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택은 웃는 얼굴로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대신 설명했다.“이태호 씨가 우리를 구했어요.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마왕 신전에 갇혀서 죽을 만큼 괴로웠거든요. 인간답게 살지를 못했어요. 많은 사람이 절망에 빠졌고 어떤 사람들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하기도 했죠.”거기까지 말한 뒤 문택은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이태호 씨와 진연주 씨 두 사람은 우리를 구해줬을 뿐만 아니라 마왕 신전을 없애고 마왕 신전의 임원들을 죽였어요. 그리고 단약을 만들었고 억지로 마왕 신전에 가입해야 했던 제자들을 구했죠.”“진연주요? 예전에 태호 오빠가 얘기해준 적이 있는데 류운종 사람이었던 걸로 기억해요.”백정연은 그 말을 듣더니 미간을 구기며 의아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태호 오빠, 예전에 진연주 씨와 모순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쩌다가 진연주 씨를 만나고 심지어 그녀와 같이 마왕 신전을 없앤 거예요?”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간 있었던 일을 백정연에게 전부 얘기했다.물론 그는 진연주가 태풍의 광란 늑대에게 다쳤을 때 그가 진연주를 구해줬다는 것만 얘기했다. 진연주가 호수에 가서 몸을 씻을 수 있게 망을 봐준 일 같은 건 생략했다.백정연은 그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혼자서 연이어 일주일을 단약을 만들 줄은. 세상에, 단약을 그렇게 많이 만들었으니 엄청 피곤하죠?”이태호는 웃으며 대답했다.“확실히 정신력 소모가 커. 하지만 그간 내 정신력도 많이 단련된 것 같아. 조금 더 강해진 것 같기도 해. 이것도 소득이라고 할 수 있지.”“시간도 늦었는데 우리 언제 돌아가요?”백정연은 잠깐 생각한 뒤 이태호에게 물었다.“이 숲에서 영초를 더 찾아야 하나요? 요 며칠 양의당 형제들이 내공이 늘어서 다들 영초를 찾으러 나갔어요. 어제 당주께서 양초를 가져오며 오빠에게 전해달라고 하셨고요.”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안 찾아도 돼. 난 이번에 꽤 많은 걸 얻었어. 마왕 신전을 없애버리면서 영초를 꽤
게다가 남운시 쪽에는 다른 파벌도 있었기에 드디어 한데 모일 수 있었다. 12개 파벌 모두 한데 모인다면 드래곤 신전은 아주 강해질 것이다.비록 일부 상류 종문들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이 속세에서 드래곤 신전은 용성연합국 최대 세력이 될 것이다.“네, 좋아요. 다들 여기 있으니 우리 내일 출발하죠.”이태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뒤 소개했다.“참, 이 두 분은 문택 씨와 연유희 씨입니다. 진경준이 나한테 찾아달라고 부탁한 사람이죠. 앞으로 마왕 신전은 없으니 내일 우리와 같이 떠날 겁니다. 안 그래도 길이 겹치거든요.”“하하, 좋아요. 그러면 사람을 시켜 음식을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 내일 출발할 테니 오늘 저녁엔 제대로 축하하자고요.”드디어 비참하게 이곳에 숨어있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임병헌은 무척 감개했다.저녁이 되자 임병헌 등 사람들은 좋은 술과 음식들을 준비해 이태호 등 사람들을 대접했다.야의당의 다른 제자들은 내일 이곳을 떠나 남운시로 향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다들 즐거워했다.게다가 임병헌은 양의당의 형제들에게 말했다. 남운시로 돌아가서 자리를 잡게 되면 각자 10일간의 휴가를 줄 테니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만나라고 말이다. 그래서 양의당 사람들은 더욱더 기뻤다.이태호는 저녁에 방으로 돌아온 뒤 샤워를 하고 백정연의 방문을 두드렸다.마침 샤워를 마치고 나온 백정연은 이태호가 방으로 들어오자 저도 모르게 말했다.“여긴 왜 왔어요?”이태호는 눈앞의 절세미인을 품 안에 안으며 말했다.“요 며칠 내 얼굴도 보지 못했는데 내가 보고 싶지 않았어?”백정연은 곧바로 쑥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며 섹시한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하게 말했다.“보고 싶긴 했지만 며칠 내내 단약만 만들었다면서요? 피곤할 텐데 밤에 또 그러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오빠가 피곤할까 봐 그러죠. 며칠 동안 잘 쉬지도 못했을 텐데.”이태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붉은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며 말했다.“걱정하지 말아. 난 체력이 무
