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진짜 미쳤어요?”최지용이 소리를 질렀다.“저는 사람 안 부를래요. 부르시려면 직접 부르세요.”최요섭은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그동안 행오술사는 계속 서준영을 비웃었다.“서준영, 그래 한번 보자. 이 담장에서 뭐가 나오는지.”고현술사도 난감한 표정이었다.서준영이 이 담장에 문제가 있다고 할 때부터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왜냐하면 그도 이 담장에 문제가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저 이 담장을 세운 곳이 좋지 않아 풍수지리에 조금 영향을 끼칠 뿐 서준영이 말한 것처럼 담장 안에 문제가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설마 이 자식이 정말 뭐라도 보아낸 걸까?’십분도 지나지 않아 몇몇 인부가 큰 망치를 들고 왔다.최요섭이 물었다.“서 선생, 어디를 부수면 되나요?”서준영이 고민하더니 한 곳을 짚으며 말했다.“먼저 이쪽을 부수십쇼.”순간 인부들이 쾅쾅 벽을 부수기 시작했다.5분 뒤, 서준영이 말한 곳은 이미 다 부셨지만 아무 문제도 없었다.행오술사가 펄쩍 뛰면서 서준영의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다.“하하하, 미친놈, 내가 너 헛소리 했을 줄 알았어. 벽에 무슨 문제가 있다고 그래. 봐, 얼마나 깨끗해.”“최 실장님, 지금은 제 말 믿으시는 거죠? 저 새끼 그냥 천하의 사기꾼이에요.”최지용도 차가운 얼굴로 비웃었다.“이 담장 내가 1,000만 원 주고 쌓은 거야. 근데 부셨는데 아무것도 안 나왔네? 그럼 배상해야지.”고현술사도 한시름 놓고는 실눈을 뜬 채 수염을 만지작거렸다.‘역시, 내가 너무 걱정했군. 이렇게 젊은 놈이 풍수지리에서 나보다 뛰어날 리가 없잖아? 무조건 허세야.’최요섭의 표정도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서 선생, 계속 부셔야 하나요... 그냥 이쯤에서 그만두죠.”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자기가 짚은 곳에서 아무 물건도 나오지 않을 줄은 몰랐다.이내 그는 이 담장을 에워싸고 돌며 자세히 관찰했다. 그러고는 방안에 모셔둔 관우상과 각도를 이룬 포인트에 살이 깃든
그 말에 인부들이 두려움에 가득 찬 표정으로 멀리 비켜섰다.최요섭도 긴장해서 얼른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서 선생, 이게 뭔가요? 그렇게 무서운 물건이에요?”서준영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눈썹을 추켜세우며 표정이 안 좋은 고현술사를 쳐다봤다.“고현술사, 이게 뭔지 당신도 알지?”고현술사는 난감한 표정으로 한마디 뱉어냈다.“향서의 시체를 모시는 주술 양시술이군. 주술이 성공하면 주인집 모두가 죽는 주술이야. 일단 시작하면 무조건 죽는 음습한 주술이지.”“이 주술을 놓은 자는 최 실장님 가족을 모조리 죽이려는 사람이에요... 정말 악독하기 그지없는 사람이네요.”이 말을 들은 최요섭과 최지용은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식은땀을 흘렸다.집안 모두가 죽는다고... 누가 이렇게 잔인한 짓을 한 걸까?고현술사의 말에 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고현술사도 능력은 좀 있네. 아쉽게도 집 안에 있는 관우상에 현혹되어 진짜 문제가 어디 있는지 보아내지 못했지만 말이야.”“고현술사, 정말 늙은 거야? 아니면 능력은 그 정도인데 명예만 추구하는 거야?”“그게...”고현술사의 얼굴이 빨개지더니 뻘쭘해했다.옆에서 듣던 행오술사가 갑자기 큰소리로 호통쳤다.“건방진 자식, 네가 감히 우리 사부님을 능멸해? 사부님은 보아내지 못한 게 아니라 실수로 놓쳤을 뿐이야. 시간만 더 주면 반드시 문제의 핵심이 뭔지 찾았을 거라고.”“행오야, 됐어. 이제 그만해. 그냥 이 늙은이가 능력이 안 돼서 진 거야.”고현술사가 한숨을 내쉬더니 자세를 낮추고는 손을 모아 인사했다.“서 선생, 이 늙은이의 인사를 받아주세요. 서 선생님을 사부님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오늘부터 이 늙은이는 강운시 풍수지리협회에서 탈퇴하고 강운시 풍수지리와 관련된 일은 더 이상 묻지 않을 예정입니다.”이 말에 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강운시 풍수지리협회의 명예회장인 고현술사가 서준영에게 허리를 숙여 사부님으로 모시겠다고 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서준영은 고개를 젓더니 앞으
