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원은 소녀의 뒷모습을 보고 싸늘하게 웃었다.‘손 한 번 잡았다고 화를 이렇게 내다니, 역시 레즈비언이군. 이제 마음이 좀 놓이는걸!’그는 기분이 매우 좋아서 미연의 뒤를 따라 문으로 들어갔고, 거실에 도착한 후 큰소리로 말했다."엄마, 운숙 이모!"장 부인은 명원의 앞뒤 태도가 뚜렷하게 달라진 것을 보고 속으로 즐거움을 참지 못했고 이 일에 희망을 느꼈다.간 부인은 미연을 한 번 보더니 웃으며 일어섰다."우리는 아직 일이 있으니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네요. 다음에 다시 찾아올게요!""벌써 가려고요?" 장 부인은 친절하게 만류했다."하인은 이미 저녁 식사를 차리고 있으니 남아서 식사하고 가요.""아니에요, 다음에요!" 간 부인은 부드럽게 웃었다.장 부인은 간 부인이 사실 돌아가서 미연의 태도에 대해 물어보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자신도 명원에게 급히 물어보고 싶었으니 이심전심으로 두 사람은 더 이상 견지하지 않았다.명원은 따라서 일어나 예의를 갖추었다."운숙 이모, 미연 씨, 제가 바래다 드릴게요!"장 부인은 명원이 호칭까지 바꾼 것을 보고 더욱 기뻐하면서 얼굴과 눈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별장 문을 나서자 명원은 그제야 문 앞의 벤츠가 간 씨네 차이며, 또 미연이 스스로 운전해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차에 올라가며 선글라스를 끼고 깔끔하게 시동 거는 것을 보며 명원은 뜻밖에도 그녀의 옆모습이 아주 멋있다고 느꼈다.그는 그녀가 남자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럼 두 사람은 정말 친구로 지낼 수 있을 텐데!간가네 사람들을 보낸 뒤, 장 부인은 즉시 명원을 끌고 가서 참지 못하고 물었다."어때? 나는 이 아가씨가 참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생긴 것도 괜찮고, 성격도 듬직하고!"명원은 속으로 생각했다. 너무 듬직해서 탈이지!장 부인은 그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즉시 물었다."너 지금 이게 무슨 표정이냐? 도대체 그 아가씨 마음에 드는 거야 아닌 거야?"명원은 얼버무리며 말
푸른 독수리도 아마 같은 의문을 품은 듯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하얀 독수리, [농담이에요, 내가 어떻게 그 남자 같은 여자한테 반할 수 있겠어요? 우리 둘은 사귀는 척하고 우리 엄마 그들을 속이는 거예요. 아니면 또 나에게 맞선을 안배할걸요. 보스,]그는 울부짖는 표정을 보냈다.[언제 임무 맡는 거예요? 나 지금 너무 한가해서 맞선까지 보러 갔잖아요! 얼마나 심심했으면!]소희. [당분간 미션 안 받을 테니까, 연애나 잘해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바로 로그아웃했다.그리고 푸른 독수리도 내려갔다.소희는 지하철에서 내리자 맞은편 건물이 바로 북극 디자인 작업실이었다.그녀는 위층으로 올라가서 프런트 앞에 멈추며 담담하게 말했다."안녕하세요, 면접 보러 왔는데요!"프런트는 예의 바르게 웃으며 물었다."성함이 어떻게 되세요?""소희요.""소희 씨군요, 사장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오시면 바로 위층 회의실로 올라가시면 된다고 하셨어요. 사장님은 거기에서 기다리실 거예요!""고마워요!"소희는 고맙다고 말한 다음 위층으로 올라갔다.회의실에 들어서자 그 안에는 한 소녀가 앉아 있었다. 예쁘고 스타일리시하며 정교한 화장을 한 소녀는 지엠이 가을에 새로 출시한 치마에, 10센티미터 되는 하이힐을 신은 채 시크해 보였다.소녀는 북극의 최근 몇 년 동안 수상한 프로필을 보고 있었는데, 소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녀의 몸을 훑어보더니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소희는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진석에게 문자를 보냈다."나 도착했어요!"2분 후, 진석은 회의실에 들어섰고 동시에 디자이너 윤미, 민아와 민아의 조수, 소연도 들어왔다.소연은 소희를 본 순간 약간 놀랐지만 재빨리 태연해지더니 친절하게 진석에게 물을 따라주며 민아의 옆에 앉았다.진석은 눈을 들어 소희를 잠깐 바라보더니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숙이고 두 사람의 이력서를 보았다.윤미는 담담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두 분은 이번 면접 본 직위가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소희는 담담하게 입
