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에 인부들이 두려움에 가득 찬 표정으로 멀리 비켜섰다.최요섭도 긴장해서 얼른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서 선생, 이게 뭔가요? 그렇게 무서운 물건이에요?”서준영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눈썹을 추켜세우며 표정이 안 좋은 고현술사를 쳐다봤다.“고현술사, 이게 뭔지 당신도 알지?”고현술사는 난감한 표정으로 한마디 뱉어냈다.“향서의 시체를 모시는 주술 양시술이군. 주술이 성공하면 주인집 모두가 죽는 주술이야. 일단 시작하면 무조건 죽는 음습한 주술이지.”“이 주술을 놓은 자는 최 실장님 가족을 모조리 죽이려는 사람이에요... 정말 악독하기 그지없는 사람이네요.”이 말을 들은 최요섭과 최지용은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식은땀을 흘렸다.집안 모두가 죽는다고... 누가 이렇게 잔인한 짓을 한 걸까?고현술사의 말에 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고현술사도 능력은 좀 있네. 아쉽게도 집 안에 있는 관우상에 현혹되어 진짜 문제가 어디 있는지 보아내지 못했지만 말이야.”“고현술사, 정말 늙은 거야? 아니면 능력은 그 정도인데 명예만 추구하는 거야?”“그게...”고현술사의 얼굴이 빨개지더니 뻘쭘해했다.옆에서 듣던 행오술사가 갑자기 큰소리로 호통쳤다.“건방진 자식, 네가 감히 우리 사부님을 능멸해? 사부님은 보아내지 못한 게 아니라 실수로 놓쳤을 뿐이야. 시간만 더 주면 반드시 문제의 핵심이 뭔지 찾았을 거라고.”“행오야, 됐어. 이제 그만해. 그냥 이 늙은이가 능력이 안 돼서 진 거야.”고현술사가 한숨을 내쉬더니 자세를 낮추고는 손을 모아 인사했다.“서 선생, 이 늙은이의 인사를 받아주세요. 서 선생님을 사부님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오늘부터 이 늙은이는 강운시 풍수지리협회에서 탈퇴하고 강운시 풍수지리와 관련된 일은 더 이상 묻지 않을 예정입니다.”이 말에 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강운시 풍수지리협회의 명예회장인 고현술사가 서준영에게 허리를 숙여 사부님으로 모시겠다고 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서준영은 고개를 젓더니 앞으
행오술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한참을 망설이더니 두 손을 모으며 자세를 숙였다.“사조님께 인사 올립니다.”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난 너처럼 쓸모없이 게으름만 피우는 사손 둔 적 없어.”“너 진짜!”행오술사가 화가 치밀어 올라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서준영이 행오술사에게 말했다.“풍수지리협회 회장은 됐습니다. 저는 어디 제한받는 게 싫습니다. 마음만 받을게요.”고현술사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정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하지만 지금부터 강운시 풍수지리 쪽은 서 선생을 사부님으로 모실 겁니다.”서준영은 그저 웃었다. 그는 이런 타이틀을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최요섭을 돌아보며 말했다.“최 실장님, 문제는 해결됐습니다. 근데 유의하셔야 할 게 있어요. 저 담장을 쌓은 사람, 많이 수상합니다.”최요섭이 멈칫하더니 순간 서준영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그는 얼굴을 굳히고는 말했다.“서 선생,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가서 조사해 볼게요.”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는 군말 없이 최요섭의 집에서 나왔다.별장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받고 주병곤이 사람을 시켜 다시 짓고 있다. 하여 서준영은 당분간 호텔에서 지내야 했다.호텔로 돌아오자마자 서준영은 소강혁의 기사 김재민의 전화를 받았다.“서 선생님, 실례를 무릅쓰고 전화 드립니다. 평안 부적은 완성되었나요?”김재민이 웃으며 공손하게 물었다.“와서 가져가세요. 거의 완성됩니다.”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김재민이 대답했다.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밖으로 나가 부적 종이와 개의 검은 피를 사서 호텔로 돌아와 일고여덟 장의 평안 부적을 그렸다.평안 부적을 마침 다 그렸는데 김재민이 도착했다.“서 선생님, 안녕하세요.”김재민이 예의를 차리며 스위트룸으로 들어왔다.서준영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평안 부적 두 장을 김재민에게 건네주며 말했다.“부국장님과 김 기사님께서 한 장씩 몸에 지니고 다니셔야 합니다. 저번에 드린 것보다