이태호는 웃으면서 백정연의 손을 잡고 광장으로 향했다.사람들 앞에 선 이태호는 그제야 백정연의 손을 놓고 임병헌에게 말했다.“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요.”임병헌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다들 이곳을 둘러보다가 가는 것도 좋거든요. 여기에 꽤 오래 있었으니 그래도 조금 감정이 남아있으니까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인 뒤 말했다.“이렇게 하죠.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여기 사람들이 많으니 나와 정연이가 앞에서 길을 낼 겁니다. 임 당주와 두 장로는 각각 내공이 뛰어난 사람들을 데리고 대오의 끝과 양측으로 가세요. 비록 우리는 숲의 바깥쪽을 향해 가는 건지만 혹시라도 실력 있는 영수를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돌아가는 길에 모두 안전할 거라고 내가 장담할게요.”임병헌은 그 말을 듣더니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신전 주인님 말씀이 맞아요. 줄을 서는 게 좋겠어요.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고 주인님이 말씀하신 대로 사람들을 보호하며 안전히 이곳을 떠나야겠어요.”이내 줄을 선 뒤 그들은 출발했다.밤이 되어 그들은 하룻밤 쉬었고 다음 날 점심쯤 숲에서 나왔다.“드디어 안개 숲에서 나왔네요. 후, 우리 여기 온 지도 거의 보름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는 길에 지체했던 시간과 돌아가는 길에 2, 3일 정도 걸릴 것까지 생각하면 거의 20일이 되겠네요.”백정연은 숲에서 나온 뒤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는 이태호에게 있어 20일이란 적지 않은 시간을 의미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현재 다른 파벌들의 구체적인 상황을 잘 알지 못하니 말이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아직 다섯 달이 남았어. 시간은 충분할 거야. 가자, 돌아가서 얘기해. 이번에 얻은 보물도 적지 않으니 돌아간 뒤에는 그 5급 영과를 꺼내서 수련해야겠어. 일단 내공부터 쌓아야지.”이태호는 자신의 내공이 속세에서는 거의 무적에 가깝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 세상의 추릴링계에는 숨겨진 종문들도 많았고, 특히 상류 종문들에는 강자들이 아주 많았기에 정말로 그보다 내공이 높
이태호가 마음먹자 정신력 한 줄기와 영기가 비검 안으로 주입되며 비검이 번쩍거렸다. 곧이어 비검이 떠오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구름 위로 올라가 앞으로 나아갔다.“속,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아요. 치마가 바람에 자꾸 올라가요.”짧은 치마를 입은 양의당의 여제자는 속도를 느낀 뒤 곧바로 치마에 손을 올렸다.“쭈그려 앉아있어. 앉아있으면 좀 나을 거야.”치마를 입은 다른 여제자는 검 위에 쭈그려 앉은 채로 옆에 있는 여제자에게 말했다.약 30분 뒤, 이태호의 비검은 명문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나타났다.아래 성지를 바라보던 이태호는 성 밖의 숲을 보더니 비검을 숲의 상공에 착륙시키고는 양의당의 임병헌에게 말했다.“임 당주는 여기서 날 기다리세요. 난 정연이와 문택 씨와 갈 곳이 있습니다.”임병헌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태호는 비검을 거두어들인 뒤 백정연과 함께 문택과 연유희를 데리고 마을 쪽으로 날아갔다.이때 마당에는 문지성과 문이화 두 남매가 그곳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오빠, 그 오빠는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벌써 열흘이나 지났어.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걸까? 설마 안 돌아오는 걸까?”문이화는 미간을 구긴 채 걱정스러워했다.문지성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난 그분이 우리를 속이지 않을 거라고 믿어. 분명 무슨 일 때문에 지체했을 거야.”거기까지 말한 뒤 문지성은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그분이 그러셨잖아. 우리 부모님을 찾지는 못해도 돌아오는 길에 얘기해주겠다고. 우리가 계속 기대를 품고 기다리지 않게 위해서 말이야.”“저기 봐. 오빠, 저것 봐. 저기 네 명이 오고 있어. 이태호 오빠와 우리 부모님인 것 같아.”문이화는 이내 뭔가를 발견하고는 앞을 가리키면서 신난 듯 방방 뛰었다.문지성은 그곳을 본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이화야, 진짜 엄마 아빠야. 엄마 아빠가 돌아왔어. 정말 잘됐어. 돌아왔어.”“지성아, 이화야!”문택과 연유희는 날아서 온 뒤 흥분하며 눈물을 머금고 두
이태호와 백정연 두 사람은 이내 임병헌 등 사람들에게로 돌아왔고 다시 비검을 타고 빠르게 남운시 방향으로 날아갔다.하루 뒤, 남운시에서 백지연과 신수민 두 사람이 쇼핑하고 있었다.그동안 두 사람은 거의 수련만 해서 쇼핑할 틈이 없었다.오늘 두 사람은 드디어 밖으로 나오기로 약속했다.백지연은 잠깐 걷다가 밀크티를 마시며 신수민에게 물었다.“수민 언니, 저번에 태호 오빠에게 물었을 때는 기껏해야 보름이면 돌아온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 거의 20일이 되는데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걸까요?”신수민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왜? 벌써 보고 싶어서 그래?”백지연은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아뇨. 그냥 걱정돼서 그러죠. 그곳은 10대 험지 중 하나인 안개 숲이라던데요. 