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관의 남철웅이야.”먼저 입장한 사람은 회색 티셔츠를 입은 뚱뚱한 중년 남자였다. 동그란 금테 안경을 쓴 그는 작은 눈을 반쯤 감은 채 게슴츠레 뜨고 있었고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뒷짐을 지고 있었다.우미관, 강운시 지하 세계의 서열 7위이다. 주로 바둑 협회를 운영하며 강운시의 바둑 사업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 “봐봐, 저쪽은 범문의 사람들이야.”“어떻게 된 거지? 왜 이번 해에 범문에서는 여자를 내보낸 거야?”입구에는 한 여자가 가슴에 금색 호랑이 무늬가 있는 검은 수련복 차림을 한 채 사람들을 데리고 범문의 구역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민첩하고 생기발랄해 보이는 그 여자는 20대 중반밖에 안 돼 보였지만 나름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여중호걸의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이런 최강전에는 처음 참가하는 것 같았다. 그 뒤에는 한 노인이 허리를 굽힌 채 낮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었다. “왔어, 백마회 사람들이 왔다고. 김남길 회장이야.”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부채를 든 한 중년 남자가 꽤 우아한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왔다. 그 중년 남자가 입고 있는 하얀 옷에는 구름을 밟고 있는 흰색 말이 그려져 있었다. 그의 뒤에는 7, 8명의 하얀색 옷을 입은 남녀가 서 있었다.김남길은 자리에 앉아있는 남철웅과 범문의 여자를 향해 가볍게 손짓하고는 이내 자리에 앉았다. 거물들이 등장할 때마다 장내는 들끓었고 그중에는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었고 불평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눈빛이 험상궂게 변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사람들은 모두 강운시에서 내로라하는 인물들이었다. 모든 사람이 다 입장하기까지 무려 20여 분이나 걸렸다. “피날레. 청용회의 사람이 마지막으로 나타나다니.”누군가 소리를 지르자 사람들은 그 소리에 따라 고개를 돌렸다. 입구 쪽을 바라보니 청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났고 옷의 가슴 쪽과 등 쪽에도 청룡이 그려져 있었다. 맨 앞장선 사람은 바로 청용회의 회장 조현수였다. 키가 크지 않은 조현수는 기세등등한 얼굴로 뒷
도민준의 말에 주란화는 안색이 어두워졌다.“민준.”도민준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편, 좋은 마음에서 일깨워준 것인데 도민준한테 혼이 난 서준영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그는 직접 당해보지 않고는 남의 말을 듣지 않을 사람인 것 같다. 주란화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준영아, 신경 쓰지 마. 민준이는 원래 성격이 저런 놈이야.”“아닙니다. 도민준 씨의 성격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웃음을 짓는 서준영을 보며 주란화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맞은편에 있는 조현수를 쳐다보았다. 조현수도 주란화의 시선을 눈치채고는 고개를 돌려 이쪽으로 바라보았고 입안의 포도 씨를 뱉어내며 차갑게 웃었다.“봉문주, 오랜만이군.”그를 상대하기 귀찮았던 주란화는 그저 콧방귀를 뀌었다. 봉문과 청용회는 오랫동안 암투를 벌여왔고 예전에는 구역 다툼으로 크게 싸운 적도 있었다.강운시 9대 세력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은 뒤, 마지막 거물이 링 위에 오르자 장내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모두 링 위에 용 머리 지팡이를 짚고 있는 노인을 쳐다보다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노인을 향해 공손하게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건넸다.“여 어르신.”그 순간, 관중들은 수군대기 시작했다. “강운시 지하 세계의 일인자.”“여운택? 살아있었던 거야? 얼마 전에 죽었다는 소문이 돌지 않았어?”“하하, 소문일 뿐이야. 여운택이 살아있는 한 누가 감히 강운시에서 소란을 피워? 이렇게 나타난 건 각 세력 간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겠지. 각 세력 간에 분쟁이 만만치 않은 것 같군.”여운택은 강운시 지하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그는 강운시의 각 지하 세력을 조정해 온 유일한 사람이었다. 누구든지 여운택의 체면을 세워줘야 했고 감히 여운택에게 실례를 범한다면 그건 강운시 지하 세력에게 미움을 사는 것이고 그들에게 공격당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여운택이 손에 쥐고 있는 용 머리 지팡이는 신분과 지위를 상징한다.예전에는 정보가 발달하지 않아 이 결정권
