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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잘 아네요?”

한소은이 웃으며 김서진의 맞은켠에 앉았다. 그리고 턱을 괴곤 그를 올려다봤다.

“모르는 게 뭐예요?”

김서진은 여유롭게 포트의 물을 비워내며 말했다.

“모르는 것도 많아요. 예를 들면… 소은 씨가 나를 사람들에게 공개할 시간 같은 거?”

김서진의 진지한 모습에 한소은이 웃었다.

“김 대표님같이 겸손하신 분도 이런 걸 신경 쓰고 계실 줄은 몰랐네요.”

“겸손도 어느 방면인지 봐가면서 떨어야죠.”

김서진이 찻잔을 그녀의 앞에 놓아주며 말했다.

“이런 방면에서는 겸손하기 힘드네요.”

사랑하는 사람은 전 세계에 알려 모든 이들이 알게 해야 했다. 한소은은 자신의 것이기도 했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었기에 그 누구도 감히 탐 내지 말아야 했다. 다른 이는 그녀를 부러워할 권리밖에 없었다.

김서진의 말을 들은 한소은이 두 손으로 찻잔을 움켜잡으며 행복감을 느꼈다.

“아, 그리고 그 두 사람 옆에 요즘 로젠이라는 사람이 얼씬거리던데 소은 씨 그 사람 가까이하지 말아요.”

김서진이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

뜨거운 차를 금방 입에 댔던 한소은은 그 말을 듣자마자 동작을 멈추곤 물었다.

“왜요?”

로젠이라는 사람은 확실히 이상했다.

요즘 어디에서나 로젠이라는 사람을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노형원이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생각해 이상할 것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그는 강시유와 미묘한 분위기를 풍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품평회에 특별 게스트로 등장하더니 지금 김서진은 로젠을 멀리하라고 일깨워주고 있었다. 이 사람, 도대체 무슨 신분일까?

“해외에서 막 뜨기 시작한 조향사인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보이긴 해요, 상도 여럿 탔었고. 하지만… 말도 많은 사람이에요, 남의 걸 훔쳤다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고 작품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보도를 본 적도 있어요.”

포트를 내려놓은 김서진이 자리에 앉더니 찻잔을 잡고 생각에 잠겼다.

“반 년 사이에 해외에서 소리 없이 자취를 감췄던 이가 여기에 왔을 줄이야. 그리고… 도덕이 좋지 못한 사람이에요.”

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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