안에 영초가 많기는 하지만 깊숙이 들어갈수록 영수도 아주 흉맹하다는데, 제가 걱정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신수민은 이태호를 아주 믿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태호 씨는 내공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정신력도 강하니까 분명 무사할 거야. 게다가 어떤 무왕들은 안으로 들어가서 보물을 찾기도 하는걸. 태호 씨는 분명 무사할 거야.”거기까지 말한 뒤 신수민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추측했다.“그것보다 정연 씨와 이태호 두 사람 같이 떠난 지 꽤 됐는데 둘이 그런 곳에서 매일 함께 있으면서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는지 궁금하네. 키스는 했을까?”그 말에 백지연은 곧바로 흥미가 생겼다.“그건 정연 씨 표현을 봐야죠. 이렇게 좋은 기회인데 저라면 그 기회를 붙잡아 태호 오빠를 유혹했을 거예요. 그리고 방법을 생각해 태호 오빠의 마음을 얻었겠죠. 전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태호 오빠를 넘어오게 했을 거예요.”신수민은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몰랐네. 지연이 네가 이렇게 과감할 줄은. 난 예전에 네가 사랑을 좇는 용감한 여자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널 너무 얕봤나 보다.”백지연은 곧바로 쑥스러워하면서 말했다.“그냥 말만 해본 거예요. 정말
“하하, 신전 주인님. 아주 순조로운 것 같네요.”범용은 크게 웃더니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양의당 형제들, 안녕하십니까? 사람이 아주 많네요. 우리가 여러분들을 위해 좋은 곳을 준비했으니 바로 들어가서 묵으시면 돼요.”말을 마친 뒤 범용은 또 웃으면서 소개했다.“전 용의당 당주 범용입니다.”전창민도 웃으며 말했다.“전 서의당 당주 전창민입니다.”다른 당주들도 도착했고 서로를 소개했다.이태호가 말했다.“다들 그만하세요. 잠시 뒤에 여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거예요. 다들 인사 좀 하시고 임 당주를 안내해 주시죠. 류 당주는 호텔을 하나 예약해 줘. 우리 당주들과 장로들이 한곳에 모일 수 있게 말이야.”류성영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당연히 문제없어요. 신전 주인님, 좋은 소식을 하나 전해 드리고 싶어요. 저희 저의당의 소식을 얻게 되었어요.”이태호는 그 말에 곧바로 희색을 드러냈다.“하하, 좋아. 드디어 또 파벌 하나의 소식을 알게 되었네. 이건 정말 너무 좋은 소식이야. 얼른 얘기해 봐!”그런데 류서영이 일부러 짓궂게 말했다.“이 일은 저녁에 술 마실 때 천천히 얘기해요. 주인님은 그곳에 오래 있다가 돌아오신 거니까 일단은 사모님과 함께 쇼핑하세요. 사모님들이 주인님을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데요!”“하하! 좋아. 우리는 먼저 가볼게. 다들 일단 양의당 형제들에게 묵을 곳을 안내해 줘.”이태호는 크게 웃으며 백지연, 신수민과 함께 앞으로 걸어갔다.“가요, 형제들. 우리는 앞으로 한 가족이에요. 주인님도 말씀했다시피 12개 파벌이 모두 모이면 저희는 하나의 드래곤 신전이 되는 겁니다. 우리 모두 드래곤 신전 사람이니 양의당이나 구의당처럼 나누지 않을 겁니다.”범용이 호탕하게 웃으며 앞에서 안내했다.범용 뒤에 있던 계의당의 당주 장청아가 말했다.“전 예전부터 이름을 고치고 싶었어요. 계의당이란 이름은 너무 듣기 싫어요. 예전에는 항상 이름 때문에 놀림거리가 됐다고요.”전창민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우리 서의당의
백정연의 쑥스러워하는 모습에 흥미가 생긴 백지연은 계속해 캐물었다.“어때요? 빨리 말해봐요!”이태호는 그 장면을 보더니 옆에서 참지 못하고 웃었다.신수민은 그런 그를 흘겨본 뒤 말했다.“정연 씨 부끄러워하니까 자기가 말해 봐. 진도 어디까지 나갔어?”이태호는 그제야 대답했다.“정연이는 이미 세 번째 부인이야. 당연히 갈 데까지 다 갔지.”“어머, 대단하네요. 갈 데까지 다 갔다니. 알겠어요, 하하!”백지연은 그 말을 듣더니 크게 웃으면서 백정연의 어깨를 토닥였다.“좋아요, 좋아. 아주 잘했는데요? 이제 우리에게 자매가 한 명 더 많아진 셈이네요.”말을 마친 뒤 백지연은 뭔가 떠오른 건지 백정연을 향해 말했다.“참, 정연 씨. 정연 씨는 나보다 나이가 좀 많죠? 하지만 내가 둘째 부인이잖아요. 뭐든 순서가 중요한 법이니 앞으로 수민 언니는 정연 씨 큰 언니, 내가 정연 씨 작은 언니가 되는 거예요. 정연 씨는 날 작은 언니라고 불러야 해요. 그리고 우리는 자매처럼 지내는 거죠.”백정연은 쑥스러운 얼굴로 입술을 깨물면서 나직하게 말했다.“큰 언니와 둘째 언니께 인사드려요.”“하하, 좋네.”신수민이 웃었다.“참, 오는 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는데 어떻게 양의당을 찾은 거예요? 빨리 말해봐요!”백지연의 눈동자에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녀는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주 궁금한 듯했다.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앞에 카페 있네. 안에 들어가서 얘기하자. 긴 얘기여서 시간이 좀 걸릴 거야.”그들은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었고 그렇게 날이 저문 뒤에야 신은재와 이태식 등을 데리러 가서 함께 호텔로 식사하러 갔다.류서영은 술을 조금 마신 뒤 이태호에게 말했다.“신전 주인님, 저의당의 구체적인 상황은 저희도 잘 몰라요. 하지만 사람을 시켜 알아보니 저의당이 천란시라는 곳에 있다고 하더라고요.”거기까지 말한 뒤 류서영은 미간을 구겼다.“천란시는 아주 이상했어요. 지도에서 찾아봤는데 안 보이더라고요
