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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6화

작가: 금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원 어르신의 말에 뭔가 수상한 낌새를 느낀 한소은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원철수?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아무것도 아니야, 그놈은 아주 잘 지내고 있어! 이제 대가리가 컸다고 내 전화를 다 끊지 뭐니! 그것도 모자라서 전원까지 꺼놓고. 배짱이 있다면 다시는 내게 찾아오지 말라지!”

원 어르신은 이 말을 하면서도 화가 나서 두 뺨이 분노로 부풀어 올랐다.

김준은 작은 두 손으로 튀어나온 원 어르신의 뺨을 꼬집고 찌르며 재미있다고 깔깔거렸다.

"이봐, 꼬맹아! 어떻게 네 엄마처럼 무정할 수 있어?! 넌 방금 삶과 죽음을 겪었는데 어찌 무서워하는 법도 모르는 거야? 아이고…… 내 수염 뽑지 마!"

원 어르신은 끙끙거리며 아이와 싸웠다.

그러나 한소은은 막연하게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원철수는 그래도 한동안 함께 일했었기에 그에게 매우 익숙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조금은 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괜찮을 텐데, 원철수는 원 어르신에게 복종하고 순종적이어서 그가 주도적으로 전화를 끊었을 리가 없다. 그건 말이 안 되었다. 게다가 아직 전원이 꺼져 있다.

"사부, 원철수가 왜 전화를 끊었나요. 두 사람 혹시 싸웠어요?"

그녀는 잠시 생각한 후 원 어르신에게 물었다.

"싸우긴! 지난번에는 화를 내며 우리 집을 나간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 나는 너희의 연구소에 하던 실험이 큰 문제라고 생각했지. 그래서 원철수 그놈에게 연구소에 이용당하지 말라고 말했어! 하지만 내가 전화했을 때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어! 이게 대가리가 굵어져서 말 안 듣는 게 아니면 뭐야?"

그는 말할수록 화가 났고, 원철수를 붙잡아 세게 때리고 싶었다.

"아무런 말도 안 했다고요? 그럼, 사부는 뭐라고 했어요?"

한소은은 점점 더 이상하단 느낌이 들었다. 이건 분명 정상이 아니었다.

"뭐라고 말하지도 않았어!"

원 어르신은 계속해서 화를 내며 투덜거렸다.

"내가 어떻게 그놈에게 먼저 말 걸겠어? 당연히 그가 먼저 자신이 틀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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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놈이 어디 감히!"원 어르신은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하지만 그 말을 한 후 한소은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원 어르신도 실제로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처음에는 분노에 휩싸여 원철수 이놈이 감히 자신의 전화를 끊고 전화의 전원까지 끈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한소은의 설명을 듣고 갑자기 일이 이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그럼……."원 어르신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물었다."왜 그랬을까?""원철수 부모님께 전화해서 지난 이틀 동안 그가 왜 휴대전화를 꺼놓았는지 물어보셨나요?"한소은이 물었다.그러자 원 어르신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니, 아니. 전화는 무슨! 벌써 몇 년 동안 서로 연락하지 않고 살았는데 그런 걸 왜 물어봐! 나와 상관없는 일이야. 그놈이 전화를 껐으면 그럴만한 일이 있겠지. 나야 조용하고 좋지!”"아니, 정말 사고를 당했거나 무슨 일이 일어났으면요? 몰랐으면 그만이지만 알 수 있었는데도 모른 척척 할 거에요?? 그럼, 양심에 찔리지 않으세요?”그녀가 너무 예민한 것이 아니라 최근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방금 그런 일까지 당하고 나니 모든 일이 기괴했고, 서로 피할 수 없는 연관성이 있는 것 같았다."그게……"망설이던 원 어르신은 여전히 큰 소리로 말했다."양심에 찔리기는!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내가 해친 것도 아닌데.""정말 맘 편히 잘 지낼 수 있다면 마음대로 해요. 마음 따로 말 따로 하는 게 아니었으면 좋겠네요!"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김준을 데리고 방을 고르러 갔다."김준, 가서 방을 둘러보고 너한테 맞는 방을 고르자!""아니고, 나는 ……."원 어르신은 반항하며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두 사람이 그를 무시하며 어느 방이 더 좋고 편한지 토론하는 것을 보았다.‘내가 정말 못살아!’이 두 모자는 방금전까지 신분이 불명확한 사람에게 쫓기고 있던 사람이 아닌 듯 너무도 평온한 모습이었다.그러나 원 어르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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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1478화

