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주 부인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무슨 여자요?"‘진정기…… 새로운 여자를 찾는 거야?’"아니, 당신 매형은 당신 누나를 많이 사랑해서 평생 다른 여자는 찾지 않겠다고 맹세하지 않았나요? 이제 겨우 몇 년이 지났다고 벌써 다른 여자를 찾는 건가요?"주현철은 짜증이 났다."나도 몰라, 그냥 동료일 수도 있고 뭔가를 부탁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 내 두 눈으로 직접 본 게 아니라고!"주현철이 직접 두 눈으로 본 게 아니었기에 더욱 당황했다. 그는 두 사람이 어떤 사이인지 짐작하기조차 어려웠다.전화해도 받지 않고 카톡도 읽지 않는다. 심지어는 만나주지도 않았다. 이것은 불길한 징조였다.‘하지만 그날 분명 얘기가 다 끝났는데, 어디가 잘못된 게 분명해!’아무리 생각해도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몰랐던 주현철은 다시 한번 진정기를 찾아갔지만, 여전히 문전박대를 당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딸도 자기에게 그렇게 차갑게 구니 쌓아두었던 화가 모두 딸에게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아무도 만나주지 않는 것이 나쁜 일만은 아니에요."주 부인은 곰곰이 생각한 후 남편을 위로했다."그게 무슨 말이야?"짜증이 가득 섞인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던 주현철은 아내의 말이 터무니 없다고 생각했다.이번에도 입찰을 따내지 못하면 큰 프로젝트 투자를 유치할 수 없을 것이다.주현철이 투자자들을 모을 때 이 프로젝트의 전망이 얼마나 좋은지,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있는 사실 없는 사실 다 꺼냈었다. 그래서 투자자들이 기꺼이 그와 손을 잡고 이 프로젝트에 투자를 해주겠다고 한 것이다. 만약 프로젝트를 성사하지 못한다면 회사의 자금이 끊어지고 은행의 빚을 갚을 수 없어 하룻밤 사이에 빈털터리가 될 게 뻔하다.주현철은 감히 생각할 수도 없었고, 그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당신……."주현철 옆의 의자에 천천히 앉은 주 부인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진정기는 당신만 만나주지 않는 건가요? 아니면 다른 사람도 만나주지 않는 건가요?”"당신도 매형의 성
주현철은 평소 건방진 성격이지만, 마음속으로는 다 알고 있었다.죽은 누이의 체면이 아니었다면 진정기는 오래전부터 그와 연을 끊었을 것이다.그가 진정기 앞에서 자주 죽은 누나를 언급하는 것도 진정기가 자기의 누나를 잊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죽은 누나를 언급해야만 진정기 앞에서 조금이나마 얼굴을 들 수 있었다.만약 진정기가 정말 다른 여자를 만난다면 자기의 누나를 잊어버렸다는 증거다.그렇게 된다면 자기에게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당신이 진정기가 다른 여자를 만난다고 말한 바람에 나도 그렇게 말한 거잖아요! 당신은 나보다 더 남자를 잘 알 거 아니에요! 아무리 사랑에 빠진 남자라 해도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주 부인은 조금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었다.화를 내고 나서 진정이 된 주현철은 다시 생각해 보니 아내의 말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았다.그는 남자다. 전부터 아내를 잃고 지금까지 다른 여자를 찾지 않은 진정기가 신기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자기였다면 벌써 몇 명의 여자를 바꾸었는지도 모르겠다.주현철은 무의식적으로 아내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그의 모습은 모두 여자의 날카로운 두 눈을 피할 수 없었다."왜요, 나를 대신할 다른 여자를 찾고 싶은 거예요?"주 부인은 즉시 미간을 찌푸렸다."아니,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당신이 한 말을 생각하고 있었어!"말을 얼버무린 주현철은 아내를 한번 보고 말을 이어갔다."내가 아니라 진정기를 그렇게 칭찬하는 걸 보니, 내가 저세상으로 가면 주현철에게로 가려는 속셈이지?”"당연히 그러고 싶죠!"주 부인은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바로 한마디 덧붙였다."그 사람은 당신보다 능력 있고, 당신보다 잘 생기고, 당신보다 지위가 더 높아요…… 하지만……."주현철이 폭발하려는 순간 주 부인인 바로 반전을 가져다주었다."그 사람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잖아요. 난 이 정도의 자각은 가지고 있어요!"아내의 말에 주현철은 할 말을 잃
