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머, 큰일 났네. 채종석이 왔으면 저 사내는 십중팔구 죽음이여.““아이고, 아깝다 아까워. 썩 괜찮은 젊은이던데. 용감하고.““용감하면 뭐 해? 요즘은 자본과 인맥으로 사는 사회인데.”구경하던 사람들은 서로서로 머리를 맞대고 귓속말로 수군대면서 서준영의 처지를 안타까워했다.채종석이 왔으니 다들 오늘 일도 마침표를 찍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껏 채씨 집안과 맞서는 사람 중에 살아 나간 사람을 본 적이 없었고, 더욱이 채수빈에게 손까지 댄 사람이니, 채씨 집안에서 더욱더 그냥 놔두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당장 칠보루에서 서준영을 죽이지 않더라도 밖에 나서면 채종석이 온갖 죽일 방법을 마련할 것이 뻔했다.사람들이 서준영이 틀림없이 무릎 꿇고 사과해야 끝날 일이라 생각할 때쯤, 서준영은 뒷짐 그래도 지고 침착하고 무덤덤한 자세로 웃으며 입을 열었다.“채씨 집안은 참, 그 아버지에 그 딸이네요. 안하무인에 윽박지르는 모습까지 똑같네요. 설마 채씨 집안 사람들 눈에는 우리 같은 서민들의 목숨은 일개 지푸라기보다 못하게 비천한가 보죠? 설마 무릎 꿇고 죽기를 기다리라고 하면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나 보죠? 보잘것없는 목숨이라도 살고 싶은 게 사람이에요.”준영의 말에 채종석은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졌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새파란 놈이. 감히 채씨 가문을 도발하고 채종석을 능멸해? 무릎 꿇고 죽기를 기다리라고 하는 것도 많이 봐준 건데. 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나오면 가족 주변 친인척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 감히 우리 채씨 집안을 건드리면 따르는 후과가 무엇인지 보여줄 거야.”“흥! 미친놈아. 우리 아버지 앞에서까지 허세를 부리고 난리야. 우리 아빠 손에 죽어봐야 정신 차리지.”옆에 있던 채수빈은 음흉한 얼굴로 덧붙였다. 서준영은 고개를 저으며 덤덤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강운무도협회를 당신 같은 사람이 관장한다는 게 강운 무도인의 비애네요.“그의 말에 채종석의 매서운 눈에 힘을 실었고 얼음장 같은 눈빛이 튀어나왔다.
지금, 이 순간 서준영은 자신이 기린 걸음을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천기누설한것도 아니고 백포의 노인이 어떻게 눈치를 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채종석은 싸늘한 눈빛으로 서준영을 쳐다보았다.“어쩐지 우리 채씨 가문을 공개적으로 겨냥한다고 했어. 지금 보니 능력이 꽤 있었군. 그래도 네놈의 실력은 내 눈에는 아직 많이 부족해. 이 채종석도 인재를 아끼는 사람이야. 자네가 내 딸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고 이 자리에서 자네의 잘못을 인정한다면 자네를 놓아줄 것이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없던 일로 해줄 건데, 이제부터 채씨 가문의 사람이 되어 우리 가문을 위해 목숨 바쳐 일해야 할 것이야. 어떠한가?”그 말을 듣고 옆에 있던 채수빈이 불쾌한 표정을 드러냈다. “아버지, 뭐 하시는 거예요? 저자를 놓아준다고요? 안 돼요. 반드시 죽여야 해요.”채종석은 채수빈을 째려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말 함부로 하지 마. 난 지금 우리 채씨 가문의 체면을 돌이키려는 것이야. 저놈이 무릎 꿇고 잘못을 인정한다면 앞으로 저놈을 죽일 기회는 많아.”그제야 채종석의 뜻을 깨달은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삐죽거렸다.“알았어요, 아버지 뜻에 따를게요.”이내 그녀는 턱을 치켜올리고 기세등등하게 서준영을 향해 입을 열었다.“서준영, 내가 아버지한테 얘기해서 널 죽이지 말아 달라고 할 수 있어. 그러니까 지금 당장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해.”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수군대기 시작했다.“채씨 가문에서 언제부터 이렇게 말이 잘 통했던가?”“설마 우리가 채씨 가문을 오해한 거야?”“알 수가 없네. 채종석이 저놈을 놓아주려 하다니...”주위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를 듣고 채종석은 담담하게 웃었다. “날 놓아주겠다고요? 채종석 당신이 그리 대인배 일리가 있나요?”서준영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채종석이 자신을 절대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걸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다. 지금은 채씨 가문의 체면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자신을 놓아주겠다고 한 것일 뿐 앞으로 분명
