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과해서?”서준영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뒷짐을 지면서 싸늘하게 패거리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술이 과하면 길 가다 맘에 드는 여자한테 막 들이대고 추행해도 되는 거야? 술을 많이 마시면 사내가 그렇게 막 이상한 짓하고 추잡스럽게 여자를 희롱해도 된다는 건가? 오늘 우리였으니 망정이지, 다른 테이블이었으면 거기 여성들은 어찌할 방법도 없이 당신들한테 놀아나고 당하는 거네?”허를 찌르는 서준영의 분노에 찬 물음에 패거리들은 할 말을 잃었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하며 구경하던 커플들도 서준영의 정의로운 모습에 감화되었다.‘그래, 멋있어!’그렇지만 평범한 그들은 손을 거들 수가 없었다... 결국엔 저들은 지켜야 생활이 있고 지켜야 할 가족이 있어서이다. 만에 하나라도 나섰다가 맞기라도 하면 어쩌고, 싸웠다고 나중에 보복이라도 당하면 어쩌나?“황인범, 사람 됨됨이를 알 정도로만 교육 좀 시켜 놔. 누님이랑 난 밖에 나가 있을게.”서준영은 싸늘하게 말을 남기고 주란화를 데리고 식당을 나섰다.“네.”황인범은 씩 웃고는 목의 근육을 풀더니 손목도 풀면서 얼음장을 놓았다.“쓰레기들아, 교육 좀 받게 준비들 해. 오늘 제대로 고쳐 주려니까!”이어서 퍽퍽퍽 하는 소리가 들렸고, 식당 안에서는 패거리들의 다 죽어가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교육의 매를 다 날리고 황인범은 식당을 나와 기다리고 있는 서준영과 주란화를 향해 걸어가서는 허리 굽혀 보고했다.“대표님, 문주님, 교육 끝내고 왔습니다.”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간을 점검했다.“누님, 시간이 거의 다 되었네요.”주란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이쪽으로 가지. 날 따라 와.”...얼마 안 가 주란화는 서준영을 데리고 찻잎을 판다는 명의로 개업한 찻집을 찾았다. 입구엔 네 명의 경비가 지키고 있었다. 서준영이 보아하니 네 사람도 실력자들이었다. 못해도 내공 입문 수준인 경비였다.주란화는 인증 카드를 꺼내 들었고 서준영과 황인범을 데리고 찻집 안으로 들어섰다. 검은 치파오를
나머지 세 사람도 의혹 가득한 표정이었고 주란화는 차분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서준영을 데리고 여기 구경도 시키고 누구 하나 다치기라도 하면 치료해 주게 모셔 왔어. 이 사람 의술이 아주 훌륭하거든.”그녀의 말에 도민준이 벌떡 불만스러워하며 말을 끊었다.“누님, 저희가 뭘 다쳐요. 돌려보내시죠.”도민준의 말이 주란화의 신경을 건드렸는지 그녀는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내 말도 이젠 안 듣겠다? 이건가?”도민준은 얼른 일어나 허리를 숙여 사죄했다.“죄송합니다. 누님. 그냥 두시는 거로 하시죠.”도민준은 억지로 받아들이듯 심드렁하게 말했다. 누님의 말씀인데 그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그 옆에 선 손미화가 서준영을 뚫어지게 관찰하고 있었다. 지난번에 제대로 보지 못한 걸 갚음이라도 하듯 자세히 쳐다보았다. 어쩐지 문주가 눈에 들어 하는지 알게 되었다, 제대로 보니 잘 생김이 묻어나 있었다.“그래서, 청용회 측에서는 누구를 데려왔다고? 어떤 상황인 거지?”주란화는 그래 걱정되는지 물어보았고 도민준이 즉시 대답했다.“누님, 걱정하지 마세요. 청용회가 현가의 무슨 고수를 데리고 왔든 제가 이길 겁니다. 청용회와 다투는 땅을 제가 반드시 빼앗아 드릴게요.”주란화는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도민준의 실력을 믿지만, 준비되지 않은 경기를 치를 수 없다. 주의여서 계속 말을 이었다.“현가의 범학문의 큰 제자를 데리고 왔다는 소문이 있어요. 이름이 담무.”백주원이 불쑥 입을 열었다.“담무? 그 사람 실력은 어떤데?”주란화가 물었다. 백주원은 도민준을 한번 보더니 주란화의 물음에 답했다.“범학문의 수제자로 범학문 문주의 신임을 많이 받는 인물이라고 해요. 소문에 의하면 차기 문주로 교육받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요. 담무가 8세에 범학문에 입문해서 10세에 외력, 12세에 내력을 떼고, 뒤에는 더 승승장구하면서 15세에 소성, 20세데 대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스물 여덟인데 대성 경계 8년 차라고 합니다. 소문에는 담무가 자신의
