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원의 손이 찬장위의 라면에 닿지 않는 것을 본 서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뒤에서 라면을 내려주려고 손을 뻗었다.이소원은 등 뒤에 갑자기 나타난 키가 큰 서준영 때문에 심장이 두근거렸고 얼굴까지 빨개졌다.특히 서준영의 튼튼한 체구는 그녀에게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금... 금방 해줄게.”이소원은 앞으로 흘러 내려온 머리카락을 귀 뒤에 넘기고 서둘러 물을 올렸다.서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 거실로 돌아가 소파에 앉았는데 순간 엉덩이 밑에 이상한 감각이 느껴졌다.미간을 찌푸리고 엉덩이 아래에 있는 물건을 만지는 순간 촉감이 부드럽고 매끄러웠는데 꺼내서 보니 검은 실크와 레이스 소재의 여성 속옷이었다.서준영은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졌는데 보기에는 보수적인 소원 누나가 이런 섹시한 속옷을 좋아한다는 것이 너무나 예외였다.때마침 이소원이 다가오며 말했다.“내가 TV를 켜줄게.”“네? 아, 좋아요.”서준영은 너무 부끄러워서 서둘러 검은 실크레이스 속옷을 도둑처럼 호주머니에 넣었다.이소원도 쑥스럽고 난감해서 아예 못 본 척하고는 허리를 굽혀 테이블의 리모컨을 집어 들었다. 그런데 그녀가 허리를 굽히는 순간 서준영은 숨이 막혔다.이소원의 몸매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 매력을 알아볼 수 없는 그런 스타일인데 그녀가 허리를 굽히는 순간 풍만하고 새하얀 가슴이 틔어 나올 것만 같았다.서준영은 서둘러 헛기침하며 시선을 돌려 실내 인테리어를 보며 웃었다.“소원 누나, 여기 괜찮은 것 같아요. 혼자 살아요?”이소원이 TV를 켜고 웃었다.“그래, 혼자 살아.”“남자 친구 없어요?”서준영이 호기심에 물었다.“예전에 있었는데 한 달 사귀고 그만뒀어. 그래서 지금은 싱글이야.”이소원은 말하면서 웃더니 문득 주방에서 끓고 있는 면이 떠올라 서둘러 뛰어갔다.한참이 지나서 이소원이 라면 두 그릇을 들고 나타났다.서준영의 그릇에는 야채와 수란은 물론이고 소시지도 두 개나 있었다. 하지만 이소원의 그릇에는 아주 담백하게 면과 야채뿐이었다.
고함소리를 들은 서준영이 얼굴을 가라앉히며 물었다.“누구예요?”이소원이 두려워하는 표정으로 낮게 말했다.“전 남자 친구야. 아마 또 돈 달라고 왔을 거야.”“돈을 달라고 한다고요? 왜요?”서준영이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묻자, 이소원이 난감해하며 말했다.“저 사람과 한 달 정도 사귀었는데 도박을 좋아해서 헤어지자고 했거든. 그런데 매월 한 번씩 저렇게 와서 돈을 달라고 하고 안 주면 사람을 때리고 협박해. 요즘은 천만 원을 주지 않으면 절대 헤어질 수 없다고...”여기까지 듣고 있던 서준영의 안색은 점점 더 어두워졌고 두 눈에는 살의가 솟구쳤다.“어떻게 저런 쓰레기와 사귀게 된 거예요?”서준영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사실은 이소원도 친한 친구에게 속아서 사귀게 된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소원이 너무 보수적이었기에 전 남자 친구는 그녀의 손도 잡아 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미 시궁창에 빠졌을 것이다.쿵쿵쿵!밖에서 다시 문을 부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젠장! 이소원, 이 나쁜 년, 안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렸어. 감히 나를 두고 몰래 바람피워? 오늘 그 자식을 죽여버릴 거야! 문 열어! 당장 문 열어!”이소원은 주먹을 꽉 쥐고 용기를 내어 외쳤다.“오무덕, 우린 이미 헤어졌어. 그러니 소란 피우지 말고 돌아가!”“이소원, 네 이년, 난 헤어지는 걸 동의한 적이 없어. 그러니 빨리 문 열어. 지금 남자를 집에 들인 거지? 당장 문 열라고! 안 열면 여기서 네가 다른 남자와 바람났다고 소문낼 거야! 어디 얼굴 들고 다닐 수 없게 만들어 줘?”오무덕은 술에 흠뻑 취해서는 무자비하게 소리를 쳤다.이소원은 그의 말을 듣고 긴장한 표정으로 서준영을 바라보았다.서준영은 이소원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동작을 하고 조용히 문 뒤에 숨고 그녀에서 문을 열어주라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열어요. 제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열어요.”이소원은 서준영의 뜻을 이해하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 다음 문밖을 향해 외쳤다.“오무덕, 문을
이소원이 미간을 찌푸리며 불만을 토로했다.“무덕 씨, 우리는 이미 헤어졌으니 더 이상 찾아오지 마. 나를 넘보는 남자가 누구든지 당신보다는 다 나을 거야. 볼 것 다 봤으면 이제 돌아가.”말하면서 이소원은 서준영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오무덕을 밖으로 밀어냈다.하지만 오무덕은 이소원을 밀치며 외쳤다.“뭐가 그렇게 급해? 게다가 여기는 내가 소개해 줘서 이사 온 곳이잖아.”오무덕이 밀치는 힘에 이소원은 비틀거리며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그 순간 이소원의 가슴이 출렁이는 것을 본 오무덕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군침을 삼키며 음탕하게 웃었다.“소원 씨, 난 당신을 여전히 사랑해. 오늘 밤 우리 같이 있자.”