주란화는 얼굴이 싸늘하게 변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때, 뒤에 있던 도민준이 의자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몸을 날려 링 위로 뛰어올라 조현수를 가리키며 소리쳤다.“조현수, 당신 따위가 감히 우리 누님한테 큰소리를 쳐? 오늘 밤, 당신들의 청용회 구역을 모두 빼앗아 올 거야. 현가에서 실력 있는 자를 부르지 않았나? 당장 나오라고 해.”도민준은 거침없이 말을 내뱉으며 큰소리로 웃었다. 한편, 조현수는 도민준의 등장을 기다렸다는 듯이 사악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이내 옆에서 눈을 감고 있는 남자를 향해 입을 열었다.“담무 형님, 부탁드립니다.”그 말에 담무는 천천히 눈을 뜨고 고개를 끄덕인 뒤 링 위로 올라갔다.서준영은 맞은편에 있는 조현수와 담무의 일거수일투족을 자세히 관찰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뭔가 수상쩍은 느낌이 든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주란화를 향해 입을 열었다.“누님, 이 일은 왠지 수상한 것 같습니다. 조현수는 일부러 민준 씨를 자극하고 있는 것 같고 담무라는 저 사람은 매우 침착하고 신중해 보입니다. 걱정이...”서준영은 말끝을 흐렸고 주란화는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너도 눈치챘어?”그녀는 진작부터 눈치채고 있었고 서준영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조현수는 이번에 단단히 준비하고 온 것 같아. 담무라는 자에 대해 자신만만한 것 같던데. 이따가 민준이 링 위에서 쓰러지기라도 한다면 준영이 네가 민준이의 목숨을 살려줘.”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있는 한 도민준 씨는 별일 없을 겁니다.”말이 끝나자마자 링 위에 있는 두 사람은 결투를 벌였다. 링 아래에 있는 각 세력의 거물들은 두 사람을 지켜보며 수군대고 있었다.수련복을 입고 있는 범문의 여자는 미간을 찌푸린 채 옆에 있는 노인에게 물었다.“아저씨, 누가 이길 것 같아요?”노인은 실눈을 뜬 채 링 위에 있는 도민준과 담무를 쳐다보며 말했다.“도민준은 실력이 강하고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어. 보통 내공 대성의 고수라도 도민준
도민준의 주먹은 맹렬하고 포악했고 돌풍을 일으킬 정도로 엄청난 기세였다. 그는 다리의 폭발력과 허리의 힘을 빌려 최대한 스피드를 올렸다. 그 주먹은 공기에 부딪히면서 엄청난 폭음을 냈다. 이는 주먹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링 아래에서 구경하는 사람 중, 무인들은 도민준의 주먹을 보고 안색이 돌변하였다.“강력해. 역시 봉문의 실력 1위야.”“그러게. 도민준의 실력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간 것 같아. 오늘 밤의 결투는 누가 지고 누가 이길지 확실치가 않군.”“청용회... 설마 또다시 지는 건 아니겠지? 이번에는 현가의 고수까지 모셔 온 거 아닌가?”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를 듣고 있던 범문의 그 여자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아저씨, 도민준의 저 주먹이 정말 그리 강한 거예요?”구광모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수염을 쓰다듬었다.“아주 강해. 현장에 이 주먹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야.”그 말에 그 여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고 그녀의 초롱초롱한 큰 눈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였다. 이때, 구광모가 또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담무도 만만치 않아. 도민준의 이 주먹은 허탕 칠 가능성이 높지.”김남길도 도민준의 주먹에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는 크게 내색하지 않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맞은편의 담무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생사가 난무하는 이 링 위에서는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도민준은 주먹을 불끈 쥐고 상대를 향해 필사적으로 돌진하였지만 담무는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여전히 팔짱을 낀 채 자신을 향해 오는 주먹을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도민준이 느닷없이 공격하는 모습을 본 순간 그는 얼굴이 굳어졌고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졌네.”도민준의 이 공격은 너무 성급했다. 상대방의 전술과 플레이 방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주먹을 날렸으니 이미 열세에 취한 것과 다름없었다.아무래도 상대를 너무 얕잡아 본 것 같다. 그 순간, 링
“오만하군.”도민준이 분노했다. 지금껏 아무도 감히 이렇게 자신을 얕잡아본 적이 없었고 담무가 처음이었다. 담무는 차갑게 웃었다.“죽고 싶다니 원하는 대로 해주지.”말이 끝나자마자 담무도 똑같이 주먹을 뻗었다.팔꿈치부터 무릎까지 모두 담무의 공격 무기가 되어 폭풍 같은 기세로 도민준을 향해 돌진했다. 도민준은 봉문 제일의 실력자답게 폭풍처럼 몰려오는 담무의 공격을 단호하게 막아냈다. 그러나 상황을 보면 도민준이 열세에 몰렸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곧 곤경에 처하게 될 것 같았다.상대방의 권법은 포악하고 형체가 없어 종잡을 수가 없었고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내공 대성의 고수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이었다.그의 팔과 다리는 이미 저린 상태였다. 