한편, 손미화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 젊은 나이에 소성의 실력을 갖춘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예요.”“감사합니다.”서준영은 웃음을 지었고 손미화는 고개를 끄덕일 뿐 더는 아무 말이 없었다. “됐어, 그만해. 민준아, 적을 얕잡아 보지 마. 청용회에서 담무와 같은 무학의 귀재를 데려온 걸 보면 이번 최강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마음먹은 거야.”바로 이때, 옆에 있던 주란화가 입을 열었다. 도민준은 거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누님, 걱정하지 마세요. 고작 담무일 뿐입니다. 아무리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 다 제압할 수 있습니다. 그의 말에 주란화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바로 이때, 갑자기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들어와.”주란화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내 40대 중반의 한 중년 남자가 검은색 한복을 입은 채 허리를 숙이고 들어와 그들을 향해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봉문주님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형님들, 처음 뵙겠습니다. 경기장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진성태라고 합니다. “알았다.”주란화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여러분, 곧 최강전이 시작될 것입니다. 밖으로 모시겠습니다.”“알았다. 먼저 내려가 있거라.”대답을 마친 진성태는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룸 안을 빠져나갔다.그 후, 그들은 10여 분 동안 더 얘기를 나누고는 룸에서 나와 경기장으로 향했다.경기장이 바로 찻집의 지하에 위치한터라 엘리베이터를 타면 곧장 도착할 수 있었다.서준영과 주란화는 앞에 서서 걸어갔고 도민준 등 사람들은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갔다. 엘리베이터를 나오자마자 그들은 얼굴에 붕대를 감고 손과 발에는 깁스를 한 채 지팡이를 짚고 있는 사람들을 마주치게 되었다.그들은 서준영과 주란화의 모습을 발견하고 기세등등하게 지팡이를 짚고 달려들어 분노에 찬 말투로 입을 열었다.“이런 젠장. 또 당신들이야? 감히 이 지하 경기장으로 와? 죽고 싶어 환장했어? 차라리 잘됐어. 우리가 굳이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서준영은
그 순간 진상우 옆에 있던 앞잡이가 열 여명의 경호원을 불러와 주란화와 서준영 등을 에워쌌다. 그 모습에 지하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들도 발길을 멈추고 옆에서 구경했다. “무슨 일이야? 큰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어떤 패거리들이 진성태 어르신의 아들을 때렸다고 들었어. 그래서 이리 소란을 피우는 중이라고 하던데.”“뭐? 진성태 어르신의 아들을 누가 감히 때려? 죽고 싶어서 환장한 놈도 아니고. 이 용봉 마을에서 누가 어르신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단 말인가?”“그러게, 말이야. 오늘 밤, 강운시에 내로라하는 거물들이 이곳에 왔어. 감히 지하 경기장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죽자고 환장한 것이지.”한 무리의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한편,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주란화와 서준영 등 사람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진상우는 지팡이를 짚은 채 차갑게 웃었다. “이제야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 줄 알겠지? 침대 위의 솜씨는 이보다 더 대단해. 오늘 밤 아주 제대로 즐겨보자고.”주란화는 미간을 찌푸리며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당신 아버지 진성태가 와도 내 앞에서는 고개를 숙여야 할 거야.”그 말에 진상우 옆에 있던 동생들이 불같이 화를 났다.“뭐라고? 이 천한 년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이 용봉 마을에서 우리 진성태 어르신을 모르는 사람이 있어? 당신이 뭔데? 우리 어르신께서 당신한테 고개를 숙여? 당신이 이 강운시 지하의 여대장 주란화라도 된 줄 알아?”“젠장,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네. 상우 형님, 당장 이 인간들 처리하시죠.”진상우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차갑게 말했다.“쳐라. 남자들은 전부 불구로 만들고 여자들은 건드리지 마.”“네.”말이 끝나자마자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허리춤에 있던 막대기를 꺼내 들고 서준영 등을 향해 돌진했다. 주란화는 달려드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안색이 더 어두워졌고 고개를 돌려 도민준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저 인간들 당장 처리해.”“네, 누님.”대답을 마친 도민준은 앞으로 나와 내공 대성의 무
