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남운시 쪽에는 다른 파벌도 있었기에 드디어 한데 모일 수 있었다. 12개 파벌 모두 한데 모인다면 드래곤 신전은 아주 강해질 것이다.비록 일부 상류 종문들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이 속세에서 드래곤 신전은 용성연합국 최대 세력이 될 것이다.“네, 좋아요. 다들 여기 있으니 우리 내일 출발하죠.”이태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뒤 소개했다.“참, 이 두 분은 문택 씨와 연유희 씨입니다. 진경준이 나한테 찾아달라고 부탁한 사람이죠. 앞으로 마왕 신전은 없으니 내일 우리와 같이 떠날 겁니다. 안 그래도 길이 겹치거든요.”“하하, 좋아요. 그러면 사람을 시켜 음식을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 내일 출발할 테니 오늘 저녁엔 제대로 축하하자고요.”드디어 비참하게 이곳에 숨어있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임병헌은 무척 감개했다.저녁이 되자 임병헌 등 사람들은 좋은 술과 음식들을 준비해 이태호 등 사람들을 대접했다.야의당의 다른 제자들은 내일 이곳을 떠나 남운시로 향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다들 즐거워했다.게다가 임병헌은 양의당의 형제들에게 말했다. 남운시로 돌아가서 자리를 잡게 되면 각자 10일간의 휴가를 줄 테니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만나라고 말이다. 그래서 양의당 사람들은 더욱더 기뻤다.이태호는 저녁에 방으로 돌아온 뒤 샤워를 하고 백정연의 방문을 두드렸다.마침 샤워를 마치고 나온 백정연은 이태호가 방으로 들어오자 저도 모르게 말했다.“여긴 왜 왔어요?”이태호는 눈앞의 절세미인을 품 안에 안으며 말했다.“요 며칠 내 얼굴도 보지 못했는데 내가 보고 싶지 않았어?”백정연은 곧바로 쑥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며 섹시한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하게 말했다.“보고 싶긴 했지만 며칠 내내 단약만 만들었다면서요? 피곤할 텐데 밤에 또 그러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오빠가 피곤할까 봐 그러죠. 며칠 동안 잘 쉬지도 못했을 텐데.”이태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붉은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며 말했다.“걱정하지 말아. 난 체력이 무
이태호는 웃으면서 백정연의 손을 잡고 광장으로 향했다.사람들 앞에 선 이태호는 그제야 백정연의 손을 놓고 임병헌에게 말했다.“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요.”임병헌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다들 이곳을 둘러보다가 가는 것도 좋거든요. 여기에 꽤 오래 있었으니 그래도 조금 감정이 남아있으니까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인 뒤 말했다.“이렇게 하죠.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여기 사람들이 많으니 나와 정연이가 앞에서 길을 낼 겁니다. 임 당주와 두 장로는 각각 내공이 뛰어난 사람들을 데리고 대오의 끝과 양측으로 가세요. 비록 우리는 숲의 바깥쪽을 향해 가는 건지만 혹시라도 실력 있는 영수를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돌아가는 길에 모두 안전할 거라고 내가 장담할게요.”임병헌은 그 말을 듣더니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신전 주인님 말씀이 맞아요. 줄을 서는 게 좋겠어요.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고 주인님이 말씀하신 대로 사람들을 보호하며 안전히 이곳을 떠나야겠어요.”이내 줄을 선 뒤 그들은 출발했다.밤이 되어 그들은 하룻밤 쉬었고 다음 날 점심쯤 숲에서 나왔다.“드디어 안개 숲에서 나왔네요. 후, 우리 여기 온 지도 거의 보름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는 길에 지체했던 시간과 돌아가는 길에 2, 3일 정도 걸릴 것까지 생각하면 거의 20일이 되겠네요.”백정연은 숲에서 나온 뒤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는 이태호에게 있어 20일이란 적지 않은 시간을 의미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현재 다른 파벌들의 구체적인 상황을 잘 알지 못하니 말이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아직 다섯 달이 남았어. 시간은 충분할 거야. 가자, 돌아가서 얘기해. 이번에 얻은 보물도 적지 않으니 돌아간 뒤에는 그 5급 영과를 꺼내서 수련해야겠어. 일단 내공부터 쌓아야지.”이태호는 자신의 내공이 속세에서는 거의 무적에 가깝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 세상의 추릴링계에는 숨겨진 종문들도 많았고, 특히 상류 종문들에는 강자들이 아주 많았기에 정말로 그보다 내공이 높
