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희가 아무리 뭐라고 말해도 강주환은 받아들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은희는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말도 했고, 울어도 봤고, 화도 내봤고 심지어 죽음으로 협박까지 했지만 강주환은 귓등으로 듣고 있었다.“내가 봤을 땐 너는 양심도 없는 애야!”“주환아, 아무리 내가 네 친 엄마가 아니라고 해도 지금까지 애지중지 키웠잖아. 안 그래?”“엄마는 뭐 하나 부족한 것 없이 너를 키웠다고 생각해. 심지어 네가 소유할 수 없는 것까지 너한테 다 주려고 했잖아......”“아름이가 이렇게 진심으로 너를 대하는 좋은 아이인데 말이야!”“사람이 양심이 있다면 아름이를 데리고 가야지!”하지만 강주환은 여전히 거절했다. 참을 만큼 참은 고은희도 드디어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주환과의 모든 관계를 끊겠다고 큰 소리로 화를 냈다.“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너 같은 아들 둔 적 없으니깐 꺼져. 강 씨 가문에 이렇게 양심이 없고 이기적인 사람을 둔 적이 없으니깐 꺼지라고!”고은희는 마지막으로 당부하였다.“지금 네 손에 있는 강 씨 가문과 관련되는 모든 걸 아름이한테 넘겨. 앞으로 우린 남남이야!”“안 돼요!”강주환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송아름이 막아 나섰다.“은희 아줌마, 아무리 화가 나신다고 해도 이런 장난까지 치면 안 되죠”“은희 아줌마가 주환이를 얼마나 아끼는 걸 제가 아는데.”“주환 씨는 영원히 아줌마 아들이고 저도 아무것도 가질 생각이 없어요!”이날 고은희는 화를 내다 결국 쓰러졌다.강주환과 송아름은 고은희를 병원으로 옮겼다.강주혜도 빠른 걸음에 달려와 숨도 고르지 못한 채 걱정스럽게 물었다.“오빠, 의사 선생님이 뭐래? 엄마 괜찮아?”“응.”강주환은 짧게 대답했다.송아름은 강주혜 쪽으로 걸어와 위로했다.“은희 아줌마가 화를 내면서 혈압이 갑자기 높아진 탓에 쓰러진 거야.”“걱정하지 마! 주혜야.”강주혜는 송아름을 무시하고 강주환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와 물었다.“오빠, 혹시 엄마가 또 송아름이랑 결혼하라고 잔
고은희는 강주혜의 상처를 세심하게 소독하고 화상연고를 발라줬다.하지만 뺨을 맞은 송아름은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다.송아름은 혼자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화장대 위에 놓인 물건들을 모두 쓸어버렸다.송아름은 화를 내며 말했다.“다 뒤졌어!”‘강주혜, 두고 봐!’어릴 적에 고은희가 오윤미랑 딸을 바꾸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힘든 일들을 겪을 필요가 없었는데 지금 와서 미안하다고 하는 고은희가 원망스러웠다. 송아름은 돈과 강주혜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느껴졌다.송아름은 치솟는 분노로 손톱에 찔릴 만큼 주먹을 꽉 쥐다가 그만 손바닥에서 피가 흘러나왔다.강태오에게서 전화가 왔다.“우리 사랑스러운 조카 아름아! 내가 약속했었지? 윤성아를 처리해 주겠다고.”“지금이 제일 좋은 때인 것 같구나!”송아름은 독기를 품은 목소리로 말했다.“주식을 가졌으면 할 일을 해야죠! 어떻게 하실 계획인데요?”강태오는 웃더니 만나서 말하자고 했다.“이렇게 큰일인데 한 치의 오차도 용납 못하지! 더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고.”“아름아, 더 구체적인 건 만나서 말하자.”송아름이 대답했다.“알겠어요.”송아름은 강주혜 집에서 떠나 강태오가 말한 호텔로 왔다.