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네가 날 구해줬네!”한소은은 리사의 말을 듣고 있으면 웃음이 났다.하지만 어찌 됐든 그녀는 좋은 마음에서 그런 거였다. 리사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별말씀을! 넌 나한테 향주머니 만드는 법만 알려주면 돼. 나 너무 마음에 들어, 네가 준 걸 보고 직접 만들어 보려고 해도 잘 못 만들겠더라고.” "네 아버지가 최고의 조향사인데 아버지가 만든 향수 중에서 네가 좋아하는 향이 없는 거야?”한소은은 생각을 하더니 이내 물었다. "있긴 한데, 향수는 네가 준 향주머니 하고는 달라. 그건 내가 가지고 다니면 향이 오래가면서 잘 때도 침대 머리맡에 놔둘 수 있어서 너무 좋더라고, 마음에 안정감도 주고 말이야. 소은아, 너 설마 안에 무슨 사람을 홀리는 약이라도 넣은 건 아니겠지? 나 정말 네가 준 향 주머니가 너무 마음에 들어!” "하하, 약이라도 넣었다면 네 아버지가 단번에 분별할 수 있었겠지!”한소은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윌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볼 필요 없어, 우리 아빠는 얼굴을 보러 온 거야, 중요한 손님을 만나러 갔어.”한소은이 뭘 보려는지 아는 듯 리사가 대답했다. "응, 우리 여기 있는 사람들은 가장 평범한 손님들이지.”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도 사실 윌의 말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인생은 원래 불공평한 것이고, 차별이 있는 것도 당연하지만 그녀는 주최 측의 냉대에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이었다. 중요한 손님은 특별히 모셔야 하지만 평범한 손님들은 주최 측에서 초대를 했더라도 아예 신경도 쓰지 않는다면 애초부터 부를 필요가 없지 않은가. 그러자 리사는 고개를 젖히고 웃기 시작했다."방금 너랑 아빠가 대화하는 걸 나도 들었어, 정말 존경해!” "존경한다고?” "응! 내가 이때까지 살면서 감히 누군가 우리 아빠한테 이렇게 말하는 걸 본 적이 없거든. 방금 아빠 얼굴이 완전 파랗게 질린 걸 봤는데, 정말 웃기더라. 하하하……” 한소은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며 말했다."네가 이렇게 말하면
"넌……”리사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고, 강시유는 오랜 친구처럼 웃으며 어깨를 툭툭 쳤다.“야, 너무 기억력이 안 좋은 거 아니니? 나 강시유잖아!” “……”한소은과 리사 두 사람 모두 말이 없었다. 그 당시 강시유와 리사는 친분이 없었고, 확실히 말하자면 그녀의 대학 친구들은 대부분 남자들이었으며 여학생들은 이익을 따지며 사귀었고 가치가 없으면 말도 섞지 않았다. 그때는 사회 경험이 별로 없어서 강시유가 이토록 험악한지 몰랐고, 강시유가 먼저 다가가 호의를 표하자 그녀가 천성적으로 이렇게 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며 진심으로 그녀를 친구로 여겼는데, 그녀는 일찍이 차근차근 계획을 짜고 있던 것이었다.지금은 아마 리사가 윌의 딸인 걸 보고 일부러 친한 척을 하는 듯했다. 그녀가 대답하지 않자 강시유는 다소 어색했지만 주눅이 들지 않고 다시 한소은에게 시선을 돌렸다.“너 잊었어? 예전에 나랑 소은이랑 같은 기숙사였잖아. 우리 종종 같이 밥도 먹고 했는데, 교문 앞에 있는 식당 기억 안 나?” 먹는 얘기가 나오자 리사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교문 앞에 있는 식당 요리가 진짜 맛있었는데, 나 돌아온 이후로 계속 못 먹었잖아. 식당 얘기를 하니까 군침이 다 나네. 그 식당 아직도 있어?”강시유는 순조롭게 화제를 돌리며 그녀의 가장자리에 앉았다.“응, 있지. 사장님이 나이가 드셔서 아들한테 장사를 맡겼는데 맛은 똑같아. 언제 기회가 되면 내가 쏠게!” “정말이야?”리사는 매우 흥분한 듯했다.“나 지금이라도 당장 날아가서 먹고 싶어!” “하하, 그럼 같이 돌아가자! 안 간지 엄청 오래됐지, 소성도 많이 변했어. 네가 오면 여기저기 구경시켜 줄게, 그 식당 말고도 맛있는 게 많으니까 천천히 둘러보면서 같이 먹자.” 강시유는 말하면서 한소은의 안색을 살폈고, 그녀는 꽤 의기양양했다.어린 소녀와 관계를 맺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관심을 끌면 그만이었다.어쩌면 리사가 그녀에게 가장