말하면서 오무덕이 안으려고 달려들자, 이소원은 테이블 위에 있던 과일칼을 집어 들고 냉정하게 소리쳤다.“꺼져! 더 앞으로 다가오면 나... 나 정말 무덕 씨를 찌를 수 있어!”강하게 말하면서도 이소원은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오무덕은 미간을 찌푸리고 두 손을 들고 웃었다.“그래그래, 알았어. 그냥 잠깐 앉았다가 갈게. 그건 되지?”오무덕은 이소원이 대답도 하기 전에 곧장 거실로 들어가서 소파에 넙적 앉고는 술도 마셨다. 그 과정에서 오무덕은 문 뒤에 서 있는 서준영의 살의가 솟구치는 눈빛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이소원은 분노가 치밀어 뛰어가서 손에 들고 있던 과일칼을 꼭 잡고 불만과 분노가 폭발했다.“무덕 씨, 사람이면 낯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이 집은 내 돈 내고 내가 계약한 집이야. 여기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으니, 지금 당장 나가!”이소원이 출입문을 가리키며 소리쳤는데 서준영이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사라지고 마음속에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보다 훨씬 큰 오무덕이 나쁜 마음을 먹고 덮친다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오무덕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이소원, 말조심해! 나는 당신의 남자 친구야! 난 오늘 남자 친구 자격으로 당신이 집에 남자를 숨겼는지 조사하러 온 거라고!”“우리 헤어진 지 1
“이소원, 말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나도 진심을 다했어. 이제부터 나를 보고 싶지 않다면 그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은데, 조건이 있어...”오무덕이 음탕하게 웃었다.이소원은 얼굴을 가라앉히고 오무덕에게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물었다.“무슨 조건인데?”“하하, 간단해. 한 번에 2천만 원 줘. 그리고 나랑 하룻밤만 같이 자면 다시는 귀찮게 하지 않을게.”음탕하게 웃고 있는 오무덕의 눈빛은 이소원의 몸을 아래위로 훑어보고 있었는데 그녀의 옷을 홀라당 벗기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미친놈! 오무덕 여기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으니 당장 꺼져!”이소원이 오무덕의 말을 듣고 곧바로 화를 냈다.오무덕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이소원, 그만 내숭 떨어. 네가 얼마나 음탕한지 내가 모를 것 같아? 스타킹이고 야한 옷들을 엄청나게 좋아하고 많이 소장하고 있다고 너의 친구가 다 알려줬어. 그렇게 흥분하고 싶으면 나한테 말하지, 그럼 내가 충분히 만족시켜 줄 건데 말이야. 왜 얘기를 안 해. 어찌 됐든 우린 한 달 넘게 사귀었는데 그냥 남한테 주긴 아깝잖아. 게다가 나 그쪽으로 아주 잘해. 너 분명 만족할 거야. 그러니 잘 생각해 봐. 2천만 원에 하룻밤만 우리 서로 행복하게 보내면 이 지긋지긋한 모든 것을 끝낼 수 있어.”아주 적나라한 모욕에 이소원은 분노가 치솟았다. 그녀가 집에서 뭘 입고 있든 그건 그녀의 자유인데 그런 걸로 남자의 모욕을 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지금까지 이소원은 오무덕이 첫번째 남자 친구이고 아직도 순결한 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지켜온 순결을 쓰레기 같은 오무덕에게 줄 수는 없었다.“꺼져! 당장 내 집에서 꺼져!”이소원은 너무 화가 나서 눈에 눈물이 고였다.하지만 오무덕은 활짝 웃으며 여전히 소파에 앉아 욕망의 눈빛으로 이소원의 몸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술이 원수라고 술에 취한 오무덕은 오늘 밤을 절대 헛되이 보내지 않고 반드시 이소원의 침대에 오르겠다는 생각으로 말했다.“소원 씨, 나 오늘
“오무덕, 함부로 지껄이지 마. 쟤는 내가 복지원에서 있을 때부터 알고 지낸 동생이야!”이소원이 황급히 설명했다.“동생? 지금 누굴 바보로 알아?”오무덕은 여전히 욕설을 퍼부으며 차갑게 웃었다.“이소원, 이렇게 하룻밤 내주고 얼마씩 받는 거야? 60만 원 정도는 받아? 그런데 그 정도 받으면한 번이야? 두 번이야? 참 콘돔은 사용해? 진작에 이렇게 영업한다고 했으면 나도 진작에 왔지.”퍽!서준영이 듣다못해 손을 들고 오무덕의 뺨을 쳐서 소파에 쓰러뜨리고 말했다.“쓰레기 같은 놈, 감히 내 여자 친구를 모욕해? 오늘 너를 가만 놔두면 내가 서준영이 아니야.”서준영은 오무덕에게 겁을 주고 경고하려고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뒤에 있던 이소원은 그의 말을 듣고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고 크게 뜬 눈에는 눈물이 번쩍였다.이소원은 기쁨도 잠깐, 곧바로 서준영이 그렇게 말한 것은 자기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동시에 이소원은 곧바로 서준영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서준영이 없었으면 술에 취한 오무덕에게 당했을 거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여기까지 생각하던 이소원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이소원의 감정 변화를 주의하고 있던 서준영은 마음속에서 활활 타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는데 오무덕을 죽이고 싶은 생각이 더 격렬해졌다.오무덕은 맞아서 붉게 부어오른 얼굴을 붙들고 죽음의 사신과도 같은 서준영의 차가운 눈빛과 마주치는 순간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었다.하지만 체면을 잃고 싶지 않았는지 고개를 돌려 이소원을 보며 욕설을 퍼부었다.“이소원, 너 많이 컸다. 나를 상대하려고 외간 남자를 불러들여?”이소원은 눈가의 눈물을 닦고 엄숙한 표정으로 오무덕을 노려보며 외쳤다.“오무덕, 헛소리 그만하고 당장 꺼져! 너 따위는 내 남자 친구와 붙으면 오늘 반드시 죽을 거야! 이 사람 무술인인데 1대4로도 문제없는 사람이야.”“무술인이라고? 하하하, 그깟 무술이 뭐가 대단하다고 큰 소리야! 나의 부하가 십여 명인데