류서영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러면 그들은 계속해 다른 파벌의 소식을 알아보면 되겠어요. 이 파벌에 더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겠네요.”이때 백정연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천란시라면 섬에 있어요. 가본 적은 없지만 대략적인 위치는 알거든요. 동남쪽 바다에 있는데 그곳에서 2, 3일 정도 비행하면 도착할 수 있어요.”“세상에, 여러분 내공으로 2, 3일 정도 비행해야 한다고요?”신수연은 그 말을 듣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렇다면 정말 어지간히 먼 게 아니네요.”이태호는 미간을 구겼다.“정연아, 너는 네 비행 속도를 기준으로 얘기한 거지? 만약 내 비검을 사용한다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그런데 백정연은 웃으며 말했다.“내 말은 오빠의 비검으로 속도를 조금 늦춰서 가면 2, 3일 걸린다는 말이에요. 내 속도로 간다면 아마 10일은 더 걸릴 거예요.”이태호는 진땀을 흘리면서 말했다.“그 정도 거리라면 정말 멀겠네. 지도에 표기가 안 된 것도 이해가 가.”“내가 갈래요. 이번에 날 데려가는 건 문제 없죠? 이번에 갈 곳은 위험한 곳이 아니잖아요. 난 바다에 가보고 싶어요!”백지연은 조금 흥분해서 말했다.옆에 있던 신수민도 들떠서 말했다.“나도 따라가 보고 싶어. 난 아직 그런 곳에 가보지 못했어. 가는 길에도 경치가 아주 아름답겠지?”백정연이 설득하고 나섰다.“태호 오빠, 이번에는 두 사람을 데려가요. 두 사람 다 내공이 낮지 않잖아요. 그리고 이번에 가는 곳은 그렇게 위험한 곳도 아니니 함께 가는 건 절대 문제가 되지 않을 거예요. 혼자도 아니니까 심심하지도 않을 거고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이번에는 너희를 데리고 갈게. 하지만 이번에 안개 숲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며칠 쉬었다가 출발할 생각이야. 출발 전까지 단약을 만들 생각인데 너희도 시간이 있으면 내공을 좀 더 쌓아. 그런 뒤에 다시 출발하자.”“좋아, 자기가 최고야.”신수민은 이태호가 승낙하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신수연은 상
잠시 후, 조씨 가문의 상공에서 조정운은 음침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꼿꼿이 비행선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출발 준비를 한 수십 명의 조씨 장로들을 바라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나와 같이 태일종에 갑시다.”지금 조정운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조씨 가문의 체면은 이번에 백수산맥에서 발생한 일로 인해 완전히 구겨졌다.천교뿐만 아니라 장로 세 명이나 죽었다.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조씨 가문은 천남 4대 종문과 같은 최정상 세력이 아니지만 그래도 성왕급 수사가 있는 대가문이었다. 온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계속 이태호에게서 낭패를 보았다.지난 창망산맥에서 이태호는 조광학의 팔을 잘랐다. 이에 조씨 가문은 화났지만 동부 유적지에서 일어난 일은 젊은 세대들 간의 싸움이기에 성왕급 수사가 관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조씨 가문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다.이번에도 가만히 있으면 앞으로 개나 소나 조씨 가문의 머리 위에서 날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조정운은 태일종에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비행선을 몰고 별똥별처럼 하늘을 스쳐 지나가면서 그의 눈에 섬뜩한 살기를 띠었다....이와 동시에.태일종의 제1봉 대전에서 선우정혁은 상석에 앉았고 그의 좌우 양쪽에는 9대 봉주들이 모였다.제7봉 봉주 맹동석은 선우정혁의 정중한 표정과 동료들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 무슨 심각한 일이 일어났음을 눈치챘다.왜냐하면 대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종주는 9대 봉주를 이곳에 불러서 논의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맹동석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종주님, 종문에 무슨 큰일이 생겨서 저희를 이곳이 부르신 겁니까?”맹동석의 말에 주변에 있는 다른 봉주들도 일제히 선우정혁을 바라보았다.그들도 속으로 똑같은 의문을 품었다.의자에 앉은 선우정혁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이번에 확실히 큰일이 있어서 자네들을 부른 거네.”그러고 나서 그는 이태호가 백수산맥에서 천지의