이태호가 마음먹자 정신력 한 줄기와 영기가 비검 안으로 주입되며 비검이 번쩍거렸다. 곧이어 비검이 떠오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구름 위로 올라가 앞으로 나아갔다.“속,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아요. 치마가 바람에 자꾸 올라가요.”짧은 치마를 입은 양의당의 여제자는 속도를 느낀 뒤 곧바로 치마에 손을 올렸다.“쭈그려 앉아있어. 앉아있으면 좀 나을 거야.”치마를 입은 다른 여제자는 검 위에 쭈그려 앉은 채로 옆에 있는 여제자에게 말했다.약 30분 뒤, 이태호의 비검은 명문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나타났다.아래 성지를 바라보던 이태호는 성 밖의 숲을 보더니 비검을 숲의 상공에 착륙시키고는 양의당의 임병헌에게 말했다.“임 당주는 여기서 날 기다리세요. 난 정연이와 문택 씨와 갈 곳이 있습니다.”임병헌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태호는 비검을 거두어들인 뒤 백정연과 함께 문택과 연유희를 데리고 마을 쪽으로 날아갔다.이때 마당에는 문지성과 문이화 두 남매가 그곳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오빠, 그 오빠는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벌써 열흘이나 지났어.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걸까? 설마 안 돌아오는 걸까?”문이화는 미간을 구긴 채 걱정스러워했다.문지성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난 그분이 우리를 속이지 않을 거라고 믿어. 분명 무슨 일 때문에 지체했을 거야.”거기까지 말한 뒤 문지성은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어갔다.“그분이 그러셨잖아. 우리 부모님을 찾지는 못해도 돌아오는 길에 얘기해주겠다고. 우리가 계속 기대를 품고 기다리지 않게 위해서 말이야.”“저기 봐. 오빠, 저것 봐. 저기 네 명이 오고 있어. 이태호 오빠와 우리 부모님인 것 같아.”문이화는 이내 뭔가를 발견하고는 앞을 가리키면서 신난 듯 방방 뛰었다.문지성은 그곳을 본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이화야, 진짜 엄마 아빠야. 엄마 아빠가 돌아왔어. 정말 잘됐어. 돌아왔어.”“지성아, 이화야!”문택과 연유희는 날아서 온 뒤 흥분하며 눈물을 머금고 두
이태호와 백정연 두 사람은 이내 임병헌 등 사람들에게로 돌아왔고 다시 비검을 타고 빠르게 남운시 방향으로 날아갔다.하루 뒤, 남운시에서 백지연과 신수민 두 사람이 쇼핑하고 있었다.그동안 두 사람은 거의 수련만 해서 쇼핑할 틈이 없었다.오늘 두 사람은 드디어 밖으로 나오기로 약속했다.백지연은 잠깐 걷다가 밀크티를 마시며 신수민에게 물었다.“수민 언니, 저번에 태호 오빠에게 물었을 때는 기껏해야 보름이면 돌아온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 거의 20일이 되는데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걸까요?”신수민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왜? 벌써 보고 싶어서 그래?”백지연은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아뇨. 그냥 걱정돼서 그러죠. 그곳은 10대 험지 중 하나인 안개 숲이라던데요. 안에 영초가 많기는 하지만 깊숙이 들어갈수록 영수도 아주 흉맹하다는데, 제가 걱정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신수민은 이태호를 아주 믿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태호 씨는 내공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정신력도 강하니까 분명 무사할 거야. 게다가 어떤 무왕들은 안으로 들어가서 보물을 찾기도 하는걸. 태호 씨는 분명 무사할 거야.”거기까지 말한 뒤 신수민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추측했다.“그것보다 정연 씨와 이태호 두 사람 같이 떠난 지 꽤 됐는데 둘이 그런 곳에서 매일 함께 있으면서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는지 궁금하네. 키스는 했을까?”그 말에 백지연은 곧바로 흥미가 생겼다.“그건 정연 씨 표현을 봐야죠. 이렇게 좋은 기회인데 저라면 그 기회를 붙잡아 태호 오빠를 유혹했을 거예요. 그리고 방법을 생각해 태호 오빠의 마음을 얻었겠죠. 전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태호 오빠를 넘어오게 했을 거예요.”신수민은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몰랐네. 지연이 네가 이렇게 과감할 줄은. 난 예전에 네가 사랑을 좇는 용감한 여자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널 너무 얕봤나 보다.”백지연은 곧바로 쑥스러워하면서 말했다.“그냥 말만 해본 거예요. 정말
