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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5화

원래 로사의 뺨을 어루만지던 여왕의 손이 서서히 내려갔고, 그녀의 표정은 차가워졌다.

“결국, 넌 이 실험을 포기하게 하려는 거구나.”

여왕의 목소리에는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다. 로사는 깊은 숨을 내쉬며 조용히 말했다.

“저는 어머니가 스스로를 놓아주셨으면 해요.”

로사는 여왕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그녀는 손을 피했다. 여왕은 그의 손길을 거부하며 고개를 돌렸다.

“난 피곤하다. 너도 돌아가서 쉬어라.”

여왕의 단호한 태도에 로사는 다시 한번 어머니를 불렀지만, 이번에는 그녀의 마음을 흔들지 못했다.

“릭!”

문밖에 대기하던 릭이 곧장 대답하며 방으로 들어왔다.

“여왕 폐하.”

“로사를 방으로 돌려보내라.”

여왕은 냉정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릭이 로사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로사는 몸을 일으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알아서 갈게.”

로사는 방을 나가려 몇 걸음을 옮기다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어머니, 지금은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으시겠지만, 한 번만 생각해보세요. 젊은 시절의 어머니를, 어머니가 처음 왕좌에 앉았을 때의 초심을 떠올려 보세요. 그때 품었던 꿈과 목표는 무엇이었는지 기억나시나요?”

로사는 그 말만 남기고 방을 떠났다.

여왕은 홀로 남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생각은 먼 과거로 떠나 있었다.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로사의 말이 여왕의 마음을 뒤흔들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말은 여왕을 오래전, 거의 잊혀져 가던 시절로 데려갔다. 그 시절, 여왕은 아직 젊었고, 이제 막 왕좌에 오른 소녀였다. 국가의 왕이 된다는 것은 그녀에게도 두려운 일이었다.

어린 시절의 여왕은 아버지, 전임 국왕의 손을 잡고 권력을 상징하는 왕홀을 쥐었다. 그때 아버지가 다정하게 물었다.

“이게 무엇인지 아니?”

“왕홀입니다!”

그때의 그녀는 목소리마저도 맑고 청아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이것은 책임이란다. 이 왕홀은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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