뜻밖에도 서준영은 입가의 피를 닦고는 눈빛을 반짝거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당신이 날 한 방에 죽일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채종석 당신의 실력도 별거 아니었네요. 당신의 실력이 이 정도라면 난 오늘 당신을 죽일 수도 있어요.”말을 마친 서준영은 이내 전투적인 모습을 보였고 그의 눈빛은 이글거렸다. 주위의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뭐야?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거야? 저자가 채종석을 죽이겠다고?”“미쳤어. 저놈은 분명 미친 거야.”“채종석은 강운시 무도협회의 회장이야. 듣기로는 세미 대가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어. 여기 강운시에서는 대가 아래로 이 자를 따라올 자가 없다고. 근데 서준영이 채종석을 죽인다고?”“죽고 싶어 환장했군. 저놈은 미친놈이야.”서준영의 말에 놀란 주위의 사람들은 떠들썩하게 의논했다. 채종석조차도 미간을 찌푸린 채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하하하, 그래. 역시 미친놈이군. 강운시에 언제 자네 같은 젊은이가 나타난 건지. 감히 이 채종석을 죽이겠다고?”채종석은 악랄한 웃음을 짓더니 더는 자신의 기세를 누르지 않고 전부 쏟아냈다. 그 순간, 세미 대가의 위압은 칠보탑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었다. 몸이 약한 사람들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를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온몸을 떨었다. 그 순간, 서준영도 채종석 몸에서 뿜어져 나온 그 놀라운 기세를 느끼게 되었고 거친 파도 같은 기세는 그를 압도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 그는 버텨냈지만, 여전히 그 기세에 눌려 1미터 넘게 뒤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는 어두운 얼굴로 투지가 가득 찬 눈빛을 하고 있었다. “싸우려면 싸워요. 쓸데없는 말 집어 치고.”그 말이 나오자 현장은 순식간에 들끓었고 채종석의 안색은 완전히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이놈, 넌 죽는 것이 두렵지도 않으냐?”그는 차갑게 말을 하면서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에 그의 주변은 옅은 하얀 색 빛으로 물들었고
“어떻게 이런 일이?”“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주 회장이 저놈의 주먹에 날아갔단 말인가?”“세상에. 내가 지금 기적을 보고 있는 건가? 저 사람은 강운시의 무도 협회의 회장 아닌가?”현장은 사람들의 수군거림에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채수빈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눈앞에 벌어진 일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서 있는 사람이 서준영이라고? 그럼 아버지는?’바로 이때, 칸막이 안에서 피투성이의 그림자가 걸어 나왔고 온몸에는 무서운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사람은 부상 당한 채종석이었다. 피투성이가 된 얼굴은 매우 낭패해 보였다.“네놈이 날 완전히 화나게 만들었어. 여기까지만 하자. 오늘 내 손으로 널 직접 죽일 것이야.”채종석은 노발대발하였다. 그에게 있어서 방금 일어난 일은 일생일대의 굴욕이었다. ‘내공 대성의 실력을 갖춘 어린놈한테 이리 당하다니. 이놈의 몸놀림은 참으로 기이하단 말이야.’“내 짐작이 맞는다면 네놈한테는 특별한 스피드 법보가 있거나 특별한 공법이 있는 게 분명해. 그러나 지금 네놈의 상태로 봐서는 이런 법보나 공법을 사용하면 네놈의 진기를 소모하고 있을 것이야.”채종석은 차갑게 말을 하면서 아랫사람이 가져온 수건을 낚아채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았다.“이젠 네놈은 죽었어.”채종석은 피 묻은 수건을 버리고 험상궂은 얼굴로 서준영을 향해 걸어갔다. 한편, 서준영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아직도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온몸이 나른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미간을 찌푸렸다. 연속 두 번 기린 걸음의 술법을 사용하였더니 몸 안의 영기는 거의 고갈된 상태였다. 지금은 내공 입문의 실력을 갖춘 자라도 그를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하하, 네놈의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것 같구나. 이렇게 해. 네가 법보나 공법을 내놓는다면 시체 정도는 남겨줄 수 있어. 어때?”채종석은 차갑게 웃었다. 그는 서준영이 가진 법보나 공법에 눈독 들이고 있었다. 그것만 있다면 대가의 실력을 갖춘 자와 겨룬다고 해도
안호철이 안으로 걸어들어오자 주위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경의를 표하며 자리를 비켰다. 강운시에서 안호철의 지위와 명성은 그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었다. 그는 나라를 위해 싸웠던 영웅이고 그의 제자는 전국 각지에 널리 퍼져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안호철은 아직 재위 중이기 때문에 군에서 어느 정도의 신망이 있었다. 또한 주둔군 본부의 총사령관인 안호철은 누구나 두려워하는 존재였다. 이때, 안호철을 발견한 채종석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하였고 그가 웃음을 지으며 정중하게 말을 건넸다.“어르신, 어르신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진작 알았더라면 제가 마중 나갔을 겁니다.”안호철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어찌 감히 주 회장한테 직접 날 맞이하라고 하겠나요? 우리 안씨 가문이 그럴 자격이 있겠어요?”그의 말에 채종석은 안절부절못했다. 방금 채씨 가문의 일에 참견할 자격이 없다고 안윤아에 말한 그였기 때문이다. “아이고, 어르신.