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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스스로 파멸

“어머머, 큰일 났네. 채종석이 왔으면 저 사내는 십중팔구 죽음이여.“

“아이고, 아깝다 아까워. 썩 괜찮은 젊은이던데. 용감하고.“

“용감하면 뭐 해? 요즘은 자본과 인맥으로 사는 사회인데.”

구경하던 사람들은 서로서로 머리를 맞대고 귓속말로 수군대면서 서준영의 처지를 안타까워했다.

채종석이 왔으니 다들 오늘 일도 마침표를 찍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껏 채씨 집안과 맞서는 사람 중에 살아 나간 사람을 본 적이 없었고, 더욱이 채수빈에게 손까지 댄 사람이니, 채씨 집안에서 더욱더 그냥 놔두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당장 칠보루에서 서준영을 죽이지 않더라도 밖에 나서면 채종석이 온갖 죽일 방법을 마련할 것이 뻔했다.

사람들이 서준영이 틀림없이 무릎 꿇고 사과해야 끝날 일이라 생각할 때쯤, 서준영은 뒷짐 그래도 지고 침착하고 무덤덤한 자세로 웃으며 입을 열었다.

“채씨 집안은 참, 그 아버지에 그 딸이네요. 안하무인에 윽박지르는 모습까지 똑같네요. 설마 채씨 집안 사람들 눈에는 우리 같은 서민들의 목숨은 일개 지푸라기보다 못하게 비천한가 보죠? 설마 무릎 꿇고 죽기를 기다리라고 하면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나 보죠? 보잘것없는 목숨이라도 살고 싶은 게 사람이에요.”

준영의 말에 채종석은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졌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새파란 놈이. 감히 채씨 가문을 도발하고 채종석을 능멸해? 무릎 꿇고 죽기를 기다리라고 하는 것도 많이 봐준 건데. 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나오면 가족 주변 친인척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 감히 우리 채씨 집안을 건드리면 따르는 후과가 무엇인지 보여줄 거야.”

“흥! 미친놈아. 우리 아버지 앞에서까지 허세를 부리고 난리야. 우리 아빠 손에 죽어봐야 정신 차리지.”

옆에 있던 채수빈은 음흉한 얼굴로 덧붙였다. 서준영은 고개를 저으며 덤덤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강운무도협회를 당신 같은 사람이 관장한다는 게 강운 무도인의 비애네요.“

그의 말에 채종석의 매서운 눈에 힘을 실었고 얼음장 같은 눈빛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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