옆에 있던 강시유는 바쁘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찾아 카톡을 열고는 말했다.“그래, 그래, 카톡을 추가해 놓으면 연락하기 편하지.” 하지만 그녀가 리사를 추가하기도 전에 그녀는 자신의 휴대폰을 가져가면서 말했다.“난 이제 돌아가야겠어, 아빠가 날 찾을 거야. 우리 다시 연락하자!”“리사, 난 아직……”강시유는 황급히 일어섰지만, 리사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손만 흔들며 한소은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다른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갔다.강시유는 리사가 멀어지는 것을 보며 휴대폰를 꽉 움켜쥐었고, 휴대폰을 망가뜨리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 "아무나 네 디딤돌이 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한소은이 냉담하게 말했다. "내가 디딤돌을 밟을 수 있는 것도 내 능력이야. 한소은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 거지? 네가 거물급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거야? 너도 나처럼 관계를 이용하고 있는 셈인데 나랑 무슨 차이가 있다고 고상한 척을 해!” 리사에게 철저히 무시당하자 강시유는 부끄러워 한소은에게 화풀이를 했다.그녀는 자신이 이번에 운이 없었기에 리사의 차를 타지 못한 것뿐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괜찮았다, 상대방은 그저 어린 소녀에 불과했고 그녀는 자신의 최종 목적이 아니었기에 그녀가 자신의 디딤돌이 되지 못한다면 가장 직접적인 것을 찾으면 됐다. "마음이 검은 사람은 전 세계 사람들이 그 사람만큼 마음이 검다고 생각을 하지.”한소은은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너 거울은 본 적 있니?”“너……”강시유가 그녀를 향해 욕을 하려고 하기도 전에 한소은은 그녀의 비서와 함께 회장을 떠났다. 한참을 곁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로젠은 느릿느릿 다가와 말을 꺼냈다."당신이 정말 좋은 배를 탈 수 있는 줄 알았는데요.”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며 강시유가 말했다."뭐가 그렇게 급해요! 서두르면 꼭 일을 그르치는 법이라고요.” "당신이 그렇게 서두르지 않다가 결국 이도 저도 아니게 될까 봐서 그러죠!” 로젠은 조금도 숨김없이 그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인경은 계속 잔소리를 했다. "조향사님, 오늘 비록 별일 없이 그냥 넘어갔지만 저는 반드시 조향사님께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오늘 조향사님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습니다. 조향사님의 일시적인 충동 때문에 회사의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될 뻔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한소은은 그녀가 잔소리가 많은 것을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잔소리가 많은 줄은 몰랐으며 그녀를 향해 웃었다. "그렇게 심각해요?"그녀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인경은 더욱 진지해졌다. "조향사님, 왜 아직도 웃음이 나올 수 있으신지 모르겠네요. 큰일 나지 않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마침 조향사님이 윌 씨의 따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예요. 만약 조향사님이 모른다면요? 만약 윌 씨의 따님이 나타나지 않았거나, 또 만약 그분 따님이 조향사님이 자기 친구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했으면요?""우리는 남의 구역에서 손님은 주인이 하자는 대로 따르는 법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주최 측이 미흡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사후에 상대방에게 의견을 제기할 수 있잖아요. 대놓고 남을 비난하는 게 아니고요. 만약 상대방이 이것 때문에 우리의 참가 자격을 취소한다면….""상대방은 우리를 자격 있는 참가자 명단에 아예 넣지도 않았어요!"그녀의 잔소리를 견디지 못해 한소은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인경 씨가 만약이 너무 많아요.”"저…"갑자기 디스 당하고 인경은 어리둥절해서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인 비서, 당신이 회사의 입장에서 염려한 것이고 확실히 좋은 마음이라는 것을 나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은 못 알아보겠어요? 여기에서 우리나라 사람과 다른 작은 나라 사람들을 안중에 두지도 않아요. 우리가 이 대회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사실 다들 신경 쓰지도 않아요. 당신이 믿거나 말거나, 내가 이번 대회에서 상을 받더라도, 그 사람들은 내가 뒷거래를 해서 받았다고 말할 거예요.”원래 상대방이 우리에 대한 차별이 심했고, 게다가 지금 모든 사람들이 그녀와 윌