조씨 가문의 산소에 사람들이 모였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조정운은 조시환의 보고를 들은 후 손을 세게 의자의 손잡이에 내리치자 손잡이는 순식간에 가루로 부서졌다.“간덩이가 부었군!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였을 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세 명이나 참살하고 도망쳤다니! 우리 조씨 가문은 안중에도 없군!”의자에 앉아 있는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자기의 아들이 격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그는 가장 먼저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 그리고 10여 명의 장로를 파견했다. 이태호를 추격하고 포위했지만 이태호가 마지막에 도망쳤다.그야말로 조씨 가문에게 극심한 모욕감을 안겨 주었다.조정운이 어찌 화나서 펄펄 뛰지 않을 수 있겠는가?주변에 모인 장로들은 그의 말을 듣고 모두 이태호에 대한 적개심이 불타올랐다.“가주님, 우리 직접 태일종에 찾아가서 선우정혁보고 이태호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정운아, 소주와 몇몇 장로들이 이대로 헛되이 죽게 할 수 없네!”“가주님, 차라리 태일종과 싸웁시다! 전에 태일종이 신소문의 천교도 죽였으니 마침 우리는 이 기회에 신소문과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지지하는 자도 있고 반대하는 자도 있었다.바로 이때 7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한 노인이 일어서서 말했다.“가주님, 심사숙고하셔야 합니다. 대장로의 보고에 따르면 이태호는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쳤습니다. 천남의 각 종문에는 이런 보물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태호는 태일종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했으니 중주 성지에 있는 천교라 할지라도 이자보다 더 뛰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허공전송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중주의 성지, 아니면 동황의 세가들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큰 소리로 꾸짖었다.“셋째야, 남의 사기를 부추기고 자신의 기세를 꺾지 마!”성격이 불같은 장로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소. 삼장로는 이태호에게 놀라서 정신이
천리 밖에 있는 한 고요한 평원의 상공에서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번쩍거렸고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높이가 1장 되는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 이윽고 한 청년 남자가 그 통로에서 걸어 나왔다.이 청년 남자가 바로 이태호였다. 그는 나오자마자 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의 지형을 관찰하였다.다행히 대허공전송부는 그를 낯선 곳으로 전송하지 않았다.눈앞에 있는 이 평원은 그가 알고 있는 곳으로 태일종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는 재빨리 사물 반지에서 영단 두 알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강력한 약효는 영기로 변해서 그의 육신에 퍼졌고 어긋난 오장육부와 파손된 경맥을 회복시켰다.“아까 정말 위험했어. 하마터면 조시환의 손에 죽을 뻔했네.”이태호는 신식을 체내에서 거둔 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9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 정말 강대했다. 조시환의 일반 공격에 그는 비장의 무기를 꺼냈고 심지어 전송부를 부숴버리고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었다.이런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보물을 아직 실컷 구경도 못했는데 바로 조시환의 앞에서 사용했다.“빌어먹을 조씨 가문!”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파서 욕설을 퍼부었다.“앞으로 조씨 가문보고 천배 갚게 할 거야.”대허공전송부는 성왕급 대능력자가 제련한 옥부였다. 천남 지역뿐만 아니라 중주의 많은 산수(散修)들도 얻기 힘든 보물이었다.그러니 이태호가 어찌 조씨 가문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체내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이태호는 잡생각을 그만두었다.‘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쫓아올 수 있으니 일단 종문으로 돌아가자.’그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두 시진 후, 이태호는 태일종의 산문 앞에 도착했다. 태일종은 구름을 꿰뚫고 우뚝 솟은 첩첩산중에 자리 잡고 있으며 웅장하고 험준하며 영기가 그윽했다.태일종의 구역에 들어선 이태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곧바로 요광섬으로 돌아갔다.요광섬에