행오술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한참을 망설이더니 두 손을 모으며 자세를 숙였다.“사조님께 인사 올립니다.”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난 너처럼 쓸모없이 게으름만 피우는 사손 둔 적 없어.”“너 진짜!”행오술사가 화가 치밀어 올라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서준영이 행오술사에게 말했다.“풍수지리협회 회장은 됐습니다. 저는 어디 제한받는 게 싫습니다. 마음만 받을게요.”고현술사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정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하지만 지금부터 강운시 풍수지리 쪽은 서 선생을 사부님으로 모실 겁니다.”서준영은 그저 웃었다. 그는 이런 타이틀을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최요섭을 돌아보며 말했다.“최 실장님, 문제는 해결됐습니다. 근데 유의하셔야 할 게 있어요. 저 담장을 쌓은 사람, 많이 수상합니다.”최요섭이 멈칫하더니 순간 서준영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그는 얼굴을 굳히고는 말했다.“서 선생,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가서 조사해 볼게요.”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는 군말 없이 최요섭의 집에서 나왔다.별장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받고 주병곤이 사람을 시켜 다시 짓고 있다. 하여 서준영은 당분간 호텔에서 지내야 했다.호텔로 돌아오자마자 서준영은 소강혁의 기사 김재민의 전화를 받았다.“서 선생님, 실례를 무릅쓰고 전화 드립니다. 평안 부적은 완성되었나요?”김재민이 웃으며 공손하게 물었다.“와서 가져가세요. 거의 완성됩니다.”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김재민이 대답했다.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밖으로 나가 부적 종이와 개의 검은 피를 사서 호텔로 돌아와 일고여덟 장의 평안 부적을 그렸다.평안 부적을 마침 다 그렸는데 김재민이 도착했다.“서 선생님, 안녕하세요.”김재민이 예의를 차리며 스위트룸으로 들어왔다.서준영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평안 부적 두 장을 김재민에게 건네주며 말했다.“부국장님과 김 기사님께서 한 장씩 몸에 지니고 다니셔야 합니다. 저번에 드린 것보다
12시에 세 여자와 영화 보기로 약속한 서준영은 지금 마음이 너무 초조하다.하연우는 절대 거절할 수가 없는 사람이고, 누님은 너무 기가 세서 거절할 기회조차 없었고, 또 한설아는... 거절해도 무방할 것 같으면서도 지금 하연우와 같이 작업하고 있는데 거절했다가 하연우가 새로 프로모션하는 일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거절을 못 했다.‘아악.’여자가 많아서 고민하고 머리가 아픈 날이 올 줄은 서준영 자신도 전혀 몰랐다. ‘이게 다 너무 잘생겨서 그런가?’서준영은 특별히 화장실에 뛰어 들어가 거울로 상태를 확인해 보았고, 본인이 봐도 확실히 잘생긴 모습이긴 했다.‘에잇, 몰라, 상황 보면서 행동하면 되겠지. 뭐’그러고는 호텔로 들어가 쉬기 시작한 서준영.오후가 되어 호텔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고 있는데 두 사람이 식당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았고 그들은 그나마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서준영 씨, 맞죠?”“네.”서준영이 대답했다.“정문주 님께서 부르십니다.”다가온 이가 덤덤하게 말했다.생각 밖으로 정문주라는 사람이 자신의 정보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서준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너무 손바닥 안에 둔 마냥 어디에 있는지, 어디서 밥을 먹고 있는지까지 다 알고 있으니 말이다.“가시죠.”서준영은 일어나서 두 사람을 따라 차에 몸을 실었고 독채 별장에 도착했다.별장에 들어서자 그는 거실 안에 감도는 몇 가닥의 기운이 느껴졌고 순식간에 본인한테 집중되었다. 그중의 기운 하나는 정청운임이 분명했다. 그런 대가의 위압감은 어젯밤과 똑같았다. 소파에는 손에 지팡이를 든 노인이 앉아서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을 아래위로 살펴보았다. “이분이 서준영 씨인가 보네요.”유영식은 이때 일어나서 꽤 겸손한 투로 웃으며 말했다.서준영도 우물쭈물하지 않고 바로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제가 서준영입니다만, 누구신지?”“아, 유영식이라 해요. 한중에서 의술의 길을 걷고 있지요. 준영 씨의 은용 봉인 침술을 본 뒤로 바로 정문주를 따라