담무는 범학문의 제자답게 호학 쌍형 권법을 다루는 것이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것 같았다.현장에 있던 무사들과 거물들은 흥분된 표정을 지으며 뜨거운 열기에 취해있었다. 담무를 향해 파이팅을 외치는 사람도 있었고 도민준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펑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도민준은 담무의 주먹에 의해 몇 걸음 뒤로 물러났고 한쪽 난간에 세게 부딪힌 후에야 비로소 비틀거리는 몸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그 순간, 도민준은 망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진짜 적수를 만난 것 같아 시합 전에 상대를 얕잡아 본 걸 약간 후회했다. 담무는 생각보다 실력이 강하고 까다로운 적수였다. 게다가 얼굴조차 붉히지 않고 담담한 그의 모습을 보면 아직 온 힘을 다 쓰지 않은 것 같다.링 아래는 쥐 죽은 듯 고요해졌고 모두가 숨을 죽이고 링 위의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담무는 그들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주고 있었다. 만약 도민준이 지게 되면 그들이 등장할 차례가 오고 그럼 지게 될 것이 뻔한 일이었다. 오늘의 최후 승자는 정말 청용회란 말인가?여러 세력의 거물들은 미간을 찌푸린 채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조현수를 쳐다보았다.“어때? 내가 모셔 온 현가의 고수가 대단하지?”조현수는 다리를 꼬고 앉아
범문의 구광모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졌어. 이 싸움은 이 늙은이가 나선다 해도 이길 수 없어. 살아남는 것도 기적일 거야.”“도민준이 너무 성급했어. 이렇게 티 나는 트릭에도 걸려들다니.”“봉문에서 고수 하나를 잃겠구먼.”조현수는 담무가 나서자 흥분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형님! 저 새끼 죽여버려요.”주란화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받침대를 잡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소리를 질렀다.“민준아,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서.”패배를 인정하면 목숨을 건질 수 있다.하지만 링 위에 선 도민준은 이미 눈에 뵈는 게 없었다.죽더라도 절대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아! 오늘 링 위에서 죽는 한이 있어도 누님께, 그리고 봉문에 누가 되지 않을 겁니다!”도민준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랬다간 죽음뿐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앞으로 달려갔다.담무는 죽을 각오로 달려드는 도민준을 보며 하찮다는 듯 차갑게 웃었다.“죽을 각오로 달려들어? 아쉽네. 이 주먹 한 방이면 대가급 아래는 전부 말살이야.”말이 끝나기 바쁘게 담무의 주먹은 도민준의 가슴팍을 향해 날아들었고 주먹 하나를 사이에 두고 멈췄다.구경꾼은 하나같이 한숨을 쉬며 차마 링을 쳐다보지 못했다.곧 벌어질 사태를 이미 예상했기 때문이다.결과라면 담무의 주먹을 맞은 도민준이 심장 파열로 링 위에 죽는 것이라고 예상했다.“죽어라!”담무가 크게 소리를 지르며 주먹을 뻗었다.절체절명의 순간 링 아래 서 있던 누군가가 신속하게 링 위로 올라갔다.담무의 주먹이 가슴에 닿으려는 찰나 그 누군가가 도민준을 밀쳐내고 손을 내밀어 담무의 주먹을 전혀 흔들림 없이 받아냈다.펑 하는 소리가 현장을 가득 메웠다.주먹과 손바닥이 부딪치면서 폭발음까지 들린 것이다.게다가 두 사람 사이에는 하얀 기류가 피어오르는 게 보였다.두 사람이 서 있던 타일은 뿜어낸 내력으로 인해 2미터 정도 파열되어 있었다.현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거물과 그들이 데려온 무술 유단자들이
담무는 미간을 찌푸리고 자기보다도 어린 서준영을 쳐다봤다.그가 날린 그 주먹을 막아내다니, 같은 경지에서는 마주친 적이 없었다.‘이 새끼, 실력이 장난 아닌데.’하지만 서준영 뒤에 서 있던 도민준이 오히려 서준영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준영 씨, 여기는 왜 올라온 거예요? 죽고 싶어 환장했어요? 얼른 내려가요!”서준영은 도민준을 돌아보며 말했다.“민준 씨, 제가 상대할게요. 인제 그만 내려가서 쉬어요.”“준영 씨가요?”이를 들은 도민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러더니 이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장난칠 때가 아니에요. 여기는 링이에요. 아이들 장난이 아니라고요. 이제 겨우 내공 소성인데 어떻게 버티려고 그래요? 그러다 다치지 말고 얼른 내려가요.”도민준은 마음이 급해졌고 화도 났다.서준영이 정말 죽고 싶어 환장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도민준의 말에 링 아래 서 있던 구경꾼과 담무의 표정이 변했다.“뭐? 내공 소성밖에 안 되면서 링으로 올라갔다고? 진짜야?”“설마. 담무가 날린 그 주먹 내공 소성이 어떻게 막아?”“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내공 소성이 올라가서 개죽음당하는 거 빼고 뭐가 있다고.”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놀라는 사람도 있었고 의심하면서 하찮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화를 내기도 했다.김남길도 도민준의 말을 듣고는 미간이 구겨졌다. 손에 든 부채를 톡톡 건드리더니 말했다.“그럴 리 없는데. 고작 내공 소성이라고? 담무의 주먹을 받아낼 정도면 최소 내공 대성일 텐데...”“형님, 저 새끼 혹시 일부러 실력을 숨긴 건 아니겠죠?”옆에 있던 심복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김남길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그래, 담무의 주먹을 막아낸 건 그걸로 밖에 설명이 안 되겠네.”김남길은 멀지 않은 곳에 앉은 주란화를 바라보며 말했다.“주란화도 보통 인물이 아니야. 외부 지원을 부른 것도 모자라 타이밍 봐가면서 올리고.”한편, 범문 쪽.장우희가 눈이 휘둥그레서 물었다.“