    원 어르신에게 난데없는 꾸지람을 받은 원철수의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아마도 연구소에서 실험 중일 거예요. 실험하는 동안 휴대전화를 꺼놓을 수도 있는 거죠."생각에 잠긴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혹시 철수가 무슨 잘못을 했나요?"원 어르신이 그다지 기쁘지 않다는 걸 알아들은 원계명은 더욱 조심스럽게 물었다."실험한다고? 실험을 얼마나 오래 한 거지? 아니…… 네 아들인데 아들에게 연락도 안 해봤어?"원 어르신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투덜거렸다.원계명은 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니, 둘째 삼촌, 그런 게 아니에요! 철수는 항상 독단적이고 자기의 생각이 있어요. 어떤 면에서 보면 당신과 닮았어요. 일을 할 때는 매우 집중하죠. 전에 전화한 적도 있었는데 실험 중이거나 밖에 있을 때는 시간이 없어서 돌아오지 못한다고 했어요. 시간이 나면 먼저 연락하겠죠.""우리 부부는 벌써 철수의 이런 일상에 익숙해져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동적으로 전화를 걸지 않아요."원 어르신이 화나고 불안한 말투를 들으며 원계명은 이어서 말했다."그러면 이렇게 해요. 제가 대신 전할 말이 있나요? 아니면 철수가 돌아오면 바로 둘째 삼촌 집으로 가서 사죄하라고 할까요?""사죄하긴 무슨, 내가 언제 그놈이 잘못했다고 했어?"원 어르신은 언짢은 말투로 말했다."됐어, 너희들에게 물어본 내가 바보지! 너희는 부모라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 아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거야!”"둘째 삼촌, 철수는 다 컸어요. 어린애가 아니라 성인이에요. 너무 많이 통제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원계명은 상냥한 목소리로 천천히 설명했다."알았어, 알았어. 더 이상 너희들과 얘기하는 건 그냥 시간 낭비야!"그렇게 말한 후 원 어르신은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었다.난데없이 원 어르신에게 혼난 원계명은 휴대전화를 보며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그제야 옆에 있던 원 부인이 감히 소리 내 그에게 물었다."둘째 삼촌?""응."원계명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웬일이래? 그 양반이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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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계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금으로서는 그럴 수밖에!"반면에 원 어르신은 전화를 끊고 더욱 화가 나 씩씩거렸다.그는 이 전화를 걸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이 두 멍청이에게 묻지 말았어야 했는데!’얼마 지나지 않아 한소은은 김준의 손을 잡고 안쪽에서 걸어 나왔다.두 사람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는 원 어르신을 바라보며 이런 반응일 거라는 것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연락이 되지 않았나요?""엄마 아빠라는 사람들이 뭐 하는 건지! 자기 아들이 며칠 동안 집에 안 들어오는데도 전혀 걱정하지 않으니, 정말 매정한 건 지 아버지랑 똑같아! "원 어르신은 그의 친형도 함께 꾸짖으며 투덜거렸다."원철수가 며칠째 집에 안 들어왔다고요?"한소은은 단번에 말의 요점을 발견하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래."원 어르신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어린 김준의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그는 빙그레 웃으며 다시 김준을 품에 안기 위해 몸을 웅크렸다."원철수가 며칠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그의 부모님은 걱정하지 않나요?""걱정하기는 무슨!"원 어르신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두 사람은 흔한 일이라며 다 큰 사람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어. 됐어! 제 부모도 신경 쓰지 않는데 내가 뭐라고 신경 쓰는지, 원!"원 어르신은 원철수가 연구소에서 하는 실험이기 때문에 그가 아무리 연락이 되지 않아도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그러나 한소은은 조금 의문이 생겼다.연구소에서의 실험은 실제로 매우 바쁘고 집중력이 필요했다.다른 일에 신경 쓸 수 있는 겨를이 없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 자주 있는 일이지만 그래도 실험을 멈출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결과를 관찰하고 기다릴 시간이 있으니 분명 핸드폰을 확인 할 것이다.며칠 동안 전화를 켜지 않고,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원철수 전화로 다시 전화해 보세요."곰곰이 생각한 후 한소은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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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이때 한소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침묵하다 한소은이 걸려 온 전화번호를 확인했다.그녀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이 교수였다. 그것을 확인한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방금 연구소에 이상한 점이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때 이 교수의 전화가 걸려 왔다. 한소은이 연구소를 떠난 이후로 두 사람은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다. 그녀가 연구소를 떠날 때 데이터를 파괴해 서로 좋지 않게 끝이 났다.‘이 교수가 지금 전화를 건 것은 무슨 일일까?’그 생각과 함께 한소은은 통화 버튼을 누르고 입을 열었다."이 교수님.""한소은 씨, 시간 있어요? 직접 만나서 얘기할 게 있어요!"이 교수의 목소리는 낮았고 조금의 소음도 함께 들렸다. 아마 연구소에서 전화를 건 게 아닐 것이다."언제요?"한소은도 낮은 목소리로 되물었다."지금 시간 있나요?"한소은은 이 교수가 이렇게 서두를 줄 몰랐다.게다가 지금 바로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는 것이니 상황이 생각한 것만큼 간단하지 않은 것 같다."무슨 일인데요?"곰곰이 생각한 후 한소은이 물었다."그게……."망설이던 이 교수는 뭔가 말하기 어려운 것이 있는 듯 말을 얼버무렸다."직접 만나서 말해요. 전화로는 설명하기 어려워요. 연구소…… 그 실험에 대한 일이에요. 당신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그가 애원하듯 말하자 한소은은 얼른 대답했다."알았어요, 장소만 알려주세요, 바로 갈게요."원 어르신이 필사적으로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그녀는 직설적으로 말했다."당신 집에서 만나요. 지금 운전해서 가고 있으니 오래 걸리지 않을 거예요."그러면서 이 교수는 한마디 덧붙였다."아무 데도 가지 말고 집에서 기다려요. 알았죠?""하지만 난 지금 집이 아니에요."약간 놀란 한소은은 무의식적으로 원 어르신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벌써 출발했나요? 지금 서둘러 돌아갈게요. 우리 집에 도착하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최대한 빨리 갈게요!""알았어요. 내가 먼저 도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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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부 인제 그만 해요! 나 정말 가봐야 해요. 바쁘다고요!"이 교수가 아직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한소은은 서둘러 돌아가야 했다.그녀는 머릿속의 의문을 풀기 위해 조금도 기다릴 수 없었다.한소은은 이 교수가 이번에 찾아와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원철수에게 일어난 일과 연구실의 비밀과 분명히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그 생각과 함께 그녀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아니, 차키! 차키 들고 가라고!"원 어르신은 손에 든 물건을 흔들며 한소은에게 소리쳤다."네 차가 저렇게 망가졌는데 어떻게 운전할 수 있어! 내 차 가져가!”자동차 열쇠를 받은 한소은은 감동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사부님……""됐어! 어서 가! 이 고집불통 계집애야! 어쨌든 지금 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 돼! 네가 얼마나 대단하든, 얼마나 잘 싸우든 넌 이제 엄마라는 걸 잊지 마!! 준이든 네 배 속에 있는 아이든 엄마가 없이는 안 되니까! 내가 키워줄 거란 생각은 조금도 하지 말란 말이야!”원 어르신은 모질게 말했지만, 그녀에 대한 걱정은 조금도 숨길 수 없었다."걱정하지 마세요, 머리카락 한 올도 안 떨어지고 돌아올게요!"한소은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듯 가볍게 농담을 던졌다."늙은 나한테만 이런 말을 하지!"원 어르신은 근엄한 얼굴로 버럭 소리 질렀다."어서 가!"이제 그녀가 지겨운 듯 손을 흔들었지만, 그의 눈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한소은이 원 어르신의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사고 없이 평화롭고 순조로웠다.추락한 곳을 지날 때 일부러 속도를 늦추고 두 번 더 살펴봤는데, 전문가가 청소한 것처럼 잔해와 브레이크 자국 등 현장의 흔적들이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정말 기괴한 일이다!이건 절대로 고속도로 관리자나 경찰이 나서서 청소한 건 아니다.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이 자국들을 모두 정리했을 리도 없다. 그렇다는 건 자기를 해치려는 사람이 살인 시도의 흔적을 지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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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1482화