하지만 몸을 뒤집고 생각하다가 참지 못하고 채팅 화면을 열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설마 여자가 그렇게까지 조신해야 하는가? 그녀가 적극적이고 그 사람이 보고 싶은데 어때서!"나 도착했어!"그녀는 재빠르게 다섯 글자를 입력하고 발송을 눌렀으며 자신에게 망설이고 후회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하지만 이 다섯 글자가 발송된 후 마치 바다에 가라앉은 듯 아무런 답장도 없었고, 대충 이모티콘으로 답장도 하지 않아 순간적으로 기분이 다운되었다.그 다섯 글자를 지켜보고 있으니 창피했다. 그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보냈는데 그의 반응도 너무 평범해서 정말 창피했다!문자를 철회하려고 했지만 이미 시간이 지나 철회할 수 없었다. 아씨!그녀가 우울해하고 있을 때, 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고 위에 김서진의 이름이 깜박이는 것을 보고 좋아서 날뛰며 곧 수신 버튼을 누르고 싶었다.그런데 터치하려는 순간, 억지로 브레이크를 밟았다.안 돼, 안 돼, 안 돼! 이렇게 빨리 받으면 자기가 그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3초 동안 멈췄다가 그녀가 자리에 없다고 생각해서 아예 끊어버릴까 봐 그녀는 결국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그녀는 끝소리를 길게 끌어서 듣기가 좀 나른했다."7시간 28분."그가 말했다."뭐가?"한소은은 눈을 깜박이며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자기 7시간 28분 늦었어."김서진이 마치 시간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비행기 시간으로는 7시간 28분 전에 벌써 도착했는데, 한 시간 반 길에서 보내는 시간과 휴식 시간을 빼도 다섯 시간이나 늦었어."한소은: "… 그럼 자기도 7시간 28분이나 늦은 거네! 아니! 일곱 시간 반이야!"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분명 그는 그녀의 비행기 시간을 알고 있었고, 충분히 먼저 그녀에게 전화를 하거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었는데, 이제 와서 감히 그녀가 늦었다고 탓하고 있다."미안해. 회의 중이었어."콧대를 주무르고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하루 종일 회의하고 중간에 이것저것 하느라 정말 바빴으며 이
"자기 캐리어 중간 포켓에 비밀번호가 없는 블랙 골드 카드가 있어. 가져가 써."뜻밖에도 그는 이렇게 말했다.한소은은 깜짝 놀라 침대에서 일어나 캐리어를 뒤졌다. 과연 그가 말한 곳에서 블랙 골드 카드를찾았는데 검은색 바탕에 황금색 실이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것을 보니 일반 카드가 아니었다."자기 언제 넣었어?"그녀는 알 수가 없었다."언제 넣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부족하지 않으면 돼."그는 잠시 멈추었다가 말했다.”밖에 나가 있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가장 중요해. 내가 곁에 없으니 자기 몸을 잘 챙겨야 하는 거 잊지 말고.'”이 말에 한소은은 매우 감동받아 마음이 마치 제대로 마사지 받은 듯 아주 편안했다.어릴 때부터 그녀가 받은 교육, 그리고 배운 것은 자립하는 법, 자신을 챙기는 법이었다. 하지만 지금 한 사람이 자기를 걱정해주며 자기가 잘 먹고 잘 자고 있는지, 자기가 먹고 자는 일이 그의 눈에는 모두 하늘 같이 크고 중요한 일이 된 것 같다."알았어. 자기도."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살살 말하며 목소리가 많이 부드러워졌다.김서진은 입꼬리가 올라가며 무언가 생각이 났다. "참, 이번에 주최측에서 윌 씨를 초대했다고 들었는데 그 사람 좀 까다로워. 만약 마주치게 되면 가급적 정면충돌을 피하는 게 좋아."“......”그녀의 속시원한 대답도 기다리지 못하고 김서진은 불안해서 떠보았다. "설마 벌써 만났어?""응."그녀는 가볍게 대답하고 오늘 있었던 일을 아예 다 쏟아냈다.그녀가 말을 다 하자 이번에는 김서진이 침묵할 차례였다."내가 어이없어 보여?"원래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방관자로서 모든 일을 한 번 설명하고 나니 오자마자 이렇게 중요한 인물에게 밉보였으니 그녀도 자신에게 매우 어이가 없었다.그런데 어이가 없는 건 어이가 없는 거고 되돌릴 수 있어도 자신은 똑 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녀는 다른 건 참을 수 있지만, 우리 나라 조향사를 대놓고 무시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꼭 그렇
