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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현가 사람

룸 안은 정적이 감돌았다.

갑자기 무릎 꿇은 임천 때문에 하연우와 한소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임천 씨, 갑자기 무릎은 왜 꿇어요? 극진한 대접에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서준영이 웃는 둥 마는 둥 능글맞게 말했다.

임천은 기분이 얼떨떨했고, 정신이 번쩍 들자 분노가 치밀어 올라 벌떡 일어나서 외쳤다.

“다리를 삐끗했어!”

“다리요? 글쎄요, 임천 씨가 또다시 무릎 꿇을 거로 장담하죠.”

서준영이 빙그레 웃었다.

“웃기지 마! 난 태어나서 무릎이 바닥에 닿아본 적이 없는데 어찌 너 같은 양아치한테 무릎 꿇을 수 있겠어?”

임천이 화가 나서 고래고래 외쳤다.

조금 전의 장면이 떠오르자 쥐구멍이라고 숨고 싶은 심정에 서준영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서준영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아니면 다시 한번 꿇어볼래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임천의 다리가 또다시 구부러졌고, 쿵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

그제야 임천은 넋을 잃고 말았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다리가 왜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냐는 말이다.

서준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무릎 꿇으라고 꿇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전 임천 씨에게 줄 세뱃돈이 없단 말이에요.”

피식!

옆에 앉은 하연우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비록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지만, 서준영의 능글맞은 표정을 보니 그가 벌인 짓이라고 확신했다.

그제야 낌새를 눈치챈 임천도 버럭 외쳤다.

“서준영,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지?”

서준영이 또 무슨 꿍꿍이를 꾸며 치졸한 수법이나 사술을 쓴 게 틀림없다.

어렸을 때부터 무술을 배운 임천은 무술계의 각종 대소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중에서 고수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은 특별한 능력을 갖췄는데, 예를 들어 현가의 장인은 노란 종이 인형을 통해 인간의 행동을 조종할 수 있다고 했다.

설마 서준영이라는 남자가 현가 사람이란 말인가?

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했다.

“전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헛소리하지 마!”

임천은 이를 악물고 일어서려고 버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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