한편, 조시환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어? 아직 안 죽었네?”그는 9급 성자급 수사로서 지금은 성왕 경지의 문턱에 이르렀다.조시환의 육신은 이미 범인의 영역을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갔다. 그의 혈액은 황금색으로 되었고 육신의 힘은 진룡과 견줄 수 있으며 태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다. 조시환은 조씨 가문의 대장로로서 과거에 수많은 2급 성자급 수사를 참살하였다.이태호가 태일종의 진전 제자이고 천교일지라도 기껏해야 3급 성자급 수사와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가 그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조시환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시환은 놀라움을 뒤로 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이태호를 비웃었다.“이제 또 무슨 수단이 있는지 보자!”이제 방어 영보의 도움이 없는 이태호는 조시환에게 있어서 덩치가 조금 큰 개미에 불과했다. 그가 힘을 쓰면 바로 짓밟아 죽일 수 있었다.이와 동시에.힘겹게 조시환의 치명적인 공격을 막아낸 이태호도 상황이 안 좋았다. 그의 몸은 큰 산에 부딪힌 것처럼 아팠고 오장육부의 위치가 어긋났으며 피를 토하였다. 그는 심각한 내상을 입어서 체내의 영기가 거의 정체되었다.이태호는 전송부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그는 당장 전승부를 부숴버렸고 원신으로 주변에 있는 천지의 힘과 연결하였다.대허공전송부가 부서진 순간에 주변의 공간이 파멸되면서 공간 통로가 생겼다.주변의 공간이 불안정해졌고 이태호의 앞에 수상한 현상이 나타난 것을 본 조시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이태호가 방금 부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아챘다.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소리를 질렀다.“대… 대허공전송부?!”조시환은 깜짝 놀랐지만 이태호를 향해 주먹 공세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그러나 이미 허공의 힘에 감싼 이태호는 곧장 주변의 공간을 찢어서 산골짜기의 상공에서 사라졌다.이태호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이 믿기지
순식간에 주변 10여 리에 있는 허공에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났고 수많은 거미줄 같은 공간의 틈새가 나타났다.깨진 틈새에서 지수풍화(地水風火)가 쏟아져 나왔고 그중에서 어둡고 허무한 공간을 드러냈다.조시환의 눈에서 서늘한 빛이 번뜩거렸고 살기가 극에 이르렀다. 이태호의 종적을 알게 되고 나서 조시환은 곧바로 날아왔다. 그러나 그가 도착하자마자 조보성이 격살당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엄청난 충격을 받은 조시환의 분노가 최고조로 차올랐고 이태호에 대한 살기가 더욱 깊어졌다.조보성이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인데 또 이태호의 손에 죽다니!조시환의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그는 강렬한 살의를 품은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네 이놈! 오늘 내가 꼭 네 놈을 죽일 거야!”조시환은 이를 갈면서 노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9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으면서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팽배한 영기가 빛기둥처럼 뿜어져 나왔고 허공에서 공포스러운 굉음을 냈다.격렬한 충격파는 주변의 모래와 자갈을 휩쓸고 화살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이태호가 반응하기도 전에 격렬한 음폭 소리가 들려왔다.위기가 다가온 것을 느낀 이태호는 주저 없이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바로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주입하였다.손바닥만 한 현황종이 ‘땡’ 소리를 내면서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우렁찬 종소리를 냈고 사방에서 들끓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은 순식간에 진압되어 가루로 되었다.이어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내려오면서 이태호의 주변에 보호캡을 형성했다.“펑!”조시환이 날린 주먹 공격들이 현황종의 보호캡에 부딪히면서 보호캡이 흔들렸고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은 이태호를 훨씬 능가했기 때문이다.보잘것없는 중급 영보는 그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현황종에서 도자기에 금이 가는 소리처럼 청아가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태호는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균열이 촘촘히 난 것을 발견했고 수시로 깨질 것처럼 보였다. 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