    한소은은 재빨리 대학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결국에는 한발 늦었다.그녀가 도착했을 때 이 교수는 사망 판정을 받았고,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이 교수의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얼굴은 너덜너덜해졌지만, 원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었다.그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더 이상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고, 더 이상 그녀와 실험 데이터를 두고 실랑이를 할 수 없었다."이 교수님 ……"한소은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고 살짝 떨리는 손을 내밀었다."이분 가족이십니까?"의사가 하얀 천을 천천히 그의 얼굴 위로 끌어당기며 물었다.한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문득 물었다."이분 가족은 아직 안 왔나요?""핸드폰이 없어서 연락이 안 되는데 이분 가족과 아는 사이세요? 연락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겠어요?"의사는 환자를 구하느라 바빴다. 이 교수의 몸에서 운전 면허증 말고는 가족에게 연락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없었다. 드디어 이 교수를 아는 사람을 만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녀에게 물었다."저는 그의 가족을 몰라요."한소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 교수의 가족을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이 교수의 가족을 만난 적 없었다.그녀는 주로 실험하기 위해 연구소에 왔고, 이 교수의 가족에 대해 알아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다른 사람의 가족과 사생활에 관해 물어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 의사가 그의 가족에게 연락하는 걸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누구에게 연락해야 할지 몰랐다.응급실에서 나오면서 한소은은 조금 전까지 자신과 통화하던 이 교수가 이제 다시는 눈을 뜰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혼란스러웠다.인간의 생명은 정말 연약하다. 언제 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우연…… 정말 우연일까?"이성 씨를 아세요?"경찰이 책과 펜을 들고 다가와 한소은을 바라보며 물었다.한소은은 피곤한 눈을 들며 경찰의 물음에 대답했다."알아요.""그 사람과는 어떤 관계입니까?"경찰이 다시 물었다."동료……라고, 해두죠."한 연구실에서 한동안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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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은은 조용히 몸을 일으키며 여왕을 쳐다보았다. “물론이죠.” 소은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 대답에는 원망이나 비난의 기색은 전혀 없었다.“그렇다면... 조금 아쉽네.” 여왕은 생각에 잠긴 듯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균형을 맞추려 하죠. R10이 폐하께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라면, 저는 그것을 막을 수 없어요. 다만, 그때가 되어 성공하든 실패하든, 저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할 테니 부디 후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소은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 밖으로 나갔다.릭은 여전히 문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녀와 여왕의 대화가 거의 다 들렸던 듯, 둘의 시선이 잠시 교차했다. 소은이 그를 지나쳐 나가자, 릭은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여왕 폐하.” 릭은 여왕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다리에 꽂힌 은침을 보자 릭의 눈빛이 굳어졌다. “이건...”“괜찮아. 곧 소은이가 와서 침을 빼줄 거야.” 여왕은 무심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릭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 “폐하께서 너무 방심하시는 것 아닙니까? 만약 한소은이 폐하께...”“그럴 리 없다.” 여왕은 단호히 그의 말을 잘랐다.릭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설마 그 여자를 믿으시는 겁니까?”여왕은 대답 대신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녀도 릭의 질문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소은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누구도 쉽게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녀는 소은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은침에 독이 묻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제가 가서 잡아오도록 하죠.”여왕이 생각에 잠기자 릭은 바로 뒤돌아섰다.“거기 서!”여왕은 결연히 말했다. “난 믿어.”릭은 한참을 침묵하며 여왕의 결정을 받아들였다....임상언은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비록 아들을 구하려는 결심을 굳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이 사라지는 듯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0화