진가연은 집에 귀한 손님이 온 줄 몰랐다.차가 집 앞까지 다 와서야 문 앞에 차가 한 대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한 사람이 차 옆에 비스듬히 기대고 있었다. 좋은 몸매에 편하게 기대고 있는 모습은 그녀가 갖고 싶지만 가지지 못한 그런 스타일이었다.그 사람은 차를 문 앞에 세워 진가연이 들어갈 길을 막고 있었다.이건 분명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뜻이다.진가연은 차 문을 내려 고개를 쏙 내밀고 그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주효영?”주효영은 진가연의 말을 듣자마자 허리를 곧게 폈다. 그러자 원래도 길어 보였던 다리가 더욱 길게 느껴졌다. 그녀는 두 손을 아무렇지 않게 주머니에 넣고 진가연을 향해 미소를 띠고 있었다.“이제 오는 거야?”“응. 나한테 볼일 있어?”진가연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사실 그녀가 왜 왔는지 알 거 같았지만, 그래도 물어보았다.“응.”주효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녀는 웃는 듯 마는듯한 표정으로 진가연을 위아래로 흘겨보았다.그런 시선에 진가연은 조금 불편함을 느꼈지만, 친척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몇 없는 사촌 언니이기도 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게다가 주효영은 자주 오지 않는 귀한 손님이다. 그래서 진가연은 예의 있게 주효영에게 말했다.“그럼……문 열라 할 테니 들어갈래?”“그래.”주효영이 바로 대답하며 차에 시동을 걸어 길을 비켜주었다.진정기와 진가연 모두 집에 없었기에 일하는 아주머니가 쉽게 대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주 부인처럼 자주 드나들고 진가연이 따로 막으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을 열어 주었어도, 주효영은 낯선 얼굴이어서 감히 문을 열어주지 못했다.그렇다고 해서 주효영이 진가연에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대문 앞에 차를 세워두고 진가연을 기다리고 있었다.벌써 날이 조금 어두워졌다. 진가연의 집은 따뜻한 노란 빛의 불이 켜져 아늑해 보였다."조명 바꾸었어?"주효영은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지난번에, 이곳에 왔을 때 흰색 톤의 차가운 빛이었던 거
‘아마도 외숙모가 물어보라 했겠지.’진가연은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시키는 대로 먹었다고 말했다.사실 그 약 처방대로 약을 먹지 않았다. 한소은이 그 약이 효과가 없다고 해서 그녀의 말을 듣고 먹지 않았지만 외숙모가 알게 해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또 잔소리를 할게 뻔하다.주효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진가연을 바라보며 생각했다.‘거짓말이구나!’만약 진가연이 그 처방대로 약을 먹었다면 기력이 이렇게까지 회복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살이 조금 빠졌을지는 몰라도 무기력하고 지친 모습일 것이다.‘가연이는 절대로 그 약을 먹지 않았어! 근데 내 앞에서 얼굴색 한번 변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다니!’"그나저나 오늘은 왜 한가해? 외숙모가 언니 많이 바쁘다고 했는데! 무슨 연구소에 있다고?"진가연은 물 두 컵을 들고 다가와 손을 뻗어 그녀에게 한 컵을 건넸다.주효영이 물잔을 받을 때 의도적인 것인지 의도하지 않은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진가연의 손목을 슬쩍 스쳐 지나가면서 물잔을 받아 들었다.그 바람에 진가연은 너무 놀라서 물잔을 놓쳐 떨어뜨릴 뻔했다."응,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실험하는 중이야."주효영은 물 한 모금을 마신 후 담담하게 말했다.그녀는 진가연이 물 반 컵을 다 마시는 것을 보며 궁금함에 물어보았다."넌 예전에 물 마시는 걸 가장 싫어했잖아. 물에 설탕을 넣는 것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습관이 바뀐 거야?""살 빼려면 이 정도 변화는 있어야지."진가연은 컵을 들고 감격에 겨워 말했다.예전부터 그녀는 모든 종류의 음료, 특히 설탕이 든 과일 주스, 탄산음료와 같은 것들을 좋아하고 물을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식단을 통제 한 후에는 감히 마시지 못했지만 계속 먹고 싶어 했다. 이제 한소은이 그녀에게 물을 마시는 걸 익숙해야 하고 도저히 마시지 못하겠다면 레몬 조각이라도 추가해 천천히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어떤 실험인데?"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던 진가연은 궁금한 듯 물었다."