송아름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강태오 같은 변태가 호텔 방으로 부른 건 위험한 신호라고 생각하면서도 결국에는 강태오의 방문을 두드렸다.‘짐승 같은 새끼!’강태오와 송아름은 일주일 후에 열리게 될 운봉 비즈니스 정상회담에서 실행할 계획들에 관해 토론했다.그러다가 강태오는 송아름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고 송아름은 거절할 듯 말 듯했다.신난 강태오는 송아름을 덮치면서 칼자국이 선명한 부담스러운 얼굴을 들이밀려 말했다.“그렇지. 아름아!”“네가 내 말만 듣는다면 난 네 모든 것을 이뤄줄 거야! 윤성아를 처리해 줄 뿐만 아니라 강주환도 얻게 해 줄게!”“그리고 내 목숨이랑 호진 그룹 주식을 너에게 주는 것도 생각해 볼 수도 있는데.”송아름은 웃음을 참는듯하면서 맑은 눈으로 강태오를 쳐다봤다.“정말이에
윤성아는 양준회와 에릭과 함께 서서 대화 중이었다. 강주환은 온몸으로 한기를 내뿜으며 걸어왔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한 손으로 윤성아의 손목을 잡아당겨 데리고 떠났다. “주환 씨, 미쳤어요? 여기는 남자 화장실이에요. 여기는 왜 데려온 거예요?”화장실로 윤성아를 끌고 간 강주환은 어두워진 얼굴로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화장실 제일 안쪽 칸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좁은 공간에서 남자는 커다란 몸집으로 가로막으며 어두운 얼굴로 내려다보았다. 눈에는 원망이 가득 담겨있었다.“일주일이야!”“?”“이 여자야! 당신은 정말 나한테 마음이 있긴 한 거야? 내가 저번에 운성에서 떠날 때 화난 거 정말 몰랐어?”“알고 있어요.”강주환의 눈동자에 원망이 한층 더 담겨있었다. “알고 있으면서 나를 달랠 생각은 안 해봤어?”“왜 달래야 하죠?”윤성아는 빛나는 눈동자로 강주환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물었다. “강 대표님이 제 내연남인가요?”“나는 당신의 남자야!”“그래요? 제 기억에 저는 강 대표님한테 기회를 드린다고 했어요. 그게 아무렇게나 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잖아요?”눈앞에 있는 여자를 차라리 집어삼키고 싶은 심정의 강주환은 자기도 모르게 이를 꽉 깨물었다. “그래서 정말 양준회랑 붙어있으려는 거야? 그리고 그 XC 그룹의 에릭이라는 사람, 내가 지금까지 묻지 않았는데 그 사람이랑 당신, 도대체 무슨 사이지?”연회장에서 윤성아에 대한 안 좋은 소리가 작지 않게 들려온 것을 강주환도 알고 있었다. 당연히 윤성아도 들었을 것이다. 그런 소리는 누구라도 듣기 싫을 것이다. 하지만 윤성아가 남들 입에 그렇게 오르내리는 것은 모두 그녀가 전에 강주환의 내연녀로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신이 보기에는 어때요? 당신이 보기에 나랑 에릭은 무슨 사이 같은데요?”윤성아는 대답은커녕 오히려 반문했고 강주환의 커다란 몸은 더욱더 숙여왔다. 완전히 윤성아를 감싼 상태인 강주환은 주위가 얼어붙을 것 같은 냉기를 뿜으며 압도적
꼿꼿하게 선 윤성아는 원래 대담하게 여기서 컨실러로 보기 싫은 자국들을 가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여기는 공공장소였고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손 씻으러 드나들었다. 게다가 그녀의 가슴에도 자국이 있었기에 급히 자리를 떠난 윤성아는 연회장 2층에 비어있는 휴식실에 가서 화장을 수정했다. 속으로는 조용하게 몹쓸 남자를 욕하며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그 남자를 알은체도 하지 않고 자신의 머리털 하나 건드리지 못하게 하리라 다짐했다. 