서준영은 주먹을 쥐고 차가운 표정으로 오무덕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오무덕은 자기와 점점 가까워지는 서준영을 보고 얼굴이 굳어졌지만 억지로 용기를 내어 외쳤다.“너 그만 나대! 내가 이 지역에서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 감히 나를 건드리고 협박해? 너 오늘 사람 잘못 건드리는 거야. 나한테 손대면 널 죽여버릴 거야!”“그래?”서준영은 차갑게 웃으며 이번에는 주먹으로 오무덕의 얼굴을 후려쳤다. 그러자 오무덕은 주먹을 맞고 곧바로 바닥에 쓰러졌다.악!오무덕은 비참한 비명을 질렀는데 마치 쇠망치에 맞은 것 같았고 코뼈가 부러지면서 코피가 사방에 튕겼다.바닥에 쓰러지는 순간, 오무덕은 눈앞에 작은 별들이 번쩍거렸고 머릿속은 윙윙 소리가 났는데 마치 수많은 파리가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오무덕은 술과 섹스로 인해 몸이 이미 많이 망가진 상태였기 때문에 서준영의 주먹을 당할 수가 없었다.“여자들을 건드리는 것과 돈을 좋아하지? 그리고 또 뭐야, 혼자 못 자고 누구와 같이 자야 한다고 했지? 한밤중에 술을 마시면 사람들에게 함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지금 당신 주택 무단 침입의 결과를 알고 있어? 지금 상황에서 우리는 정당방위로 당신을 여기에서 때려죽여도 돼!”서준영은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냉정하게 호통쳤다.그리고 어리둥절한 오무덕 앞으로 걸어가서는 몸을 낮추고 그의 머리를 잡아 고개를 들어 올렸다.오무덕은 눈을 겨우 뜨고 피투성이 얼굴로 서준영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협박했다.“너... 너 감히 나를 건드려? 절대 너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팍!”서준영은 또 한 번 그의 얼굴을 후려치고 외쳤다.“아직도 나를 협박하는 거야? 정신을 차리려면 멀었네. 그렇다면 네가 사과할 때까지 때려줄게.”말을 마친 서준영은 좌우로 연속으로 끊임없이 오무덕의 왼쪽과 오른쪽 뺨을 골고루 후려쳤다.얼마 지나지 않아 오무덕의 얼굴은 되지 머리처럼 부풀어 올랐고 입안의 이빨도 일곱 여덟 개가 빠져 온통 피가 가득했다.집 밖의 맞은편에
돼지머리가 된 오무덕은 퉁퉁 부어오른 뺨에 끊임없이 피를 토하며 반쯤 죽은 상태가 되었지만, 입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사과는 개뿔! 넌 내가 딱 기억했어. 지금 나를 때린 거 열 배로 갚아줄 거야!”서준영은 얼굴을 찡그리고 날카로운 냉기를 뿜으며 냉정하게 말했다.“기회를 줘도 죽으려고 달려드네? 그렇다면 소원을 만족시켜 줘야지!”말을 마친 서준영은 몸을 일으키고 오무덕의 팔꿈치를 밟고 냉정하게 물었다.“조금 전에 이 손으로 소원 누나를 만지려고 했지?”오무덕은 여전히 굴하지 않고 두 눈을 부릅뜨고 서준영을 노려보며 외쳤다.“그게 뭐 어때서, 만지는 건 물론이고 쓰러 눕히려 했다 왜? 하하하!”서준영이 차가운 표정으로 힘차게 발을 내리누르자, 날카로운 딸깍하는 소리가 집안에 울려 퍼졌다.“악! 내 손, 내 손... 개자식! 넌 내가 꼭 죽여 버릴 거야!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오무덕은 곧바로 비참한 고통을 호소했다.서준영은 한 번에 오무덕의 오른쪽 팔꿈치를 부숴버렸는데 더 끔찍한 것은 하얀 뼈까지 보였다.옆에 있던 이소원은 그 광경을 보고 겁에 질려 서준영이 너무 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며 물었다.“준영아, 이래도 괜찮은 거야?”서준영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이 인간이 한밤중에 주거 침입해서 나쁜 짓을 하려고 해서 따끔한 교훈을 준 것이기에 괜찮아요. 저 무리하게 한 것 없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말을 마친 서준영은 바닥에서 오른쪽 팔꿈치를 붙들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오무덕을 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이제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알겠어? 사과할 거야? 말 거야”오무덕은 고통 때문에 덜고 있으면서도 악에 받친 두 눈으로 서준영을 노려보며 외쳤다.“개자식! 저 정말 죽고 싶어? 나한테 이렇게 하면 넌 절대 멀쩡하지 못할 거야! 내가 이 지역에서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고 이따위 짓을 하는 거야? 오늘 내가 당한 거 꼭 열 배로 갚아줄 거야! 내가 직접 네 손발은 물론이고 네 몸에 있는 모든 뼈를 부숴버려서 폐인
