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이미 윤성아와 똑같이 생긴 안효주를 만났다.‘그럼 죽은 쪽이 내 딸이라는 거야?'윤정월은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믿기지 않는 현실에 그녀는 머리가 지끈거렸고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20여 년 동안 드디어 그녀가 부잣집에 보낸 친딸을 찾았는데 이미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윤정월의 호화로운 나날의 꿈도 파사삭 사라지게 되었다.분명 안씨 가문에서 자신의 딸을 홀대해준 것이라고 여기며, 그래서 딸이 죽게 된 것으로 생각하니 안씨 가문의 사람들이 증오가 되어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나 안씨 가문으로 쳐들어가 따질 수 없었던 그녀는 모든 탓을 윤성아로 돌리기로 했다.게다가 양신우가 사고를 쳤기에 급전도 필요한 상태였다. 윤정월은 윤성아가 영주시 베린 그룹에서 일하며 또 회사 대표님을 꼬시고 있다는 안효주의 말을 떠올렸다.그녀는 바로 베린 그룹으로 향했다.마침 이날, 윤성아의 인수인계를 받은 새로운 직원이 모르는 부분이 있다며 윤성아에게 연락해 회사로 와 달라고 부탁했다.윤성아는 모든 일을 마친 후 베린 그룹에서 나오게 되었다.“윤성아!”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나타난 윤정월에 그녀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엄마, 여긴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윤정월은 분노 가득한 얼굴로 그녀의 앞에 멈춰서더니 손을 들어 윤성아의 뺨을 때렸다.“짜악!”있는 힘껏 때린 윤정월에 윤성아의 고개가 돌아가고 머리카락도 흐트러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볼엔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빨갛게 부어올랐다.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딸이 죽지 않고 살아있었는데 윤정월은 기뻐하기는커녕 오랜만에 만난 그녀의 뺨을 때린 것이었다.‘왜 다짜고짜 뺨부터 때리는 거지?'“불길한 년! 네 아버지를 네가 죽게 한 것도 모자라 이젠 네 동생까지! 너 때문에 감방 가게 생겼어!”‘그리고 내 딸도 너 때문에 죽었다고!'윤성아는 안씨 가문의 딸을 성인이 될 때까지 키웠다. 하지만 정작 그녀의 딸은 이미 4년 전에 죽었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 얼굴로 윤정월을 보았다. 비록 이미 윤정월에게 한번 팔려봤지만 이렇게 쉽게 자신을 팔아버리라는 말을 할 줄은 몰랐다. “그러지!”사채업자는 바로 대답을 하였다.“전에 양지강이 우리한테서 1억 6천만 원을 빌려 간 게 맞지만, 시간도 많이 흘렀고 이자도 같이 오르거든. 그래서 갚아야 할 돈은 1억 6천이 아니야. 하지만 당신들이 불쌍하기도 하니까 2억만 받을게!”사채업자는 윤성아를 보며 말을 이었다.“뭐, 계약서에 사인만 해준다면 나도 내가 본 걸 말해 줄 수 있지. 물론 필요하다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도 해주지. 그날 밤에 말이야. 내가 네 아버지를 쫓아갔을 때 확실히 어떤 차가 네 아버지를 치고 도망가는 것을 보았지.”그렇게 사채업자에게서 목격담을 들은 후 윤정월을 윤성아의 손을 확 끌어와 그들이 내민 계약서에 인장을 찍어버렸다. 그리고는 그곳을 벗어났다. 윤성아는 어두워진 눈길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엄마가 어떻게 제가 무조건 그 2억 원을 갚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하는 거죠? 정말로 제가 그 돈을 마련하지 못해 그 사람들이 이상한 곳으로 팔아버릴까 걱정도 안 되시는 거예요?”윤정월은 전혀 관심 없다는 태도로 말했다.“넌 어차피 강 대표의 내연녀잖아. 강 대표가 너한테 그만한 돈도 안 주든? 게다가 이젠 베린 그룹의 대표랑도 그렇고 그런 사이라며?”그녀의 말에 윤성아는 주위 사람마저 얼려버릴 정도로 싸늘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녀는 어느덧 창백해진 안색으로 씁쓸하기 그지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와 대표님은 오래전부터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이예요! 그리고 베린 그룹의 대표님과는 더더욱 아무런 사이도 아니고요!”“그게 무슨 말이니?”윤정월은 매서운 눈빛으로 윤성아를 보았다.“네 말대로 정말 그렇다면, 네 동생 4억 원은 어디서 구해? 그럼 여태까지 날 속인 거니?”...그날.별빛 아파트로 온 윤정월은 양지강이 사고당한 날의 CCTV 영상을 보게 되었고 뺑소니 범인 안효주의 얼굴 또한
