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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태범은 선희의 전화를 받았다.

“어떻게 됐어요? 간 지 꽤 오래됐는데 이 비서는 찾았어요? 뭐 좀 알아냈어요?”

태범은 말이 없었다.

그 순간 차에서 민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 일을 알게 된 후에 그녀에게 말할 수 있겠냐던.

그때도 어려운 일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자 그는 정말 그녀에게 이 일을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큰 일이라 괜히 말했다가 마음 졸이는 그녀의 모습을 보기 싫었다.

생각만 해도 너무 마음이 아프지 않은가.

태범은 수현과 민재가 입 다물고 있었던 이유도 조금 짐작이 가는듯했다.

‘어휴.’

여기까지 생각한 태범은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그는 고심 끝에 이 일을 선희에게 얘기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전부 말하는 대신 조금만 덜어내기로 했다.

“일이 좀 생겨서 내가 가서 처리해야 할 것 같아요. 나 없는 동안... 몸조심하고요.”

그러나 선희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무슨 일이길래 당신이 직접 며칠씩이나 시간을 내서 처리한다는 거예요? 무슨 일인데요?”

어느새 그녀의 말투에 조급함이 묻어났다.

“여보, 일단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요. 일이 좀 까다롭긴 하지만 내가 잘 처리할 수 있으니 해결되면 그때 얘기해줄게요. 네?”

그러나 선희는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 못 알려주는 거예요? 많이 심각한거예요?”

“지금 당장 가서 처리해야 해서 당신에게 전후 사정을 설명할 시간이 없어요.”

이 대답은 오히려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정말 급한 일이라면 그 일을 처리하느라 자기에게 설명할 시간이 없었던 것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좋아요. 먼저 가서 처리하고 와요. 하지만 약속해요. 급한 일을 처리하고 나면 나에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말해준다고. 나도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는지 봐야겠어요.”

“그래요. 이해해 줘서 고마워요.”

전화를 끊은 후 태범은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마침내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는 생각했다. 당시 이민재 그 녀석이 전화를 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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