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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불을 꺼줘

도둑놈의 협박에 이소원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얼굴이 달아올랐다.

도둑놈은 주변의 승객들은 아예 무시하고 대담하게 주머니에서 접이식 칼을 꺼내 휘둘렀다.

오랫동안 도둑 생활을 하면서 인간의 본성을 다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흔히 대다수의 사람은 불똥이 자신에게 튈까 봐 모르는 척하는 편이다. 필경 모두 자신의 가정이 있기에 도둑 같은 사악한 놈들을 건드려서 좋은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누구나 도둑은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들의 일을 방해하면 복수를 당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주변 승객들은 모두 시선을 피하거나 휴대폰을 들여다볼 뿐 이소원이 처한 상황에 대해 조금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어쨌든 자신의 물건을 훔친 것도 아니었기에 본인과 상관없는 사람을 위해 끼어들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도둑의 공범도 분명 버스 안에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도둑은 흉악한 표정으로 이소원을 노려보다가 이소원이 예쁘고 몸매도 좋은 것을 보고는 음흉한 생각을 하며 음란하게 웃었다.

“어머, 그러고 보니 아주 미인이네. 이봐, 그렇게 정의로운 일을 하고 싶어? 마침, 이 오빠가 굶어서 온몸이 활활 타오르는데 그 정의감으로 이 오빠의 불을 꺼주는 건 어때?”

이소원은 겁에 질려 뒤로 두 걸음 후퇴하면서 얼굴을 찌푸리고 외쳤다.

“나쁜 놈들 뭘 하려는 거야?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 시퍼런 대낮에 또 무슨 나쁜 짓을 하려는 거야?”

“맞아. 바로 대낮에 너랑 섹스하려는 거야. 감히 내 일을 망쳐서 돈을 벌지 못하게 했으니, 굶어서 타오르는 나의 욕정을 꺼줘야 하지 않겠어?”

도둑은 주변 승객들을 아예 무시하고 소리쳤다.

“당신, 미쳤어. 지금은 법치 사회야. 감히 무슨 짓을 하려고 하면 바로 경찰을 불러서 체포되게 할 거야!”

이소원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서준영은 그녀 뒤에 멀지 않은 곳에서 버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반응까지 다 보고 있었다.

특히 덩치가 있는 남자들까지 모르는 체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수치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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