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실수했습니다. 어르신께서 너그럽게 봐주십시오.”채종석은 겸손한 태도를 보이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잠시 후, 안호철은 차갑게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상태가 안 좋은 서준영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서 선생, 괜찮은 것인가?”그의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안호철의 태도를 보면 서준영을 꽤 존중하는 것 같았다. ‘이게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안호철조차도 존중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만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채종석은 오늘 사고 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식은땀을 흘리며 온몸을 떨었다. “어르신,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잠깐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담담하게 말하는 서준영의 말에 안호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벌벌 떨고 있는 채종석을 쳐다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주 회장, 서 선생을 데리고 가려 해요. 이의 있나요?”“이의 없습니다. 그렇게 하시죠.”채종석은 연신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그가 감히 어찌 불만이 있겠는가? 안호철은 본래 대가의 실력을 갖
바로 그때, 채종석이 달려와 채수빈의 뺨을 후려갈기며 호통쳤다.“망할 것. 감히 안윤아한테 무례하게 굴어? 당장 꺼져. 내 허락 없이는 집안에서 한 발짝도 나올 생각하지 말거라.”채수빈은 그 자리에서 멍해졌고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채종석을 쳐다보다가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떴다. 한편, 채종석은 급히 안윤아에게 몸을 숙여 사과했다.“윤아 양, 미안하네. 이게 다 내가 딸아이를 잘못 가르친 탓이야. 용서해 주게나.”안윤아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고개를 돌려 서준영 옆으로 걸어가 그의 팔짱을 꼈다.“채종석 씨, 난 서준영 씨를 많이 좋아해요. 앞으로 당신이 준영 씨를 괴롭힌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말을 마친 그녀는 서준영을 향해 장난스럽게 웃었다. 채종석은 굳은 얼굴로 연신 대답했다.“그럼, 내가 어찌 감히 그러겠나.”한편, 옆에 있던 안호철이 헛기침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윤아야, 서 선생 데리고 얼른 가자.”말을 마치고 세 사람은 칠보탑을 떠났다. 바로 그때, 줄곧 7층에 서 있던 백포의 노인이 계단에서 내려왔다. 그는 뒷짐을 지고 다가와서는 검처럼 예리한 빛을 발하며 안호철을 향해 입을 열었다.“잠깐 얘기 좀 할 수 있겠는가?”그의 말에 안호철은 웃으며 얘기했다.“봉준호, 자네는 이미 이 사람의 상대가 아니야.”“겨루어 보지도 않고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자네는 강운에서 유일하게 오너의 실력을 갖춘 사람 아닌가? 난 자네의 첫 번째 상대가 되고 싶군. 오너와 대가의 실력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도 궁금하고.”잠깐 고민하던 안호철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대나무 숲으로 가세.”말을 마치고 두 사람은 문밖으로 나갔다. 옆에 있던 안윤아가 흥분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준영 씨, 우리도 같이 가봐요. 할아버지께서 저 노인네와 한판 겨룰 생각이신가 봐요.”대가와 오너의 싸움은 분명 강운시의 무도수행계 전체를 뒤흔들게 될 것이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흥분하며 칠보탑을 나섰고 안호철과 봉
“네, 도련님.”대답을 마친 선우환은 선우진과 선우철 등을 향해 눈치를 줬다.한쪽 팔이 잘려 나간 선우철은 서준영한테 복수할 기회만 노리고 있었고 그는 선우환의 눈빛을 보고는 이내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서서히 서준영에게 접근했다. 먼 곳에서 덩치가 큰 선우철이 자기 몸을 숨기며 걸어오는 걸 서준영은 단번에 눈치챘다. 190cm가 넘는 큰 키를 가지고 있으니 아무리 숨긴다고 하더라도 단번에 들통날 게 뻔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자신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선우철을 보고 서준영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이내 옆에 있는 안윤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따가 나 물 좀 사다 줘. 목말라.”그는 안윤아가 자신 때문에 상처를 입는 것이 싫었다. “싫어, 준영 씨랑 같이 있고 싶어. 할아버지께서 저 노인네를 제압하는 것도 보고 싶고.” 안윤아는 입을 삐죽거리며 서준영의 팔을 붙잡고 애교를 부렸다. 그녀의 모습에 서준영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정하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말 들어. 나중에 내가 의술 가르쳐 줄게.”“정말? 약속한 거야. 후회하기 없어?”