회의실은 순간 조용해졌고, 윤미는 소희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경악하여 물었다."이게 다예요?"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윤미는 다소 의외를 느꼈고 민슬기는 경멸을 조금도 숨기지 않고 소희를 바라보았다."잘못 온 거 아니에요? 여기는 북극 디자인 작업실이라고요!"소희는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한 가지 더 보충할게요. 저는 의류, 주얼리 디자인에 모두 관심이 있어서 스스로 좀 배웠어요."민슬기는 비웃음을 터뜨렸다."저기요, 말을 못 알아듣는 거예요? 여기는 상류, 전문적인 작업실이지 당신이 스스로 좀 배웠다고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요."소희는 담담하게 웃었다."여기가 전문적인 곳이기 때문에 온 거예요!"민슬기는 웃기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다.소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민슬기에게 조롱당하는 것을 보며 소연은 다소 고소해했다. 소희는 설마 진원이 자신의 그림과 디자인 방면의 천부적인 재능을 중시하는 것을 보고 몰래 배워서 진원의 주의를 끌려고 한 것일까?심지어 북극 작업실까지 면접을 보러 오다니?정말 가소롭기 그지없군!그녀는 어떻게 들어왔지?윤미는 소희의 이력서를 보고 막 소희가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려 할 때, 중간에 앉아 줄곧 입을 열지 않던 진석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입을 열었다."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두 분 모두 훌륭하니까 모두 합격이에요. 오늘은 금요일, 너희들은 다음 주 월요일에 정식으로 출근하고요. 문제 있나요?"소희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민슬기는 아예 입을 열고 물었다."네, 모두 북극 작업실이 디자이너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다고 하는데, 설사 조수라고 해도 매우 엄격하다고 들었어요. 근데 이것이 바로 이 작업실의 높은 표준과 요구인가요?”진석은 금테 안경을 낀 채 점잖고 잘생겼으며 동시에 냉담하고 소외감이 있었다."기준은 내가 정한 것이니, 내가 그녀가 합격했다고 말한 이상, 합격한 거예요!""저는 이게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해요." 민
소희가 어정으로 돌아왔을 때 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구택의 전화를 받았다."어디예요?""집이요." 소희는 신발을 갈아 신으면서 대답했다."오후에 뭐 했어요?" 남자의 목소리는 나지막하고 부드러웠다."나갔다 왔어요."구택은 즉시 물었다."무슨 일 있었어요?"소희는 가볍게 웃었다. "돌아오면 알려줄게요!"구택은 낮게 웃었다."좀 늦게 돌아갈 거 같아요. 저녁 예약해 줬으니까 다 먹어야 해요. 편식하면 안 돼요.""넵!" 소희가 대답했다.구택은 그녀가 고분고분 말 잘 듣는 것을 보고 마음이 좀 설렜다."집에 잘 있어요, 술자리 끝나면 바로 돌아갈게요.""네!"전화를 끊은 뒤, 소희는 샤워하러 갔고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초인종이 울렸는데, 구택이 그녀를 위해 주문한 저녁이었다.호텔의 배달원은 여전히 도시락을 식탁에 놓은 뒤 예의 바르게 소희에게 즐거운 식사하라고 인사를 한 뒤 떠났다.소희는 머리를 닦고 식탁 앞에 앉아 밥을 먹으려고 했고 도시락을 열어서야 왜 구택이 그녀더러 음식을 가리지 말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그는 네 가지 채소에 탕을 하나 주문했는데, 탕은 배와 제비집으로 끓인 것이었고, 다른 네 가지 요리는 두 가지 고기에 두 가지 채소였다. 비록 보기에는 색깔과 향기가 모두 갖추어져 있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매운맛은 하나도 없었다.소희는 두 손으로 턱을 받치며 앞에 있는 밥을 보고 입맛이 하나도 없었다.소희는 갑자기 청아가 너무 그리웠고, 그녀가 만든 매운 게가 그리웠다. 그래서 소희는 아예 핸드폰을 들고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소희!" 청아의 목소리는 유쾌했다."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소희가 웃으며 물었다."오늘 회사에서 우리 팀장님 도와 디자인 원고를 고쳤는데, 내가 아주 잘 고쳤다고 해서."청아는 무척 흥분해했다."넌 원래 대단하잖아!"소희가 웃으며 말했다."이 방면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난 반드시 엄청나게 노력할 거야!두 사람은 한동안 웃고 떠들다가 청