사람들은 옆으로 흩어지면서 수군대기 시작했다.“끝났어. 진성태 어르신께서 오셨으니 저 사람은 이제 큰일 났네.”“어르신을 보니 사람을 죽이려 하는 모양이야...”“예전에 어르신한테 미움을 샀던 사람들은 모두 팔다리가 부러지거나 생매장당하게 되었지. 저 사람도 그런 꼴이 날 것 같군.”앞으로 걸어 나온 진성태는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진상우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버지, 제가 이꼴로 당했습니다. 대신 복수해 주세요.”진상우가 그를 향해 울부짖자 진성태는 사나운 표정을 지으며 호통쳤다.“누구야? 누가 감히 이런 짓을.”‘지하 경기장에서 감히 내 아들을 건드리다니, 간덩이가 부은 것이군.’진성태는 엄청난 분노에 휩싸였다. 어쨌든 그는 이 용봉 마을에서는 알아주는 인물이었고 사람들은 그를 보면 어르신이라고 높이 불렀다.“나야.”도민준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익숙한 목소리에 진성태는 몸을 살짝 떨었다. 그는 번쩍 고개를 들고 맞은편에 있는 도민준을 쳐다보고는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고 이내 허리를 굽신거리며 입을 열었다.“도민준 씨, 당신이 여긴 어쩐 일인가요?”진성태의 변화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하며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진성태가 진상우를 때린 자한테 이렇게 공손하다니...한편, 바닥에 누워있던 진상우도 어안이 벙벙해졌다.도민준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어쩐 일?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이놈이 당신 아들인가?”진성태는 식은땀을 흘리며 몸을 떨었다. 그가 바닥에 있는 진상우를 힐끗 쳐다보고는 말을 더듬었다.“네. 제 아들 녀석이 맞습니다...”“그래? 진성태, 참 좋은 아들을 두셨어. 감히 우리 누님을 협박하고 누님한테 잠자리를 요구하다니.”도민준은 진성태의 어깨를 툭툭 치며 차갑게 웃었다. 도민준의 말을 들은 진성태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고 머리가 터질 듯했다.‘뭐라고? 상우가 저자의 누님한테 잠자리를 요구했다고? 도민준의 누님이 누구인
이 말이 나오자 진성태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봉문주님,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쳇. 당신 아들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 더 이상 강운시의 그 어느 곳에서도 당신 아들을 보고 싶지 않아. 내 눈에 한 번만 더 띄면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말을 마친 주란화는 무릎을 꿇고 있는 진성태의 앞으로 걸어갔고 서준영 등 사람들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진성태는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입을 열었다.“봉문주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그들이 자리를 뜬 후, 한참이 되어서야 진성태는 휘청거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그는 사람들의 부축하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잔뜩 겁에 질렸던 그는 식은땀에 온몸이 젖어버렸다. 진상우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여전히 벌벌 떨고 있었고 잠시 후 휘청거리며 일어서더니 울상인 얼굴로 입을 열었다.“아버지, 이제 어떡합니까?”그 말에 진성태가 눈을 부릅뜨고 진상우의 뺨을 내리치며 호통쳤다.“망할 놈, 꺼져. 당장 이 용봉 마을에서 이 강운시에서 꺼져! 널 외국으로 보낼 거야. 4, 5년 동안은 돌아올 생각도 하지 마.”말을 마친 진성태는 울먹이고 있는 진상우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경기장의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서준영과 주란화는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담담하게 자리에 앉았다.경기장 중앙에는 꽤 넓은 링이 자리 잡고 있었고 사방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었다. 그 위에는 화끈한 몸매의 여자들이 섹시 춤을 추고 있었고 그 옆에는 DJ들이 한창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여자들은 테이블마다 지나치면서 술을 대접하고는 술값과 팁을 받고 있었다. 손님들은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다면 그 여자와 얘기를 나누고 심지어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었다. 한편, 링 바깥쪽에는 원형으로 되어있는 관람 구역이었고 대략 500,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다. 서준영 그들이 앉은 곳은 링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였고 그 줄에는 딱 9개 좌석밖에 없었다. 또
