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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선희와의 대화를 마친 후, 윤아는 곧바로 두 아이한테 갔다.

윤아를 보자 두 아이는 잽싸게 곁으로 달려오며 말했다.

“엄마. 오늘밤엔 같이 자면 안 돼요?”

그동안은 아이와 따로 잤었다. 오늘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낼 줄은 몰랐는데. 아이들 촉이 좋긴 한가보다.

윤아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물었다.

“왜 엄마랑 같이 자고 싶은데?”

윤아의 질문에 하윤은 넉살 좋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오빠랑 윤이랑 다 엄마 너무너무 보고 싶었으니까요.”

옆에 있던 서훈도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그동안 떨어져 지낸 것도 아닌데 갑자기 이런 말을 하니 윤아는 아이들이 조금 전 선희와의 대화를 엿들은 게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의심은 하윤의 말을 들은 후 곧 사라졌다.

“엄마, 방금 할머니랑 무슨 말을 그렇게 오래 했어요?”

윤아는 손을 뻗어 그녀의 작은 콧방울을 꼬집으며 말했다.

“어른들 얘기는 아이들이 알 필요 없어.”

“음. 그래요.”

“그럼 엄마, 오늘 같이 자도 돼요?”

“그래. 엄마가 오늘 밤새 같이 있어 줄게.”

민재가 탄 비행기가 착륙하려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그때 가서 그쪽 상황을 알아봐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다. 그러니 그동안은 가만히 아이들과 함께 기다리는 수밖에.

윤아는 선희가 준비해 준 과일과 간식들을 먹으며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밤 열 시가 거의 되어갈 무렵, 민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이제 막 비행기에서 내려 아직은 별다른 소식을 접하지 못했지만 알게 되는 대로 연락하겠다며 말이다.

윤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선우에게서 연락이 왔다는 걸 말해주려고 했다. 그러나 곧 민재가 바쁜 일이 있는지 먼저 전화를 끊는 바람에 미처 얘기하지 못했다. 윤아는 꺼진 핸드폰을 보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곧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기다리면서.

“엄마.”

마침 두 녀석이 그녀를 부르며 윤아를 생각의 늪에서 끌어당겼다.

두 아이는 번갈아 가며 쫑알쫑알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덕분에 윤아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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