이 말에 현장이 술렁였다.구경꾼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와 대박, 너무 나대는 거 아니야?”“허세도 저런 허세가. 그러다 가랑이 째지겠네. 도민준도 담무를 이겨내지 못하는데 저 사람은 택도 없지.”“담무 손에 죽은 내공 대성이 수도 없이 많은데, 같은 경지에서는 무적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지정된 구역에 앉은 각 세력의 거물과 그들이 데려온 무술 유단자도 다들 고개를 저으며 서준영을 비웃었다.“이 새끼 허세에 찌들었구나. 꼭 저런 놈들이 결국 죽던데.”“아까 담무가 전부의 실력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도민준을 완승했단 말이야. 그러니 담무의 진짜 실력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이미 어느 정도 증명이 된 거지.”“담무는 이미 대가급 이하에서 으뜸가는 고수야. 저 사람 저렇게 올라가면 그냥 개죽음당하는 거지.”범문 구역에 앉은 장우희도 서준영의 말을 듣더니 예쁜 미간을 구기며 싸늘하게 말했다.“흥, 저 자식 정말 너무 설치네. 담무가 만만한 상대도 아니고.”옆에 있던 구광모도 표정이 어두웠다. 그조차도 지금 링 위에 있는 두 사람의 실력이 누가 우위인지 보아낼 수 없었다.문제는 서준영이 너무 갑툭튀라는 것이다. 전에는 이런 젊은이를 본 적이 없기에 어떤 실력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밑에 앉아 있는 도민준도 싸늘하게 한마디 했다.“준영 씨, 너무 허세 부리는 거 아니야?”주란화가 그런 도민준을 째려보자 도민준은 자기가 말을 잘못했음을 알아챘다.한편, 조현수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링 위에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더니 주란화에게 말했다.“봉문주님, 봉문주님도 외부 지원을 불렀네요. 아주 재밌어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봉문주님이 스폰하는 기생오라비인 줄 알겠어요.”주란화가 싸늘한 눈빛으로 조현수를 힐끔 쳐다보더니 대꾸하지 않았다.조현수는 주란화가 자기를 무시하자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고개를 돌려 링 위에 서 있는 서준영을 비웃었다.“야 이 새끼야! 충고하는데 죽고 싶지 않으면 덤비지 마.”서준영이 조현수를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말
“실력이 어느 정도 되니까 야마모토를 이길 수 있었겠지.”우비를 입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여자가 차갑게 말하자, 하얀 눈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이제 어떻게 할 거야?”“야마모토를 구해야지!”여자는 말하면서 천천히 빗물과 어울리더니 옥상에서 사라졌고, 이어서 흰 눈을 가진 남자도 똑같은 방법으로 사라졌다....서준영은 택시를 타고 준성 그룹 앞에 도착했다.그는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최수영에게 전화했다.“어머, 서 신의님 무슨 일이야? 설마 내가 보고 싶은 거야?”최수영의 농담을 하며 웃었다.서준영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농담할 기분 아니야. 조금 전에 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나를 습격했어. 혹시 들은 거 없어?”“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습격했다고? 언제?”최수영은 곧바로 긴장하며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10분 전 일인데 길게 공격하지 않고 곧바로 철수했어.”서준영이 상황을 설명했다.“내 생각에 오늘은 나의 실력을 시험해 보려는 것 같고 그들의 주요 목적은 아마도 당신들 손에 있는 야마모토 규로 같아.”“알았어. 주의하라고 전달할게.”최수영이 대답했다.야마모토 규로는 아직 호송 전이었기에 지금 강운시 감옥에 갇혀 있었다.그런데 상대방이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았다. 벌써 강운시에 잠입해서 야마모토 규로를 감옥에서 구출하려고 하니 말이다.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전혀 끊으려고 하지 않는 비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무슨 큰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서준영이 심호흡하고 있을 때 뒤에서 임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오셨어요.”서준영은 돌아서서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소원 누나는 오셨어?”“아직 오시지 않았어요.”임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안 왔다고?”서준영은 곧바로 이소원에게 전화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무슨 일이지? 설마 무슨 일이 있나?’“안 되겠어. 한번 가봐야겠어. 금방