12시에 세 여자와 영화 보기로 약속한 서준영은 지금 마음이 너무 초조하다.하연우는 절대 거절할 수가 없는 사람이고, 누님은 너무 기가 세서 거절할 기회조차 없었고, 또 한설아는... 거절해도 무방할 것 같으면서도 지금 하연우와 같이 작업하고 있는데 거절했다가 하연우가 새로 프로모션하는 일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거절을 못 했다.‘아악.’여자가 많아서 고민하고 머리가 아픈 날이 올 줄은 서준영 자신도 전혀 몰랐다. ‘이게 다 너무 잘생겨서 그런가?’서준영은 특별히 화장실에 뛰어 들어가 거울로 상태를 확인해 보았고, 본인이 봐도 확실히 잘생긴 모습이긴 했다.‘에잇, 몰라, 상황 보면서 행동하면 되겠지. 뭐’그러고는 호텔로 들어가 쉬기 시작한 서준영.오후가 되어 호텔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고 있는데 두 사람이 식당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았고 그들은 그나마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서준영 씨, 맞죠?”“네.”서준영이 대답했다.“정문주 님께서 부르십니다.”다가온 이가 덤덤하게 말했다.생각 밖으로 정문주라는 사람이 자신의 정보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서준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너무 손바닥 안에 둔 마냥 어디에 있는지, 어디서 밥을 먹고 있는지까지 다 알고 있으니 말이다.“가시죠.”서준영은 일어나서 두 사람을 따라 차에 몸을 실었고 독채 별장에 도착했다.별장에 들어서자 그는 거실 안에 감도는 몇 가닥의 기운이 느껴졌고 순식간에 본인한테 집중되었다. 그중의 기운 하나는 정청운임이 분명했다. 그런 대가의 위압감은 어젯밤과 똑같았다. 소파에는 손에 지팡이를 든 노인이 앉아서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을 아래위로 살펴보았다. “이분이 서준영 씨인가 보네요.”유영식은 이때 일어나서 꽤 겸손한 투로 웃으며 말했다.서준영도 우물쭈물하지 않고 바로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제가 서준영입니다만, 누구신지?”“아, 유영식이라 해요. 한중에서 의술의 길을 걷고 있지요. 준영 씨의 은용 봉인 침술을 본 뒤로 바로 정문주를 따라
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나 싶더니 이내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어찌 정문주 님께서는 내뱉으신 말을 지키지 않으시려는 건지?”정청운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문주로서 나는 아직 내공 대성인 이들과는 승강이를 버리지 않아.”“그럼 정문주 님께서 어쩐 연유로 이러시는 건지요?”서준영은 태연하게 물었다. 정청운은 뒷짐을 지고 안하무인의 자태로 답했다.“우리 청양파 객경 의관으로 두고 싶은데, 청양파 앞으로 모든 의료 업무를 책임지는 권한과 같이. 푸대접은 하지 않을 터이니 걱정하지 말게나. 연봉 20억, 어때?“말을 끝으로 정청운은 당연히 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 손 모아 합장하며 감사해하며 제안을 받아들일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 그의 예상을 깨고 서준영은 동의할 가치가 없다는 듯이 웃음을 짓고 말했다.“청양파의 객경 의관이요? 청양파의 모든 의료 사무를 책임지는데 연봉이 20억이라고요? 정문주 님,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아니면 저를 너무 없이 보셨나 봐요. 제가 대충 정제한 원기단만 해도 연간 50억 남는 장사인데...”그 말에 정청운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고 서준영을 유심히 살폈다. 되려 옆에 있던 유영식이 흥분하며 일어서서 의아한 표정으로 서준영을 보며 물었다.“원기단이 준영 씨가 만든 건가요.”“맞아요...”서준영은 대범하게 사실을 인정했다. 순간, 유영식은 매우 놀라 하며 감탄에 마지않아 고개를 마구 저으며 말했다.“대단해, 대단해요. 원기단은 나도 조금은 연구했었는데. 약재는 간단한데 융합해서 특수한 정제 수단을 거치면, 전례 없는 원기를 돕고 피로를 풀어주고 거기에 장수 효과까지 갖게 되는 약. 무예를 익힌 사람들에게 더욱 큰 도움을 주는 보신 약이죠. 요 앞서 원기단을 강운 어느 고수가 정제한다고 들어서 찾아 만나고 싶었어요. 뜻밖에도 이렇게 준영 씨 일 줄은 몰랐네요. 정말 영웅 소년이 맞네, 맞아. 대단해요. 이래보면 준영 씨가 의술하고 약리학 쪽으로는 이 늙은이보다 좋네요.”유영식은 숨김없는 감탄과 아
