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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그의 눈빛에 선우는 불쾌함을 느꼈다.

윤아가 그에게 뭔갈 알려주기라도 한 건가.

“왜 자꾸 쳐다보는 거죠?”

그가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 줄은 몰랐는데. 지태는 원래 말하려 하지 않았으나 먼저 물어보니 이 기회에 그도 바로 본론을 꺼냈다.

“대표님도 윤아 님과 함께 상담받아 보시는 게 어떠신지요?”

그의 오랜 업무 경험으로 볼 때 윤아보다는 선우가 더 문제가 있어 보였다.

옆에 있던 우진과 정윤은 말을 잇지 못하였다.

그 둘도 지태가 갑자기 이런 말 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두 사람은 일제히 선우의 표정을 살폈는데 과연 낯빛이 먹빛처럼 캄캄했다.

그러나 지태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

“진심입니다. 대표님께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고 필요하시면 바로 전화 주세요. 오늘 진료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모셔다드릴게요.”

그를 배웅하는 우진의 뒤로 이미 화가 잔뜩 나 있는 선우가 보인다. 하지만 윤아를 치료하려면 담당 의사에게 꼭 해야 할 말이 있었다.

그는 말할 수 없으니 다른 누군가가 대신 말해주는 수밖에.

그들이 떠난 후 정윤은 우두커니 서서 선우를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야 말을 꺼냈다.

“대표님. 그럼 들어갈까요?”

그녀는 윤아의 방을 가리켰다.

선우는 그런 정윤을 힐끗 쳐다보고는 말을 잇지 못한 채 곧장 걸어 들어갔다. 상황을 지켜보던 정윤도 빠른 걸음으로 그를 따라갔다.

다시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웅크린 채 아무 기운도 없는 윤아의 모습에 선우는 화가 치밀고 마음이 아팠다.

그녀가 자기 곁에서 이렇게 행동하고 먹고 마시지도 않고 스스로 몸을 망가뜨리는 게 견딜 수가 없었다.

많은 상황이 말해주다시피 윤아는 지금 고의로 안 먹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이 저항하는 거다. 그녀의 몸은 먹으면 토하고 기운도 없고 잠만 자는 상태로 되어버렸다. 선우는 한참 동안 그녀를 주시하고 있다가 나갔다.

나올 때마침 지태를 배웅 배웅하고 돌아온 우진을 만났다.

“진 비서.”

선우의 눈빛은 싸늘했다.

“훈이랑 윤이 어디 있는지 좀 알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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