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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윤아는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얘기를 열심히 들으며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새엄마의 이렇게까지 사이가 좋을 줄은 몰랐는데.’

‘그런데 선우가 말해준 바로는 새엄마 때문에 둘 사이가 안 좋았었다고 하지 않았니?’

‘아니었잖아...’

생각 끝에 윤아는 조금 싸늘하게 말했다.

“제 일이니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무뚝뚝한 말에 상대는 한참을 어리둥절해하다가 머쓱하게 웃었다.

“윤아야? 오늘 기분이 안 좋아? 아니면 잘 안 풀리는 일이라도 있는 거야?”

보아하니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정말 거짓인 것 같다.

그때, 밖으로 누군가의 그림자가 스치는 걸 발견한 윤아는 시선을 떼지 않고 말을 이었다.

“네. 오늘 컨디션이 좀 별로네요. 다음에 마저 얘기하고 이만 쉬어요.”

윤아는 상대방의 반응은 살필 겨를도 없이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무래도 약혼자라는 저 사람, 심상치 않은 비밀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일단은 섣불리 움직일 수는 없었다.

윤아는 핸드폰을 끄고 밖으로 나갔다.

먹은 게 없어서 그런지 힘이 없어 비틀 거리는 걸음으로 겨우 넘어지지 않고 걸었다.

밖으로 나오자 민환이 마중 나왔다.

“윤아 아가씨. 나가시려고요?”

윤아는 시선을 돌려 그를 훑어보았다.

윤아를 보던 민환은 짧게 자기소개를 했다.

“저는 고민환이라고 합니다. 윤아 아가씨를 따라다니라던 대표님의 지시가 있어 앞으로는 어디 나가실 일 있으면 안전을 위해 저도 동행하겠습니다.”

“안전을 위해?”

윤아는 어리둥절했다.

“저는 보호 받을 필요가 없어요.”

“아가씨, 전에 사고가 나서 기억을 잃었으니 밖에 나가셨다가 위험한 일을 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전 반드시 아가씨 곁에 붙어있어야겠습니다.”

윤아는 시큰둥하게 입술을 오므렸다.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그녀가 모를 리가 없었다.

겉으로는 그녀를 보호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감시였다.

아까도 민환은 거침없이 걸어오다가도 막상 와서는 문밖으로 숨어버렸다.

모든 것이 심상치 않다.

윤아는 그를 한 번 곁눈질하고 더 이상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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