    소은은 허리춤에서 허리띠처럼 생긴 물건을 꺼내더니 조심스럽게 풀어내며, 그 안에 숨겨진 가느다란 은침을 꺼냈다.“이건...” 여왕은 깜짝 놀라며 소은을 쳐다봤다. 소은이가 은침을 항상 가지고 다닐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말해봐, 네 요구가 뭐지?” 여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너무 무리한 요구라면 거절하면 그만이다. 여왕은 절대 소은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소은은 차분하게 말했다. “제가 여기서 나올 수 있었던 건 로사 왕자님 덕분입니다. 그러니, 왕자님을 책망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그게 다야?” 여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소은이 여기까지 와서 자신과 조건을 따지는데, 결국 요구한 게 단지 로사를 처벌하지 말라는 거라니.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로사는 내 아들이다. 내가 정말 내 아들에게 손을 댈 리는 없지. 괜히 기회를 헛되게 쓴 건 아닌가?” 여왕은 고개를 저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전 폐하께서 정말 로사 왕자님께 처벌을 내리시지 않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왕자 폐하께서 저를 구해준 건 사실이기에 저도 왕자 폐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소은은 조용히 말했다. “게다가 지금 왕자 폐하를 감금하시고 자유를 제한하고 계시지 않나요?”여왕은 의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야. 난 단지 로사를 Y국으로 돌려보냈을 뿐이야.”“로사가 여기서 내 일을 여러모로 방해하긴 했지만, 우리 모자 사이가 더 악화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로사가 필요하니 Y국으로 돌려보낸 것뿐이다.” 여왕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런데 왜 왕자 폐하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죠?” 소은은 잠시 멈칫했다. 단지 귀국했다면 국제전화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연락이 닿지 않았기에 여왕이 로사를 가둬놓았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여왕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군. 그날 내가 화가 났던 건 사실이지만, 곧바로 Y국으로 돌아가도록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9화