오무덕은 겁에 질려 통곡했다.“잘못했어, 내가 정말 잘못했어. 그러니 목숨만 살려줘. 내가 사과할게.”서준영은 차갑게 웃으며 발을 떼었다.오무덕은 팔꿈치 한쪽과 무릎 한쪽이 부서진 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소원에게 연거푸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했다.“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소원 씨를 찾아와 돈을 달라고 한 건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이소원은 오무덕이 그렇게 비참한 모습으로 사과하자, 차마 더 모질게 할 수가 없어서 말했다.“지금 당장 꺼져! 다시는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그래그래, 알았어. 지금 당장 꺼질게.”오무덕은 휘청거리며 피투성이가 된 다리를 끌고 팔을 붙들고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서준영이 제지했다.“잠깐만!”간단한 세 글자에 오무덕은 겁에 질려 떨면서 서준영을 바라보며 물었다.“형님, 또 무슨 일이세요? 저 사과 했잖아요.”서준영은 코웃음 치더니 고개를 돌려 이소원을 보며 물었다.“누나한테서 돈을 얼마나 가져갔어요?”이소원은 멈칫하더니 곧장 침실로 들어가 작은 수첩을 가지고 나와서 말했다.“전부 6,104만 원인데 여기에서 10만 원은 택시비이고 4만 원은 지난번에 왔을 때 배달시킨 음식비야.”말을 마친 이소원은 미안했다.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오무덕을 보더니 그의 목덜미를 잡고 말했다.“너 진짜 형편없구나. 택시비와 음식 배달비까지 여자한테 내라고 해? 이 돈 어떻게 할 거야?”오무덕은 당황해하며 서둘러 외쳤다.“갚아요. 갚을게요. 꼭 갚을 거예요.”“말로만 하는 것은 믿을 수 없으니, 증거를 동영상으로 남겨.”서준영은 이소원에게 종이와 펜을 가져오라고 신호를 보냈다.오무덕은 하는 수 없이 서준영 앞에서 내용을 적고 사인을 하고 지문까지 찍었다. 그리고 그 과정 역시 모두 동영상으로 찍혔다.“형님, 이제 가도 될까요? 돈은 일주일 내에 꼭 갚겠습니다.”오무덕은 겁에 질려 말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오늘은 내가 졌지만, 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니까 야마모토를 이길 수 있었겠지.”우비를 입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여자가 차갑게 말하자, 하얀 눈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이제 어떻게 할 거야?”“야마모토를 구해야지!”여자는 말하면서 천천히 빗물과 어울리더니 옥상에서 사라졌고, 이어서 흰 눈을 가진 남자도 똑같은 방법으로 사라졌다....서준영은 택시를 타고 준성 그룹 앞에 도착했다.그는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최수영에게 전화했다.“어머, 서 신의님 무슨 일이야? 설마 내가 보고 싶은 거야?”최수영의 농담을 하며 웃었다.서준영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농담할 기분 아니야. 조금 전에 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나를 습격했어. 혹시 들은 거 없어?”“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습격했다고? 언제?”최수영은 곧바로 긴장하며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10분 전 일인데 길게 공격하지 않고 곧바로 철수했어.”서준영이 상황을 설명했다.“내 생각에 오늘은 나의 실력을 시험해 보려는 것 같고 그들의 주요 목적은 아마도 당신들 손에 있는 야마모토 규로 같아.”“알았어. 주의하라고 전달할게.”최수영이 대답했다.야마모토 규로는 아직 호송 전이었기에 지금 강운시 감옥에 갇혀 있었다.그런데 상대방이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았다. 벌써 강운시에 잠입해서 야마모토 규로를 감옥에서 구출하려고 하니 말이다.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전혀 끊으려고 하지 않는 비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무슨 큰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서준영이 심호흡하고 있을 때 뒤에서 임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오셨어요.”서준영은 돌아서서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소원 누나는 오셨어?”“아직 오시지 않았어요.”임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안 왔다고?”서준영은 곧바로 이소원에게 전화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무슨 일이지? 설마 무슨 일이 있나?’“안 되겠어. 한번 가봐야겠어. 금방