이때, 일찌감치 자리를 떠나 연회장으로 돌아온 강주환 앞으로 양준회가 한 손에 술잔을 들고 걸어왔다.“강 대표님.”“무슨 일입니까?”냉랭한 얼굴로 물어보는 강주환을 보고 양준회는 웃었다. 양준회는 진중하고 성숙한 군자의 면모가 보였다. 부드러운 신사 같은 양준회는 차가운 강주환과 선명한 대비를 이뤘다.“같이 한잔하실래요?”“저희가 그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잖아요.”강주환의 비꼬는 소리에도 양준회는 화를 내지 않고 여전히 얼굴에는 담담한 미소가 여려 있었다.“강 대표님이랑 저, 확실히 가까운 사이는 아니죠. 하지만 지금은 제가 성아의 맞선 상대고 안 대표님이 저를 마음에 들어 하고 있죠. 곧 자주 뵐 수 있을 거 같아요, 강 대표님.”눈살을 찌푸리는 강주환을 보고 양준회는 웃으며 다시 한번 물었다.“그럼 지금 한잔 같이하실 수 있을까요?”“그러죠.”이를 악물고 마지못해 대답한 강주환은 지나가는 웨이터의 손에서 술잔을 받아들고 양준회를 보고 말했다.“양 사장님은 어디에서 마시고 싶으세요?”연회장 안은 사람도 많고 복잡했고 밖으로 나가서 마시자는 양준회의 제안에 강주환도 동의했다. 두 사람은 연회장을 빠르게 나와 밖의 수영장에 있는 벤치로 왔다. 까맣게 어둠이 내렸고 수영장 옆에 있는 잔디밭에는 어둠을 밝혀줄 화려한 전등들이 켜져 있어 분위기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 당연히 두 남자는 그런 분위기 따위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두 사람은 벤치 앞에 도착해서 걸음을 멈췄고 양준회가 부드럽게 웃으며 강주환에게 말했다.“강
강태오는 빨개진 눈으로 손을 뻗어 윤성아를 잡았다.“살려줘...”“병이 발작하셨어요? 약은 어디 있어요?”윤성아는 약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며 강태오를 도우려고 했다. 여기저기 들추어보다 강태오의 정장 재킷 안에서 약병을 발견했다. 약 뚜껑을 여는 순간 병 안에서 하얀 연기가 솟아올랐다. 순간 윤성아의 눈썹이 찌푸려지고 자기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이때, 강태오가 손을 뻗어 윤성아를 잡았는데 아까의 고통스러운 기색은 없어 보였다. 음산하게 웃으며 윤성아를 쳐다봤다.“윤성아 씨, 정말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네요. 강주환의 여자라, 맛도 좋을 것 같은데.”그는 바로 행동에 옮기려고 했다. 윤성아는 아까 약병 안의 연기를 마신 탓에 몸이 살짝 나른해 났지만 다행히 바로 숨을 참은 덕에 상태가 심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강태오 같은 늙은이는 그녀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윤성아는 강태오의 더러운 손을 부러뜨릴 것처럼 힘껏 꺾었다.“저는 좋은 마음에 당신을 살려드리려 했는데 오히려 저를 음해하시네요.”윤성아가 힘을 주어 밀어내자 강태오는 바로 바닥으로 나가떨어졌다. 그녀는 더는 강태오 쪽으로 눈길을 주지 않고 바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강태오가 한발 빨리 바닥에서 일어났고 그의 손에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를 날카로운 비수가 들려있었다. 한 손으로 윤성아를 잡고 다른 손으로 쥐고 있던 비수를 윤성아의 손에 가져갔다. 그리고는 윤성아의 손을 잡고 빠르게 자신의 심장을 향해 비수를 꽂았다. 푹 하고 몸 안으로 들어간 칼날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선홍빛 피가 튀어 올랐다. 이때, 강태오의 행동이 자신을 공격하려는 거로 생각한 윤성아가 발을 들어 강태오를 차버렸다. 그대로 바닥에 구른 강태오의 주변으로 피가 낭자했다. 이 모든 일이 빠르게 발생했고 윤성아는 놀라서 그대로 굳었다. 그녀의 얼굴과 몸에는 피가 가득했고 손에는 피가 흥건하게 묻은 비수가 그대로 들려있었다. 눈을 크게 뜨고 강태오를 바라보는 윤성아는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윤