서준영이 의술을 가르쳐 준다는 말에 안윤아는 이내 환하게 웃으며 손도장을 찍었다. 이내 그녀는 마지못해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뛰쳐나가 물을 사러 갔다. 그녀가 떠난 것을 보고 서준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구일수를 향해 입을 열었다.“선배님, 누군가 절 노리고 있습니다. 이따가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전 신경 쓰지 마시고 얼른 도망가세요.”그 말을 들은 구일수는 몸을 살짝 떨었다. 그는 주위의 사람들을 한번 둘러보고는 긴장한 말투로 물었다.“준영, 누군가 자네를 노리다니? 킬러인가?”“그렇다고 봐야죠.”“그럼 얼른 피해야지.”담담하게 웃는 서준영을 보고 구일수는 조급하게 말했다. 서준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사람들 속에 있는 다섯 요괴를 쳐다보았다. “도망갈 수 없을 겁니다. 이미 포위된 상태예요. 원기단을 갖고 계십니까?”“있어. 서 선생이 처방을 준 후, 내가 연구해서 몇 알 만
대나무 숲에서 그들을 둘러보고 있던 수천 명의 사람들은 안호철의 말을 듣고 흥분과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안호철이 강운시에서 독보적인 봉준호의 독고구검을 한 수에 제압할 수 있다고? 이건 정말 미친 짓이다.봉준호는 이 독고구검으로 대가 3명을 제압하고 단번에 대가의 경지에 올라 20년 동안 그 위치에 있었던 사람이다. 20년 동안 대가의 경지에 있으면서 쌓은 실력과 경험은 보통 대가의 실력을 갖춘 사람들은 비교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게다가 소문에 의하면 봉준호는 이미 세미 오너의 실력을 갖추었고 오너의 경지에 이르는데 한 걸음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고 했다. 현장에 있던 무술을 읽힌 사람들은 모두 봉준호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봉준호가 오너의 경지에 오른 안호철을 상대로 대결을 청한 것은 바로 예전에 대가 세 명을 꺾고 대가의 경지에 오른 것처럼 이번에도 안호철을 꺾고 오너의 경지에 오르기 위함이었다. 그 순간, 안호철의 말이 나오자 봉준호는 기세가 다시 솟구쳐 이전보다 더 왕성해졌다. 사람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 엄청난 기세와 무서운 아우라, 이것이 바로 20년 동안 대가의 경지에 있은 자의 위압이란 말인가? 주위에 있던 수천 명의 사람은 저도 모르게 온몸이 떨렸고 그를 향해 존경심을 표하고 싶었다. 반면, 담담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안호철은 그저 평범한 늙은이 같아 보였다.그러나 그런 안호철을 얕잡아 보는 사람은 없었다. 대가 실력자 안호철이었고 그리고 지금은 어쩌면 강운시의 유일한 오너일지도 모르는 자였기 때문이다. 모두가 두 사람의 대결을 기대하고 있었고 이번 대결로 인해 안호철이 오너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소문을 확인하고 싶었다. 이것이 바로 현장에 있던 절대다수 사람의 생각이었다. 조씨 가문의 조진웅과 조혁 역시 사람 중에 서서 안호철과 봉준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안호철이 정말 오너의 경지에 이른 것일까요?”조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의 물음에 조진웅은
“실력이 어느 정도 되니까 야마모토를 이길 수 있었겠지.”우비를 입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여자가 차갑게 말하자, 하얀 눈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이제 어떻게 할 거야?”“야마모토를 구해야지!”여자는 말하면서 천천히 빗물과 어울리더니 옥상에서 사라졌고, 이어서 흰 눈을 가진 남자도 똑같은 방법으로 사라졌다....서준영은 택시를 타고 준성 그룹 앞에 도착했다.그는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최수영에게 전화했다.“어머, 서 신의님 무슨 일이야? 설마 내가 보고 싶은 거야?”최수영의 농담을 하며 웃었다.서준영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농담할 기분 아니야. 조금 전에 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나를 습격했어. 혹시 들은 거 없어?”“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습격했다고? 언제?”최수영은 곧바로 긴장하며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10분 전 일인데 길게 공격하지 않고 곧바로 철수했어.”서준영이 상황을 설명했다.“내 생각에 오늘은 나의 실력을 시험해 보려는 것 같고 그들의 주요 목적은 아마도 당신들 손에 있는 야마모토 규로 같아.”“알았어. 주의하라고 전달할게.”최수영이 대답했다.야마모토 규로는 아직 호송 전이었기에 지금 강운시 감옥에 갇혀 있었다.그런데 상대방이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았다. 벌써 강운시에 잠입해서 야마모토 규로를 감옥에서 구출하려고 하니 말이다.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전혀 끊으려고 하지 않는 비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무슨 큰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서준영이 심호흡하고 있을 때 뒤에서 임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오셨어요.”서준영은 돌아서서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소원 누나는 오셨어?”“아직 오시지 않았어요.”임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안 왔다고?”서준영은 곧바로 이소원에게 전화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무슨 일이지? 설마 무슨 일이 있나?’“안 되겠어. 한번 가봐야겠어. 금방
