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90화

잠시 놀란 이후, 심윤아도 뭔가를 알아차린 듯싶었다.

그녀는 입술을 말아 물고는 입을 열었다.

“그럼 다행이네요.”

두 사람 모두 침묵을 유지했다.

심윤아가 고개를 돌려 진수현을 힐끗 보았다. 눈이 마주친 진수현은 말 없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의 모습을 보니 완전히 심윤아의 뜻을 따르려는 것 같았다.

그와 몇초 간 눈을 마주친 심윤아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이제 돌아갈까?”

진수현이 싱긋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더 꼭 껴안았다.

“네가 결정해.”

“응.”

심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고민 없이 입을 열었다.

“만나지 않겠다고 하니 저흰 먼저 가볼게요.”

말을 마친 심윤아가 위층의 방향으로 눈을 옮겼다.

그곳엔 초소형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심윤아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카메라 뒤에 서 있는 이선우는 그녀가 이쪽을 향해 바라볼 때 저도 모르게 숨을 참게 되었다.

순간 심윤아의 눈은 카메라 렌즈를 통과한 듯 그와 똑바로 마주쳐졌다.

하얗게 질린 입술이 달싹였고, 한쪽으로 처진 손이 저도 모르게 주먹 쥐어졌다.

심윤아를 만나고 싶은 순간은 끝도 없이 많았지만...

자신을 만나게 되면 곧 모든 마음의 짐을 풀고 자신은 기억도 못 한 채 잘 살아갈 그를 생각하니...

이선우는 차라리 현재 이대로 있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자신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영원히 자신을 놓지 못하도록.

힘껏 주먹 쥐었던 손을 천천히 풀었다.

그래. 그것도 나쁘지 않아.

위층을 바라보는 심윤아의 표정과 눈빛은 평온하기에 그지없었다. 몇 번 바라본 그녀는 이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곁에 서 있는 남성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이제 가자.”

“응.”

진수현이 고개를 끄덕였고 곧이어 함께 자리를 떴다.

조금의 망설임도 고민도 없이 깔끔하게, 두 사람은 이내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자리에 서서 동태를 살피던 진우진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결국 직접 위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올라가면서 그는 카메라가 있는 곳을 무심코 훑어보았다.

문을 열어보니 이선우는 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