“하하, 신전 주인님. 아주 순조로운 것 같네요.”범용은 크게 웃더니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양의당 형제들, 안녕하십니까? 사람이 아주 많네요. 우리가 여러분들을 위해 좋은 곳을 준비했으니 바로 들어가서 묵으시면 돼요.”말을 마친 뒤 범용은 또 웃으면서 소개했다.“전 용의당 당주 범용입니다.”전창민도 웃으며 말했다.“전 서의당 당주 전창민입니다.”다른 당주들도 도착했고 서로를 소개했다.이태호가 말했다.“다들 그만하세요. 잠시 뒤에 여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거예요. 다들 인사 좀 하시고 임 당주를 안내해 주시죠. 류 당주는 호텔을 하나 예약해 줘. 우리 당주들과 장로들이 한곳에 모일 수 있게 말이야.”류성영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당연히 문제없어요. 신전 주인님, 좋은 소식을 하나 전해 드리고 싶어요. 저희 저의당의 소식을 얻게 되었어요.”이태호는 그 말에 곧바로 희색을 드러냈다.“하하, 좋아. 드디어 또 파벌 하나의 소식을 알게 되었네. 이건 정말 너무 좋은 소식이야. 얼른 얘기해 봐!”그런데 류서영이 일부러 짓궂게 말했다.“이 일은 저녁에 술 마실 때 천천히 얘기해요. 주인님은 그곳에 오래 있다가 돌아오신 거니까 일단은 사모님과 함께 쇼핑하세요. 사모님들이 주인님을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데요!”“하하! 좋아. 우리는 먼저 가볼게. 다들 일단 양의당 형제들에게 묵을 곳을 안내해 줘.”이태호는 크게 웃으며 백지연, 신수민과 함께 앞으로 걸어갔다.“가요, 형제들. 우리는 앞으로 한 가족이에요. 주인님도 말씀했다시피 12개 파벌이 모두 모이면 저희는 하나의 드래곤 신전이 되는 겁니다. 우리 모두 드래곤 신전 사람이니 양의당이나 구의당처럼 나누지 않을 겁니다.”범용이 호탕하게 웃으며 앞에서 안내했다.범용 뒤에 있던 계의당의 당주 장청아가 말했다.“전 예전부터 이름을 고치고 싶었어요. 계의당이란 이름은 너무 듣기 싫어요. 예전에는 항상 이름 때문에 놀림거리가 됐다고요.”전창민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우리 서의당의
백정연의 쑥스러워하는 모습에 흥미가 생긴 백지연은 계속해 캐물었다.“어때요? 빨리 말해봐요!”이태호는 그 장면을 보더니 옆에서 참지 못하고 웃었다.신수민은 그런 그를 흘겨본 뒤 말했다.“정연 씨 부끄러워하니까 자기가 말해 봐. 진도 어디까지 나갔어?”이태호는 그제야 대답했다.“정연이는 이미 세 번째 부인이야. 당연히 갈 데까지 다 갔지.”“어머, 대단하네요. 갈 데까지 다 갔다니. 알겠어요, 하하!”백지연은 그 말을 듣더니 크게 웃으면서 백정연의 어깨를 토닥였다.“좋아요, 좋아. 아주 잘했는데요? 이제 우리에게 자매가 한 명 더 많아진 셈이네요.”말을 마친 뒤 백지연은 뭔가 떠오른 건지 백정연을 향해 말했다.“참, 정연 씨. 정연 씨는 나보다 나이가 좀 많죠? 하지만 내가 둘째 부인이잖아요. 뭐든 순서가 중요한 법이니 앞으로 수민 언니는 정연 씨 큰 언니, 내가 정연 씨 작은 언니가 되는 거예요. 정연 씨는 날 작은 언니라고 불러야 해요. 그리고 우리는 자매처럼 지내는 거죠.”백정연은 쑥스러운 얼굴로 입술을 깨물면서 나직하게 말했다.“큰 언니와 둘째 언니께 인사드려요.”“하하, 좋네.”신수민이 웃었다.“참, 오는 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는데 어떻게 양의당을 찾은 거예요? 빨리 말해봐요!”백지연의 눈동자에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녀는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주 궁금한 듯했다.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앞에 카페 있네. 안에 들어가서 얘기하자. 긴 얘기여서 시간이 좀 걸릴 거야.”그들은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었고 그렇게 날이 저문 뒤에야 신은재와 이태식 등을 데리러 가서 함께 호텔로 식사하러 갔다.류서영은 술을 조금 마신 뒤 이태호에게 말했다.“신전 주인님, 저의당의 구체적인 상황은 저희도 잘 몰라요. 하지만 사람을 시켜 알아보니 저의당이 천란시라는 곳에 있다고 하더라고요.”거기까지 말한 뒤 류서영은 미간을 구겼다.“천란시는 아주 이상했어요. 지도에서 찾아봤는데 안 보이더라고요
류서영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러면 그들은 계속해 다른 파벌의 소식을 알아보면 되겠어요. 이 파벌에 더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겠네요.”이때 백정연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천란시라면 섬에 있어요. 가본 적은 없지만 대략적인 위치는 알거든요. 동남쪽 바다에 있는데 그곳에서 2, 3일 정도 비행하면 도착할 수 있어요.”“세상에, 여러분 내공으로 2, 3일 정도 비행해야 한다고요?”신수연은 그 말을 듣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렇다면 정말 어지간히 먼 게 아니네요.”이태호는 미간을 구겼다.“정연아, 너는 네 비행 속도를 기준으로 얘기한 거지? 만약 내 비검을 사용한다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그런데 백정연은 웃으며 말했다.“내 말은 오빠의 비검으로 속도를 조금 늦춰서 가면 2, 3일 걸린다는 말이에요. 내 속도로 간다면 아마 10일은 더 걸릴 거예요.”이태호는 진땀을 흘리면서 말했다.“그 정도 거리라면 정말 멀겠네. 지도에 표기가 안 된 것도 이해가 가.”“내가 갈래요. 이번에 날 데려가는 건 문제 없죠? 이번에 갈 곳은 위험한 곳이 아니잖아요. 난 바다에 가보고 싶어요!”백지연은 조금 흥분해서 말했다.옆에 있던 신수민도 들떠서 말했다.“나도 따라가 보고 싶어. 난 아직 그런 곳에 가보지 못했어. 가는 길에도 경치가 아주 아름답겠지?”백정연이 설득하고 나섰다.“태호 오빠, 이번에는 두 사람을 데려가요. 두 사람 다 내공이 낮지 않잖아요. 그리고 이번에 가는 곳은 그렇게 위험한 곳도 아니니 함께 가는 건 절대 문제가 되지 않을 거예요. 혼자도 아니니까 심심하지도 않을 거고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이번에는 너희를 데리고 갈게. 하지만 이번에 안개 숲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며칠 쉬었다가 출발할 생각이야. 출발 전까지 단약을 만들 생각인데 너희도 시간이 있으면 내공을 좀 더 쌓아. 그런 뒤에 다시 출발하자.”“좋아, 자기가 최고야.”신수민은 이태호가 승낙하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신수연은 상