서준영은 성용 리조트에서 나와 곧바로 준성 그룹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차더니 마치 검은 구름이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이어서 마른번개가 쳤는데 사람의 마음에 살짝 두려움을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난 듯 강운시에 폭풍우가 쏟아졌다.서준영은 차 안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와이퍼가 움직이며 나오는 소리를 들었다.주변 시야는 불과 십여 미터에 불과했는데 비가 그치지 않고 더 세지자, 차량도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서준영이 사거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대형 트럭 한 대가 곧장 서준영의 작은 차로 달려들었다.마치 폭풍우를 휩쓸고 달려드는 짐승처럼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도 하지 않고 돌진했다.서준영은 순식간에 발로 운전석의 문을 격렬하게 걷어차고 뛰어내려 기린 걸음으로 수십 미터 밖으로 도망쳤고 자기가 운전했던 작은 차가 대형 트럭에 의해 10~30미터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차는 허공에서 수십 바퀴 돌다가 쿵쿵하며 바닥에 떨어지더니 또 수십 미터 미끄러져 나갔는데 순식간에 차 모양이 엉망진창으로 바뀌었다.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생존의 기회가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서준영은 멀지 않은 곳에서 직접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았다.그러더니 순식간에 사면팔방에서 수십 명의 살의가 치솟은 사람들이 달려 나왔다.“죽여버려!”서준영은 폭우 속에서 미간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갑자기 나타난 십여 명을 훑어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검은색 슈트를 입고 얼굴을 가렸으며 손에는 카타나를 들고 있었다.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모두에게서 불타오르는 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 사면팔방에서 서준영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카타나? 설마 섬나라의 낭인들인가?’서준영은 그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자기를 죽이려고 돌진하는 자들의 정체를 대충 짐작했다.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의를 폭발시켜 세 명이 카타나를 들고 덮치는 순간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주변
“계속 싸울 거예요?”서준영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용춘화는 미간을 찌푸리고 같이 웃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젊은 나이 그 정도의 실력일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오늘은 내가 경솔했어. 지금 떠날 거니까 용서하게.”용춘화는 말을 마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왜냐하면 자기가 서준영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확신했기 때문이다.조금 전 상대방의 공격을 생각해 보면 분명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서준영이 만약 전력을 다했다면 그의 손은 이미 망가졌을 것이다.서준영은 전창파와 큰 원한이 없었기에 양춘화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노인을 괴롭히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반면에 진강오는 용춘화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뭐지? 왜 저러는 거지?’진강오가 즉시 소리쳤다.“용 어르신,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저 자식을 죽이려고 제가 어르신을 모신 건데 지금 저 자식에게 패배를 인정하면 어떡해요? 빨리 저 자식을 죽이세요. 이건 명령이에요.”그의 말에 용춘화는 눈을 내리깔고 진강오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 진강오는 겁에 질려 떨었다.“진강오 씨, 당신은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일 뿐이에요. 당신 부친이라면 모를까 당신은 나에게 명령할 자격이 없어요.”용춘화가 분노했다. 천도시 무도계를 섭렵하고 대가로서 당연히 자기만의 자부심이 있었다. 특히 현문의 사람으로서 속세의 가문에 원래 불만이 많아 그들의 지시를 잘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오늘도 불영꽃이 아니었다면 용춘화는 절대 아무 데도 쓸모없는 부잣집 도련님을 보호하려고 강운시 이 먼 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용춘화는 돌아서서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진강오는 어안이 벙벙해하며 외쳤다.“악! 젠장! 전창파 용춘화, 당신을 딱 기억했어. 내가 용진에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전창파를 부숴버리라고 할 거야.”진강오의 포효를 듣고 서준영이 담담하게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진강오 씨, 이제 우리 사이의 계약을 이행해야지?”
