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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우리 결혼해요

“사실 진작에 의심해 봤어야 해요. 은진 씨가 금방 당신 애를 유산했는데 또 임신했을 리가 없잖아요! 그렇게 되면 그때 유산된 게 아니라 배 속의 아이를 낳은 거라고요.”

“그 아이가 바로 여요한, 바로 이림 씨 친자식이에요!”

원이림은 웃음이 나왔다.

공허한 눈동자가 잠시 반짝거렸다가 금세 다시 차갑게 변했다.

‘정말 내 아이였다니!’

다행이다. 그가 직접 자기 손으로 자기 자식을 죽이지 않았으니.

하지만 그가 여은진에게 입힌 상처는 돌이킬 수 없었다. 비록 아이는 살아남았지만 원이림은 자신의 잔혹함과 그녀가 피를 흘리던 장면을 똑똑히 기억했다...

여은진은 분명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그녀에게 용서를 구할 면목도 없었다.

현재 그녀는 이미 여석진과 결혼해서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까...

“그런데 만약 은진 씨가 사는 게 행복하지 않다면요?”

윤성아가 말했다.

“이림 씨, 혹시 희주 아가씨라고 아시죠? 어제 여석진 씨네 아들 돌잔치에 희주 아가씨가 들이닥쳤어요.”

“희주 아가씨가 여석진의 아이를 임신했대요!”

원이림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리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공허했던 눈동자에 순간 살기가 가득했다.

“젠장! 여석진 그 자식이 설마 바람났어? 감히?”

“맞아요.”

윤성아가 답했다.

“은진 씨도 참 박복해요. 꼬박 10년을 당신만 좋아하면서 온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이제 남은 인생을 조용하고 안일하게 살고 싶었지만 결과는요?”

“여석진이 은진 씨를 배신하고 다른 여자를 임신시켰어요.”

“더구나 배씨 가문에서 분명 은진 씨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윤성아가 원이림을 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

“아직도 치료받지 않고 이대로 죽고 싶나요?”

“은진 씨는 당신을 10년이나 사랑했어요. 당신은 닥치는 대로 무조건 치료받은 뒤에 은진 씨랑 아이를 곁에 두고 보살펴줘야 하는 게 아닌가요?”

“이미 은진 씨한테 많이 빚진 상태면서 사과 한마디 없이 그녀가 순순히 용서해 주기를 바랐어요? 온 힘을 다 바쳐 당신을 사랑한 사람이고 당신의 아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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