신수민은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했다.“맞아. 힘이 많이 세졌어. 영수 한 마리 찾아서 우리 무기와 힘을 한 번 시험해 보고 싶어. 자기는 돌파한 뒤에 이런 느낌이 있었어?”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매번 돌파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돼. 그리고 힘이 갑자기 엄청 세지는 기분이 들면 누구랑 싸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특히 큰 경지를 뛰어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들떠서 내가 가장 강한 사람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해.”“맞아요, 맞아요. 막 1급 무왕이 됐을 때 힘이 넘쳐흐르는 것 같은 기분이 정말 너무 좋았어요.”백지연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이태호의 말에 동의했다.이태호는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사실 너희 둘 내공이 비슷하잖아. 시간이 있을 때 성밖에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한 번 겨뤄봐도 좋아. 그것도 꽤 좋은 방법이거든, 자신의 전투 기교를 단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힘을 느껴볼 수 있지.”백지연이 곧바로 말했다.“어떻게 그래요? 우리는 사이 좋은 자매인걸요. 혹시라도 언니를 다치게 하면 어떻게 해요? 그리고 어떻게 자기 가족을 공격할 수 있겠어요?”신수민도 곧바로 거들었다.“그러니까 말이야. 우리는 자기 사람을 공격할 수 없다고. 그리고 이제 막 내공을 돌파했다면 아직 힘 조절이 어려울 텐데 혹시라도 힘을 과하게 사용하면 어떡해? 그러면 큰일이잖아.”이태호는 진땀을 빼다가 손바닥을 뒤집어 2품 저급 단약 두 알을 꺼내 두 사람에게 건넸다.“우리는 대략 4일 뒤 출발할 거야. 이 단약 두 알은 너희에게 줄게. 너희는 지금부터 경지를 안정시켜. 최대한 요 며칠 내로 내공을 더 쌓아. 그러고 나서 같이 출발하자.”“참, 정연 씨는요? 우리에게만 단약을 주고 정연 씨에게는 주지 않는다면 안 좋아하지 않을까요?”백지연은 단약을 받은 뒤 고민해 보다가 이태호에게 귀띔해 줬다.신수민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우리 모두 한 가족인데 똑같이 대해야지.”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
호족은 이번에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몰래 그 지도를 통해 기연을 찾으려고 했는데 성공 전장에 들어서자마자 여경구를 만났고 그에게 빼앗겼다.여경구는 지도를 얻은 후 3대 성역에 들어가서 찾으려고 했지만 청구 호족의 추격을 받게 되었다.여경구의 말을 들은 후 이태호는 여경구의 폭발적으로 좋은 운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아무나 만난 요족 수사에게서 이런 기연을 얻을 수 있으니.그를 더욱 흥분하게 만든 것은 여경구의 말에 따르면, 이 기연은 수백 년 전에 창란 세계를 뒤흔든 신비로운 산수가 남긴 것이라는 것이었다.그는 태일종에서 나봉과 얘기할 때 수백 년 전에 창란 세계를 뒤흔든 신비로운 산수가 바로 그의 스승인 미친 어르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그는 자신과 대장로 등을 데리고 창란 세계에 온 소흑초도 아마 이 성공 전장에서 나온 것이고 심지어 선계와 관련이 있을 것이고 의심했다.이런 생각에 이태호는 지체할세라 이 자주색 옥간을 이마에 바짝 대고 지도에 있는 정보를 확인하였다.잠시 후에 이태호의 입술을 타고 짙은 숨결이 흘러나왔다.옥간 위에 새겨진 글씨체를 보자, 그는 단번에 이 옥간은 확실히 어르신이 남긴 필기라는 것을 알아챘다.옥간의 기록에 따르면 어르신은 북두 고성(北斗古星)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을 찾을 수 있는 물건을 두었다고 한다. 당시에 그는 바로 이 물건을 빌어 기연을 얻고 신선으로 비승했다는 것이다.“북두 고성, 성공 고전... 보아하니 성공 전장에 많은 비밀이 숨어 있군.”이태호는 머리를 흔들고 사색을 멈춘 후 정중하게 옥간을 사물 반지에 넣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상처를 치료 중인 여경구를 보면서 차분하게 말했다.“확실히 큰 기연이네요. 여 사제, 빨리 상처를 치료하고 같이 북두 고성으로 갑시다. 보물을 발견하면 한몫 챙겨줄게요.”이태호는 절대로 탐욕스러운 사람이 아니었다. 천재지보를 발견하면 자기는 큰 몫을 챙기고 채유정과 여경구에게는 작은 몫이라도 챙겨줄 것이다.이 기연은 여경구가 발견한 것이고 자
