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아는 아주 확고했다.제 생각을 말한 그녀는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엄마, 이젠 이 얘기는 그만 해요. 밤이 늦었는데,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어요? 제가 만들어 드릴게요.”윤정월은 이내 한숨을 깊게 쉬었다.“어휴...!”그날 밤.윤정월은 윤성아 해준 저녁을 먹고 샤워를 한 뒤 윤성아와 함께 잤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강주환의 곁으로 돌아가라며 윤성아를 설득했지만, 윤성아는 아주 확고했다.윤정월은 점차 짜증이 치밀었다.“넌 어떻게 된 애가 이렇게 융통성이 없니! 강 대표가 없이 돈을 어떻게 마련하려고 그러니? 네가 강 대표 곁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씨 가문 딸을 어떻게 이길 거냐고. 강 대표가 그 여자를 싸고도는데 네게 그 여자를 이길 능력이나 있어? 아니잖아. 아버지 복수는 또 어떻게 하려고? 그리고 네 동생은?”윤성아는 그만 듣고 싶었다. 느껴지는 무력감에 힘없이 말했다.“엄마, 저 피곤해요. 일단 오늘은 자요.”윤정월은 그런 그녀에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다음 날 아침.일찍 일어난 윤성아는 간단히 씻은 뒤 원룸을 나가 윤정월의 세면용품을 사곤 돌아오는 길에 죽도 사 오려 했다.그녀는 아침을 간단히 먹은 뒤, 바로 윤정월과 함께 양신우를 보러 운성시로 갈 생각이었다.그러나 윤성아가 원룸을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초인종 소리가 울려 퍼졌다.“띵동.”윤정월은 현관문을 열자 그곳에는 정장을 차려입은 기품이 좋은 남자가 우뚝 서 있었다. 그녀는 바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맞이했다.“강 대표님께서는 여기 어쩐 일로 오셨어요?”강주환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윤성아가 포기하지 않고 운성시로 넘어가 안효주를 상대로 계속 고소를 시도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목격자도 찾아다닌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그래서 특별히 그녀를 보러 온 것이었다.그러나 윤정월이 그에게 문을 열어줄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눈앞에 있는 여자가 그간 윤성아에게 했던 악독한 짓만 머릿속에 떠올리면 강주환은 저절로 미간이 구겨 들어갔다. 그는 칠흑 같은 두
윤정월은 아주 확신했다.“다만 대표님껜 이미 결혼할 상대가 있었네요. 그러니 성아도 다른 사람 손가락질을 받고 싶지 않았던 거겠죠. 괜히 또 송유미 같은 사람이 나타나 우리 성아를 괴롭히면...”그녀는 일부러 말을 하다 말았다. 하지만 분명 강주환의 자기 뜻을 알아차렸을 거라 확신했다.“강 대표님, 전 이미 성아를 설득해 봤어요. 만약 정말 진심으로 한 남자를 사랑한다면 명성이 어떻게 되든 딱히 상관없을 거예요. 그냥 강 대표님이 우리 성아에게 잘해주기만 하면, 그걸로 된 거예요.”윤정월은 계속 말을 이었다.“그러니 다시 성아를 강 대표님 곁에 두세요. 성아도 이젠 그런 껍데기뿐인 것들을 신경 쓰지 않아요. 강 대표님과 함께할 수만 있다면 성아는 분명 그걸로도 행복해할 거예요.”강주환은 어두워진 안색으로 윤정월을 보았다.“정말로 성아가 나를 좋아할 거라 확신해? 정말로 그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고 나랑 함께 있겠다고 그랬어?”윤정월이 답했다.“네, 확신해요! 성아도 곧 돌아올 시간이네요. 일단 들어와서 기다려요. 직접 성아에게 물어보면 될 거예요. 애가 좀 고집이 셀 뿐이지 마음속엔 오직 대표님뿐이거든요.”말을 마친 윤정월은 또 강주환에게 말했다.“제 아들이 운성시에 혼자 남겨져서 돈도 구했겠다 얼른 가봐야겠네요. 전 이만 가볼게요.”윤정월은 돈을 챙긴 채 나가버렸다.한참 지나고, 윤성아는 물건을 바리바리 들고 현관문을 열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강주환에 그녀는 어리둥절했다.“네가 나를 좋아한다고?”남자의 다짜고짜 물었다.“네?”윤성아는 더욱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지금 무슨 소리지?'강주환은 자리에서 일어나 긴 다리를 뻗으며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깊은 두 눈동자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네 엄마가 그러더군. 네가 날 좋아한다고. 모든 걸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나랑 같이 있고 싶다고.”윤성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내 싸늘한 눈길로 눈앞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엄마가 헛소리 한 거예요. 믿지 마요. 그런 일 없