종업원은 20억짜리를 수표를 보고 기뻐서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어머, 정말 통쾌하신 분이네요.”사람들은 주란화가 20억짜리 수표를 꺼내 들자 하나같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말렸다.“베팅을 잘못했네요. 저 격투 선수는 안 돼요.”“자그마치 20억이야. 이걸 다 잃게 생겼으니...”“아가씨, 얼른 다시 권투 선수한테 베팅해요. 분명 이길 거예요. 난 이미 다섯 경기를 이겼고 몇천만 원을 벌어들였어요.”주란화는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의 팔짱을 꼈다.“괜찮아요, 전 이 사람의 안목을 믿고 격투 선수에게 걸겠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서준영을 데리고 자리로 돌아왔다. 서준영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물었다.“누님, 제가 보는 눈이 없어 돈을 다 잃는 게 두렵지 않으세요? 어찌 됐든 20억 아닙니까?”“두렵긴, 20억일 뿐이야. 그냥 가볍게 게임을 하는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난 준영이 네 안목을 믿어.”말을 하면서 주란화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손으로 턱을 받쳤다. 폭포수 같은 검은 머리에 조명까지 더해져 그녀는 지성미가 넘쳤고 우아해 보였다. 서준영은 흠칫하다가 이내 쑥스러운듯 고개를 돌리며 얼굴을 붉혔다.그 모습에 그녀는 피식 웃었고 점점 더 서준영이 귀여워 보였다. 잠시 후, 링 위에서 권투 경기가 시작되었다. 링 위로 올라 온 두 사람 중, 한 명은 근육질 몸매에 덩치가 컸고 딱 봐도 늘 권투를 하던 사람이었다. 그가 바로 오늘 밤 가장 승률이 높은 권투 선수였다.다른 한 명은 마른 체구에 검은 피부를 가지고 있었고 오늘 밥 가장 배당률이 높은 격투 선수였다. 두 사람은 등장하자마자 불꽃 튀는 싸움으로 순식간에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경기 초반에 격투 선수는 권투 선수에게 밀려 전혀 반격할 힘조차 없어 보였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점점 흥분 상태에 빠졌고 어떤 사람들은 옷을 벗어 손에 들고 흔들기 시작했다.경기는 점차 과열되었고 상처투성이인 격투 선수는 권투 선수가 주먹을 날리는 틈을 타 몸을 뒹굴더니 펀치를 날려 권투 선
“우미관의 남철웅이야.”먼저 입장한 사람은 회색 티셔츠를 입은 뚱뚱한 중년 남자였다. 동그란 금테 안경을 쓴 그는 작은 눈을 반쯤 감은 채 게슴츠레 뜨고 있었고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뒷짐을 지고 있었다.우미관, 강운시 지하 세계의 서열 7위이다. 주로 바둑 협회를 운영하며 강운시의 바둑 사업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 “봐봐, 저쪽은 범문의 사람들이야.”“어떻게 된 거지? 왜 이번 해에 범문에서는 여자를 내보낸 거야?”입구에는 한 여자가 가슴에 금색 호랑이 무늬가 있는 검은 수련복 차림을 한 채 사람들을 데리고 범문의 구역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민첩하고 생기발랄해 보이는 그 여자는 20대 중반밖에 안 돼 보였지만 나름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여중호걸의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이런 최강전에는 처음 참가하는 것 같았다. 그 뒤에는 한 노인이 허리를 굽힌 채 낮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었다. “왔어, 백마회 사람들이 왔다고. 김남길 회장이야.”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부채를 든 한 중년 남자가 꽤 우아한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왔다. 그 중년 남자가 입고 있는 하얀 옷에는 구름을 밟고 있는 흰색 말이 그려져 있었다. 그의 뒤에는 7, 8명의 하얀색 옷을 입은 남녀가 서 있었다.김남길은 자리에 앉아있는 남철웅과 범문의 여자를 향해 가볍게 손짓하고는 이내 자리에 앉았다. 거물들이 등장할 때마다 장내는 들끓었고 그중에는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었고 불평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눈빛이 험상궂게 변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사람들은 모두 강운시에서 내로라하는 인물들이었다. 모든 사람이 다 입장하기까지 무려 20여 분이나 걸렸다. “피날레. 청용회의 사람이 마지막으로 나타나다니.”누군가 소리를 지르자 사람들은 그 소리에 따라 고개를 돌렸다. 입구 쪽을 바라보니 청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났고 옷의 가슴 쪽과 등 쪽에도 청룡이 그려져 있었다. 맨 앞장선 사람은 바로 청용회의 회장 조현수였다. 키가 크지 않은 조현수는 기세등등한 얼굴로 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