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나 싶더니 이내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어찌 정문주 님께서는 내뱉으신 말을 지키지 않으시려는 건지?”정청운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문주로서 나는 아직 내공 대성인 이들과는 승강이를 버리지 않아.”“그럼 정문주 님께서 어쩐 연유로 이러시는 건지요?”서준영은 태연하게 물었다. 정청운은 뒷짐을 지고 안하무인의 자태로 답했다.“우리 청양파 객경 의관으로 두고 싶은데, 청양파 앞으로 모든 의료 업무를 책임지는 권한과 같이. 푸대접은 하지 않을 터이니 걱정하지 말게나. 연봉 20억, 어때?“말을 끝으로 정청운은 당연히 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 손 모아 합장하며 감사해하며 제안을 받아들일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 그의 예상을 깨고 서준영은 동의할 가치가 없다는 듯이 웃음을 짓고 말했다.“청양파의 객경 의관이요? 청양파의 모든 의료 사무를 책임지는데 연봉이 20억이라고요? 정문주 님,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아니면 저를 너무 없이 보셨나 봐요. 제가 대충 정제한 원기단만 해도 연간 50억 남는 장사인데...”그 말에 정청운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고 서준영을 유심히 살폈다. 되려 옆에 있던 유영식이 흥분하며 일어서서 의아한 표정으로 서준영을 보며 물었다.“원기단이 준영 씨가 만든 건가요.”“맞아요...”서준영은 대범하게 사실을 인정했다. 순간, 유영식은 매우 놀라 하며 감탄에 마지않아 고개를 마구 저으며 말했다.“대단해, 대단해요. 원기단은 나도 조금은 연구했었는데. 약재는 간단한데 융합해서 특수한 정제 수단을 거치면, 전례 없는 원기를 돕고 피로를 풀어주고 거기에 장수 효과까지 갖게 되는 약. 무예를 익힌 사람들에게 더욱 큰 도움을 주는 보신 약이죠. 요 앞서 원기단을 강운 어느 고수가 정제한다고 들어서 찾아 만나고 싶었어요. 뜻밖에도 이렇게 준영 씨 일 줄은 몰랐네요. 정말 영웅 소년이 맞네, 맞아. 대단해요. 이래보면 준영 씨가 의술하고 약리학 쪽으로는 이 늙은이보다 좋네요.”유영식은 숨김없는 감탄과 아
원기단을 얻는다는 건 다 노인네한테 있어서 장생불로는 아니더라도 생명을 반년 정도 연장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었다.‘세월을 더 살고 싶은 건가?’한쪽에 있던 정청운은 서준영의 말을 듣고 샘나듯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도 원기단을 몹시 원했지만 가호가 있는 그로서는 창피하게 서준영에게 약을 구하겠다고 빌 거나 사정하고 싶지 않았다.서준영은 정청운의 꼬여있는 안색을 보고 무슨 고민에 잠겼는지 바로 알아챘다.“정문주 님, 원하시면 말씀하세요. 이제 원기단이 나오면 제가 세 개 정도는 팔아 드릴 수 있어요.”판다는 말이 아주 딱 적당하게 정청운이 난처하지도 않고 원기단을 얻을 수 있는 퇴로를 마련해줬다. 정청운은 즉시 쌀쌀맞은 투로 말했다.“준영 씨가 나한테 판다고 하면 사줄 의향은 있네.”이 말을 들은 서준영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정청운 이 사람 은근히 교만함이 몸에 배어있어. 누구한테 자세를 낮출 인물이 아니네.’이어서 정청운이 말했다.“서준영 씨, 나의 제안을 생각해 보시게. 우리 청운파 객경이 되는 게 당신한테 나쁠 거 하나 없네만.”“고려해 볼게요.”서준영은 웃음 짓고 답하고는 이내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서준영의 뒷모습을 보던 정청운이 물었다. “유신의, 저 아이가 정말 말한 것처럼 그렇게 대단한 거 맞아요?”“대단하죠. 너무. 원기단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면 결코 보통 사람이 아니 건 분명하죠. 정 문주님, 굳이 서준영 씨하고 등질 필요가 없어요. 청운파 객경을 못 하겠다고 하면 그러려니 하고 내버려둬요. 강요해서 얻어지는 것 중에 좋은 결과 없잖아요.”유영식 숨김없이 칭찬했고 충고도 스스럼없이 했다. 그에 정청운은 고개를 끄덕였다....서준영은 독채 별장에서 나온 뒤 구일수에게 전화를 걸었다.“신의 님. 시간 있어요?”“아이고, 준영이. 마침 의학 문제가 있어서 연락하고 싶었던 참이었는데.”구일수는 웃으며 대답했고 서준영에게 얘기했다.“네, 그럼 일요다방에서 만나요, 기다릴게요.”“그래.