"맞아! 다 정리하고 새로운 환경을 만드니 몸도 좀 더 편안해진 것 같아."진가연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주변을 둘러보며 이어 말했다."전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정리하고 나니 시야가 훨씬 넓어지고 집이 밝아졌어, 언니도 느껴지지?"눈썹을 치켜든 주효영은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아, 깜빡했어, 언니가 워낙 우리 집에 자주 오시지 않아서 예전에는 어땠는지 잘 모르지? 하지만 지금은 집이 이렇게 바뀐 게 꽤 마음에 들어.""아빠도 집이 넓어져서 훨씬 더 밝아졌다고 했어."진가연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자기의 아버지를 언급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자부심과 행복이 가득했다.그 미소는 너무나 밝고 찬란했지만, 주효영의 눈을 따갑게 했다.그녀에게는 자랑스럽게 언급하고 미소 지을 수 있는 좋은 아버지가 있었고, 진정기는 그녀와 함께할 시간이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필요한 모든 사랑과 애정을 쏟았다.어렸을 때 주효영의 부모님은 돈과 사업 때문에 자주 다투었고, 진가연이 집에 올 때마다 자기 부모님은 그녀를 공주처럼 대하고 종종 자신을 무시하고 좋은 것이 있을 때 모두 진가연에게 먼저 주었다.주효영이 친딸인데 진가연이 오기만 하면 항상 무시당하는 사람이 돼버렸다.하지만 진가연은 좋은 아버지가 있고 권력까지 높기 때문에 모두가 그녀의 아버지에게 허리를 굽혀야 했다.진가연을 너무 아끼다 못해 그녀의 아버지 앞에서 몇 마디를 말하기 위해서는 진가연에게 먼저 호의를 보여야만 하는 그런 아버지 말이다.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그녀는 모두의 초점이며 모든 사람의 손바닥에 있는 보물로 자랐다.주효영이 물컵을 쥔 손가락을 꽉 쥐고 무심하게 말했다."그래? 집에 녹색 식물이 많으면 몸에 좋다고 들었는데.""아마도."진가연은 희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다 그렇지는 않아.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잖아.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있고, 꽃 사이에서 자도 괜찮은 사람도 있잖아, 언니는 생물학을 공부했으니 이 부분에 대해 더 잘 알겠지?""들어
지금은 얼굴뿐만 아니라 내뿜는 기운까지 달라졌다. 사람에게 주는 전체적인 느낌도 예전 같지 않았다.진가연이 뚱뚱해지기 시작하고부터 주효영의 집에 거의 가지 않았지만, 갈 때마다 눈꺼풀이 처지고 정신이 없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날이 서 있었고 날카롭고 예민하고 열등감에 시달리면서도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다.하지만 이제는 눈에 행복이 서려 있었고 허리도 곧게 펴고 사람들의 눈을 더 이상 피하지 않았다,주효영의 어머니도 여러 번 언급했고, 연구실에서도 원철수가 여러 번 언급했기 때문에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어려웠다."아니, 그냥 가끔 저녁을 먹으러 소은언니 집에 방문하는 것뿐이야. 외숙모가 편견이 있는데 언니한테 무슨 말이라도 했어? 한소은은 좋은 사람이니까 나중에 소개해 줄게!”“둘 다 훌륭하니까 좋은 친구가 될 거야!"진가연은 외숙모의 말 때문에 주효영이 한소은에 대한 편견이 생겼다고 생각해 해명해 주었다."좋아!"주효영은 입꼬리를 올리며 희미하게 웃었다."그럼 난 할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 편히 쉬어!""이렇게 늦었는데 집에 안 가?"주효영이 집에 안 간다는 말을 들은 진가연은 한마디 덧붙였다."언니가 자주 집에 안 들어가서 외숙모가 보고 싶어 해!"주효영은 발걸음을 살짝 멈추며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보고 싶어 한다고……"그 두 마디는 큰 의미가 있었지만, 주효영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그대로 나갔다.진가연은 문 앞까지 따라가서 주효영이 차에 올라타서 멋지게 운전하는 모습을 보며 부럽지 않다고 말할 수 없었다.예전부터 운전을 배우고 싶었지만, 몸무게 때문에 운전석에 앉으면 갑갑하고, 운전을 할 수 있어도 외출을 좋아하지 않으니, 어디까지 운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포기했었다.이제 분위기가 점점 더 밝아지고 있으니 더 많이 나가서 걸어 다니고 싶었다. 한소은 집에 가는 것도 집의 기사가 운전해 주어야 갈 수 있었다. 만약 운전을 할 줄 안다면 분명 가고 싶을 때 언제든지 갈 수 있게 된다.진가연은 몇 년
