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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8화

어두운 지하실은 습기차고, 햇빛이 전혀 들지 않아 문을 열자마자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문이 열리면서 휠체어가 천천히 굴러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를 듣자, 안에 있던 사람이 고개를 살짝 들어 앞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왕 폐하, 드디어 저를 보러 오셨군요.”

프레드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지만, 그 미소는 어색하고 초라했다. 한때 모든 것을 누리던 공작이 이제는 이렇게까지 몰락한 모습으로 여왕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휠체어가 멈추자, 여왕은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수십 년간 자신의 곁을 지켰던 프레드를 여왕은 침묵 속에서 지켜보았다.

“프레드, 후회하나?”

여왕은 담담하게 물었다.

“후회요? 무엇을 후회한단 말입니까? 실험을 좀 더 빨리 시작하지 않은 걸? 아니면 망설이며 너무 많은 생각을 한 걸? 아니면 당신이 처음부터 나를 의심하고 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늦게 알아챈 걸?”

프레드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승자는 왕이 되고, 패자는 쓸모없는 존재가 되는 것뿐이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여왕은 한동안 깊은 침묵에 빠졌다. 프레드의 말에는 후회의 흔적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그 말은 그의 결정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날 배신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는 거군.”

여왕은 그가 자신의 배신에 대해 반성할 것이라 기대했었다. 그래도 몇 년을 함께한 신하였으니, 조금이나마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후회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프레드의 태도는 여왕의 기대를 완전히 산산조각 냈다.

프레드는 몸을 살짝 일으키며 흐트러진 옷깃을 고쳐 잡았다. 그의 모습은 초라했지만, 자존심만큼은 여전히 굽히지 않고 있었다.

“저의 사랑하는 여왕 폐하, 저는 한 번도 당신을 배신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후회할 일도 없죠.”

“네가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고?”

여왕은 순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물론입니다. 제가 한 모든 일은 여왕 폐하의 명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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