이태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채유정의 말에 동의하였다.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담담하게 말하였다.“채 도우의 말에 일리가 있어요. 지금은 요족 수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방금 여경구가 신선으로 비승하는 기연이 있다는 말에 이태호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참,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요족 수사의 추격까지 받았어요?”옆에 있는 채유정도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그녀는 전에도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았는데 이태호의 도움으로 살아났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이미 죽었을지 모른다.그녀가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은 이유는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우연히 지난번에 성공 전장이 열릴 때 들어온 명씨 가문 제자가 남긴 사물 반지를 발견했고 그중에서 유리선금과 관련된 단서를 얻었기 때문이다.성왕급 대능력자도 눈독을 들이는 유리선금이기에 채유정은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게 된 것이다. 지금 눈앞의 여경구도 분명히 그때의 자기와 비슷한 상황이었다.그녀는 속으로 여경구가 발견한 기연이 자기가 당시에 얻은 유리선금과 관련된 기연과 크게 뒤지지 않으리라고 추측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요족이 끈질기게 추격하지 않았을 것이니까.더더욱 살신 이태호을 알아보고도 이태호에게 여경구를 내놓으라는 압력을 넣지 않았을 것이다.여경구는 자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선을 느끼자 바로 사물 반지에서 옥간 하나를 꺼냈다.그는 공손히 이 자주색 옥간을 이태호에게 주면서 말했다.“태호 사형, 제가 성공 전장에 들어올 때 우연히 뇌택의 땅에서 온 요족 수사를 만났어요. 그 수사는 내공이 높지 않지만 많은 보물을 가지고 있어서...”이태호는 여경구의 이야기를 통해 이 옥간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여경구의 운도 정말 폭발적으로 좋았다.그가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우연히 우시월이란 요족 수사를 만났는데 뇌택의 땅에 있는 청구 구미호 일족의 소주였다.뇌택의 땅에서 사는 요족은 인간 세계와 완전히 다른 질서를 갖고 있다.그쪽은 혈맥의 힘을 가장 중요시했
이태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우여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고 벌레를 먹는 것처럼 괴로워했다.“좋아요. 이 도우가 저런 사람을 위해 우리 요족과 척지겠다고 하니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요.”그녀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쏘아붙였다. 가슴이 오르내리는 것이 분명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분노를 꾹 참고 있는 것이었다. 다만 이태호의 무서운 전투력 때문에 덤비지 못하고 으름장만 놓을 수밖에 없었다.“우리 요족과 원수가 되면 제명에 죽지 못할 거예요.”말을 마친 우여진은 결인을 하자 크기가 산만 한 성공 거수는 곧바로 멀리 날아갔다.잠시 후에 그녀와 성공 거수는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우여진이 떠난 것을 보자 얼굴이 백지장처럼 새하얗고 입가에 피를 흐르며 생명이 위태로워진 여경구는 탁한 기운을 내뱉은 후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원래 이태호가 자기를 구하기 위해 요족과 같은 대세력과 척지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다.그와 이태호는 친분이 별로 없는 일반 사형제의 관계였으니까.허무맹랑한 신선으로 될 수 있는 기연이라도 자신이라면 심사숙고했을 것이다.정신을 차린 여경구는 이태호를 향해 공손하게 포권을 취하면서 허리를 굽혔다.“목숨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형이 나서지 않았다면 지금 저는 백골로 되었을 겁니다.”여경구는 거짓이 아닌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우여진의 내공이 자기보다 두 경지나 높은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또 두 부하와 성공 거수가 옆에 있어서 이제 내공을 완성한 2급 경지인 그로서는 절대로 반항할 수 없었다.여경구의 감사에 이태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상대방을 향해 손을 휘젓자 보이지 않는 힘이 허리를 굽힌 여경구를 부축해서 일으켰다.“괜찮소. 같은 동문 사형제 사이에 상부상조해야죠.”이태호는 미소를 머금고 사물 반지에서 상처 치료용 단약 두 알을 꺼내고 여경구에게 던졌다.이태호의 단약을 받은 여경구는 바로 입에 넣었다.순식간에, 순수한 약효가 팽배한 영력으
