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37화

윤아가 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선우도 그렇게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집사의 전화를 듣고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식겁했었다. 전에 윤아가 다친 일이 그에게 트라우마로 남은듯하다. 선우는 지금 윤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매우 걱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전화를 받자마자 그는 손에 있는 모든 일을 제쳐놓고 서둘러 돌아온 거였다.

윤아가 자고 있다는 말을 듣고서야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어 제자리에 서서 정윤을 보며 말했다.

“외출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이렇게 빨리 왔어요.”

“네.”

정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트에 들어서자마자 윤아 님이 피곤하다고 해서 음식만 조금 사고 다른 물건은 하나도 사지 않고 돌아왔어요.”

윤아가 먹을 것을 샀다는 말에 선우가 곧바로 물었다.

“뭐 샀어요?”

정윤은 음식 이름을 말한 뒤 말을 이었다.

“윤아 님은 몇 입 안 먹었는데 별로 입맛이 없는 것 같았어요.”

“괜찮아요. 기억해뒀다 나중에 만들어주세요.”

적어도 그녀가 몇 입 먹기를 원한다는 것은 기억할 가치가 있다.

“네, 대표님.”

정윤은 그가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

“대표님, 윤아 님 찾으러 안 가세요?”

“서두를 거 없어요.”

그의 검푸른 얼굴은 담담했고 눈에는 온화한 빛이 돌았다.

“자고 있다면서요. 잠에서 깬 후에 다시 얘기하죠. 정윤 씨는 부엌에 가서 음식을 준비해줘요.”

정윤은 알겠다고 대답하고 부엌으로 갔다. 그녀는 속으로 선우가 윤아에게 정말 잘해주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윤아와도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친해져서 두 사람이 오래 간다면 앞으로의 근무 환경은 훨씬 편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런데 윤아가 선우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은 그녀도 어렴풋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선우가 이미 윤아를 집으로 데려온 데다 선우 자체도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고 또 그가 한 여자에게 이 정도로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은 처음이니 그를 좋아하지 않을 여자는 없겠다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정윤도 마음이 놓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