서준영은 성용 리조트에서 나와 곧바로 준성 그룹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차더니 마치 검은 구름이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이어서 마른번개가 쳤는데 사람의 마음에 살짝 두려움을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난 듯 강운시에 폭풍우가 쏟아졌다.서준영은 차 안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와이퍼가 움직이며 나오는 소리를 들었다.주변 시야는 불과 십여 미터에 불과했는데 비가 그치지 않고 더 세지자, 차량도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서준영이 사거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대형 트럭 한 대가 곧장 서준영의 작은 차로 달려들었다.마치 폭풍우를 휩쓸고 달려드는 짐승처럼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도 하지 않고 돌진했다.서준영은 순식간에 발로 운전석의 문을 격렬하게 걷어차고 뛰어내려 기린 걸음으로 수십 미터 밖으로 도망쳤고 자기가 운전했던 작은 차가 대형 트럭에 의해 10~30미터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차는 허공에서 수십 바퀴 돌다가 쿵쿵하며 바닥에 떨어지더니 또 수십 미터 미끄러져 나갔는데 순식간에 차 모양이 엉망진창으로 바뀌었다.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생존의 기회가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서준영은 멀지 않은 곳에서 직접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았다.그러더니 순식간에 사면팔방에서 수십 명의 살의가 치솟은 사람들이 달려 나왔다.“죽여버려!”서준영은 폭우 속에서 미간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갑자기 나타난 십여 명을 훑어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검은색 슈트를 입고 얼굴을 가렸으며 손에는 카타나를 들고 있었다.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모두에게서 불타오르는 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 사면팔방에서 서준영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카타나? 설마 섬나라의 낭인들인가?’서준영은 그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자기를 죽이려고 돌진하는 자들의 정체를 대충 짐작했다.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의를 폭발시켜 세 명이 카타나를 들고 덮치는 순간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주변
“계속 싸울 거예요?”서준영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용춘화는 미간을 찌푸리고 같이 웃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젊은 나이 그 정도의 실력일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오늘은 내가 경솔했어. 지금 떠날 거니까 용서하게.”용춘화는 말을 마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왜냐하면 자기가 서준영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확신했기 때문이다.조금 전 상대방의 공격을 생각해 보면 분명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서준영이 만약 전력을 다했다면 그의 손은 이미 망가졌을 것이다.서준영은 전창파와 큰 원한이 없었기에 양춘화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노인을 괴롭히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반면에 진강오는 용춘화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뭐지? 왜 저러는 거지?’진강오가 즉시 소리쳤다.“용 어르신,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저 자식을 죽이려고 제가 어르신을 모신 건데 지금 저 자식에게 패배를 인정하면 어떡해요? 빨리 저 자식을 죽이세요. 이건 명령이에요.”그의 말에 용춘화는 눈을 내리깔고 진강오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 진강오는 겁에 질려 떨었다.“진강오 씨, 당신은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일 뿐이에요. 당신 부친이라면 모를까 당신은 나에게 명령할 자격이 없어요.”용춘화가 분노했다. 천도시 무도계를 섭렵하고 대가로서 당연히 자기만의 자부심이 있었다. 특히 현문의 사람으로서 속세의 가문에 원래 불만이 많아 그들의 지시를 잘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오늘도 불영꽃이 아니었다면 용춘화는 절대 아무 데도 쓸모없는 부잣집 도련님을 보호하려고 강운시 이 먼 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용춘화는 돌아서서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진강오는 어안이 벙벙해하며 외쳤다.“악! 젠장! 전창파 용춘화, 당신을 딱 기억했어. 내가 용진에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전창파를 부숴버리라고 할 거야.”진강오의 포효를 듣고 서준영이 담담하게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진강오 씨, 이제 우리 사이의 계약을 이행해야지?”