조보성은 용처럼 강한 기운을 발산한 긴 창을 휘두르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그의 창법이 강력하고 화산을 꺾을 기세를 내뿜었으며 창살은 진룡처럼 스쳐 지나가는 모든 물건을 부숴버렸다.주변의 공간마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고 찢어져서 수많은 거미줄 같은 틈새가 나타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조보성은 이태호의 눈앞에 다가왔다. 이태호의 안색이 확 변했고 적소검을 들고 앞으로 내리찍자 천 장이나 높고 금선(金線)과 같은 검기가 생성되면서 허공을 가르며 덮쳐온 창끝을 내리쳤다.“챙! 챙!...”하늘에서 병기가 격돌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번 부딪힐 때마다 생성한 거대한 충격파는 마치 여름의 천둥소리와 같은 굉음을 냈다.주변 수 리 내에 있는 대지나 골짜기를 모두 초토화시켰다.조보성은 이태호와 싸울수록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는 이미 전력을 다했으나 이태호는 표정조차 변하지 않았다.오히려 이태호가 날린 일격에 그가 창대를 쥐고 있는 손아귀가 아팠고 온몸의 기혈이 솟구쳐 올랐다.조보성은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고 또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신보다 경지가 높은 수사와 싸울 수 있는 천교의 특성 때문에 일반 수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이 점을 알아챈 조보성은 조시환이 올 때까지 이태호를 붙잡으려고 하였다.이태호도 조보성의 의도를 눈치챘다.그의 신식은 수십 리 밖에서 엄청난 기운을 내뿜으면서 빠르게 이쪽으로 날아온 10여 명의 수사가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그래서 이태호는 속으로 더욱 초조해졌다.‘젠장! 이대로 가다간 내 체내의 영기가 바닥이 날 거고 오래 버틸 수 없어! 일단 이 사람을 해결한 다음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치자!’이렇게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팠다. 대허공전송부를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바로 사용해야 한다니.그러나 지금 전투 중에 있어서 정신을 분산시켜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그가 들고 있는 작은 산봉우리와 같은 현황봉이 점점 커지면서 웅장한 신산(神山)으로 되어
조부성은 허공에 서서 이태호가 자신의 기습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의아해했다.자신의 내공은 3급 성자 경지이고 또 몰래 습격한 것인데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한순간에 반응하기 힘들 것이다.이태호의 몸에서 발산한 기운을 느끼면서 조부성의 표정이 굳어졌고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창망산맥에서 돌아온 가문 장로들과 제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그때 이태호는 8급 존황 경지의 수사에 불과했다.그러나 그는 두 달 만에 2급 성자 경지의 수사로 되었다.조부성은 수련 속도가 이렇게 빠른 수사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이와 동시에.긴 창의 치명적인 공격을 피한 이태호도 지금 이 백수산맥의 곳곳에 조씨 가문의 수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내가 소홀했군. 조씨 가문의 반응이 이렇게 빠른 줄은 몰랐어. 반나절 만에 2천 리 밖에서 여기로 찾아왔다니.’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감히 방심하지 못하고 적소검과 현황 이화봉 두 영보를 바로 꺼냈다.영보를 꺼내서 계속 싸우겠다는 자세를 취한 이태호를 보면서 조보성의 얼굴에 화난 기색이 역력했고 냉소를 흘리면서 말했다.“이태호, 순순히 항복하면 살려줄 수 있어!”조보성은 거만하고 경멸한 말투로 말했지만 실은 이태호를 감히 무시하지 못했다.어쨌든 2급 성자 경지의 조명곤과 조해룡이 모두 이태호의 손에 죽었으니까.그는 말하면서 몰래 영패로 수십 리 밖에 있는 조시환에게 연락하였다.수십 리 밖의 비행선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조시환은 갑자기 허리에 찬 영패의 진동을 느꼈다.그가 신식으로 영패를 한번 훑어보고 나서 눈을 번쩍 뜨고 갑판에서 벌떡 일어섰다.“드디어 찾았군!”조시환은 흥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곧바로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조보성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동시에 기타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연달아 정보를 받고 급속히 날아왔다....산골짜기 상공에서. 영보를 꺼낸 이태호는 조보성의 말을 듣고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이태호는 헛소리하지 않고 온몸의 검의를 내뿜
