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없었어. 그냥 모든 것이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만 하셨어. 솔직히 중요한 말씀을 하신 것 같진 않았어. 아마도 그곳에 감시 카메라가 있었고, 대화가 들릴까 봐 말을 아끼신 것 같아.” 원철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어르신은 이미 하실 말씀을 다 하신 거야.”서진은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다 말씀하셨다고?”임상언과 원철수는 거의 동시에 물었다. 그들은 어르신이 어떤 중요한 말을 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어르신께서 말씀하셨잖아.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자연히 나타날 거라고. 그 사람이 누구겠어?” 서진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이건 무슨 수수께끼라도 내는 건가?’ “그리고 왜 우리가 해결할 수 없다고 하셨겠어? 대사관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선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었잖아. 그런데 왜 갑자기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셨을까?” 서진이 다시 물었다. 이번에도 두 사람은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저었다. “어르신은 중요한 정보를 알게 되신 거야.” “무슨 정보?”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어르신은 이제 이 모든 일의 배후가 대사관도, 프레드도 아니라는 사실을 아신 거지. 바로 여왕이 모든 것을 조종하고 있다는 걸 말이야.” “그건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 원철수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우리는 알고 있지만, 어르신은 우리가 그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하셨을지도 몰라. 어르신 입장에서는 여왕이 이 모든 사건의 배후라는 걸 알고 나니,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판단하신 거지.” 서진은 차분하게 설명했다. “동시에 어르신은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해결할 누군가가 있다고도 말씀하셨잖아.” “그게 누구지?” “진정기 부장님이거나, 아니면 국가일 거야.” 서진은 잠시 생각하듯 말을 멈춘 뒤, 덧붙였다. “사
“여왕이 프레드를 자기의 실험 대상으로 삼으려고 했다고?”원철수가 말을 하자마자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불가능해. 내가 실험실에 있을 때 R10에 대해 어느 정도 들었어. 그 실험이 아직 테스트되지 않은 이유는 수용체에 대한 조건이 너무 까다롭기 때문이야.” 적합한 수용체를 찾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마치 장기 이식을 할 때 신체 조건이 완벽하게 일치해야 이식이 가능하듯이, 이 실험도 맞는 조건을 가진 수용체가 필요하다. 심지어 조건이 맞는다 하더라도, 여전히 다양한 거부 반응이 발생할 수 있어다. 그래서 설령 여왕이 프레드를 대상으로 삼고 싶어도, 그에게 맞는 적합한 수용체를 찾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너는 그게 없다고 생각해?” 서진이 반문하자 원철수는 순간 멍해졌다. “뭐라고?” 임상언도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수용체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프레드 자신이 직접 찾아낸 거야.” 서진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프레드에게 적합한 수용체가 없었다면, 여왕을 자신의 실험 대상으로 삼으려는 생각을 하겠어?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미 다 준비해 놨겠지.” 이제야 두 사람은 프레드가 이미 오래전부터 철저히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이전에 미궁에 빠져 중요한 점을 놓쳤지만, 이제 서진의 말을 통해 그 퍼즐이 맞춰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제 여왕이 모든 걸 장악한 상태에서 상황이 뒤바뀐 거네. 여왕이 프레드를 실험 대상으로 먼저 삼고, 그 결과를 보고 자신에게 적용하려는 거군.’ 임상언은 잠시 생각한 후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서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아. 그래서 소은은 당분간 안전한 거야.” “그나마 다행이네.”임상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서 둘째 할아버지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신 거구나. 아직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는 뜻이었어.” “아니, 우리에겐 시간이 없어.” 