서준영은 성용 리조트에서 나와 곧바로 준성 그룹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차더니 마치 검은 구름이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이어서 마른번개가 쳤는데 사람의 마음에 살짝 두려움을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난 듯 강운시에 폭풍우가 쏟아졌다.서준영은 차 안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와이퍼가 움직이며 나오는 소리를 들었다.주변 시야는 불과 십여 미터에 불과했는데 비가 그치지 않고 더 세지자, 차량도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서준영이 사거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대형 트럭 한 대가 곧장 서준영의 작은 차로 달려들었다.마치 폭풍우를 휩쓸고 달려드는 짐승처럼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도 하지 않고 돌진했다.서준영은 순식간에 발로 운전석의 문을 격렬하게 걷어차고 뛰어내려 기린 걸음으로 수십 미터 밖으로 도망쳤고 자기가 운전했던 작은 차가 대형 트럭에 의해 10~30미터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차는 허공에서 수십 바퀴 돌다가 쿵쿵하며 바닥에 떨어지더니 또 수십 미터 미끄러져 나갔는데 순식간에 차 모양이 엉망진창으로 바뀌었다.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생존의 기회가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서준영은 멀지 않은 곳에서 직접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았다.그러더니 순식간에 사면팔방에서 수십 명의 살의가 치솟은 사람들이 달려 나왔다.“죽여버려!”서준영은 폭우 속에서 미간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갑자기 나타난 십여 명을 훑어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검은색 슈트를 입고 얼굴을 가렸으며 손에는 카타나를 들고 있었다.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모두에게서 불타오르는 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 사면팔방에서 서준영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카타나? 설마 섬나라의 낭인들인가?’서준영은 그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자기를 죽이려고 돌진하는 자들의 정체를 대충 짐작했다.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의를 폭발시켜 세 명이 카타나를 들고 덮치는 순간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주변
“계속 싸울 거예요?”서준영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용춘화는 미간을 찌푸리고 같이 웃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젊은 나이 그 정도의 실력일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오늘은 내가 경솔했어. 지금 떠날 거니까 용서하게.”용춘화는 말을 마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왜냐하면 자기가 서준영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확신했기 때문이다.조금 전 상대방의 공격을 생각해 보면 분명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서준영이 만약 전력을 다했다면 그의 손은 이미 망가졌을 것이다.서준영은 전창파와 큰 원한이 없었기에 양춘화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노인을 괴롭히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반면에 진강오는 용춘화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뭐지? 왜 저러는 거지?’진강오가 즉시 소리쳤다.“용 어르신,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저 자식을 죽이려고 제가 어르신을 모신 건데 지금 저 자식에게 패배를 인정하면 어떡해요? 빨리 저 자식을 죽이세요. 이건 명령이에요.”그의 말에 용춘화는 눈을 내리깔고 진강오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 진강오는 겁에 질려 떨었다.“진강오 씨, 당신은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일 뿐이에요. 당신 부친이라면 모를까 당신은 나에게 명령할 자격이 없어요.”용춘화가 분노했다. 천도시 무도계를 섭렵하고 대가로서 당연히 자기만의 자부심이 있었다. 특히 현문의 사람으로서 속세의 가문에 원래 불만이 많아 그들의 지시를 잘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오늘도 불영꽃이 아니었다면 용춘화는 절대 아무 데도 쓸모없는 부잣집 도련님을 보호하려고 강운시 이 먼 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용춘화는 돌아서서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진강오는 어안이 벙벙해하며 외쳤다.“악! 젠장! 전창파 용춘화, 당신을 딱 기억했어. 내가 용진에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전창파를 부숴버리라고 할 거야.”진강오의 포효를 듣고 서준영이 담담하게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진강오 씨, 이제 우리 사이의 계약을 이행해야지?”
