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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윤아는 나온 사람을 보고 한참 멍해 있다가 반가워하며 앞으로 걸어갔다.

“진 비서님,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나는 비서님이...”

하지만 윤아가 그에게 다가서자마자 우진은 뒤로 몇 걸음 물러서더니 그녀와 거리를 유지했다.

윤아가 순간 걸음을 멈추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우진을 바라봤다.

“비서님, 왜 그래요?”

우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윤아를 바라봤다. 예전 모습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고 마치 생판 다른 사람 같았다.

모르는 사람도 이렇게 차갑진 않을 것이다. 마치 서로 원수진 사람처럼 말이다.

“오래 기다렸는데..”

우진은 전혀 온도가 느껴지지 않는 말만 계속 내뱉었다.

“...”

윤아는 할 말을 잃었다.

얼굴에 걸린 미소가 점점 딱딱해졌고 한참 후 이렇게 말했다.

“비서님, 왜 이러는 거예요?”

아쉽게도 우진은 대꾸하지 않았고 그저 대문 밖을 살필 뿐이었다.

“윤아 님, 혼자 오신 거 맞죠? 약속 지켰나요?”

순간 윤아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라 그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 데려다주긴 했는데 여기서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요. 따라오지 말라고 했거든요.”

이렇게 말한 윤아는 잠깐 뜸을 들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약속을 어긴 건 아니죠?”

우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윤아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더니 이렇게 물었다.

“그럼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하죠? 선우는요?”

별장 문이 활짝 열렸지만 닫히지는 않았고 우진도 여기 이렇게 아무런 준비 없이 서 있는 걸 보니 윤아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선우는 여기 없고 이쪽으로 그녀를 부른 건 우진을 찾게 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리고 우진이 다시 그녀를 다른 곳으로 안내할 것이다.

“대표님은 안 계십니다.”

“그럼 어디 있는 거죠? 어떻게 연락하면 돼요? 수현 씨는요? 수현 씨는 어떻게 했어요? 안전한 거 맞아요? 약속을 지킬 수는 있지만 수현 씨가 안전하다는 걸 확인하기 전에는 아무 데도 안 가요.”

윤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우진은 자신의 핸드폰을 그녀에게 넘겨줬다.

핸드폰을 힐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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