윤성아는 아주 확고했다.제 생각을 말한 그녀는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엄마, 이젠 이 얘기는 그만 해요. 밤이 늦었는데,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어요? 제가 만들어 드릴게요.”윤정월은 이내 한숨을 깊게 쉬었다.“어휴...!”그날 밤.윤정월은 윤성아 해준 저녁을 먹고 샤워를 한 뒤 윤성아와 함께 잤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강주환의 곁으로 돌아가라며 윤성아를 설득했지만, 윤성아는 아주 확고했다.윤정월은 점차 짜증이 치밀었다.“넌 어떻게 된 애가 이렇게 융통성이 없니! 강 대표가 없이 돈을 어떻게 마련하려고 그러니? 네가 강 대표 곁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씨 가문 딸을 어떻게 이길 거냐고. 강 대표가 그 여자를 싸고도는데 네게 그 여자를 이길 능력이나 있어? 아니잖아. 아버지 복수는 또 어떻게 하려고? 그리고 네 동생은?”윤성아는 그만 듣고 싶었다. 느껴지는 무력감에 힘없이 말했다.“엄마, 저 피곤해요. 일단 오늘은 자요.”윤정월은 그런 그녀에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다음 날 아침.일찍 일어난 윤성아는 간단히 씻은 뒤 원룸을 나가 윤정월의 세면용품을 사곤 돌아오는 길에 죽도 사 오려 했다.그녀는 아침을 간단히 먹은 뒤, 바로 윤정월과 함께 양신우를 보러 운성시로 갈 생각이었다.그러나 윤성아가 원룸을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초인종 소리가 울려 퍼졌다.“띵동.”윤정월은 현관문을 열자 그곳에는 정장을 차려입은 기품이 좋은 남자가 우뚝 서 있었다. 그녀는 바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맞이했다.“강 대표님께서는 여기 어쩐 일로 오셨어요?”강주환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윤성아가 포기하지 않고 운성시로 넘어가 안효주를 상대로 계속 고소를 시도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목격자도 찾아다닌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그래서 특별히 그녀를 보러 온 것이었다.그러나 윤정월이 그에게 문을 열어줄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눈앞에 있는 여자가 그간 윤성아에게 했던 악독한 짓만 머릿속에 떠올리면 강주환은 저절로 미간이 구겨 들어갔다. 그는 칠흑 같은 두
윤정월은 아주 확신했다.“다만 대표님껜 이미 결혼할 상대가 있었네요. 그러니 성아도 다른 사람 손가락질을 받고 싶지 않았던 거겠죠. 괜히 또 송유미 같은 사람이 나타나 우리 성아를 괴롭히면...”그녀는 일부러 말을 하다 말았다. 하지만 분명 강주환의 자기 뜻을 알아차렸을 거라 확신했다.“강 대표님, 전 이미 성아를 설득해 봤어요. 만약 정말 진심으로 한 남자를 사랑한다면 명성이 어떻게 되든 딱히 상관없을 거예요. 그냥 강 대표님이 우리 성아에게 잘해주기만 하면, 그걸로 된 거예요.”윤정월은 계속 말을 이었다.“그러니 다시 성아를 강 대표님 곁에 두세요. 성아도 이젠 그런 껍데기뿐인 것들을 신경 쓰지 않아요. 강 대표님과 함께할 수만 있다면 성아는 분명 그걸로도 행복해할 거예요.”강주환은 어두워진 안색으로 윤정월을 보았다.“정말로 성아가 나를 좋아할 거라 확신해? 정말로 그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고 나랑 함께 있겠다고 그랬어?”윤정월이 답했다.“네, 확신해요! 성아도 곧 돌아올 시간이네요. 일단 들어와서 기다려요. 직접 성아에게 물어보면 될 거예요. 애가 좀 고집이 셀 뿐이지 마음속엔 오직 대표님뿐이거든요.”말을 마친 윤정월은 또 강주환에게 말했다.“제 아들이 운성시에 혼자 남겨져서 돈도 구했겠다 얼른 가봐야겠네요. 전 이만 가볼게요.”윤정월은 돈을 챙긴 채 나가버렸다.한참 지나고, 윤성아는 물건을 바리바리 들고 현관문을 열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강주환에 그녀는 어리둥절했다.“네가 나를 좋아한다고?”남자의 다짜고짜 물었다.“네?”윤성아는 더욱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지금 무슨 소리지?'강주환은 자리에서 일어나 긴 다리를 뻗으며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깊은 두 눈동자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네 엄마가 그러더군. 네가 날 좋아한다고. 모든 걸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나랑 같이 있고 싶다고.”윤성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내 싸늘한 눈길로 눈앞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엄마가 헛소리 한 거예요. 믿지 마요. 그런 일 없