서준영의 오만한 말을 듣고 있던 용춘화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천박한 놈, 감히 나를 무시하는 거야? 내가 현문에서 날아다닐 때 너는 태어나지도 않았어! 나의 전창파는 현문 중에서도 2위야! 너 같은 놈은 한 손으로도 끝낼 수 있어. 너 오늘 제대로 쓴맛 한번 봐야겠구나. 어떤 사람은 네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게.”말을 마친 용춘화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대가 최고 강자의 기운을 폭발하며 화가 난 주먹으로 태연하게 앉아 있는 서준영을 공격했다.용춘화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그의 움직임은 용과 호랑이의 기세가 있었고 강력한 기운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용춘화가 서준영을 향해 공격하는 것을 본 진강오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하하! 서준영, 넌 이제 죽었어. 무슨 생각으로 용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린 거야?”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용춘화의 주먹을 관찰했는데 주먹의 중심에 하얀빛이 보이자, 역시 대가 최고 강자답게 탱크 몇 대를 파괴할 만한 힘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용춘화는 자기 주먹에 자신만만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의 주먹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하지만 그와 진강오를 놀라게 한 것은 서준영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손을 들어서 주먹으로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주먹으로 주먹을?’“오만한 놈! 주제도 모르고 덤벼? 네놈이 아무리 대가의 실력이라고 해도 나는 이길 수 없어.”용춘화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며 찬란한 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충격 후, 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지만, 용춘화는 일고여덟 걸음 휘청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용춘화는 중심을 잡은 다음 다시 공격하지 않고 흐릿한 두 눈으로 소파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았는데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서준영이 자기의 주먹을 손쉽게 막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용춘화가 누구였던가? 나
서준영의 말을 듣고 진강오가 눈을 내리깔며 비웃었다.“서준영, 너 정말 겁대가리 없구나. 설마 천진난만하게 내가 우리 진씨 가문의 5분의 1 약초 시장을 너에게 준다고 우리 진씨 가문에서 너를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할 것 같아?”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진강오 앞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오늘 온 것은 빚을 받기 위해서고 여기 계약서에 있는 대로 당신은 집행하기만 하면 돼. 그리고 담당자들끼리 인수인계를 진행하게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진강오는 서준영의 말을 듣고 안색이 끔찍하게 어두워지더니 다짜고짜 테이블에 있던 컵을 바닥에 부수고는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서준영! 너 죽고 싶구나! 내가 가만히 있으니 정말로 네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용어르신, 저놈 죽여요!”그의 말이 떨어지자, 백발이고 체구가 작으며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이 옆 방에서 나왔다.서준영은 눈을 찌푸리고 걸어 나오는 노인을 주시해 봤다.진강오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준영, 내가 이런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 못 했지? 내가 밖에 있는 쓰레기들 말고 정말로 아무 준비도 안 했을 것 같아? 오늘 계약서 원본을 두고 여기에서 살아서 나갈지 아니면 맞아서 폐인이 되어 나갈지는 네가 결정해. 다만 너도 무술 유단자이니 무릎을 꿇고 빌어서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면 멀쩡하게 놔두는 건 물론이고 내 밑에서 일하게 해줄 수도 있어.”진강오는 말하면서 더욱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서준영, 잘 생각해 봐. 나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내 밑에서 나를 위해서 일하면 너도 언젠가는 크게 될 수 있어. 그러니 여기 작은 강운시에서 놀지 말고 나를 따라 용진으로 가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야.”진강오는 자기의 설득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며 전투에서 완승을 거둔 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그 뒤에 있던 노인은 손을 뒤로한 채 칼을 품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을 보고 있었는데 흐릿한 노인의 눈동