하지만 서진은 뜻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나도 이게 거짓말이었으면 좋겠어...” 서진은 말을 삼키며,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듯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이미 충분히 명확했으니까. 정보가 정확하지 않았다면, 그는 결코 이런 중대한 사실을 임상언에게 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야 왜 놈들이 내 아들을 놓아주지 않았는지 알았어. 왜 내가 아무리 찾아도 임남의 행방을 알 수 없었는지도 이제야 분명해졌어. 놈들은 애초에 내 아들을 풀어줄 생각이 없었어. 협박? 투자? 전부 거짓말이었어!” 임상언의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겉으로는 차분한 듯했지만, 떨림이 가득했다.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 누구라도 흔들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원철수는 비록 자식이 없었지만,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이 고통을 겪는 것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을 겪는 모습을 보는 것이 훨씬 더 아픈 법이다. 더군다나 그 대상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라면, 이제 막 인생을 시작한 아이라면 그 아픔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정말 미친 놈들이네!” 원철수는 주먹을 꽉 쥐고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며 분노를 터뜨렸다. “그래서 지금 소은은 당분간 안전하지만, 임남은 시간이 없다는 거지?” 임상언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침착하게 물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기에 이제는 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소식은 그를 무너뜨렸다. “그래, 맞아.” 서진은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었다. 그 잔인한 진실을 피할 수는 없었다. 서진도 과거 소은과 관련된 일에서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결국 받아들여야 했다. 이번에는 임상언이 같은 상황에 처해 있었다. 서진은 차분하게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봐. 임남이 필요하다는 건, 그 아이가 바로 그곳에 있다는 뜻이야.” 이 말은 거의 사라져가던 희망을 다시 붙잡는 것 같았다. 임상언은 갑자기 고개를
“하지만 실험이 시작되면 모든 게 늦어질 거야!”임상언은 이를 악물며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그의 마음속에는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절박함이 가득했다. 만약 실험이 시작되면, 그는 아들을 구할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절망감이 밀려왔다. 차가운 실험대 위에 누운 어린 몸이 기계적인 실험 대상이 되는 상상을 하니, 그의 가슴은 찢어질 듯이 아팠다. 어린아이에게 이미 너무 많은 고통이 가해졌고, 이제 더 큰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현실을 그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직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아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겪었을지 생각하니, 그의 눈가가 뜨거워졌다. 임상언은 어떻게든 이 상황을 피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간다고 해서, 네 아들을 구할 수 있겠어?” 서진이 차분히 물었다. 임상언은 더 이상 그런 이성적인 질문에 대답할 상태가 아니었다. 그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그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었다. “난 상관없어. 내가 죽더라도, 내 아들을 구하러 갈 거야!” “좋아, 그럼 가! 가버려” 서진은 더 이상 그를 막지 않았다. 오히려 탁자를 세게 내리치며 소리쳤다. “원철수, 놔줘! 그냥 가게 놔둬!” “김서진, 진정해!” 원철수는 당황했다. 두 사람의 말다툼이 점점 격해졌고, 그는 그 사이에서 어떻게든 상황을 진정시키려 애를 썼다. 임상언을 붙잡은 손은 놓지 않았지만, 서진을 설득하려 하느라 진이 빠졌다. “난 침착해. 임상언이 가고 싶다면 막을 필요 없어. 놔둬!” 서진은 차가운 눈으로 임상언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미 모든 말을 다 했어. 임상언이 정말 가고 싶다면,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어. 네가 지금은 그를 붙잡고 있겠지만, 계속 붙잡고 있을 수 있겠어?” “놔둬. 가게 해!”서진은 다시 한번 강한 어조로 말했다. “대사관 경비가 얼마나 삼엄한지 너도 봤잖아. 게다가 프레드와 여왕, 그들 둘이 어떤 존재인지 잘 알고 있지 않나.