서준영의 오만한 말을 듣고 있던 용춘화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천박한 놈, 감히 나를 무시하는 거야? 내가 현문에서 날아다닐 때 너는 태어나지도 않았어! 나의 전창파는 현문 중에서도 2위야! 너 같은 놈은 한 손으로도 끝낼 수 있어. 너 오늘 제대로 쓴맛 한번 봐야겠구나. 어떤 사람은 네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게.”말을 마친 용춘화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대가 최고 강자의 기운을 폭발하며 화가 난 주먹으로 태연하게 앉아 있는 서준영을 공격했다.용춘화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그의 움직임은 용과 호랑이의 기세가 있었고 강력한 기운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용춘화가 서준영을 향해 공격하는 것을 본 진강오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하하! 서준영, 넌 이제 죽었어. 무슨 생각으로 용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린 거야?”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용춘화의 주먹을 관찰했는데 주먹의 중심에 하얀빛이 보이자, 역시 대가 최고 강자답게 탱크 몇 대를 파괴할 만한 힘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용춘화는 자기 주먹에 자신만만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의 주먹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하지만 그와 진강오를 놀라게 한 것은 서준영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손을 들어서 주먹으로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주먹으로 주먹을?’“오만한 놈! 주제도 모르고 덤벼? 네놈이 아무리 대가의 실력이라고 해도 나는 이길 수 없어.”용춘화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며 찬란한 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충격 후, 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지만, 용춘화는 일고여덟 걸음 휘청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용춘화는 중심을 잡은 다음 다시 공격하지 않고 흐릿한 두 눈으로 소파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았는데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서준영이 자기의 주먹을 손쉽게 막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용춘화가 누구였던가? 나
서준영의 말을 듣고 진강오가 눈을 내리깔며 비웃었다.“서준영, 너 정말 겁대가리 없구나. 설마 천진난만하게 내가 우리 진씨 가문의 5분의 1 약초 시장을 너에게 준다고 우리 진씨 가문에서 너를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할 것 같아?”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진강오 앞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오늘 온 것은 빚을 받기 위해서고 여기 계약서에 있는 대로 당신은 집행하기만 하면 돼. 그리고 담당자들끼리 인수인계를 진행하게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진강오는 서준영의 말을 듣고 안색이 끔찍하게 어두워지더니 다짜고짜 테이블에 있던 컵을 바닥에 부수고는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서준영! 너 죽고 싶구나! 내가 가만히 있으니 정말로 네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용어르신, 저놈 죽여요!”그의 말이 떨어지자, 백발이고 체구가 작으며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이 옆 방에서 나왔다.서준영은 눈을 찌푸리고 걸어 나오는 노인을 주시해 봤다.진강오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준영, 내가 이런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 못 했지? 내가 밖에 있는 쓰레기들 말고 정말로 아무 준비도 안 했을 것 같아? 오늘 계약서 원본을 두고 여기에서 살아서 나갈지 아니면 맞아서 폐인이 되어 나갈지는 네가 결정해. 다만 너도 무술 유단자이니 무릎을 꿇고 빌어서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면 멀쩡하게 놔두는 건 물론이고 내 밑에서 일하게 해줄 수도 있어.”진강오는 말하면서 더욱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서준영, 잘 생각해 봐. 나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내 밑에서 나를 위해서 일하면 너도 언젠가는 크게 될 수 있어. 그러니 여기 작은 강운시에서 놀지 말고 나를 따라 용진으로 가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야.”진강오는 자기의 설득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며 전투에서 완승을 거둔 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그 뒤에 있던 노인은 손을 뒤로한 채 칼을 품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을 보고 있었는데 흐릿한 노인의 눈동