이태호에게 아무 수단도 방법도 통하지 않는 것을 보자 우여진의 마음이 무거워졌다.그녀는 종래로 실패한 적이 없는 매혹술이 효과가 없는 걸 알아채자 가련한 척한 표정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고 냉혹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그녀는 어두운 안색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다시 성공 거수의 등 위에 서서 말했다.“이 도우, 정말 저런 2급 성자급 때문에 우리 요족과 적이 될 생각이에요? 이 도우가 명해성을 죽인 후 지금 명씨 가문에서 이미 추살령을 내렸어요. 심씨 가문도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황천성지에서 이 도우가 그들의 진전 제자 주용수를 죽인 것을 알고 엄청나게 진노했다는 말도 있다고요.”우여진은 여경구를 내놓으라고 이태호를 설득하려고 애썼다.여경구가 가진 그 지도는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가 남긴 전승과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 고전(古殿)을 여는 단서와도 관련이 있으며 신선을 비승하는 기연과도 관련이 있다.이 지도를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요족 성녀의 자리를 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반대로 이 지도를 가지지 못하고 요족으로 돌아가면 벌을 받을 수 있다.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발밑에 있는 성공 거수는 갑자기 난폭하게 포효를 하였고 천둥과 같은 포효소리가 별하늘에 울려 퍼졌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경구는 우여진의 말을 듣고 온몸이 경직해졌다.‘내가 무슨 말을 들은 거지? 이태호가 명씨 가문의 소주 명해성과 황천성지의 진전 제자 주용수를 죽였다고? 이 두 사람은 모두 5급 성자급 천교가 아닌가? 이태호가 언제 이런 강자들을 죽일 수 있는 실력을 가지게 되었지? 성공 전장에 들어올 때 기껏해야 3급 성자 경지 초기가 아니었나?’속으로 이렇게 구시렁대는 여경구는 매우 곤혹스러웠다. 그러나 우여진의 표정을 보면 거짓은 아닌 것 같아서 그는 7~8할 정도는 믿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이 이태호를 본 순간 그렇게 당황하고 대경실색하지 않았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여경구의 마음에 거센 파도가 일어났고 호흡도 멈춘 듯하였다. 그는 눈을
여경구라도 친분이 별로 없는 동문 제자를 위해 선뜻 나서서 남과 싸우지 않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여경구는 가슴이 무거워졌다.‘이 지도를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것 같군. 신선으로 되는 기연은 역시 2급 성자급 수사인 나에게 너무 과분해...’지금 목숨을 부지하려면 오직 이 물건을 이태호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어쩌면 동문의 정을 봐서 조금이라도 챙겨주겠지.그는 속으로 결정을 내린 후 고개를 들고 이태호에게 말했다.“태호 사형, 절대로 저 요녀의 말을 믿지 마세요.이 기연을 사형에게 드리겠어요.”우여진은 여경구의 말을 듣자 눈살을 찌푸렸고 눈에서 날카로운 살기를 내뿜었다.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지금 여경구는 이미 우여진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 죽었을 것이다. 우여진은 속으로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라서 바로 여경구를 찢어버리고 상대방의 정신기를 깡그리 빨아먹고 고통스럽게 죽이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이태호가 바로 앞에 있어서 그런 용기가 없었다.여경구의 말을 들은 이태호의 마음이 흔들렸다.‘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 요족이 이렇게 중요시하고 기어코 뺏겠다는 물건이니 정말 비승하는 것과 관련된 기연이 아니더라도 높은 가치가 있겠지.’우여진은 이태호의 약간 관심이 생기는 듯한 표정을 보자 불시에 조급해졌고 아련하고 불쌍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도우, 소주와 성녀는 제가 임무를 완성하지 못하면 요골을 뽑아버리고 만 개의 화살로 가슴을 뚫는 가혹한 벌을 주겠다고 하셨어요... 이자를 저에게 넘기면 여진이는 이 도우의 어떤 부탁이라도 들어줄 수 있어요...”마지막에 우여진은 유혹적인 말을 하면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이태호를 향해 쑥스러운 듯한 미소를 날렸다.안타깝게도 이태호는 오랫동안 신수민, 백지연과 같은 절세의 미인과 같이 지내서 이미 미색에 대해 면역력을 갖고 있었다.우여진의 가식적인 모습은 그의 눈에는 방탕한 여우에 불과했다.이태호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는 표정으로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내 앞에서 불쌍한 척하지 마오.