지금 상황에 아무리 그녀가 그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해도 쉽게 그의 심기를 건드릴 것 같았다.창밖엔 노을이 지고 있었고 붉은 태양이 특히나 더 아름다워 보였다.강주환은 잠에서 깨어난 여자를 빤히 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아름답기 그지없었고 하늘에 걸린 노을보다 더 아름다워 그의 시선을 자꾸 빼앗았다.“이렇게 얌전하게 굴면 얼마나 좋아.”그의 큰 손이 그녀의 이마에 닿더니 흐트러진 머리칼을 뒤로 넘겨주었다.“계속 이렇게 얌전하게 내 말만 듣는다면, 나도 앞으로 계속 너만 아껴줄 거야.”윤성아는 그저 미소만 지었다. 강주환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일어나.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배고파요?”그녀가 나직하게 물었다. 그리곤 이내 몸을 일으키면서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뭐 드시고 싶은 거 있어요? 제가 만들어 줄게요.”강주환이 말했다.“난 아무거나.”그는 비록 편식했지만, 윤성아와 함께 4년간 생활을 한 적이 있었기에 그녀의 솜씨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오늘 이미 그녀를 힘들게 했으니 그냥 대충 그가 좋아할 만한 것을 만들면 되었다.“그래요.”윤성아는 실크로 된 잠옷을 입었고 겉옷을 찾아 잠옷 위에 걸쳤다.주방으로 들어간 윤성아는 냉장고에서 식자재를 꺼냈고 빠르게 네 가지 음식과 국을 만들어냈다.두 사람은 다시 식탁에 앉아 함께 식사하게 되었다. 누구도 말 꺼내는 사람 없이 그저 조용하게 묵묵히 음식을 먹어치웠다.식사를 마친 후, 윤성아는 고개를 들고 맞은 편에 앉은 남자를 보았고 다시 4억에 관해 얘기를 꺼냈다.잘 흘러가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해졌다.강주환은 어두워진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네 생각엔? 네 가치가 얼마인 것 같아? 4억으로 언제까지 내 곁에 머물 수 있을 것 같은데?”윤성아가 답했다.“두 달이요.”그녀의 눈빛엔 아무런 감정도 섞여 있지 않았다.“두 달만 지나면, 그땐 대표님이 저를 놓아줬으면 좋겠어요.”강주환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는 조롱의 의미가 담긴 시선으로 그녀
안진강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강주환이? 걔가 너를 도와주고 있었다고?”안효주가 답했다.“네, 저랑 결혼할 사이니까 당연히 도와주고 있었어요. 아버지도 비록 저를 혼내고 계시지만 그래도 저를 아껴주고 사랑하시잖아요. 주환 씨도 비록 말은 그렇게 해도 저를 아껴주고 있어요.”지난번에 본 강주환의 모습과 그가 한 말을 떠올린 안진강은 강주환에게 불쾌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하지만 사망자 가족이 영주시에서 안효주를 고소하자 강주환이 안효주를 도와 이 사건을 묻히게 했다. 강주환이 말을 독하게 해도 그래도 자신의 딸을 사랑하고 아껴주고 있다는 생각에 안진강은 순간 강주환이 그리 눈에 거슬리지 않게 되었다.하지만 이 사건은...안진강이 입을 열었다.“어차피 운성시까지 달려와서 고소를 한 사람이다. 내가 직접 가서 그 딸을 만나보마. 얼마나 탐욕스러운 사람인지 직접 봐야겠다. “아니에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안효주는 바로 그를 막았다.“최근에 그 여자 엄마를 만나게 되었어요. 이 사건은 제가 그 여자 엄마와 다시 얘기하면 될 거예요.”안효주는 자신이 이번에 분명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래, 네가 저지른 잘못이니 네가 직접 해결하거라. 하지만 주의하거라. 태도는 반드시 진정성이 있고 부드러워야 한다. 네가 사람을 죽였으니 너무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면 상대가 원하는 금액을 드려라.”안효주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날, 안효주는 바로 윤정월을 찾아왔다.안효주가 그녀를 찾아온 이유를 얘기하고 원하는 배상금을 주겠다고 말했다.안효주의 말을 들은 윤정월은 당장이라도 안효주를 찢어 죽여버리고 싶었다. 윤정월은 살기 가득한 눈길로 안효주를 보았다.“얼마든지 배상하겠다고? 얼마면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데? 너희 가문에서 사람을 죽였다고! 네가 내 남편을 죽였다고! 난...”안효주는 윤정월을 찾아가기 전 이미 그녀에 대해 조사를 끝마쳤다.그녀는 거만한 시선으로 윤정월을 보며 말허리를 잘랐다.“아들이 이름이 양신우, 맞죠? 듣기로는 학