방에 돌아와서 문을 잠그고 나서야 그녀는 잠옷으로 갈아입고 잠을 자려고 했다.그녀는 그런대로 잠을 잘 잤다. 아마도 이미 이런 환경에 적응해서 그런지 곧 잠이 들었다.……어정.구택이 돌아왔을 때 소희는 아직 잠을 자지 않고 베란다의 소파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구택은 그녀를 침대로 안으며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잠시 키스하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기다려요, 먼저 씻으러 갈게요."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개를 들어 그의 턱에 뽀뽀를 했다.구택은 이미 며칠이나 기다려서 지금 온몸이 경직됐고 목소리마저 잠겼다."잠깐만 기다려요!”그가 일어나자 소희는 책을 내려놓고 침대 머리맡의 불을 좀 더 어둡게 하고는 누워서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10분도 안되어 구택은 욕실에서 나와 침대에 뛰어들어 그녀의 턱을 쥐고 짙게 키스했다.……잠을 잘 때 시간은 거의 새벽 1시가 다 되어 갔고, 소희는 남자의 품에 기대어 졸리다가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린 듯 눈을 감고 입을 열었다."나 월요일에 출근할 거예요."구택은 나른하게 실눈을 떴다."인턴이요?""응.""어느 회사죠?""북극 디자인 작업실이요, 디자이너 조수."구택의 나른한 눈빛에 놀라움이 스쳤다."디자이너요? 소희 씨 전공이 디자인은 아닌 것 같은데.""아니에요, 내가 디자인에 관심이 있어서 잠깐 해보는 거예요." 소희가 말했다.구택은 그녀를 품에 안고 손바닥으로 그녀의 어깨를 어루만졌다."오늘 오후에 면접 보러 나갔어요? 왜 북극에 가려고 했어요?""조수를 모집한다고 들었는데, 마침 내가 요즘 별일 없어서 한 번 시도해 봤어요."소희는 얼버무렸다."토요일에 유민이한테 수업하는 것도 방해하지 않고요."구택은 호흡이 약간 무거워졌다."이러면 너무 피곤하지 않을까요?""아니요."소희는 중얼거리며 그에게 의지하며 자연스럽게 키스했다.구택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바라보며 눈에는 온통 그녀의 모습이었다.……일요일 오후, 소희는 청아에게 전화를 해서 그녀와 저녁에 만나기로
안에서 목욕하고 있던 청아는 누군가가 문을 미는 소리를 듣고 잔뜩 긴장해지더니 얼른 옷을 입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누구지?"바깥의 사람은 말을 하지 않고 힘껏 문을 밀었고, 문이 밀리지 않자 세게 부딪치기 시작했다.문 뒤에 받쳐져 있던 의자는 조금씩 밀려났고 위의 물도 쏟아졌다.청아는 즉시 달려가 문을 밀며 물었다."누구냐고?"밖에 있던 사람은 멈추더니 일부러 놀라는 척했다."안에 청아 씨 있었어? 나는 또 문이 고장 난 줄 알았네! 내 팬티가 옷걸이에 걸려 있는데, 혹시 못 봤어? 좀 가져다줘!"청아는 분노하면서도 두려워하며 차갑게 말했다."먼저 가봐, 나 바로 나갈 거야!""나 지금 입을 건데, 먼저 들어가게 해줘!"성강은 히죽거리며 계속 문을 힘껏 밀었다.청아는 힘껏 버티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더 이상 가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성강은 청아가 목욕할 때마저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간다고 믿지 않아 힘껏 문만 밀었다.문은 "쾅쾅" 소리가 났고 청아는 자신을 애써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뒤돌아서서 욕실을 들여다보더니 어떤 물건으로 방비할 수 있는지 찾아보았다!고장미는 분명 나갔기 때문에 성강이 감히 이렇게 대놓고 행동할 수 있었으니 그녀는 자신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핸드폰은 세면대에 놓여 있었고 그녀가 가져가려면 문에서 떠나야 했기에 성강은 틀림없이 문을 밀치고 들어올 것이다. 그녀는 급해지더니 온몸에 식은땀을 흘렸고, 방금 큰 소리로 외치려고 할 때, 세면대에 놓여 있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누군가가 그녀에게 전화했다!적막한 화장실 안에서 전화벨 소리는 매우 뚜렷했다.성강은 청아가 정말로 핸드폰을 가지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한 듯 즉시 멈추고 몸을 돌려 떠났다.청아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성강이 멀어진 것을 듣고서야 그녀는 의자를 다시 문 뒤로 민 후, 재빨리 세면대 앞으로 달려가 휴대전화를 들었다.그녀에게 전화한 사람은 백림이었다.그녀는 한없이 감격스러