지금 상황에 아무리 그녀가 그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해도 쉽게 그의 심기를 건드릴 것 같았다.창밖엔 노을이 지고 있었고 붉은 태양이 특히나 더 아름다워 보였다.강주환은 잠에서 깨어난 여자를 빤히 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아름답기 그지없었고 하늘에 걸린 노을보다 더 아름다워 그의 시선을 자꾸 빼앗았다.“이렇게 얌전하게 굴면 얼마나 좋아.”그의 큰 손이 그녀의 이마에 닿더니 흐트러진 머리칼을 뒤로 넘겨주었다.“계속 이렇게 얌전하게 내 말만 듣는다면, 나도 앞으로 계속 너만 아껴줄 거야.”윤성아는 그저 미소만 지었다. 강주환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일어나.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배고파요?”그녀가 나직하게 물었다. 그리곤 이내 몸을 일으키면서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뭐 드시고 싶은 거 있어요? 제가 만들어 줄게요.”강주환이 말했다.“난 아무거나.”그는 비록 편식했지만, 윤성아와 함께 4년간 생활을 한 적이 있었기에 그녀의 솜씨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오늘 이미 그녀를 힘들게 했으니 그냥 대충 그가 좋아할 만한 것을 만들면 되었다.“그래요.”윤성아는 실크로 된 잠옷을 입었고 겉옷을 찾아 잠옷 위에 걸쳤다.주방으로 들어간 윤성아는 냉장고에서 식자재를 꺼냈고 빠르게 네 가지 음식과 국을 만들어냈다.두 사람은 다시 식탁에 앉아 함께 식사하게 되었다. 누구도 말 꺼내는 사람 없이 그저 조용하게 묵묵히 음식을 먹어치웠다.식사를 마친 후, 윤성아는 고개를 들고 맞은 편에 앉은 남자를 보았고 다시 4억에 관해 얘기를 꺼냈다.잘 흘러가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해졌다.강주환은 어두워진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네 생각엔? 네 가치가 얼마인 것 같아? 4억으로 언제까지 내 곁에 머물 수 있을 것 같은데?”윤성아가 답했다.“두 달이요.”그녀의 눈빛엔 아무런 감정도 섞여 있지 않았다.“두 달만 지나면, 그땐 대표님이 저를 놓아줬으면 좋겠어요.”강주환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는 조롱의 의미가 담긴 시선으로 그녀
안진강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강주환이? 걔가 너를 도와주고 있었다고?”안효주가 답했다.“네, 저랑 결혼할 사이니까 당연히 도와주고 있었어요. 아버지도 비록 저를 혼내고 계시지만 그래도 저를 아껴주고 사랑하시잖아요. 주환 씨도 비록 말은 그렇게 해도 저를 아껴주고 있어요.”지난번에 본 강주환의 모습과 그가 한 말을 떠올린 안진강은 강주환에게 불쾌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하지만 사망자 가족이 영주시에서 안효주를 고소하자 강주환이 안효주를 도와 이 사건을 묻히게 했다. 강주환이 말을 독하게 해도 그래도 자신의 딸을 사랑하고 아껴주고 있다는 생각에 안진강은 순간 강주환이 그리 눈에 거슬리지 않게 되었다.하지만 이 사건은...안진강이 입을 열었다.“어차피 운성시까지 달려와서 고소를 한 사람이다. 내가 직접 가서 그 딸을 만나보마. 얼마나 탐욕스러운 사람인지 직접 봐야겠다. “아니에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안효주는 바로 그를 막았다.“최근에 그 여자 엄마를 만나게 되었어요. 이 사건은 제가 그 여자 엄마와 다시 얘기하면 될 거예요.”안효주는 자신이 이번에 분명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래, 네가 저지른 잘못이니 네가 직접 해결하거라. 하지만 주의하거라. 태도는 반드시 진정성이 있고 부드러워야 한다. 네가 사람을 죽였으니 너무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면 상대가 원하는 금액을 드려라.”안효주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날, 안효주는 바로 윤정월을 찾아왔다.안효주가 그녀를 찾아온 이유를 얘기하고 원하는 배상금을 주겠다고 말했다.안효주의 말을 들은 윤정월은 당장이라도 안효주를 찢어 죽여버리고 싶었다. 윤정월은 살기 가득한 눈길로 안효주를 보았다.“얼마든지 배상하겠다고? 얼마면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데? 너희 가문에서 사람을 죽였다고! 네가 내 남편을 죽였다고! 난...”안효주는 윤정월을 찾아가기 전 이미 그녀에 대해 조사를 끝마쳤다.그녀는 거만한 시선으로 윤정월을 보며 말허리를 잘랐다.“아들이 이름이 양신우, 맞죠? 듣기로는 학