이때 누군가 말을 이었다.“누가 아니래? 이게 다 자기가 자초한 일이지 뭐, 조심하지 않아서 강 씨네 둘째 도련님 눈에 띈 거지.”강주환, 양준회, 에릭 세 사람의 눈동자가 모두 차갑게 말하는 여자들을 향해 있었다. 이때 강주환이 윤성아를 두둔하며 말했다.“이 여자는 누굴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누굴 꼬신 적도 없고 제가 좋아서 죽자사자 매달렸지만 아직 받아주지 않았고요.”그는 품에 안은 윤성아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동자가 웅성대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당신들이 말하고 있는 모든 게 듣고 있기 불편하네요. 만약 다시 한번 뒤에서 제 여자의 뒷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보인다면 이 강주환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서늘한 기운을 온몸으로 뿜으며 덩치 좋은 강주환은 사람들 무리에서 우뚝 서 있었다. 무서운 기세를 내뿜은 강주환은 누구든 인정과 복종을 할 수밖에 없는, 언제나 위에서 군림하는 최상위 포식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말을 꺼냈는데 누가 감히 더 수군댈 수 있겠는가.이때, 양준회의 온화하고 여우를 닮은 눈동자가 모든 사람을 쳐다보았다. 밖으로 화를 표출하지는 않았지만 그 깔끔한 얼굴에 담긴 카리스마는 마주한 사람들의 머리털이 쭈뼛서게 만들기 충분했다.“오늘에 발생한 모든 일은 경찰에서 자세히 조사할 것입니다. 그러니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윤성아 씨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을 포함한 어떤 것도 더는 토론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때, 에릭도 나서서 말했다.“여기 계시는 누군가 또다시 윤성아 씨에 대해 억측을 하는 게 제 귀에 들린다면 그 사람은 앞으로 XC 그룹과 맞서게 될 것입니다.”영향력 있는 세 사람의 비호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여자가 질투해 마지않았다. 하지만 질투를 한들 뭐 어쩌겠는가, 누가 또 이런 좋은 운을 타고났을까, 윤성아는 안 씨 집안에 이쁨받는 둘째 아가씨에, 한연 그룹 대표에, 게다가 세 남자의 보호를 받기까지 하다니. 오늘부로 영주 시와 운성 시의 상업권과 상류
다시 한번 송아름은 부정했고 모든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불여시같은 수작질은 그만하시지, 말했을 텐데, 나한테는 안 통한다고.”강주혜는 그대로 송아름을 잡고 밖으로 끌어냈다. 동시에 집에 도우미들한테 말했다.“위층으로 가서 이 불여시 물건들을 챙겨서 가져오세요. 이 여자랑 물건이랑 같이 던져버리게.”“강주혜! 이제 그만해.”송아름은 그만하라고 소리쳤고 강주혜는 이 정도로 그치지 않았다. 오늘은 기필코 이 불여시 같은, 언제든 사람을 물어 죽일 뱀 같은 여자를 이 집에서 끌어낼 생각이었다. 송아름도 참을 만큼 참았다고 생각했고 손을 높이 들어 짝하고 그대로 강주혜의 얼굴을 내려쳤다. 송아름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는 증오와 온몸에서는 한기가 서려 있었다. 강하게 내리치는 힘에 맞은 강주혜는 머리가 울렸다. “네가 먼저 시작한 거야. 강주혜, 그동안 너를 너무 오냐오냐해줬어. 