서준영의 오만한 말을 듣고 있던 용춘화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천박한 놈, 감히 나를 무시하는 거야? 내가 현문에서 날아다닐 때 너는 태어나지도 않았어! 나의 전창파는 현문 중에서도 2위야! 너 같은 놈은 한 손으로도 끝낼 수 있어. 너 오늘 제대로 쓴맛 한번 봐야겠구나. 어떤 사람은 네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게.”말을 마친 용춘화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대가 최고 강자의 기운을 폭발하며 화가 난 주먹으로 태연하게 앉아 있는 서준영을 공격했다.용춘화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그의 움직임은 용과 호랑이의 기세가 있었고 강력한 기운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용춘화가 서준영을 향해 공격하는 것을 본 진강오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하하! 서준영, 넌 이제 죽었어. 무슨 생각으로 용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린 거야?”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용춘화의 주먹을 관찰했는데 주먹의 중심에 하얀빛이 보이자, 역시 대가 최고 강자답게 탱크 몇 대를 파괴할 만한 힘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용춘화는 자기 주먹에 자신만만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의 주먹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하지만 그와 진강오를 놀라게 한 것은 서준영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손을 들어서 주먹으로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주먹으로 주먹을?’“오만한 놈! 주제도 모르고 덤벼? 네놈이 아무리 대가의 실력이라고 해도 나는 이길 수 없어.”용춘화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며 찬란한 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충격 후, 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지만, 용춘화는 일고여덟 걸음 휘청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용춘화는 중심을 잡은 다음 다시 공격하지 않고 흐릿한 두 눈으로 소파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았는데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서준영이 자기의 주먹을 손쉽게 막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용춘화가 누구였던가? 나
서준영의 말을 듣고 진강오가 눈을 내리깔며 비웃었다.“서준영, 너 정말 겁대가리 없구나. 설마 천진난만하게 내가 우리 진씨 가문의 5분의 1 약초 시장을 너에게 준다고 우리 진씨 가문에서 너를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할 것 같아?”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진강오 앞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오늘 온 것은 빚을 받기 위해서고 여기 계약서에 있는 대로 당신은 집행하기만 하면 돼. 그리고 담당자들끼리 인수인계를 진행하게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진강오는 서준영의 말을 듣고 안색이 끔찍하게 어두워지더니 다짜고짜 테이블에 있던 컵을 바닥에 부수고는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서준영! 너 죽고 싶구나! 내가 가만히 있으니 정말로 네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용어르신, 저놈 죽여요!”그의 말이 떨어지자, 백발이고 체구가 작으며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이 옆 방에서 나왔다.서준영은 눈을 찌푸리고 걸어 나오는 노인을 주시해 봤다.진강오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준영, 내가 이런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 못 했지? 내가 밖에 있는 쓰레기들 말고 정말로 아무 준비도 안 했을 것 같아? 오늘 계약서 원본을 두고 여기에서 살아서 나갈지 아니면 맞아서 폐인이 되어 나갈지는 네가 결정해. 다만 너도 무술 유단자이니 무릎을 꿇고 빌어서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면 멀쩡하게 놔두는 건 물론이고 내 밑에서 일하게 해줄 수도 있어.”진강오는 말하면서 더욱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서준영, 잘 생각해 봐. 나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내 밑에서 나를 위해서 일하면 너도 언젠가는 크게 될 수 있어. 그러니 여기 작은 강운시에서 놀지 말고 나를 따라 용진으로 가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야.”진강오는 자기의 설득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며 전투에서 완승을 거둔 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그 뒤에 있던 노인은 손을 뒤로한 채 칼을 품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을 보고 있었는데 흐릿한 노인의 눈동