이태호는 옥부를 단련하기 위해 많은 영기를 소모했다. 그는 신식으로 단전 내를 들여다보니 원래 황금빛으로 일렁거리는 바다가 다소 어두워졌다.그는 바로 사물 반지에서 단약 두 알을 꺼냈고, 엄지손가락만 한 단약을 주저 없이 입에 넣었다. 단약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순수한 약효가 그의 온몸에 퍼졌다.엄청난 약효가 순식간에 단전 내의 천지 영기를 끊임없이 순환시켰고 솟구치는 영기는 경맥을 따라서 운행하면서 경맥의 장벽에 내리쳤다.이태호는 오심조천(五心朝天)의 자체를 취하고 천천히 수련하기 시작했다.한 시간 후, 그가 영단의 약효를 완전히 흡수하고 나서 공법의 운행을 멈추었다.지금 이태호의 기운은 산악처럼 웅장하였고 주변에 피어오르는 하얀 안개에 공기를 가를 수 있는 힘이 들어 있다. 그의 호흡에 따라서 하얀 안개는 모두 그의 코로 빨려 들어갔다.체내에 남긴 약효를 깨끗하게 흡수하고 나서야 그는 눈을 떴다.이태호는 기력을 회복하였고 기혈이 뜨거운 도가니처럼 왕성한 것을 느끼면서 백수산맥을 떠날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이번에 천지의 영화를 찾으러 왔다가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보물을 얻었다.혼돈 마수, 유명마경, 대허공전송부 등을 보면 어느 것이든 창란 세계에서 모두 값진 보물이었다.이제 계속 산골짜기에 있어도 무의미해졌다. 자칫하면 백수산맥의 깊숙한 곳에 있는 성자급 흉수나 수왕의 주의를 끌지도 모른다. 그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그리고 전에 이태호가 조광학 등을 격살했기에 지금쯤 조씨 가문이 이 소식을 듣고 격노에 처했을 것이다. 지금 떠나지 않다가 조씨 가문이 여기까지 쫓아오면 큰일 날 수도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천천히 일어났다. 그가 하늘로 솟아오른 후 곧바로 산골짜기 밖으로 날아갔다.그는 원래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고 상고 마도 수사의 유적에서 빠져나온온 후 산골짜기에서 나와버렸다.그러나 이태호가 산골짜기에서 나가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살기가 충만한 신식이 그를 노려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이
조시환의 말을 들은 비행선에 있는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모두 차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외쳤다.“대장로님,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이 백수산맥의 땅을 세 자 깊이로 파서라도 그놈을 꼭 찾아내겠습니다!”“감히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다니, 우리 가문을 만만하게 여기는 거야?!”“빌어먹을 이태호! 지난번에 태일종 종주가 제때 오지 않았다면 벌써 대장로님의 손에 죽었을 겁니다.”“...”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공동의 적개심을 가지고 눈빛이 살기로 이글이글 타올랐다.대부분 사람은 이태호를 본 적이 없었지만 모두 그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지난번에 창망산맥에서 가문의 천교 조광학은 이태호에 의해 팔이 잘렸고 황급하게 꽁무니를 빼고 달아났다.이건 제자 간의 정상적인 대결로 볼 수 있기에 각 문파는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조광학이 대결에서 졌고 한쪽 팔이 잘렸지만 목숨은 유지하였다.게다가 선우정혁이 제때 도착해서 조시환은 할 수 없이 이태호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이 일 때문에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위신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에 예상 밖으로 이태호는 조씨 가문의 천교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두 명을 격살하였다. 천교 한 명, 장로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이는 조씨 가문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혀주었다.이태호를 징벌하지 않으면 조씨 가문 수사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을 것이다.주변에 있는 10여 명 성자급 장로들이 적개심에 불타오르는 모습을 본 조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조광학은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온 것이었고 남아 있는 흔적을 통해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전투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이로부터 조시환은 이태호가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멀리 가지 않았다고 추측하였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지시를 내렸다.“따로따로 움직여. 이곳을 중심으로 백 리 범위 내에서 찾아. 백수산맥을 샅샅이 뒤져서 꼭 그놈을 찾아내야 해!”“네!!”조씨 가문의 장로들이 하나둘씩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 그들은 전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