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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이러지 마세요

“일 얘기는 다음에 임문호 대표님과 따로 하고 오늘은 다른 얘기를 나누죠. 오늘은 원 대표님과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만든 자리거든요.”

“...”

원이림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잠깐 침묵에 잠겼다. 그리고 자본주의 미소를 지으며 인사치레 말을 계속했다.

“하하, 이거 참 부끄러운데요. 강 대표님과 얘기를 나누는 자리라면 저는 언제나 환영이에요. 오히려 그럴 기회가 없어서 문제죠.”

눈치가 빨랐던 임문호는 곧바로 따라 웃으면서 말했다.

“그 기회가 오늘 생겼으니 다 함께 한잔 마실까요? 강 대표님, 원 대표님, 진 비서님, 그리고...”

임문호는 윤성아를 바라봤다. 호진 그룹 계열사의 대표로서 그는 당연히 윤성아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그녀가 한때 호진 그룹의 수석 비서였다는 것도, 그리고 강주환과 스캔들이 있었다는 것도 물론 알고 있었다.

송유미의 사건이 그토록 큰 주목을 이끌었으니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강주환도 모르는 척하는 마당에 임문호가 아는 척할 수는 없었으니, 그는 눈치껏 낯선 이를 대하듯이 행동했다.

“저는 윤 비서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하하! 그래요, 윤 비서. 자, 저희 함께 한잔해요.”

사람들은 다 함께 술잔을 들어 올렸다. 임문호 덕분에 그래도 분위기는 꽤 좋았다.

강주환은 이 와중에서도 윤성아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호기심 어린 말투로 물었다.

“원 대표님은 아주 특별한 비서를 뒀네요.”

윤성아는 몸을 흠칫 떨었다. 그리고 강주환의 비서로 일한 4년간 배운 술자리 예절에 따라 몸을 일으키며 싫은 티 하나 없는 완벽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술병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강 대표님, 제가 한 잔 따라드릴게요.”

윤성아가 술을 따르자마자 강주환은 바로 원샷해 버렸다. 그리고 또다시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술병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번엔 제가 따라줄게요.”

“...”

윤성아는 어쩔 수 없이 술을 받아 들고 강주환과 마찬가지로 원샷 했다. 그런 그녀가 걱정됐던 원이림은 작게 머리를 저으며 그녀의 귀가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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