어두운 지하실은 습기차고, 햇빛이 전혀 들지 않아 문을 열자마자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문이 열리면서 휠체어가 천천히 굴러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를 듣자, 안에 있던 사람이 고개를 살짝 들어 앞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왕 폐하, 드디어 저를 보러 오셨군요.” 프레드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지만, 그 미소는 어색하고 초라했다. 한때 모든 것을 누리던 공작이 이제는 이렇게까지 몰락한 모습으로 여왕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휠체어가 멈추자, 여왕은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수십 년간 자신의 곁을 지켰던 프레드를 여왕은 침묵 속에서 지켜보았다. “프레드, 후회하나?” 여왕은 담담하게 물었다. “후회요? 무엇을 후회한단 말입니까? 실험을 좀 더 빨리 시작하지 않은 걸? 아니면 망설이며 너무 많은 생각을 한 걸? 아니면 당신이 처음부터 나를 의심하고 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늦게 알아챈 걸?” 프레드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승자는 왕이 되고, 패자는 쓸모없는 존재가 되는 것뿐이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여왕은 한동안 깊은 침묵에 빠졌다. 프레드의 말에는 후회의 흔적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그 말은 그의 결정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날 배신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는 거군.” 여왕은 그가 자신의 배신에 대해 반성할 것이라 기대했었다. 그래도 몇 년을 함께한 신하였으니, 조금이나마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후회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프레드의 태도는 여왕의 기대를 완전히 산산조각 냈다. 프레드는 몸을 살짝 일으키며 흐트러진 옷깃을 고쳐 잡았다. 그의 모습은 초라했지만, 자존심만큼은 여전히 굽히지 않고 있었다. “저의 사랑하는 여왕 폐하, 저는 한 번도 당신을 배신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후회할 일도 없죠.” “네가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고?” 여왕은 순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물론입니다. 제가 한 모든 일은 여왕 폐하의 명령에
한밤중, 한소은은 깨어났을 때 머리가 아프고 입이 말랐다.오늘 저녁 그녀는 매우 기뻤다, 오랫동안 만들었던 향수 “첫사랑”을 드디어 성공했고, 내일 밤이면 대회에서 상을 받은 뒤 노형원과의 결혼이 일사천리로 준비될 것이다.대학에서부터 지금까지, 그들은 5년 동안 연애를 했다.자신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향수 연구에 몰두했으며, 노형원을 도와 회사를 키우고 성공하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술을 몇 잔 들이켰다.그녀는 눈을 비비며 물을 마시려고 일어나자, 옆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작은 아파트에는 그녀 혼자 세 들어 살고 있었고, 노형원은 가끔 와서 머물렀지만 항상 옆방에서 잤다.그 소리를 듣자 한소은은 그가 몸이 불편한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하지만, 조금 더 가까이서 듣자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형원아, 우리 이러면 한소은이에게 들리지 않을까?”남자의 목소리는 선명하진 않았지만, 그녀는 노형원의 목소리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순간 그녀는 온몸이 오싹해졌다, 몇 년 동안 향수 연구 때문에 불면증을 앓아 약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그녀는 이미 수면제에 면역이 생겼다.“내일 신제품이 상을 받으면 내가 바로 고급 조향사가 되니까 이 업계서 자를 잡을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되면 투자도 많아져서 네가 고를 수 있겠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집해도 상관없는데 한소은 한 명이 무슨 상관이야?”문 앞에 서 있던 한소은은 주먹을 꽉 쥐었고, 그녀는 그것이 강시유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의 대학 친구와 약혼자와의 관계가 수상하다는 소문은 이미 돌고 있었지만, 집요하게 그를 믿었고 현실은 그녀에게 비수를 꽂았다.“내 회사까지도 네 이름을 썼어, 내가 널 얼마나…..사랑하는지 알지? 한소은은 널 위한 발판일 뿐이야. 신예 대회에서 너만 아니었으면 내가 한소은의 레시피에 손을 댔을까?”“너 그 애 이름 부르지 마. 빨리 말해, 날 사랑하는 거야 그 애를 사랑하는 거야?”강시유의 목소리는 원래도 부드러웠지만, 그녀는 버터를 바른 듯