그녀는 바로 윤성아의 말을 잘라버리곤 이어서 말했다.“강씨 가문과 안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 가문인지 몰라서 그래? 우리 같은 평민이 정말로 그 사람들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 것 같냐고! 너 전에 영주시에도 고소했는데 묻혔다며. 안 그래? 네가 운성시로 와서 고소한다고 한들 뭐가 달라지는데? 상대는 안씨 가문이야! 결국, 같은 결과를 보지 않겠니?”윤성아가 말했다.“같지 않아요! 전에는 증인이 없어서 그런 거지만 이번엔 증인이 있잖아요! 저희가 계속 버티면 어쩌면 이길 수도 있잖아요! 엄마, 전 포기할 수 없어요. 아버지는 억울하게 돌아가셨어요. 전 반드시 안효주를 마땅한 법으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예요!”물론 윤정월도 그녀의 같은 생각이었지만 안효주를 감방에 보내기엔 아직 한참이나 부족했다.안씨 가문은 그녀의 친딸을 죽게 했고 남편까지 죽여버린 가문이었다. 그녀가 현재 제일 보고 싶은 건 안씨 가문의 두 자매가 서로 물고 뜯는 모습이었다. 최대한 한쪽이 처참하게 무너져 그녀의 친딸과 남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안 된다! 당장 고소를 취하해!”윤정월의 태도는 완강했다. 그리고 이내 눈물을 흘리며 서글프게 울었다.“나라고 네 아버지 복수를 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니? 난 꿈에서도 안씨 가문 사람들을 죽이는 꿈을 꿔! 하지만 우린 그들을 이기지 못해! 그리고 성아야, 그거 아니? 네 동생이 때린 학생 집안이 안씨 가문의 머나먼 친척 집안이야! 네가 계속 고소를 하고 있으면 네 동생이 감방 가게 된다고! 네 아버지는 이미 죽은 사람이야. 그러니 일단 네 동생부터 지켜야 하지 않겠니?! 우린 죽어버린 네 아버지를 위해 살아있는 네 동생을 감방으로 보낼 수 없어...”윤성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이미 대표님한테서 가진 4억으로 신우 일을 해결한 거 아니었어요?”“그래.”윤정월은 더 슬프게 울면서 말했다.“하지만 안씨 가문의 사람들이 돈을 받자마자 마음을 바꾸는데 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 네가 고소 취하 안 해주면 네 동생을 감방에 넣
남자는 바로 화를 냈다.“애초에 네가 네 엄마랑 함께 우리를 찾아오지 않았나?! 내가 네 아버지 사건에 증인 해주면 그 돈을 갚겠다고 말이야! 나도 들었어. 고소가 취하되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약속대로 경찰서에 가서 증언도 했어. 증인으로 법정에 서겠다고도 했고. 너희들이 고소를 진행하든 말든 사실 우리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네 아버지가 빌려 간 돈 1억 6천도 이젠 2억이 되었지! 계약서에 사인도 했으니 반드시 네가 갚아야 해.”그들의 말엔 문제가 없었다.하지만...“전 돈이 없어요!”윤성아는 담담한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게다가 아무리 돈이 있다고 해도 절대 주지 않을 거예요.”양지강은 이런 사람들에게 속아 도박에 손을 대게 되었고 사채업자들은 일부러 그에게 돈을 빌려주어 이자를 뜯어냈다. 그랬기에 그들이 진정한 살인자였다.“이자를 잔뜩 불러서 우리 아버지 손에서 많은 돈을 뜯어냈잖아요! 그리고 당신들이 우리 아버지를 그렇게 감금하지 않았다면 아버지가 도망칠 일도 없었어요. 빗속에서 뺑소니 당하는 일도 없다고요! 당신들의 행동은 전부 불법이라고요!”사채업자는 어처구니가 없음에 웃음만 내뱉었다. 그리곤 음험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하하, 윤성아 씨. 뭘 그렇게 고집을 부려? 자꾸 그러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그는 손을 저어 사인을 보냈다.“잡아!”윤성아는 그렇게 사채업자들한테 붙잡히게 되었다. 그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가 다시 한번 그녀에게 물었다.“얌전히 돈 갚을래, 아니면 널 팔아줄까? 얼굴 하나 반반하니 분명 값을 높이 쳐 받을 수 있을 거야!”남자는 손으로 윤성아의 턱을 잡고 휙휙 돌려 살펴보았다.남자의 얼굴엔 긴 흉터가 있었고 눈빛도 아주 매서웠다.“합법이든 불법이든 난 상관 안 해. 어차피 우리가 하는 일이 불법이니까!”그들은 윤성아에게 마지막 선택의 기회를 주었고 얼른 아는 사람에게 연락해 돈을 갚으라고 독촉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를 오늘 밤에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했다.윤성아는 핸드폰을 들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