백림은 낡은 건물을 한 번 보더니 부드럽게 말했다."왜 여기에서 지내는 거죠? 만약 시원이네 집에서 살고 싶지 않다면, 내 빈 집에서 지내도 되는데!"청아는 인차 말했다."아니에요, 고마워요!"백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온화하게 웃기만 했다."올라가서 얘기해도 돼요?"청아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나와 함께 살고 있는 여자가 있어서요, 미안해요!”"그럼 됐어요!" 백림은 웃음을 머금고 몸을 돌려 차로 돌아와 트렁크에서 커다란 쇼핑백 두 개를 꺼냈고 안에는 물건으로 가득 찼다.그는 청아에게 건네주었다."불편하면 나도 올라가지 않을 테니까, 이거 들고 올라가요!"청아는 쇼핑백에 여자가 마시는 제비집, 콜라겐, 그리고 진귀한 화장품이 있는 것을 보고 즉시 고개를 저었다."난 필요 없어요. 백림 오빠, 그냥 가져가요!”백림은 웃었다."단지 먹는 것들일 뿐, 얼마 안 해요. 화장품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준 건데, 내가 남자로서 쓸 데도 없고요."청아는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었다."정말 받을 수 없어요. 그냥 여자 친구에게 가져다줘요!"백림이 말했다."시원이가 한 말 듣지 마요. 내가 여자친구가 어디 있다고!"멀지 않은 곳에 롤스로이스 한 대가 나무 아래에 세워져 있었고 시원은 운전석에 앉아 건물 앞에서 마주 보고 서 있는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고 눈을 가늘게 뜨며 청아를 주시하고 있었다.백림이 청아를 좋아한다는 말에 그는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 백림은 그와 마찬가지로 여자친구를 우표 수집하는 것처럼 사귀었다.그런데 백림이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이건 다소 의외였다.절친으로서 그는 눈치 있게 빠져야 했고 너무 많이 참견할 수 없었다.‘청아 그 멍청한 계집애는 백림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그는 좀 초조해지며 차 창을 반쯤 내리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이쪽의 청아는 계속 받으려 하지 않았고 백림은 다소 조급해했다."청아 씨, 다른 생각하지 마요. 나는 단지 당신과 친
백림과 청아는 모든 것을 털어놓았으니, 두 사람 사이도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백림은 웃으며 말했다."앞으로 더 이상 청아 씨에게 전화하지 않을 게요. 그러나 나중에 만나면 계속 날 오빠라고 불러줘요!""그럼요!" 청아는 유쾌하게 웃었다."그럼 빨리 돌아가요, 머리카락도 아직 마르지 않았으니, 밖에서 바람 쐬지 말고. 나도 가볼게요!""잘 가요, 백림 오빠!""안녕!"백림은 물건을 차에 다시 올려놓은 다음 차에 올라타서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다.청아도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거기에 서서 그의 차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시원은 차에 앉아 청아가 "섭섭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색이 더욱 무거워졌다.백림의 차가 멀어지자 청아는 금방 몸을 돌려 돌아가려 했는데 갑자기 경적 소리를 듣고 바로 고개를 돌려 보았다.날이 이미 어두워져서 그녀는 차 안의 사람을 똑똑히 보지 못했지만, 익숙한 차를 보고 가슴이 쿵 뛰었다.차가 다시 한번 울리자 청아는 차 안의 사람이 시원이라는 것을 거의 확신하고 입술을 오므리고 걸어갔다.갑자기 핸드폰이 또 울리기 시작하자, 그녀는 멈춰서 한 번 보았는데, 소희가 그녀에게 전화한 것이었다."청아야, 시원 오빠가 그쪽을 지나갔다 해서 너 데리러 갔어. 이따 그의 차 타고 와!"소희가 말했다.청아는 잠시 멈칫하다 웃으며 말했다."응, 나 시원 오빠 차 본 것 같아!""응, 이따 보자!"소희는 곧 전화를 끊었다.청아는 휴대전화를 들고 나무 아래에 세워진 롤스로이스를 향해 걸어가 차 앞 유리를 사이에 두고 남자와 눈을 마주쳤다.그녀는 두 사람이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다고 느꼈는데, 사실 고작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다.시원은 차에서 내리며 잘생긴 얼굴에는 가벼운 미소가 묻어났다."소희 씨가 데리러 오라고 해서요, 지금 갈래요?"청아는 남자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준수하고 존귀했지만 전의 익숙한 느낌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런 소외감은 그녀로 하여금 병원에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하게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