이런 사람을 상대하려면 역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고, 한소은은 곧바로 본론에 들어갔다.“저는 귀사도 오늘 밤 이번 분기의 향수 콘테스트에 참가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는 새로 개발한 향수를 가지고 있고, 환아의 팀에 합류하고 싶습니다.”“환아는 이미 출전작을 선정했어요.”김서진은 침착하게 대답했다.물론 그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출품작은 한 가지로 제한되어 있지 않아요, 저는 그냥 제 향수를 한 가지 더 넣고 싶은 거지 결코 대체……”“내가 당신 뭘 믿고?”김서진은 그녀의 말을 자르며 직설적으로 물었다.그러자 한소은은 재빨리 가방을 열어 안에서 자료 한 더미를 꺼내며 말했다.“이건 제 향수인 첫사랑에 대한 데이터와 레시피입니다, 제 진심을 대신할 수 있어요. 품질이라면……”“3년 전 대표님께서는 제 능력을 알아보시고 저에게 제의를 하셨었죠. 그리고 사실, 오늘도 샘플을 갖고 왔습니다.“샘플이라고요?”그녀가 말을 하자 그는 표정이 다소 변한 듯했고, 미간이 흔들리는 것이 흥미르를 느끼는 것 같았다.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곧장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은은하고 달콤한 향기가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풍겨져왔고, 그 향은 향기로우며 강렬하진 않았다.김서진은 눈앞의 그 손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하얗고 가늘었으며 손가락 마디가 분명했다.달콤한 냄새가 코끝을 감돌며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었다.“첫사랑은 적어도 3위 안에 든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이건 환아아게도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겠죠.”말을 마친 그녀는 자연스럽게 손을 뗐지만, 순간 김서진에게 다시 붙들렸다.그녀의 손목을 잡고 있는 김서진의 힘의 세기는 딱 알맞았고, 그녀는 벗어날 수 없었지만 불편함도 느끼지 않았다.“환아가 이런 금상첨화를 신경 쓸 것 같나요?”“이건 그냥 첫 선물일 뿐인데, 대표님께서 성에 안 차시는 거면 앞으로 2년 동안 제가 만든 향수의 저작권을 모두 환아에 귀속시키는 제안은 어떠신가요?”그녀는 김서진이 흔쾌히 승낙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은
한소은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발밑을 보았고, 다시 평온하고 고개를 들고 말했다.“무슨 일이야?”“첫사랑 자료는? 실험실을 샅샅이 뒤졌는데도 안 나왔어.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기나 해? 실험실에 가만히 있지 않고 뭘 그렇게 싸돌아다니고 있는 거야?”노형원도 그녀의 시선에 따라 발에 얇게 상처가 난 것을 보았고, 순간 죄책감이 들었지만 오늘 밤 콘테스트에 대한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상기시켰다.“신제품 전시랑 콘테스트는 저녁에 시작하는 거 아닌가? 난 시간이 남는다고 생각해서 입을 옷을 사러 갔다 왔어.”노형원이 입을 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강시유가 웃으며 말했다.“왜, 네가 참석이라도 하게?”“하면 안 되는 거야?”그녀는 옛 친구에게 시선을 돌려 되물었다.“안 되는 게 아니라, 네가 힘들까 봐 걱정돼서 그러는 거지. 게다가 이런 행사엔 원래 참석을 안 했잖아.”“그래, 넌 단 한 번도 이런 명리를 탐하는 장소는 좋아하지 않았잖아. 그냥 안심하고 집에서 우리가 좋은 소식을 가져오기만을 기다리면 돼. 그래서, 자료는 어디 있지?”노형원은 그녀를 향해 다가온 뒤 어깨를 두드리려고 손을 뻗었지만 한소은은 교묘하게 옆으로 피했다.노형원의 손가락이 굳어졌고, 이어서 그녀는 크라프트지 봉투를 꺼냈다.“자료는 다 있는 거지?”그는 봉투를 받아들자 마음이 놓이지 않아 봉투를 열어 보았고, 자세히 살펴보다가 다시 강시유에게 건넸다.그들의 행동은 매우 자연스러웠으며, 강시유는 자료를 받아 대충 몇 번 훑어보고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그녀가 향수를 만드는 것을 전혀 모르는 건 아니지만, 한소은의 재능에는 발끝도 미치지 못했다.게다가 노형원과 결탁한 후, 후천적인 노력을 더욱 포기하며 몇 년 동안 그녀는 관련 지식을 거의 다 잊어버렸다.그녀는 그저 한소은의 세운 공로에 숟가락만 계속 얹고 있었던 것이다.자료 더미를 쥐고 있자니, 그녀는 이미 대회 트로피가 그녀의 품에 안겨 있다고 생각했다.“샘플은?”강시유가 물었다.“출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