원기단을 얻는다는 건 다 노인네한테 있어서 장생불로는 아니더라도 생명을 반년 정도 연장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었다.‘세월을 더 살고 싶은 건가?’한쪽에 있던 정청운은 서준영의 말을 듣고 샘나듯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도 원기단을 몹시 원했지만 가호가 있는 그로서는 창피하게 서준영에게 약을 구하겠다고 빌 거나 사정하고 싶지 않았다.서준영은 정청운의 꼬여있는 안색을 보고 무슨 고민에 잠겼는지 바로 알아챘다.“정문주 님, 원하시면 말씀하세요. 이제 원기단이 나오면 제가 세 개 정도는 팔아 드릴 수 있어요.”판다는 말이 아주 딱 적당하게 정청운이 난처하지도 않고 원기단을 얻을 수 있는 퇴로를 마련해줬다. 정청운은 즉시 쌀쌀맞은 투로 말했다.“준영 씨가 나한테 판다고 하면 사줄 의향은 있네.”이 말을 들은 서준영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정청운 이 사람 은근히 교만함이 몸에 배어있어. 누구한테 자세를 낮출 인물이 아니네.’이어서 정청운이 말했다.“서준영 씨, 나의 제안을 생각해 보시게. 우리 청운파 객경이 되는 게 당신한테 나쁠 거 하나 없네만.”“고려해 볼게요.”서준영은 웃음 짓고 답하고는 이내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서준영의 뒷모습을 보던 정청운이 물었다. “유신의, 저 아이가 정말 말한 것처럼 그렇게 대단한 거 맞아요?”“대단하죠. 너무. 원기단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면 결코 보통 사람이 아니 건 분명하죠. 정 문주님, 굳이 서준영 씨하고 등질 필요가 없어요. 청운파 객경을 못 하겠다고 하면 그러려니 하고 내버려둬요. 강요해서 얻어지는 것 중에 좋은 결과 없잖아요.”유영식 숨김없이 칭찬했고 충고도 스스럼없이 했다. 그에 정청운은 고개를 끄덕였다....서준영은 독채 별장에서 나온 뒤 구일수에게 전화를 걸었다.“신의 님. 시간 있어요?”“아이고, 준영이. 마침 의학 문제가 있어서 연락하고 싶었던 참이었는데.”구일수는 웃으며 대답했고 서준영에게 얘기했다.“네, 그럼 일요다방에서 만나요, 기다릴게요.”“그래.
30분 후, 서준영은 강운에서 제일 큰 지하 거래 시장, 암시장에의 칠보루에 도착했다. 외관에서 봤을 때 칠보루는 고건축물을 본떠 만든 처마 밑에 용봉 조각으로 그려진 7층 건물이었다. 멀리서 보면 칠보루는 마치 7층 보탑처럼 분위기가 장엄하고 경건했다.그리고 입구는 각양각색의 차들로 즐비한 주차장이 있었다. 거기 대부분 차는 일반 경차였지만, 7번 VIP 주차장에는 포르쉐며 파나메라, 벤츠 그랜드 G, 애스턴 마틴, 페라리,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수백만 원 대의 비싼 차들만 주차되어 있었다.입구는 칠보각을 출입하는 사람들로 붐비었다. 서준영이 입구에 도착하니 전석민이 흥분한 자태와 공손한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맞이했다. “서준영 씨, 이리 안으로 가시죠.”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석민의 안내에 따라 칠보루로 들어섰다. 칠보루는 안으로 들어가는데 신원 확인까지 받았다. 전석민이 강운 시 약재 서열 5위 전 씨네 주인장이니 그 정도 사전 어렌지는 다 해두었다. 출입증 같은 카드를 본 경비가 그들을 통과시켰다. 이곳 문지기들이 하나같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서준영이 딱 보니 다들 내력이 소성 경지에 다다른 실력자들이었다.쓰읍.‘여기 칠보루 간단한 곳이 아니네. 내공 소성한 자가 경비를 하는 것만 봐도...’“전 사장님, 여기 칠보루 대체 무슨 내막이 있나요? 방금 경비들마저 실력자들로 포진하는 걸 봐서는 무시무시 한덴가 본데요.”서준영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고 전석민은 웃으며 답했다.“준영 씨, 뭘 좀 볼 줄 아네요. 문지기들은 강운 무도협회에서 파견한 고수들이죠. 칠보루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어요. 안에는 더 장난 없어요. 칠보루 1~3층이 한 계층, 4~6층이 한 계층, 7층이 최고계층으로 나뉘어 있어요.“나 같은 경우는 기껏해야 3층까지 돌아다닐 수 있어요. 4~6층은 강중시 상류층의 명문 세가들만 발 들일 수 있는 곳이죠. 저기 7층은 지금까지 너도 누가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없었어요. 말로는 안에 세 명의 대가 레벨의 고수