    “삼일이면 됩니다.” 소은은 여왕을 쳐다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삼일? 고작 삼일?” 여왕의 눈에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이 서렸다. 그녀는 적어도 몇 달, 아니 최소한 몇 년은 걸릴 줄 알았다. 그러나 고작 삼일이라니, 그녀로서는 상상도 못 한 시간이었다.삼일쯤이야. 십 수년을 이렇게 버텨왔는데, 삼일쯤 더 기다린다고 달라질 게 뭐 있겠는가?“삼일 안에 정말 나아질 수 있는 건가? 내가 정말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는 건가?” 여왕은 두 손으로 자신의 다리를 힘껏 눌렀지만 여전히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그녀는 소은의 말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다리가 감각을 잃은지 너무 오래되어 치료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왕은 여러 나라의 명의를 찾아 다녔지만, 그들은 단지 병의 악화를 늦출 수 있을 뿐 다리를 완전히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소은은 그녀 앞에 서서 확신에 찬 얼굴로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믿고 싶어졌다.“이전처럼 완벽하게 걸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어요. 너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서 근육이 많이 위축됐거든요. 하지만 서서히 일어나서 조금씩 회복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소은은 진지한 어조로 답했다.여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정도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젊었을 때처럼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휠체어와 지팡이 없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그녀에겐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이었다.“좋아. 삼일, 기다리겠네. 필요한 게 있나?” 여왕은 기분이 좋아져 말을 한층 부드럽게 했다.“임남...” 소은이 말을 꺼내자마자 여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건 안 돼. 그런 요구는 하지 마라.”“제가 말한 건 임남을 바로 풀어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그 아이가 괜찮은지 알고 싶고, 가능하다면 아버지와 한 번 만날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8화