진강오의 부하는 겁에 질려 서준영이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면 몇 걸음 뒤로 후퇴하면서 거실까지 다시 들어갔다.“도... 도련님... 서... 서준영이에요.”부하가 충격에 외쳤다.소파에 앉아서 거울로 멋진 얼굴이 엉망이 된 것을 한탄하던 진강오가 짜증을 내며 외쳤다.“왜 또 그래? 서준영이 죽었어? 죽지 않았으면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그때 서준영은 소파에 앉아 있는 진강오를 보며 웃었다.“진강오 씨, 당신 덕분에 아직 죽지 않고 오늘 빚 받으러 왔어. 그런데 오늘 환영식은 너무 프로답지 않았어.”진강오는 그 목소리를 듣더니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것처럼 겁에 질려 온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 거실에 나타난 서준영을 보며 외쳤다.“너, 너 어떻게 들어왔어? 밖에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있지 않았어?”그는 서준영이 찾아오는 걸 막으려고 특별히 십여 명의 솜씨가 좋은 경호원을 고용했었다.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십여 명의 쓰레기들일 뿐이야. 진강오 씨, 이제 보내 당신 아이큐가 얼마야? 너무 낮은 것 같아. 내가 진작에 예전의 그 서준영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까먹었으면 다시 상기시켜 줄게. 나는 현재 준성 그룹의 실소유주이고 강운시의 서 대가이며 실력은 대가 경지야. 그런 나를 저기 쓰레기들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그의 말을 듣고 있던 진강오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래, 서준영이 달라졌다! 그런데 2달도 안 되는 사이에 어떻게 지금의 대가가 된 거지? 이제 스물세 넷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 정도면 용진에서도 유명해질 수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하고 있던 진강오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 신분을 생각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빚을 받으려고.”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며 눈앞에 있는 부하를 걷어차 버리고 아예 진강오 앞에 앉아서 말했다.“어젯밤에 한 계약 이제 지켜야지. 강운시의 약초 시장을 전부 내놔. 그리고 용진 진씨 가문이 용진에서의 약초 시장 5분의
서준영이 운전해서 성용 리조트에 도착했다.진강오가 서준영이 찾아올 것은 짐작했는지 리조트 앞에는 경호원들이 더 많아졌고 또 총기까지 휴대하고 있었다.서준영은 차에서 내리자, 경호원이 물었다“누구예요? 뭐 하러 왔어요?”물어볼 때 경호원의 손은 줄곧 총기를 잡고 있었고 그 외의 몇 명은 서준영이 타고 온 차도 검사했다.서준영은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서준영이라고 하는데 진강오에게서 받을 빚이 있어서 왔어요.”“받을 빚이요?”몇 명의 경호원들은 이해가 안 된 듯 미간을 찌푸렸다.“돌아가요. 여기가 어디인지 알고 빚 받으러 왔다는 거예요?”한 명의 경호원은 서준영이 농담하는 줄 알고 곧바로 밀어냈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밀어도 서준영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경호원이 화를 냈다.“이봐요.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떠나요. 여기는 성용 리조트이고 안에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 계셔요. 그러니 불편한 일을 겪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요.”그 경호원은 냉정하게 호통치며 또다시 서준영을 밀었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서준영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은 오히려 서준영 몸의 힘에 튕겨 나가서 바닥에 쓰러졌는데 오른쪽 손이 아예 부서졌다.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몇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허리에서 총기를 꺼내 들고 전투 자세를 취하며 서준영을 향해 외쳤다.“이봐, 당장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엎드려! 안 그러면 쏠 거야!”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저 사람은 저절로 넘어진 거야.”“웃기지 마. 우리가 눈이 먼 줄 알아! 방금 분명…”경호원 중 한 명이 큰 목소리로 말하다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멈췄는데 확실히 서준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방금 경호원이 서준영을 밀다가 스스로 튕겨 나간 것이다.“왜? 할 말이 없어? 그럼 비켜. 진강오를 찾아야 하니까.”서준영이 냉정하게 말하며 앞으로 나아갔다.그러자 몇