그전에는 너를 동생처럼 생각해서 참아준 거야. 하지만 오늘에는 내가 반드시 어머니를 대신해서 팔이 밖으로 굽는 너 같은 딸을 똑똑히 교육해줘야겠어.”어디서나 지고는 못 사는 강주혜는 그대로 송아름에게 달려가서 머리채를 잡아끌었다. 송아름도 가만히 있지 않았고 두 사람은 그대로 엉켜 서로 싸웠다. 그때, 고은희가 모든 정황을 알고 달려와서 두 사람을 뜯어말렸다. “둘 다 그만해.”고은희는 강주혜를 보호하며 송아름을 막아섰다.“아름아, 주혜는 네 동생이잖아. 네가 좀 참아줘.”“난 저 여자 동생이 아니야!”머리가 산발이 된 강주혜는 송아름을 노려보며 말했다.“엄마, 이런 꽃뱀 같은 여자를 오빠가 절대 집으로 데려오게 할 수 없어.”고은희는 드디어 두 사람을 떼여놓았고 고은희의 편애로 인해 송아름은 더욱 상처가 깊어진 얼굴을 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대로 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갔다. 돌아선 뒷모습은 무척이나 처량해 보였고 그런 모습을 본 고은희는 마음이 아팠다. “불여시! 누가 너더러 위층으로 올라가래? 당장 내려와!”강주혜는 소리쳤지만 고은희에게 잡혀,
대부분의 부잣집 사모님들은 다른 대중들처럼 몇 마디 욕하면 됐지만 거기서 고여사와 관계가 좋은 몇 사람은 바로 고 여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로서 고 여사에게 집안을 망치는 송아름을 빨리 내보내고 최대한 멀리 떨어지라고 충고와 조언을 해줬다. 고은희는 송아름의 사건이 폭로되자 분노로 혈압이 상승했고 그대로 드러누웠다. 그녀는 심장을 누가 칼로 베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 자신의 딸이 생각지도 못한 생활을 겪었다는 거에 고은희는 더욱 죄책감을 느끼고 자책을 하게 되었다.혼자서 고독하게 병원 침대에서 깨어난 송아름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속에 있었다. 온몸의 뼈가 얼마나 끊어진 것인지 팔과 오른쪽 다리에는 석고로 고정했고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하지 못했다. 눈에는 두꺼운 붕대를 감았고 한눈에 보기에도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붕대를 감은 눈에는 통증이 심했고 앞으로 눈을 볼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몰랐다. “의사! 간호사!”송아름은 의사와 간호사를 소리쳐 불렀고 누군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바로 물었다.“저 어떻게 된 거예요? 제 눈은 앞으로 못 보는 건가요?”“네, 현재는 앞을 볼 수 없으세요. 환자분의 눈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눈 안에 있던 렌즈가 눈을 찔렀어요. 왼쪽 눈의 각막이 완전히 파손되어 현재로서는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돼요. 오른쪽 눈의 상처는 심각하지는 않지만 반드시 실력 좋은 전문가가 수술을 해주셔야 미약하게 볼 수 있는 희망이 있어요.”송아름의 물음에 간호사는 성의껏 대답해주었다. “중요한 건 환자분이 우리 병원으로 이송되고 응급조치한 후 가족에게 연락했지만 계속 연락이 닿지 않네요. 환자분의 입원비용이랑 수술비용을 가족이 오셔서 지급하셔야 해요. 계속 체납이 되면 더는 병원에 머무를 수 없으실 거예요.”병원에서 송아름이 알려준 고 여사의 번호로 전화를 했지만 고 여사는 받지 못하고 강주혜가 전화를 받았다. 송아름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강주혜는 오히려 좋아했다. 두 사람이 싸우기까지 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