    “이 실험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저와 프레드 뿐이기 때문입니다.” 소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아니면 주효정을 믿으실 건가요?”“나는... 아무도 믿지 않아.” 여왕은 얼굴을 차갑게 굳히며 휠체어를 돌렸다.“여왕 폐하께서 이 실험에 집착하고 계시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가요?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거나,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신가요? 수십 년간 왕좌에 오르셨지만, 정말로 아직도 그 삶이 좋으신가요? 언제나 긴장하며 위태로운 자리를 견디는 고단한 나날, 정말 아직도 벗어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소은은 여왕의 등을 쳐다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여왕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무릎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그녀는 시선을 다리로 내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을 둘러본다? 나는... 걷는 게 어떤 느낌인지도 잊어버렸어.”여왕은 오랜 세월 동안 다리를 쓰지 않았고,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일어설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는 악화되었고 이제는 아예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휠체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소은이 ‘세상을 둘러보라’는 말을 꺼내자 가슴이 아팠다.“만약... 폐하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요? 제가 다시 걷게 해드린다면요?” 소은은 조용히 여왕의 뒤에 서서 말했다.여왕은 잠시 멈칫하더니,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며 휠체어를 돌려 소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정말이냐?” 여왕의 눈에는 억누를 수 없는 희망과 깊은 의심이 뒤섞여 있었다.소은은 대답 대신 그녀의 시선을 천천히 여왕의 다리로 내리고, 천천히 다가가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여왕의 무릎 위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여왕은 살짝 몸을 떨었다. 사실, 그녀의 다리는 거의 완전히 감각을 잃은 상태라서 소은의 손길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아마도 너무나 간절히 다시 일어서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소은은 아무 말 없이 여왕의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7화

    “맞아요, 임남 때문이기도 하지만, 폐하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은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제가 정말로 떠나버렸다면, 가장 초조해지는 사람은 사실 여왕 폐하 아닐까요?”여왕은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초조해질 이유가 뭐지? 어차피 내 손엔 네 약점이 있잖아. 너를 다시 잡아오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고.”“약점이요? 임남 말씀이신가요?” 소은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잊지 마세요, 임남이는 제 아들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제 친자식이 셋이나 있어요. 만약 제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임남을 포기해 제 아이들을 지키려 한다면, 그 약점이 과연 제게 약점이 맞을까요?”여왕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은은 다시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 아이에겐 목숨을 걸고서라도 구하려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만약 임상언이 폐하께 끝까지 맞서기로 결심한다면...” “폐하께서야 높은 자리에 있으니 이런 평범한 상인을 하찮게 여기실 수 있지만, 임상언 씨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임상언 씨의 사업은 세계 곳곳에 뻗어 있어요. 임상언 씨가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겠죠. 혹시라도 바깥에 소문이 퍼져 폐하와 Y국의 명망이 손상된다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너...” 여왕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반박할 말이 당장 떠오르지 않았다.여왕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소은은 한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화내지 마세요. 제가 돌아온 건 폐하를 자극하려는 게 아닙니다. 함께 최선의 방향을 찾고자 돌아온 거예요. 사실 폐하께서 H국에 오신 일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꽤 오랜 시간 H국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정말로 H국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여왕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건 폐하의 체면을 살려드린 겁니다. 그러나 폐하께서 이곳에서 계속 머무르시며 혹여 무리수를 두신다면, 얼마나 더 체류하실 수 있을까요? Y국도 계속해서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6화

