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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선우는 있는지 없는지 제대로 말해주지도 않고 그 좋은 말솜씨로 말을 빙빙 돌리기만 했다. 결국 모든 건 윤아가 스스로 추측하기에 달렸다.

역시 기억을 잃은 윤아는 그의 말에 얼굴을 찌푸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새 핸드폰에 번호를 저장한 뒤 말했다.

“아빠 말고는 우리 사이에 다른 친구는 없어? 내가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자매나 베프는?”

선우는 입술을 오므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있지.”

“누구?”

“여기 없어. 잊었어?”

선우는 뭔가 떠오른 듯 다시 말했다.

“잊었지, 참. 너 다친 거 잠깐 잊었네.”

“...”

‘농담 치곤 썰렁한데.’

윤아는 협조하는 척 웃음을 지어 보였다.

“연락처는? 알려줘.”

“응. 네 핸드폰 이전 내용이 복구되면 줄게.”

윤아는 의심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선우가 떠난 뒤 윤아는 혼자 핸드폰 화면을 뒤적거리며 몇 명 안 되는 연락처만 들여다봤다.

그녀가 방금 입력한 아빠의 연락처 외에는 선우밖에 없었다.

윤아는 자신의 성격이 안 좋아서 친구가 많이 없는 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성격이 아무리 나빠도 친구가 이렇게까지 없을 정도는 아닐 것 같았다.

핸드폰은 받을 때 그녀의 연락처에는 선우밖에 없었고 심지어 가족 연락처도 그녀가 요구해서야 알게 된 것이다.

모든 상황이 비정상적이다.

‘너무 이상해. 나한테 문제가 있거나 선우한테 문제가 있는 거야 분명.’

여기까지 생각한 윤아는 방금 입력한 그 연락처를 누르고 전화를 걸었다.

선우가 그런 말을 한 것이 일부러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지 못하게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그녀가 스스로 오해를 한 것이든 간에 이 전화는 반드시 걸어야 한다.

윤아는 선우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는지 아닌지를 시험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뚜뚜--

전화가 한참 울렸지만 오랫동안 아무도 받지 않았다.

혹시 번호를 잘못 준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던 그때, 마침내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온화한 중년의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윤아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이 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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