우여진은 그냥 한 인간을 추격해서 죽이려고 했는데 이태호란 살신(殺神)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명해성이 죽었다는 소식이 온 성공 전장에 퍼진 후 모두 이태호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 3급 성자 경지의 내공으로 5급 성자 경지의 명해성을 격살해서 명씨 가문에서 추살령까지 내렸다고 한다.그래서 수많은 내공이 5급 성자 경지의 천교들은 모두 암암리에 옆에 있는 호위나 부하들에게 절대로 이유 없이 이태호와 맞서 싸우지 말라고 분부했다.5급 성자 경지였던 명씨 가문의 소주 명해성도 단숨에 이태호에게 격살당했으니 자기와 같은 보잘것없는 실력으로 더더욱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차분한 표정으로 허공에 서 있는 이태호가 여경구를 도와주려고 작심을 한 듯 여경구의 앞에 막아섰다. 이를 본 우여진의 아름다운 얼굴에 처음으로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뇌택의 땅에 있는 요족 수사로서 그녀는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지만 성공 거수를 조종하는 능력 덕분에 5급 성자 경지 수준의 전투력을 가졌다. 일반 적수라면 그녀는 절대로 안중에도 두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하필이면 눈앞의 상대가 이태호였다.최근 이태호의 명성에 대해 이미 족인들을 통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우여진은 떨리는 가슴을 추스리고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고 나서 고개를 들고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도우, 저는 뇌택 구미호 일족의 성녀예요. 도우의 사제는 저희 호족의 중요한 보물을 빼앗아 갔으니 돌려주셨으면 좋겠어요.”그녀는 명성이 자자한 살신 이태호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거세게 몰아붙이지 못했다.게다가 방금 이태호가 눈앞의 여경구가 그의 동문 사제라고 하였다.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표정이 약간 어색한 우여진을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음, 내 사제가 요족의 무슨 보물을 빼앗아 갔단 말이오?”이에 우여진은 그대로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한 지도 때문에 여경구를 쫓아다닌 것이었다.그 지도는 200년 전에 그 신비로운 산수(散修)가 신선으로 비승한 후 성공
여경구는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을 찾기 위해 일찌감치 북두 성역에 들어온 것이었다.그러나 요족 수사들은 그의 일거일동을 진작에 주시하였고 그의 뒤를 밟고 북두 성역에 들어온 후 즉시 내공을 완성한 3급 성자 경지의 실력을 가진 성공 거수를 조종해서 그를 공격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여경구가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실력이 다소 강해졌지만 기껏해야 내공을 완성한 2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니 어찌 성공 거수의 상대가 될 수 있겠는가?더군다나 성공 거수의 등위에 있는 요족 수사 세 명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그는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한편으로 요족 수사들은 이미 궁지에 몰린 여경구를 보고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이 세 요족 수사 중, 우두머리는 녹색 장포를 입고 음산하면서도 아름다운 봉안을 가진 소녀였다. 그녀의 보라색 긴 머리카락은 바람에 휘날렸고 연보라색 눈동자는 차갑고 매혹적이었다.분명히 소녀인데 지극히 요염해 보였고 심지어 몸에서 기녀보다 더 음란한 기운을 풍겼다.우여진은 담담하게 말했다.“항복해. 그 기연을 내놓으면 목숨을 살려 줄게! 물론 죽을죄를 면할 수 있지만 벌은 피할 수 없지. 나와 하룻밤만 보내면 돼.”그녀는 말을 잠시 멈추고 농염한 붉은 입술을 핥으면서 유혹하였다.여경구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눈앞의 요족 수사들을 노리면서 냉소를 머금었다.“꿈 깨!”그동안 이 요족 수사들의 추격을 받으면서 그가 어찌 이들의 정체를 모를 수 있겠는가?모두 여우였다.눈앞에 있는 여우와 하룻밤을 지내다가 정기가 모두 빨려서 죽을지도 모른다.그런 괴롭힘에 시달리다 죽는 것보다 통쾌하게 죽는 것이 더 낫겠다.여경구의 말을 들은 우여진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흥! 주제넘은 놈!”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녀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해서 성공 거수에게 여경구를 죽이라는 지시를 내렸다.바로 이때, 그녀는 수상한 기운을 느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줄기의 빛이 빠르게 이
