다.핏빛 흉수들은 이 기회를 틈타 몰려와서 온갖 수단으로 태극도진을 폭격했다.“뭣들 하고 있어? 공격해!” 상천랑이 크게 소리쳤다.무자들은 꿈에서 깨어난 듯 즉시 공격해서 핏빛 흉수를 한 마리씩 처치했다.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머리 위를 주시하고 있었다.주제경 강자들이 잇달아 허공에 서서 허공이 무너진 곳을 한사코 주시하고 있었다.‘이렇게 많은 강자들이 최강의 공격을 모아 폭발시켰는데 도대체 어떤 결과가 나올까?’‘노복에게 피해를 줬을까? 아니면 털끝만큼도 다치지 않았을까?’이 과정은 거의 1분 반 동안 지속되었다!모두의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안절부절 못했다.일분 일초의 흐름이 마치 천년 만년이 지나는 것과 같았다.마침내 모든 파동이 천지 사이로 사라졌다.찢긴 혼돈의 허공에 노복의 모습이 드러났다.그의 앞에는 두꺼운 혈무의 장벽이 있고 안개가 넘실거리고 있지만 무수한 균열이 생겼다.와르르!장벽이 부서졌다.노복의 모습이 좀 어두워진 것 같았다.하지만... 그뿐이다!이 순간, 절망이 모두를 뒤덮었다!“이 빌어먹을 버러지 같은 것들이 나를 다치게 하다니!”노복의 두 눈에 흉악한 기색이 떠올랐다.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약간의 위안을 주었다.결국 노복에게 부상을 입혔어!“죽어!”서현우가 몸을 번쩍이더니 혈도가 떨어졌다.다른 강자들이 잇달아 공격했다.노복은 혈무를 응집시켜 서현우의 공격을 막아냈다. 서현우를 향해 오른손을 내밀고 마치 레이저와 같은 핏빛의 빛줄기를 뿜었다.“앙!!”거북이
노복은 음산한 얼굴로 호륵의 공격을 무시한 채 서현우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서현우의 공세가 변하자 아슬아슬하게 노복의 공격을 피하면서 핏빛 장도를 가로로 베었다.매 일격마다 모두 수라노였다.노복은 두 손을 엇갈려 막았다.푸욱-벼락검이 노복의 머리를 찔렀고 검의 끝이 이마를 뚫고 솟아났다.“적중했어!”강자들은 크게 기뻐했다.그러나 다음 순간, 호륵의 안색이 크게 변하더니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노복의 머리를 찌른 벼락검은 한 치 한 치 부서지더니 무수한 광점이 되어 사라졌다.찔렸던 상처는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속도로 회복되었다.“이...”호륵은 3리 밖에 나타났지만 몸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한 가닥의 회색 빛이 먼지처럼 희미하게 줄곧 그를 쫓고 있었다.이렇게 조그만 빛이지만 호륵은 오히려 대적을 만난 것 같았다.일단 광점에 부딪히면 자신은 반드시 죽는다는 느낌이 들었다.위에는 너무나 무서운 부패의 힘이 용솟음치고 있었다.“손을 써요, 계속 손을 써요!” 서현우가 소리쳤다.모든 주제경 강자들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각자 공격했다.노복은 냉담하게 흥얼거렸다.“한 무리의 성가신 벌레 같은 것들, 감히 먼저 내게 손을 댔으니, 썩어서 없어져!”노복의 몸에서 가는 핏줄기들이 벗겨지더니, 흉악한 핏빛 뱀으로 변해서 모든 사람을 공격 목표에 삼았다.“피할 수 없어!”많은 강자들이 분분히 피했지만 핏빛 뱀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고 속도도 아주 빨랐다.“막아!”방어에 능한 12명이 각자 방어 수단을 펼쳤다.다른 주제경들은 잇달아 그들 뒤에 숨었다.8급 흉수 쪽에는 흑토거북이 날아왔다. 거북의 껍질은 이미 복원되었고 거대하기 그지없게 변해서 모든 흉수를 뒤덮었다.서걱서걱-뱀들이 미친 듯이 물고 있었다.강자들의 표정이 잇달아 일그러졌다.“막을 수가 없어...”그들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각종 방어 수단들이 모두 무너지는 추세였다.“아악...”흑토거북이 비명을 지르면서 거북의 껍데기가 깨졌다. 핏빛 뱀들이 억지로 거북의
