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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가다

‘외로워서 남자가 필요하다고?’

서준영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한밤중에 요물 같은 여자가 전화로 레이스 간호사 의상을 입고 외롭다고 남자를 부르는 데 진정할 수 있는 남자가 어디에 있겠는가?

다행히 서준영은 그중에서 적지 않은 정인군자라서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알았어요. 갈게요.”

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

“동생, 정말이야? 그러면 여기서 기다릴게. 누나의 방에 재미있는 장난감들이 아주 많아. 채찍도 있고 차도 있고 또 밧줄에 수갑까지 있거든. 그러니 어서 와서 누나를 괴롭혀줘.”

연혜윤이 매혹적인 웃음을 터뜨렸다.

“좋아요.”

서준영은 대답하고 휴대폰을 끊자마자 얼굴의 미소를 거두었다.

17살 순정의 소년도 아니고 여자가 꼬신다고 꼬리를 흔들며 달려갈 서준영이 아니었지만, 연혜윤이 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자기를 유혹하는 행동이 분명 다른 목적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뭘 하려는지 궁금했다.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한참을 생각하다가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고 호랑이를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오늘 밤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해결하려고 했다.

그와 동시에 W호텔의 맨 위층에 있는 커플 스위트룸 안의 보라색 조명은 살짝 어두워서 사람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테이블에는 아로마 향 양초가 켜져 있었고 바닥에는 장미 꽃잎들이 한층 뿌려져 있었다. 특히 침대 위에는 정말로 연혜윤이 방금 통화할 때 서준영에게 말했던 각종 도구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연혜윤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서 의자에 발을 올리고 검은색 레이스 스타킹을 천천히 올리고 있었는데 그녀의 길고 탄탄한 다리 라인은 정말 완벽 그 자체였다.

또한 핑크색 간호사 복장은 배꼽을 드러내고 흰 가슴을 더 풍만하게 만들어주었다.

연혜윤은 정말 어떤 옷을 입든, 어떤 행동을 하든 모두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보통 남자라면 진작에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을 것이다.

그때 방문이 열리며 검은 가죽 재킷을 입은 남자가 들어왔는데 나이 서른 정도에, 얼굴에는 칼 흉터가 있었는데 표정이 엄청 우울해 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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