진강오의 부하는 겁에 질려 서준영이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면 몇 걸음 뒤로 후퇴하면서 거실까지 다시 들어갔다.“도... 도련님... 서... 서준영이에요.”부하가 충격에 외쳤다.소파에 앉아서 거울로 멋진 얼굴이 엉망이 된 것을 한탄하던 진강오가 짜증을 내며 외쳤다.“왜 또 그래? 서준영이 죽었어? 죽지 않았으면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그때 서준영은 소파에 앉아 있는 진강오를 보며 웃었다.“진강오 씨, 당신 덕분에 아직 죽지 않고 오늘 빚 받으러 왔어. 그런데 오늘 환영식은 너무 프로답지 않았어.”진강오는 그 목소리를 듣더니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것처럼 겁에 질려 온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 거실에 나타난 서준영을 보며 외쳤다.“너, 너 어떻게 들어왔어? 밖에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있지 않았어?”그는 서준영이 찾아오는 걸 막으려고 특별히 십여 명의 솜씨가 좋은 경호원을 고용했었다.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십여 명의 쓰레기들일 뿐이야. 진강오 씨, 이제 보내 당신 아이큐가 얼마야? 너무 낮은 것 같아. 내가 진작에 예전의 그 서준영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까먹었으면 다시 상기시켜 줄게. 나는 현재 준성 그룹의 실소유주이고 강운시의 서 대가이며 실력은 대가 경지야. 그런 나를 저기 쓰레기들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그의 말을 듣고 있던 진강오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래, 서준영이 달라졌다! 그런데 2달도 안 되는 사이에 어떻게 지금의 대가가 된 거지? 이제 스물세 넷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 정도면 용진에서도 유명해질 수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하고 있던 진강오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 신분을 생각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빚을 받으려고.”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며 눈앞에 있는 부하를 걷어차 버리고 아예 진강오 앞에 앉아서 말했다.“어젯밤에 한 계약 이제 지켜야지. 강운시의 약초 시장을 전부 내놔. 그리고 용진 진씨 가문이 용진에서의 약초 시장 5분의
서준영이 운전해서 성용 리조트에 도착했다.진강오가 서준영이 찾아올 것은 짐작했는지 리조트 앞에는 경호원들이 더 많아졌고 또 총기까지 휴대하고 있었다.서준영은 차에서 내리자, 경호원이 물었다“누구예요? 뭐 하러 왔어요?”물어볼 때 경호원의 손은 줄곧 총기를 잡고 있었고 그 외의 몇 명은 서준영이 타고 온 차도 검사했다.서준영은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서준영이라고 하는데 진강오에게서 받을 빚이 있어서 왔어요.”“받을 빚이요?”몇 명의 경호원들은 이해가 안 된 듯 미간을 찌푸렸다.“돌아가요. 여기가 어디인지 알고 빚 받으러 왔다는 거예요?”한 명의 경호원은 서준영이 농담하는 줄 알고 곧바로 밀어냈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밀어도 서준영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경호원이 화를 냈다.“이봐요.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떠나요. 여기는 성용 리조트이고 안에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 계셔요. 그러니 불편한 일을 겪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요.”그 경호원은 냉정하게 호통치며 또다시 서준영을 밀었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서준영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은 오히려 서준영 몸의 힘에 튕겨 나가서 바닥에 쓰러졌는데 오른쪽 손이 아예 부서졌다.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몇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허리에서 총기를 꺼내 들고 전투 자세를 취하며 서준영을 향해 외쳤다.“이봐, 당장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엎드려! 안 그러면 쏠 거야!”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저 사람은 저절로 넘어진 거야.”“웃기지 마. 우리가 눈이 먼 줄 알아! 방금 분명…”경호원 중 한 명이 큰 목소리로 말하다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멈췄는데 확실히 서준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방금 경호원이 서준영을 밀다가 스스로 튕겨 나간 것이다.“왜? 할 말이 없어? 그럼 비켜. 진강오를 찾아야 하니까.”서준영이 냉정하게 말하며 앞으로 나아갔다.그러자 몇