“백포검신?”서준영은 중얼거리며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검선이라 불릴 정도면 대단한 고수라고 생각되었다.“가요. 준영 씨, 하수오는 2층에 있어요. 이리 와요.”전석민은 웃으며 안내했고 서준영은 끄덕이며 전석민을 뒤따라 한쪽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2층 입구에도 문지기가 지키고 있었고 신분을 검증받고서야 통행이 허용되었다. 역시 만만치 않은 내공 소성 실력자였다. 1층에서 노점 장사하는 상황 대비 2층은 정도 정렬되어 있었고 가계마다 칸막이가 되어 있었다. 약재도 팔고, 골동품도 팔고, 무기도 있고 부적도 있고 옥석도 있고 심지어 일부 동물 가죽과 해골도 팔고 있었다. 둘은 곧장 큰 약재상의 가게로 향했다.전석민은 단도직입적으로 안에 있는 외눈박이 노상인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머리카락이 거의 다 빠진, 허리가 구부정해서 지팡이를 짚고 서 있었다.“아저씨 귀한 손님이 왔어. 하수오를 꺼내 보여줘.”노상인은 거동이 불편한지 눈썹만 살짝 들고는 전석민 옆의 서준영을 보고는 기침 몇 번 하더니 말했다.“그려.”노상인은 몸을 돌려 들어가더니 반나절이 지나서야 붉은 천으로 덮은 검은색 나무상자를 꺼내 들고 나왔다.“50년산 하수오여. 10억 원이고, 가격 내고 안 받아.”노상인의 기침은 말하면서도 멈추지를 않았고 마치 쇠고랑에 혀를 데인 듯이 쉰 목소리였다. 전석민은 서준영을 쳐다보았고 서준영은 덤덤하게 물었다.“약재를 꺼내 볼 수 있나요?”노상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려, 봐.”말이 떨어지자 서준영은 나무상자를 열었고 안에는 검은색 하수오가 하나 놓여있었다.코끝을 찌르는 약재의 향이 바로 풍겨 나왔다.‘최소 50년, 약재는 진짜네.’서준영은 바로 뚜껑을 덮고 웃으며 말했다.“살게요.”서준영이 카드를 꺼내 바로 긁으려고 하다가 카드에 그렇게 많은 돈이 없음을 진지했다. 몇 차례 사람을 살려주고 받은 돈이 있기는 한데 몸에 지니고 다니질 않았다. 옆에 있던 전석민이 서준영의 주춤거림을 보고 바로 알아채고는 카드를 꺼내 웃으며
“뭐, 손찌검이라도 하게?”채수빈은 서준영의 말아 매우 불쾌했던지 포악하게 변했다.“무도협회 회장이 내 아버지야. 여기 칠보루의 경비와 안전을 책임지는 게 우리 아버지라고. 감히 어디다 손댄다고 지껄여!”“그게 뭐라고. 인간이면 인간 됨됨이부터 되어야지. 세상사는 도리며 이치를 배워야지.”서준영도 화를 내며 전혀 양보할 생각이 없었고, 손을 뻗어 채수빈의 가슴에 안고 있는 검은 상자를 낚아챘다.“야!”채수빈은 화를 내며 온몸으로 치를 떨었다. 여태껏 아무도 감히 그녀를 이렇게 막 대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분에 차서 서준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명령하듯 얘기했다.“하수오 이리 내.”“내가 먼저 찜했고 내가 먼저 사기로 했어. 뭔데 이렇게 함부로 하는 건데. 아버지 믿고? 아버지가 힘 있으면 다 양보해야 해? 미안하지만 그런 거 나한테서 안 통해.”서준영은 정의에 차서 퉁명스럽게 대했고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이런, 미친.”채수빈은 초조함과 분노가 뒤섞여 몸을 부르르 떨며 옆의 기량을 보며 명을 내렸다.“기량. 저 인간 손을 부러뜨리고 귀싸대기 날려 주고 하수오를 가져 와.”“네, 아기씨.”검은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쓴 기량은 목을 한번 까닥하고, 주먹을 쥐며 뼈마디 소리를 냈다. 그러더니 비열하게 웃으며 말했다.“아기씨를 건드렸으니 겁 좀 먹어야겠어. 겁대가리가 없는 녀석.”말을 마치고는 기량은 바로 주먹을 휘두르며 서준영의 얼굴을 향해 가격했다. 주먹을 내뻗는 순간 그는 충분히 한주먹으로 서준영을 때려눕힐 자신감이 있었다.그러나 놀랍게도 서준영은 피하지도 않고 오히려 무섭게 웃고 있었다.“내공 소성의 실력으로 내 앞에서 무력을 행사해?”퍽!알을 끝으로 서준영은 팔을 들어 올렸고 파리를 때려잡듯이 손바닥으로 후려쳤다.기량은 서준영이 어떻게 손을 썼는지조차 똑똑히 보지 못했고 머리를 가격당했다. 그 한방이 마치 포탄에 맞은 듯 하늘로 날아올랐고 사선으로 떨어지며 옆의 기둥에 부딪혔다. 그 장면은 목격한 채수빈은 두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