그녀는 바로 윤성아의 말을 잘라버리곤 이어서 말했다.“강씨 가문과 안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 가문인지 몰라서 그래? 우리 같은 평민이 정말로 그 사람들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 것 같냐고! 너 전에 영주시에도 고소했는데 묻혔다며. 안 그래? 네가 운성시로 와서 고소한다고 한들 뭐가 달라지는데? 상대는 안씨 가문이야! 결국, 같은 결과를 보지 않겠니?”윤성아가 말했다.“같지 않아요! 전에는 증인이 없어서 그런 거지만 이번엔 증인이 있잖아요! 저희가 계속 버티면 어쩌면 이길 수도 있잖아요! 엄마, 전 포기할 수 없어요. 아버지는 억울하게 돌아가셨어요. 전 반드시 안효주를 마땅한 법으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예요!”물론 윤정월도 그녀의 같은 생각이었지만 안효주를 감방에 보내기엔 아직 한참이나 부족했다.안씨 가문은 그녀의 친딸을 죽게 했고 남편까지 죽여버린 가문이었다. 그녀가 현재 제일 보고 싶은 건 안씨 가문의 두 자매가 서로 물고 뜯는 모습이었다. 최대한 한쪽이 처참하게 무너져 그녀의 친딸과 남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안 된다! 당장 고소를 취하해!”윤정월의 태도는 완강했다. 그리고 이내 눈물을 흘리며 서글프게 울었다.“나라고 네 아버지 복수를 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니? 난 꿈에서도 안씨 가문 사람들을 죽이는 꿈을 꿔! 하지만 우린 그들을 이기지 못해! 그리고 성아야, 그거 아니? 네 동생이 때린 학생 집안이 안씨 가문의 머나먼 친척 집안이야! 네가 계속 고소를 하고 있으면 네 동생이 감방 가게 된다고! 네 아버지는 이미 죽은 사람이야. 그러니 일단 네 동생부터 지켜야 하지 않겠니?! 우린 죽어버린 네 아버지를 위해 살아있는 네 동생을 감방으로 보낼 수 없어...”윤성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이미 대표님한테서 가진 4억으로 신우 일을 해결한 거 아니었어요?”“그래.”윤정월은 더 슬프게 울면서 말했다.“하지만 안씨 가문의 사람들이 돈을 받자마자 마음을 바꾸는데 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 네가 고소 취하 안 해주면 네 동생을 감방에 넣
남자는 바로 화를 냈다.“애초에 네가 네 엄마랑 함께 우리를 찾아오지 않았나?! 내가 네 아버지 사건에 증인 해주면 그 돈을 갚겠다고 말이야! 나도 들었어. 고소가 취하되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약속대로 경찰서에 가서 증언도 했어. 증인으로 법정에 서겠다고도 했고. 너희들이 고소를 진행하든 말든 사실 우리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네 아버지가 빌려 간 돈 1억 6천도 이젠 2억이 되었지! 계약서에 사인도 했으니 반드시 네가 갚아야 해.”그들의 말엔 문제가 없었다.하지만...“전 돈이 없어요!”윤성아는 담담한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게다가 아무리 돈이 있다고 해도 절대 주지 않을 거예요.”양지강은 이런 사람들에게 속아 도박에 손을 대게 되었고 사채업자들은 일부러 그에게 돈을 빌려주어 이자를 뜯어냈다. 그랬기에 그들이 진정한 살인자였다.“이자를 잔뜩 불러서 우리 아버지 손에서 많은 돈을 뜯어냈잖아요! 그리고 당신들이 우리 아버지를 그렇게 감금하지 않았다면 아버지가 도망칠 일도 없었어요. 빗속에서 뺑소니 당하는 일도 없다고요! 당신들의 행동은 전부 불법이라고요!”사채업자는 어처구니가 없음에 웃음만 내뱉었다. 그리곤 음험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하하, 윤성아 씨. 뭘 그렇게 고집을 부려? 자꾸 그러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그는 손을 저어 사인을 보냈다.“잡아!”윤성아는 그렇게 사채업자들한테 붙잡히게 되었다. 그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가 다시 한번 그녀에게 물었다.“얌전히 돈 갚을래, 아니면 널 팔아줄까? 얼굴 하나 반반하니 분명 값을 높이 쳐 받을 수 있을 거야!”남자는 손으로 윤성아의 턱을 잡고 휙휙 돌려 살펴보았다.남자의 얼굴엔 긴 흉터가 있었고 눈빛도 아주 매서웠다.“합법이든 불법이든 난 상관 안 해. 어차피 우리가 하는 일이 불법이니까!”그들은 윤성아에게 마지막 선택의 기회를 주었고 얼른 아는 사람에게 연락해 돈을 갚으라고 독촉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를 오늘 밤에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했다.윤성아는 핸드폰을 들었지만