서준영은 안윤아의 손을 밀쳐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힐끗 보았다.안윤아는 그 순간 깜짝 놀라며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고 소리 지르며 도망쳤다.“나쁜 놈! 준영 씨는 변태야!”‘내가 변태라고?’서준영은 너무 황당했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사람은 분명 안윤아인데 왜 자기한테 뭐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여자들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기술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았다.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서진도 얼굴이 붉어지며 난감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우고 말했다.“서 신의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낮에 그런 행운이 있으시다니.”서준영은 나서진을 힐끔 보고 말했다.“빨리 가요.”“알았어요.”나서진은 즉시 고개를 돌려 도망치다시피 나가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서 신의님, 묘강에는 언제 가실 거예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조금 있다고 처리해야 하는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 출발할 거예요. 일을 모두 처리해야 안심하고 묘강에 갈 수 있어요.”“네, 알겠어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나서진이 웃으며 말하고 떠났다.서준영은 나서진을 배웅하고 묘강으로 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했다.첫 번째, 제일 중요한 건데 진강오를 찾아서 계약서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다.두 번째, 준성 그룹에 가서 회사 일에 대하여 지시하고 이소원이 오늘 회사에 나오는 날이니 만나보고 싶었다.세 번째, 도지혁의 일은 묘강에 다녀와서 처리해도 될 것 같았다.최수영의 말대로면 도지혁은 3일 후에 도착할 건데 그때 서준영은 묘강에 있을 것이다. 때문에 돌아와서 도지혁을 제대로 만나볼 예정이었다.지금은 우선 안씨 가문과 최수영, 그리고 장이준과 나서진에게 도지혁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감시하게 할 생각이었다.네 번째, 어젯밤에 장이준에게 약속했던 대로 부적을 만들어서 드래곤 팀에 전달해서 귀혈옥 제련과 관련되는 사람들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거야말로 제일 다급한 일일 것이
순간 서준영은 마음속으로 용진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오너 이하로 무적이 된 그는 용진에 오너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연우 씨, 조금만 기다려! 내가 묘강에 가서 황금누에독충을 해결하면 바로 용진으로 갈게.’지금의 서준영은 자신감이 폭발했다.그는 강운시 약초 시장을 통합했고 준성 그룹의 상업적 가치도 수조에 달하기 때문에 충분히 용진에 입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자신의 오너 이하로 상대가 없는 실력이라면 용진에서 무시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서준영은 심호흡하여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실로 돌아갔는데 이번에 소울랜드의 지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아마도 9단계를 돌파하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며 심호흡하고는 침대에서 곧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며칠 내내 너무 바빠서 제대로 잠을 잘 기회도 없었다.결국 정오까지 자면서 깰 기미가 없던 서준영을 안윤아가 뛰어와서 깨웠다.“준영 씨, 해가 중천에 떴는데 왜 아직도 자고 있어. 빨리 일어나.”안윤아는 새하얀 만화 문의가 있는 티셔츠를 입었는데 가슴이 불룩했고 핫팬츠를 입어서 순백의 두 다리를 드러내고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정교한 메이크업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채 방으로 뛰어 들어가며 외쳤다.그녀는 지금 엄청 귀엽고 활동적이고 순수하며 해맑았다.서준영이 계속 자는 모습을 보고 안윤아는 곧바로 침대에 뛰어올라 가슴으로 서준영의 몸을 세게 누르고 청색 옥반지로 서준영의 콧등을 만지며 외쳤다.“준영 씨, 일어나.”안윤아로 인해 서준영은 피를 토할 뻔했다.“무슨 일로 왔어?”잠에서 깬 서준영은 안윤아가 자기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녀를 밀어내면서 안윤아가 정말 대담하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했다.남자가 있는 방에 개의치 않고 뛰어 들어온 것도 모자라 올라타고 내리눌렀으니 말이다.다행히 서준영이 새벽에 너무 힘들어서 옷을 입고 잠이 들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알몸으로 자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일어나. 여자애가 이게 무슨 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