진강오의 부하는 겁에 질려 서준영이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면 몇 걸음 뒤로 후퇴하면서 거실까지 다시 들어갔다.“도... 도련님... 서... 서준영이에요.”부하가 충격에 외쳤다.소파에 앉아서 거울로 멋진 얼굴이 엉망이 된 것을 한탄하던 진강오가 짜증을 내며 외쳤다.“왜 또 그래? 서준영이 죽었어? 죽지 않았으면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그때 서준영은 소파에 앉아 있는 진강오를 보며 웃었다.“진강오 씨, 당신 덕분에 아직 죽지 않고 오늘 빚 받으러 왔어. 그런데 오늘 환영식은 너무 프로답지 않았어.”진강오는 그 목소리를 듣더니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것처럼 겁에 질려 온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 거실에 나타난 서준영을 보며 외쳤다.“너, 너 어떻게 들어왔어? 밖에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있지 않았어?”그는 서준영이 찾아오는 걸 막으려고 특별히 십여 명의 솜씨가 좋은 경호원을 고용했었다.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십여 명의 쓰레기들일 뿐이야. 진강오 씨, 이제 보내 당신 아이큐가 얼마야? 너무 낮은 것 같아. 내가 진작에 예전의 그 서준영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까먹었으면 다시 상기시켜 줄게. 나는 현재 준성 그룹의 실소유주이고 강운시의 서 대가이며 실력은 대가 경지야. 그런 나를 저기 쓰레기들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그의 말을 듣고 있던 진강오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래, 서준영이 달라졌다! 그런데 2달도 안 되는 사이에 어떻게 지금의 대가가 된 거지? 이제 스물세 넷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 정도면 용진에서도 유명해질 수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하고 있던 진강오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 신분을 생각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빚을 받으려고.”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며 눈앞에 있는 부하를 걷어차 버리고 아예 진강오 앞에 앉아서 말했다.“어젯밤에 한 계약 이제 지켜야지. 강운시의 약초 시장을 전부 내놔. 그리고 용진 진씨 가문이 용진에서의 약초 시장 5분의
서준영이 운전해서 성용 리조트에 도착했다.진강오가 서준영이 찾아올 것은 짐작했는지 리조트 앞에는 경호원들이 더 많아졌고 또 총기까지 휴대하고 있었다.서준영은 차에서 내리자, 경호원이 물었다“누구예요? 뭐 하러 왔어요?”물어볼 때 경호원의 손은 줄곧 총기를 잡고 있었고 그 외의 몇 명은 서준영이 타고 온 차도 검사했다.서준영은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서준영이라고 하는데 진강오에게서 받을 빚이 있어서 왔어요.”“받을 빚이요?”몇 명의 경호원들은 이해가 안 된 듯 미간을 찌푸렸다.“돌아가요. 여기가 어디인지 알고 빚 받으러 왔다는 거예요?”한 명의 경호원은 서준영이 농담하는 줄 알고 곧바로 밀어냈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밀어도 서준영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경호원이 화를 냈다.“이봐요.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떠나요. 여기는 성용 리조트이고 안에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 계셔요. 그러니 불편한 일을 겪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요.”그 경호원은 냉정하게 호통치며 또다시 서준영을 밀었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서준영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은 오히려 서준영 몸의 힘에 튕겨 나가서 바닥에 쓰러졌는데 오른쪽 손이 아예 부서졌다.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몇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허리에서 총기를 꺼내 들고 전투 자세를 취하며 서준영을 향해 외쳤다.“이봐, 당장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엎드려! 안 그러면 쏠 거야!”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저 사람은 저절로 넘어진 거야.”“웃기지 마. 우리가 눈이 먼 줄 알아! 방금 분명…”경호원 중 한 명이 큰 목소리로 말하다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멈췄는데 확실히 서준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방금 경호원이 서준영을 밀다가 스스로 튕겨 나간 것이다.“왜? 할 말이 없어? 그럼 비켜. 진강오를 찾아야 하니까.”서준영이 냉정하게 말하며 앞으로 나아갔다.그러자 몇