이 장면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었다.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서현우의 무서운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푸!핏빛이 노복의 입을 꿰뚫었다.“아!”노복이 비명을 질렀다.심각한 상처를 입은 것이다.하지만 서현우도 편치 않았다.갑옷은 산산조각이 났고 온몸에는 선혈이 낭자했다. 몸 주위의 회색빛 안개가 미친 듯이 몸을 파고들었다.“푸...”선혈이 솟구치면서 서현우는 휘청거렸고, 허공을 서있을 힘마저 다 없어졌다.“수라! 수라! 죽어!”노복이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자 안개가 칼처럼 뭉쳐서 서현우를 향해 달려왔다.“오빠!”제5구역의 서나영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그녀는 서둘러 구조하러 오고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천해의 영역!”전광석화처럼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귀는 늑대의 귀로 변했고 털이 보송보송한 꼬리도 더 생긴 진아람이 갑자기 서현우의 곁에 나타났다.바닷물이 포효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층층이 사나운 파도가 진아람의 몸을 중심으로 사방팔방으로 확산되었다.허공 위에 바다가 형성되더니 해일이 벽처럼 일파만파로 높아져서 회색 안개가 응집된 칼을 막아냈다.그러나 매우 어렵게 막아냈다. 이 무서운 공격은 해일을 뚫고 끊임없이 접근했다. 다만 속도가 좀 느려졌을 뿐이다.“비켜.”서현우는 진아람에게 고함을 질렀다.이 일격은 서현우를 겨눈 것으로 전혀 피할 수가 없었다.‘지금의 힘으로는 막아낼 수 없어.’호륵은 회색 광점에 쫓겨서 사방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방어에 능한 모든 강자들은 큰 손상을 입었다. 다른 강자들이 보낸 공격은 회색 안개가 응집된 칼을 전혀 공격할 수가 없었다. 다만 허공을 울리게 했을 뿐이다.서현우는 절망했지만, 진아람이 자신과 함께 여기서 죽게 하고 싶지 않았다.“현우씨...”“빨리 가, 솔이가 아직도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걔가 아빠를 잃었는데 또 엄마까지 잃을 수는 없어!”서현우는 씁쓸하게 입을 열었다.‘여전히 너무 약해.’“우리 같이 돌아가자.”서현우를 부축한 진아람은 단약 한 알
“이건...”“아주 익숙한 느낌이야...”“노복! 봐, 노복이야!”12 명의 마도 지존 강자 남은 영혼들은 방금 곤경에서 벗어난 기쁨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도망쳐! 도망쳐!”유령 같은 모습들은 마구 춤을 추면서 각자 도망쳐서 먼 곳으로 달려갔다.그러나 곧 그들의 안색은 다시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각자 몇 리를 빠져나간 뒤에는, 그들이 아무리 도망쳐도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었다.마치 천지가 갇힌 것과 같았다.당황한 가운데 그들은 분분히 뒤를 돌아보았다.진아람의 손에 들고 있는 봉마단에 새겨진 주문에서 헤아릴 수 없는 광택이 피어났다.“젠장! 봉마단이야!”마도지존의 강자들은 원망해 마지않았다.“이 공격을 막으면 내가 너희들을 보내주겠어!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과 함께 장례를 치를 거야.”진아람도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지만, 신속하게 반응해서 즉시 입을 열었다.“막을 필요 없어! 저들이 죽기만 하면 우리는 제한을 받지 않아도 돼.” 한 마도 지존 강자의 남은 영혼이 말했다.진아람의 눈빛을 반짝이면서 이를 악물었다. 서현우의 앞을 막고서 봉마단을 자신의 몸 앞에 놓았다.“뭐 하는 거야?”마도지존 강자들이 비명을 질렀다.그들은 봉마단에 의해 너무 오랫동안 봉인되어 있었기에, 봉마단의 정제를 거쳐 생사가 봉마단과 하나로 융합되었다.즉, 봉마단이 깨져도 그들의 제한은 풀리지 않고, 오히려 봉마단이 깨지면서 그들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도박이 맞았어!” 진아람은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했다.“같이 죽든지, 아니면 막든지!” “빌어먹을, 빌어먹을! 너 이 괘씸한 것이!”마도지존 강자들은 화가 나서 욕을 퍼부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생각해 보면, 예전에 그들은 지존경의 강력한 실력에 의지해서,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행동했었다.진아람과 같은 주제경은 손만 흔들어도 정신까지 모두 없앨 수 있다.그런데 지금, 이렇게 낭패를 당한 것이다!“막아!”12 명의 마도 지존 강자의 남은 영혼들은 은은한 검은 빛을 띠면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