"장유나 아줌마 많이 좋아해?"한소은이 부드럽게 아들에게 물으며 아이의 마음에 장유나가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좋아!"아이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한소은은 이어서 물었다."그래서 …… 얼마나 좋은데?""음 ……"그는 아직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잠시 머뭇거렸다.그러자 한소은은 다른 방법으로 물었다."이렇게 하자, 장유나 아줌마가 더 좋아? 아니면 엄마 아빠가 더 좋아?""엄마, 아빠!"한소은이 이렇게 물으니, 김준은 단번에 대답할 수 있었다.아들의 말에 한소은은 마음이 약간 안도했다.“다행이야.’만약 그녀와 김서진보다 장유나를 더 좋아한다면 한소은은 정말로 자신을 반성해야 했다."그럼 장유나 아줌마가 언젠가는 우리 집을 떠날 거라고 말하면 넌 어떨 거 같아?"그러자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왜요?""장유나 아줌마는 널 전적으로 돌보기 위해 고용한 베이비 시터이기 때문에 네 조금 더 커서 더 이상 그녀의 보살핌이 필요하지 않거나 아줌마네 집에 일이 생긴다면 떠는 거지. 우리 가족의 다른 가정부 아줌마, 아저씨와 마찬가지로 엄마 아빠가 고용한 사람이야. 다만……. 그 사람들은 우리 집에서 일하는 거라서 일이 끝나거나 하기 싫으면 가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그녀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더 간단하게 설명하려고 했지만, 아이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아이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열심히 어머니의 말을 소화하려고 애썼다.한소은이 어떻게 다시 설명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갑자기 김준이 다시 물었다."그러면 영원히 나를 돌봐주면 안 돼요?"일관된 문장으로 몇 단어 이상을 말하는 것이 꽤 어려웠던 아이에게 이 대답은 한소은을 놀라게 했다."엄마 아빠를 포함해 그 누구도 너를 영원히 돌봐줄 수는 없어. 넌 아직 어린애이지만 커서 큰 어른이 되면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법을 배워야 해. 물론 네가 다 자라지 않았을 때 엄마 아빠가 돌봐줄 거야!"한소은은
장유나가 쪼그리고 앉아 부드러운 수건으로 김준의 작은 얼굴을 닦아 주었다.김준은 두 눈을 깜박거리며 장유나를 보고 있었다.그런 김준의 모습에 장유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왜, 하룻밤 안 봤다고 날 잊어버린 거야?""장유나 아줌마.""응."“아줌마, 갈 거야?”아이의 말에 장유나는 멈칫했다.그녀는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다시 아이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눈을 하고 말했다."네 엄마가 그렇게 말했어?""응."김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갈 거야?""아마도!"장유나가 잠시 생각하더니 느릿느릿하게 대답했다."그럼 나를 그리워할 거야?""응!"김준이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으로 말했다."그럼 내가 정말 가야 한다면 울지 마!"장유나는 기다란 손가락으로 김준의 코를 톡 치고는 환하게 웃었다."안 울어!"김준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한소은이 했던 말을 대충 기억하고 있었다."엄마가 그랬어. 나는 용감한……아이야!"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정확하게 한소은이 했던 말을 반복했다.그러자 장유나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그래, 너는 용감한 아이야. 넌 정말 대단해! 그럼 용감한 우리 준이, 혼자서 바지 입을 수 있는 거지?""응!"말을 마친 김준은 침실로 몸을 돌려 침대에 놓아둔 옷을 들고 홀로 입으려 노력했다.어린 녀석이 열심히 옷을 입으려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장유나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어려있었다. 하지만 곧바로 얼굴이 다시 어두워졌다.——레포츠룩으로 갈아입은 김준은 멋있었다. 다만 작은 발은 아직 계단을 홀로 걸어서 내려오기에는 어려웠다.몇 걸음 걷다가 장유나에게 안겨 1층까지 내려와 다시 내려주었다."아침 먼저 먹고 엄마랑 갈 데가 있어."한소은이 그를 보며 말했다.김준은 호기심에 한소은에게 물었다."오늘 어디 가요?""놀러 가자."한소은이 가볍게 말하고는 장유나를 한 번 보았다."준이가 오늘 하루 종일 집에 없으니 하루 휴가를 줄게. 하고 싶은 일 해도 되고, 차가 필요하면 기사에게 말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