그녀는 친구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닌데 하필 여기서 친구를 만나다니, 그것도 이렇게 중요한 신분을 가진 친구를, 그녀 자신도 놀랍다고 생각했다"그러니까 이것도 무심코 꽂은 버들이 녹음을 이룬 셈이니 자기가 인복이 있는 사람이야."어쨌든 그는 안심했다. 적어도 이런 관계가 있으니 윌이 그녀를 너무 심하게 괴롭히지는 않을 것같다."복이라고! 나 지금 진퇴양난에 처해 있어. 이번 품평대회에서 내가 이기든 말든 나에게 좋은 일이 아니야."비명을 지르고 그녀는 침대에 벌렁 드러누워 천장을 보며 중얼거렸다."두려워?"김서진은 의자를 돌려 한쪽 면의 통유리창을 마주하고, 밖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도시 야경이다. 깊은 밤이 다가오는데도 그는 집에 갈 마음이 없었다. 집에 돌아가면 텅 비고 그녀의 모습도 보이지 않아 이 사무실에 남아서 책상 위에 널려 있는 일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두려울 게 뭐가 있어. 더 나쁜 일도 겪어봤는데! 입이 다른 사람에게 달려 있는데 그들이 뭐라고 말하든 내가 어떻게 통제를 해. 나는 내가 해야 할 일만 잘하면 돼!"그녀는 입으로는 불평하지만, 사실 속으로는 이미 마음을 정했다.지금 상황이 이렇다. 그녀는 여태껏 어려움에 처해도 물러설 사람이 아니었으며 설마 다른 사람의 손가락질이 두려워서 기권하거나 일부러 대회에서 지겠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잘 하면 되지. 그녀가 조향을 배워 이 바닥에 뛰어든 것은 좋아하기 때문이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려고 한 것이 아니다.만약 이런 일에 신경 쓴다면, 이미 노형원과 강시유가 손을 잡고 그녀에게 뒤집어 씌울 때 이미 화가 나서 죽었을 것이다.그녀의 말에 김서진은 웃었다. "마음 놓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 항상 내가 있어."이 간단한 한마디가 가장 큰 격려와 응원이라고 할 수 있으며 한소은은 매우 위로가 되었다. 어쨌든 항상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그녀는 혼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혼자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한소은은 처
그녀는 손가락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알았어. 오빠 말대로 닫지 않을 게."그녀는 다시 책상 앞으로 돌아와 방금 내려놓은 가방을 풀었는데, 안에는 커다란 보온 도시락이 있었다. "오빠가 일을 시작하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걸 알아. 또 밥을 안 먹었지?"그의 앞에 있는 커피를 흘겨보고는 바로 커피잔을 들고 가서 쏟아버렸다.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커피만 자꾸 마시면 위에 안 좋아. 오빠는 자기 몸을 챙길 줄 모르네!"그러면서 도시락을 열었는데 안에 따뜻한 음식이 들어 있었고 색깔도 예쁘고 냄새도 너무 매력적이었다.“내가 특별히 오빠가 제일 좋아하는 탕수육, 닭고기 야채볶음을 만들었어. 얼른 먹어봐.”아주 열정적으로 젓가락과 숟가락을 그의 앞에 놓고 두 손으로 볼을 받치고 숭배하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김서진은 그녀를 흘끗 쳐다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만든 거야?""맞아. 빨리 내 요리 솜씨가 어떻는지 먹어봐."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면서 그에게 먹으라고 재촉했다."네가 만든 거라고?"그는 다시 한번 물었지만, 질문하는 말투가 아니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 눈빛이 냉담하고 투명하여 마치 그녀의 모든 생각을 한눈에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허우연은 입을 삐죽 내밀고 똑바로 서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래. 내가 운상루에서 포장해 왔어. 비행기에서 내린 지 얼마 안 됐고 시차적응도 잘 안 돼서 피곤해 죽겠어. 내가 요리하는 거 좋아해도 장을 볼 시간이 없었단 말이야!""내가 직접 하라고 말한 적이 없어."그는 도시락 뚜껑을 덮고 옆으로 놓았다. "그렇게 피곤하면 나한테 오는 게 아니라 집에 가서 푹 쉬어야지.""오빠 보고 싶었단 말이야!”도시락을 한쪽에 놓고 한 입도 먹지 않는 모습을 보며 허우연은 화가 났다."내가 직접 만든 게 아니지만 내가 직접 가서 사온 거잖아! 그냥 한 입만 먹어줘. 오빠가 이 집 음식을 제일 좋아하잖아?""배 안 고파."그는 담담하게 말했다."시간이 늦었으니 서한 보고 데려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