서준영은 안윤아의 손을 밀쳐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힐끗 보았다.안윤아는 그 순간 깜짝 놀라며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고 소리 지르며 도망쳤다.“나쁜 놈! 준영 씨는 변태야!”‘내가 변태라고?’서준영은 너무 황당했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사람은 분명 안윤아인데 왜 자기한테 뭐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여자들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기술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았다.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서진도 얼굴이 붉어지며 난감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우고 말했다.“서 신의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낮에 그런 행운이 있으시다니.”서준영은 나서진을 힐끔 보고 말했다.“빨리 가요.”“알았어요.”나서진은 즉시 고개를 돌려 도망치다시피 나가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서 신의님, 묘강에는 언제 가실 거예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조금 있다고 처리해야 하는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 출발할 거예요. 일을 모두 처리해야 안심하고 묘강에 갈 수 있어요.”“네, 알겠어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나서진이 웃으며 말하고 떠났다.서준영은 나서진을 배웅하고 묘강으로 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했다.첫 번째, 제일 중요한 건데 진강오를 찾아서 계약서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다.두 번째, 준성 그룹에 가서 회사 일에 대하여 지시하고 이소원이 오늘 회사에 나오는 날이니 만나보고 싶었다.세 번째, 도지혁의 일은 묘강에 다녀와서 처리해도 될 것 같았다.최수영의 말대로면 도지혁은 3일 후에 도착할 건데 그때 서준영은 묘강에 있을 것이다. 때문에 돌아와서 도지혁을 제대로 만나볼 예정이었다.지금은 우선 안씨 가문과 최수영, 그리고 장이준과 나서진에게 도지혁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감시하게 할 생각이었다.네 번째, 어젯밤에 장이준에게 약속했던 대로 부적을 만들어서 드래곤 팀에 전달해서 귀혈옥 제련과 관련되는 사람들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거야말로 제일 다급한 일일 것이
순간 서준영은 마음속으로 용진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오너 이하로 무적이 된 그는 용진에 오너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연우 씨, 조금만 기다려! 내가 묘강에 가서 황금누에독충을 해결하면 바로 용진으로 갈게.’지금의 서준영은 자신감이 폭발했다.그는 강운시 약초 시장을 통합했고 준성 그룹의 상업적 가치도 수조에 달하기 때문에 충분히 용진에 입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자신의 오너 이하로 상대가 없는 실력이라면 용진에서 무시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서준영은 심호흡하여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실로 돌아갔는데 이번에 소울랜드의 지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아마도 9단계를 돌파하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며 심호흡하고는 침대에서 곧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며칠 내내 너무 바빠서 제대로 잠을 잘 기회도 없었다.결국 정오까지 자면서 깰 기미가 없던 서준영을 안윤아가 뛰어와서 깨웠다.“준영 씨, 해가 중천에 떴는데 왜 아직도 자고 있어. 빨리 일어나.”안윤아는 새하얀 만화 문의가 있는 티셔츠를 입었는데 가슴이 불룩했고 핫팬츠를 입어서 순백의 두 다리를 드러내고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정교한 메이크업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채 방으로 뛰어 들어가며 외쳤다.그녀는 지금 엄청 귀엽고 활동적이고 순수하며 해맑았다.서준영이 계속 자는 모습을 보고 안윤아는 곧바로 침대에 뛰어올라 가슴으로 서준영의 몸을 세게 누르고 청색 옥반지로 서준영의 콧등을 만지며 외쳤다.“준영 씨, 일어나.”안윤아로 인해 서준영은 피를 토할 뻔했다.“무슨 일로 왔어?”잠에서 깬 서준영은 안윤아가 자기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녀를 밀어내면서 안윤아가 정말 대담하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했다.남자가 있는 방에 개의치 않고 뛰어 들어온 것도 모자라 올라타고 내리눌렀으니 말이다.다행히 서준영이 새벽에 너무 힘들어서 옷을 입고 잠이 들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알몸으로 자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일어나. 여자애가 이게 무슨 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