서준영은 안윤아의 손을 밀쳐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힐끗 보았다.안윤아는 그 순간 깜짝 놀라며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고 소리 지르며 도망쳤다.“나쁜 놈! 준영 씨는 변태야!”‘내가 변태라고?’서준영은 너무 황당했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사람은 분명 안윤아인데 왜 자기한테 뭐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여자들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기술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았다.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서진도 얼굴이 붉어지며 난감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우고 말했다.“서 신의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낮에 그런 행운이 있으시다니.”서준영은 나서진을 힐끔 보고 말했다.“빨리 가요.”“알았어요.”나서진은 즉시 고개를 돌려 도망치다시피 나가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서 신의님, 묘강에는 언제 가실 거예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조금 있다고 처리해야 하는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 출발할 거예요. 일을 모두 처리해야 안심하고 묘강에 갈 수 있어요.”“네, 알겠어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나서진이 웃으며 말하고 떠났다.서준영은 나서진을 배웅하고 묘강으로 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했다.첫 번째, 제일 중요한 건데 진강오를 찾아서 계약서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다.두 번째, 준성 그룹에 가서 회사 일에 대하여 지시하고 이소원이 오늘 회사에 나오는 날이니 만나보고 싶었다.세 번째, 도지혁의 일은 묘강에 다녀와서 처리해도 될 것 같았다.최수영의 말대로면 도지혁은 3일 후에 도착할 건데 그때 서준영은 묘강에 있을 것이다. 때문에 돌아와서 도지혁을 제대로 만나볼 예정이었다.지금은 우선 안씨 가문과 최수영, 그리고 장이준과 나서진에게 도지혁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감시하게 할 생각이었다.네 번째, 어젯밤에 장이준에게 약속했던 대로 부적을 만들어서 드래곤 팀에 전달해서 귀혈옥 제련과 관련되는 사람들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거야말로 제일 다급한 일일 것이
순간 서준영은 마음속으로 용진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오너 이하로 무적이 된 그는 용진에 오너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연우 씨, 조금만 기다려! 내가 묘강에 가서 황금누에독충을 해결하면 바로 용진으로 갈게.’지금의 서준영은 자신감이 폭발했다.그는 강운시 약초 시장을 통합했고 준성 그룹의 상업적 가치도 수조에 달하기 때문에 충분히 용진에 입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자신의 오너 이하로 상대가 없는 실력이라면 용진에서 무시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서준영은 심호흡하여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실로 돌아갔는데 이번에 소울랜드의 지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아마도 9단계를 돌파하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며 심호흡하고는 침대에서 곧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며칠 내내 너무 바빠서 제대로 잠을 잘 기회도 없었다.결국 정오까지 자면서 깰 기미가 없던 서준영을 안윤아가 뛰어와서 깨웠다.“준영 씨, 해가 중천에 떴는데 왜 아직도 자고 있어. 빨리 일어나.”안윤아는 새하얀 만화 문의가 있는 티셔츠를 입었는데 가슴이 불룩했고 핫팬츠를 입어서 순백의 두 다리를 드러내고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정교한 메이크업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채 방으로 뛰어 들어가며 외쳤다.그녀는 지금 엄청 귀엽고 활동적이고 순수하며 해맑았다.서준영이 계속 자는 모습을 보고 안윤아는 곧바로 침대에 뛰어올라 가슴으로 서준영의 몸을 세게 누르고 청색 옥반지로 서준영의 콧등을 만지며 외쳤다.“준영 씨, 일어나.”안윤아로 인해 서준영은 피를 토할 뻔했다.“무슨 일로 왔어?”잠에서 깬 서준영은 안윤아가 자기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녀를 밀어내면서 안윤아가 정말 대담하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했다.남자가 있는 방에 개의치 않고 뛰어 들어온 것도 모자라 올라타고 내리눌렀으니 말이다.다행히 서준영이 새벽에 너무 힘들어서 옷을 입고 잠이 들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알몸으로 자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일어나. 여자애가 이게 무슨 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