강주환은 유단자였다.그는 빠르게 몸을 피하면서 동시에 틈 사이로 공격을 해왔고 바로 쇠파이프와 각목을 잡았다. 그리곤 그들 손에서 빼앗아 사채업자들과 함께 싸우기 시작했다.그들은 아주 살벌하게 싸웠다.항상 줄곧 책상 앞에 앉아 두뇌 싸움만 해오던 남자는 흡사 학생이었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아니, 아무리 학생 시절이었다고 해도 그는 이렇게 격하게 누군가와 싸운 적이 없었다.“움직이지 마!”경찰들이 들이닥쳤을 때 강주환은 이미 네댓 명이나 쓰러뜨린 뒤였다. 지금은 오직 그와 흉터남, 그리고 또 다른 흉터남의 부하 한 명이 서로 대치 중인 상태였다.강주환이 입고 있는 옷은 한눈에 봐도 아주 고급스러워 보였고 귀티가 흘렀으며 절대 사채업자일 리가 없었다. 그는 자신이 호진 그룹의 대표님이라는 신분을 밝힌 후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윤성아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빠르게 피 묻은 겉옷을 벗어들고 윤성아 앞에 다가가 몸을 숙였다.“이젠 괜찮아, 집에 가자.”윤성아는 무릎에 파묻었던 고개를 들었다.하늘은 어느새 노을이 졌고 붉은 노을빛이 낡아빠진 창문을 통해 들어와 눈앞에 있는 남자를 비추었다. 노을빛에 비친 남자의 그림자는 더욱 길고 거대했다.그는 검은색 정장 바지에 흰 셔츠만 입고 있었다. 비록 셔츠에 피가 살짝씩 묻어있었지만 따스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의 준수한 얼굴을 보니 그녀는 마음이 놓였다.이마 부분엔 사채업자들한테 맞았는지 부어올라 있었지만, 그의 사람을 홀리는 미모에 전혀 영향 주지 않았다.“이제 괜찮아.”그의 목소리는 여느 때와는 달리 너무나도 부드러웠다. 벗은 겉옷을 윤성아의 몸에 걸쳐주며 그녀를 꽈악 껴안았다. 그리곤 그녀를 들어 올려 차에 태웠다...강주환은 윤성아를 데리고 엠파이어 가든으로 돌아왔다.돌아온 뒤에도 그는 여전히 몸을 덜덜 떨고 있는 그녀를 끌어안고 있었고 다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천천히 그녀를 달랬다.“괜찮아, 이젠 안전해졌어. 괜찮아, 응?”그는 계속 그녀를 달랬다.“내가 있으니까 누구도 널
강주환은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길로 말했다.“그러니까 책임져.”윤성아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말까지 더듬으며 말했다.“어, 어떻게 책임을 지는데요?”“그건 네가 더 잘 알잖아.”남자는 윤성아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그렇게 윤성아는 다시 강주환의 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결국, 그의 내연녀가 되는 운명을 벗어나지 못했다.강주환은 기분이 아주 좋았다. 윤성아가 다시 곁으로 돌아왔기에 그는 베린 그룹과 나엽 또한 원래 상태로 돌려주었다.모든 게 그렇게 잘 흘러가는 것 같았다.윤성아는 얌전히 그의 곁에 있었다. 낮에는 집에서 책을 읽으며 공부를 했고 가끔 마트로 가서 장을 봤다. 그리고 밤이면 강주환과 둘만의 시간을 보냈다.사람들 앞에 나설 수 없는 것만 빼면 그녀는 강주환과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강주환도 예전보다 더 그녀를 아껴주고 있었고 매일 밤 몸을 섞고 나면 항상 그녀를 다정하게 끌어안아 마치 부부의 생활을 보내는 듯한 기분이었다.그러나 두 사람의 소식을 들은 안효주는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그날, 안효주는 심지어 두 눈으로 직접 강주환이 엠파이어 가든으로 들어가고 밤새 그곳에 머물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너무 화가 난 나머지 그녀는 메슥거림을 느꼈다. 그러다 문득 생리가 언제부턴가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바로 그곳을 떠났다. 너무 일찍 했던 터라 문 연 약국은 없었고 안효주는 대충 아무 약국 앞에서 문 열기만을 기다렸다가 바로 임신테스트기를 구매했다.아침이 밝고 윤성아는 먼저 일어나 강주환에게 아침밥을 만들어 주었다.기분이 좋아 보이는 강주환에 그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대표님, 저 이제 그만 집에 박혀있고 싶어요. 저도 일하고 싶어요. 다시 베린 그룹으로 돌아가도 될까요?”강주환은 바로 미간을 구겼다.“일하고 싶은 거라면 호진으로 와. 다시 원래 자리를 만들어 주지.”윤성아는 거부했다. 호진 그룹보다 그녀는 베린 그룹의 업무 분위기를 더 좋아했고 직장 동료도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