    릭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여왕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리며 담담히 말했다. “소은을 데려와. 어디 한번 무슨 변명을 할지 들어보자. 또 어떤 이야기를 꾸며낼지 궁금하네.” 여왕은 휠체어를 살짝 돌려 더 이상 모니터를 보지 않았다.“여왕 폐하?” 릭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한소은이 거짓말을 할 걸 아시면서도 굳이 왜...” 그러나 여왕은 그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단호히 말했다. “듣고 싶어!” 이 한마디에 릭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는 곧장 소은이 있는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소은이 정말로 잠이 들려고 하던 순간, 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녀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눈을 뜨는 순간, 문이 열리면서 릭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왕께서 한소은 씨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소은은 차분한 표정으로 릭을 쳐다보았다. 마치 모든 상황을 예견한 듯 고요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임상언은 소은보다 먼저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가 문에 도착하자마자 릭이 손을 들어 그의 앞을 막았다. “그쪽은 남아 계시죠.” “뭐? 우리 둘은 같이 온 거야!” 임상언은 소은을 돌아보며 그녀에게 눈짓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릭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왕 폐하께서 그쪽을 부르지 않았으니 여기 남으시죠.” 릭은 더 이상 임상언에게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소은은 임상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절 기다리고 있어요.” 임상언은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억지로 마음을 다스리며 그녀가 릭과 함께 방을 나서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조심해요.” 임상언은 소은을 향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소은은 미소를 지어 그에게 답했고, 릭을 따라 여왕의 방으로 향했다. 익숙한 길을 따라 걷는 그녀는 곧 여왕의 방에 도착했다. 릭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여왕 폐하, 데려왔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5화

    소은이 임상언을 데리고 대사관에 도착하자,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한 사람이 서둘러 소식을 알리러 가더니, 이내 주변 구석구석에서 누군가가 몰래 그들을 엿보는 기척이 느껴졌다. 곧이어, 소은이 잘 알고 있는 여왕의 측근 몇 명이 경계 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소은과 임상언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위험 물품을 소지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철저한 검사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경계가 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여왕을 만나지 못했고, 한적하고 깊숙한 방에 대기하도록 배정받았다. 오랜만에 돌아온 이곳은 소은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 익숙한 것은 이 장소였지만, 낯선 것은 지금의 마음가짐이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싫고 불쾌하기만 했으며,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장소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무와 사명을 가지고 돌아왔고, 그녀의 목표는 단순히 여기를 떠나는 것이 아닌, 중요한 일을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가는 것이었다.반면, 임상언은 눈에 띄게 불안해 보였다. 그는 두 손을 맞잡고 무릎 위에 놓은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리를 가볍게 떨고 있었다. 소은은 그의 초조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임남을 생각하면 마음이 몹시 불안하고 조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여기까지 왔으니 임남을 반드시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긴장 좀 풀어요.” 소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임상언은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발을 땅에 꾹 눌러 다리를 멈췄다. 겉으로는 조금 안정된 듯 보였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긴장감이 가득했고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이 그의 불안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소은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여왕을 만나러 오라는 사람은커녕 상황을 확인하러 오는 사람조차 없었다. 긴장했던 임상언은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대체 무슨 의도인 거죠? 왜 아직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4화

    “제발 부탁이에요. 안에서는 소은 씨 말만 따를게요. 소은 씨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제발 절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임상언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소은에게 간청했다. 자존심은 이미 버린 지 오래였다. 아들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그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했다. 소은이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결심한 순간, 임상언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같이 가면 의심을 받거나 제지를 당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임상언은 계속 설득을 이어갔다. “임남이 그 안에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잖아요. 제가 아들을 만나고 구하려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 제 목숨을 바치는 것도 이해될 수 있는 일이죠. 그러니 제가 가는 게 가장 올바른 선택이에요.” 긴 침묵 끝에, 소은이 입을 열었다. “임상언 씨 말이 맞아요. 전 동의합니다.” 소은은 말을 마치고 서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서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저도 동의합니다.” 원청현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나도 동의하지.” 잠시 침묵하던 진정기 역시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동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원철수는 주변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고 손을 펼쳤다. “모두 동의했는데 내가 뭐라고 반대하겠어. 나도 찬성이야.” 사실 원철수의 의견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임상언에게 지지를 표현하는 의미였다. 임상언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고마워요.” “이게 뭔 감사할 일이라고. 어쨌든 안에 들어가면 절대 신중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네 입으로 한 말 반드시 지켜!” 원철수는 그의 결심을 칭찬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원철수는 속으로 임상언의 결단에 감탄했다.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는 분명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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