30분 후, 서준영은 강운에서 제일 큰 지하 거래 시장, 암시장에의 칠보루에 도착했다. 외관에서 봤을 때 칠보루는 고건축물을 본떠 만든 처마 밑에 용봉 조각으로 그려진 7층 건물이었다. 멀리서 보면 칠보루는 마치 7층 보탑처럼 분위기가 장엄하고 경건했다.그리고 입구는 각양각색의 차들로 즐비한 주차장이 있었다. 거기 대부분 차는 일반 경차였지만, 7번 VIP 주차장에는 포르쉐며 파나메라, 벤츠 그랜드 G, 애스턴 마틴, 페라리,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수백만 원 대의 비싼 차들만 주차되어 있었다.입구는 칠보각을 출입하는 사람들로 붐비었다. 서준영이 입구에 도착하니 전석민이 흥분한 자태와 공손한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맞이했다. “서준영 씨, 이리 안으로 가시죠.”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석민의 안내에 따라 칠보루로 들어섰다. 칠보루는 안으로 들어가는데 신원 확인까지 받았다. 전석민이 강운 시 약재 서열 5위 전 씨네 주인장이니 그 정도 사전 어렌지는 다 해두었다. 출입증 같은 카드를 본 경비가 그들을 통과시켰다. 이곳 문지기들이 하나같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서준영이 딱 보니 다들 내력이 소성 경지에 다다른 실력자들이었다.쓰읍.‘여기 칠보루 간단한 곳이 아니네. 내공 소성한 자가 경비를 하는 것만 봐도...’“전 사장님, 여기 칠보루 대체 무슨 내막이 있나요? 방금 경비들마저 실력자들로 포진하는 걸 봐서는 무시무시 한덴가 본데요.”서준영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고 전석민은 웃으며 답했다.“준영 씨, 뭘 좀 볼 줄 아네요. 문지기들은 강운 무도협회에서 파견한 고수들이죠. 칠보루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어요. 안에는 더 장난 없어요. 칠보루 1~3층이 한 계층, 4~6층이 한 계층, 7층이 최고계층으로 나뉘어 있어요.“나 같은 경우는 기껏해야 3층까지 돌아다닐 수 있어요. 4~6층은 강중시 상류층의 명문 세가들만 발 들일 수 있는 곳이죠. 저기 7층은 지금까지 너도 누가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없었어요. 말로는 안에 세 명의 대가 레벨의 고수
“백포검신?”서준영은 중얼거리며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검선이라 불릴 정도면 대단한 고수라고 생각되었다.“가요. 준영 씨, 하수오는 2층에 있어요. 이리 와요.”전석민은 웃으며 안내했고 서준영은 끄덕이며 전석민을 뒤따라 한쪽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2층 입구에도 문지기가 지키고 있었고 신분을 검증받고서야 통행이 허용되었다. 역시 만만치 않은 내공 소성 실력자였다. 1층에서 노점 장사하는 상황 대비 2층은 정도 정렬되어 있었고 가계마다 칸막이가 되어 있었다. 약재도 팔고, 골동품도 팔고, 무기도 있고 부적도 있고 옥석도 있고 심지어 일부 동물 가죽과 해골도 팔고 있었다. 둘은 곧장 큰 약재상의 가게로 향했다.전석민은 단도직입적으로 안에 있는 외눈박이 노상인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머리카락이 거의 다 빠진, 허리가 구부정해서 지팡이를 짚고 서 있었다.“아저씨 귀한 손님이 왔어. 하수오를 꺼내 보여줘.”노상인은 거동이 불편한지 눈썹만 살짝 들고는 전석민 옆의 서준영을 보고는 기침 몇 번 하더니 말했다.“그려.”노상인은 몸을 돌려 들어가더니 반나절이 지나서야 붉은 천으로 덮은 검은색 나무상자를 꺼내 들고 나왔다.“50년산 하수오여. 10억 원이고, 가격 내고 안 받아.”노상인의 기침은 말하면서도 멈추지를 않았고 마치 쇠고랑에 혀를 데인 듯이 쉰 목소리였다. 전석민은 서준영을 쳐다보았고 서준영은 덤덤하게 물었다.“약재를 꺼내 볼 수 있나요?”노상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려, 봐.”말이 떨어지자 서준영은 나무상자를 열었고 안에는 검은색 하수오가 하나 놓여있었다.코끝을 찌르는 약재의 향이 바로 풍겨 나왔다.‘최소 50년, 약재는 진짜네.’서준영은 바로 뚜껑을 덮고 웃으며 말했다.“살게요.”서준영이 카드를 꺼내 바로 긁으려고 하다가 카드에 그렇게 많은 돈이 없음을 진지했다. 몇 차례 사람을 살려주고 받은 돈이 있기는 한데 몸에 지니고 다니질 않았다. 옆에 있던 전석민이 서준영의 주춤거림을 보고 바로 알아채고는 카드를 꺼내 웃으며
