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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선우도 굳이 고민하지 않았다. 어차피 언젠간 묻게 될 테니.

“정말 내 약혼자 맞아?”

의문을 품은 그녀의 눈빛이 선우의 눈에 정확히 꽂혔다.

이 질문은 좀 의외였던지라 선우는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예상 못 할 질문은 아니었다. 기억을 잃었다고 그녀가 바보가 된 건 아니니 말이다.

이미 의심이 싹트기 시작한 상태에선 맞다고 해도 쉽게 믿진 못할 거다. 오히려 그에 대한 거부감만 커질 뿐.

윤아가 기억을 잃은 지금은 선우에게는 어쩌면 다시 오지 못할 기회다.

이런 기회를 쉽게 놓아줄 순 없지.

“아니야.”

선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약혼자라고 한 건 내 사심이었어.”

역시나.

윤아는 눈을 가늘게 떴다.

“사심? 그러니까 우린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다?”

“사귀는 사이 맞아. 다만 아직 내 프러포즈를 받아주지 않았던 것뿐. 넌 나와 헤어지고 싶어 했어. 그 이유가 뭔지 난 알 수 없지만.”

눈을 내리까는 선우의 얼굴에 속상한 기색이 비치였다.

그건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그는 정말로 슬펐으니까.

게다가 선우는 사실 윤아와 함께 있었던 그 5년 동안 줄곧 그녀를 애인처럼 생각하고 대했었다.

그러니 전부 거짓말인 셈은 아니었다.

윤아는 그의 말을 듣고 믿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나름의 생각에 빠졌다.

그렇게 한참 후, 드디어 윤아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경찰한테 뭐라고 하면 돼?”

윤아는 그 정도 도움은 줄 수 있겠다고 판단을 했다. 일단 선우가 그녀를 해칠 생각은 전혀 없다는 건 믿을 수 있었다. 비록 사심이 넘쳐서 그녀를 옆에 잡아두고 싶어 하는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윤아는 줄곧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느낌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곳에 와서부터 계속해야 할 일이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 일이 도대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곳에 머물러야겠다는 생각만은 뚜렷이 들었다.

일단은 이곳을 벗어날 수 없으니 경찰 쪽에도 협조하는 수밖에.

“간단해. 뭐 특별히 할 말은 없고 그저 묻는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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