이태호는 그 성공 거수를 조종한 자가 바로 요족 수사라고 확신하였다.요족 수사들의 기운은 모두 약하지 않았고 심지어 4급 성자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그들의 외모도 인류와 별반 다름이 없었다.하지만 이태호는 신식으로 상대방의 기운에서 요수, 흉수와 비슷한 혈맥의 기운을 감지했다.이들은 뇌택의 땅에서 온 요족임이 틀림없었다.뇌택의 땅은 동황 북쪽의 북해에 있으며 해외에 고립된 구역이었다.그들은 북해의 만족과 함께 북해 구역을 다스렸다.소문에 따르면, 뇌택의 땅에 있는 요족은 한때 창란 세계를 지배했던 패자(覇者)였는데 원고시대에 수많은 요족이 온 창란 세계를 통치했다고 한다.그때 인간은 미개했고 방금 야만적인 생활을 마쳤다. 연약한 인족(人族)은 강한 요족과 마주하면 당연히 저항할 힘도 없어서 요족의 먹이로 될 수밖에 없었다.후에 수련하는 인간이 많아졌고 점점 많은 인간이 수련을 통해 강대한 전투력을 가지게 되었다. 인족과 요족은 수차례의 대전을 진행하여 창란 세계는 쑥대밭으로 되었다.결국 기고만장했던 요족의 수가 급감했고 환경이 험악한 북해 경내에 있는 뇌택의 땅으로 물러가게 되었다.현재 창란 세계에서 요족 수사가 가장 적었는데 심지어 마문의 제자들보다 적었다.마문은 그래도 두 성지가 있고 건주, 나주 등 구역을 가지고 있으며 수많은 후손을 양성했다.이태호는 머릿속에 있는 요족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돌이켜 보면서 미간이 점점 좁아졌다.솔직히 말해서 여경구가 그들의 추격을 받은 것은 그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두 사람은 모두 태일종 출신의 동문 수사이지만 그가 모른 척하고 강 건너 불구경해도 상관이 없었다.그러나 북두 성역에 들어온 후 이태호는 기타 구역의 천교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지금 옆에 채유정 한 사람만 있어서 기세가 다소 약했다.반대로 중주, 동황 등 지역에서 온 대세력의 천교들은 많은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이런 생각에 이태호는 순식간에 결정을 내렸다.‘그래. 독불장군이 되면 홀로 기연을 차
이때, 이태호는 별하늘에서 가장 눈에 띈 한 줄기의 별빛을 포착했는데 바로 자기의 앞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거기서 발산한 빽빽한 별빛이 지극히 밝았다.특히 중심부에 있는 7개 별은 태양처럼 강렬하고 뜨거운 빛으로 주변 수만 리의 구역을 비추었다.무시무시한 구천강풍과 공간 난류도 그것의 눈부신 빛을 막을 수 없었다.이태호는 이곳이 바로 북두 성역의 중심, 북두칠성(北斗七星)이라는 것을 알았다.이 7개의 큰 별은 북두 성역에서 가장 유명한 별이었다. 그것이 발산한 별빛으로 인해 북두 성역에 성신신철과 같은 특수한 천재지보가 많이 생겼다.성공 전장이 열릴 때마다, 북두 성역은 많은 천교가 쟁탈전을 벌이는 주요 지점이었다.이렇게 많은 허공 틈새에서 시공의 도운을 깨달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귀한 성신신철을 얻을 수 있다. 운이 정말 좋으면 성황급 대능력자도 갖고 싶은 선금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흥분한 기색이 역력한 이태호는 다소 지쳐 보이는 채유정을 보자, 그제야 상대방의 상처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그래서 그는 다정하게 말했다.“채 도우, 우리 이미 북두 성역에 도착했어요. 잠시 좀 쉬세요.”어차피 지금 북두 성역에 도착했으니 급히 기연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이에 채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이 도우, 감사합니다.”그러고 나서 두 사람은 급히 북두 성역의 중심 구역으로 날아가서 근처에 있는 큰 별에 잠시 머물려고 하였다.그러나 두 사람이 막 날아가다가 계속 주변의 환경을 주시하고 있던 이태호는 갑자기 근처에서 전해온 치열한 전투의 여파를 느꼈다.그와 채유정의 몸이 즉시 굳어졌고 몰래 체내에 있는 천지의 영기를 운행하면서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는 곧 칼집에서 나올 신검(神劍)처럼 온몸에 수많은 날카로운 검의를 담았다.이태호는 신식을 방출해서 전투 여파가 전해온 곳을 탐사하였다.그는 신식을 통해 백여 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전투를 구경하였다.어느 한 큰 별 옆에 몸집이 산처럼 웅장하고 가죽이 검은 갑옷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