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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그의 난처한 얼굴을 무시한 로젠은 세손가락을 그의 눈앞에 보이며 말했다.

“세 번째, 나는 친구 같은 거 안 만듭니다!”

말을 마친 그는 외투를 챙겨 입고 몸을 일으켰다.

“결산은 제가 하겠습니다.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노십시오.”

“......”

체면이 구겨진 노형원은 화가 잔뜩 나있었다.

그는 로젠과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안면이 있는 사람이 이렇게 자신의 체면도 생각하지 않고 무시할 줄 그는 꿈에도 몰랐다!

비록 그의 능력이 아주 출중하다지만, 이 세상에 훌륭한 조향사가 한 사람 뿐인가? 세계적으로 대단한 조향사와 비겨보지도 못하는 주제에....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난 그는 술잔을 비웠다.

로젠이 간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그의 눈동자에 익숙한 그림자가 밟혔다. 한소은?

그녀도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있었다. 강시유가 회사에 출근한 첫날 그에게 울면서 하소연했다.

눈을 가늘게 뜬 그의 자리에서 그녀의 옆모습이 아주 잘 보였다. 홀로 자리에 앉아 휴대폰으로 열심히 타자를 하는 그녀는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화장실 방향을 힐끗거린 노형원은 강시유가 아직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한소은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휴대폰을 손에 꼭 쥔 한소은은 김서진과 즐겁게 문자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집 근처 편의점에 내려오는 동안 누군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을 줄 꿈에도 몰랐다. 은밀하게 숨은 위치에 앉아 누구에게도 들킬 일이 없었다.

그녀가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들면 그가 보이고 그도 자신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공공장소에서 대범하게 같이 앉을 수는 없지만 가까이에 앉아 휴대폰으로 문자를 주고 받을 수는 있었다.

휴대폰 화면에 있는 의미심장한 글씨를 본 한소은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뭐야?

그의 반응을 살피려고 고개를 든 한소은의 눈앞에 익숙하고도 낯선 얼굴이 나타났다.

“한소은” !!!

무의식적으로 몸을 뒤로 젖힌 한소은은 깜짝 놀랐다.

그녀의 놀란 표정을 본 노형원은 즐거웠다. 그를 발견한 그녀가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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