“실력이 어느 정도 되니까 야마모토를 이길 수 있었겠지.”우비를 입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여자가 차갑게 말하자, 하얀 눈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이제 어떻게 할 거야?”“야마모토를 구해야지!”여자는 말하면서 천천히 빗물과 어울리더니 옥상에서 사라졌고, 이어서 흰 눈을 가진 남자도 똑같은 방법으로 사라졌다....서준영은 택시를 타고 준성 그룹 앞에 도착했다.그는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최수영에게 전화했다.“어머, 서 신의님 무슨 일이야? 설마 내가 보고 싶은 거야?”최수영의 농담을 하며 웃었다.서준영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농담할 기분 아니야. 조금 전에 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나를 습격했어. 혹시 들은 거 없어?”“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습격했다고? 언제?”최수영은 곧바로 긴장하며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10분 전 일인데 길게 공격하지 않고 곧바로 철수했어.”서준영이 상황을 설명했다.“내 생각에 오늘은 나의 실력을 시험해 보려는 것 같고 그들의 주요 목적은 아마도 당신들 손에 있는 야마모토 규로 같아.”“알았어. 주의하라고 전달할게.”최수영이 대답했다.야마모토 규로는 아직 호송 전이었기에 지금 강운시 감옥에 갇혀 있었다.그런데 상대방이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았다. 벌써 강운시에 잠입해서 야마모토 규로를 감옥에서 구출하려고 하니 말이다.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전혀 끊으려고 하지 않는 비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무슨 큰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서준영이 심호흡하고 있을 때 뒤에서 임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오셨어요.”서준영은 돌아서서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소원 누나는 오셨어?”“아직 오시지 않았어요.”임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안 왔다고?”서준영은 곧바로 이소원에게 전화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무슨 일이지? 설마 무슨 일이 있나?’“안 되겠어. 한번 가봐야겠어. 금방
서준영은 성용 리조트에서 나와 곧바로 준성 그룹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차더니 마치 검은 구름이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이어서 마른번개가 쳤는데 사람의 마음에 살짝 두려움을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난 듯 강운시에 폭풍우가 쏟아졌다.서준영은 차 안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와이퍼가 움직이며 나오는 소리를 들었다.주변 시야는 불과 십여 미터에 불과했는데 비가 그치지 않고 더 세지자, 차량도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서준영이 사거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대형 트럭 한 대가 곧장 서준영의 작은 차로 달려들었다.마치 폭풍우를 휩쓸고 달려드는 짐승처럼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도 하지 않고 돌진했다.서준영은 순식간에 발로 운전석의 문을 격렬하게 걷어차고 뛰어내려 기린 걸음으로 수십 미터 밖으로 도망쳤고 자기가 운전했던 작은 차가 대형 트럭에 의해 10~30미터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차는 허공에서 수십 바퀴 돌다가 쿵쿵하며 바닥에 떨어지더니 또 수십 미터 미끄러져 나갔는데 순식간에 차 모양이 엉망진창으로 바뀌었다.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생존의 기회가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서준영은 멀지 않은 곳에서 직접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았다.그러더니 순식간에 사면팔방에서 수십 명의 살의가 치솟은 사람들이 달려 나왔다.“죽여버려!”서준영은 폭우 속에서 미간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갑자기 나타난 십여 명을 훑어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검은색 슈트를 입고 얼굴을 가렸으며 손에는 카타나를 들고 있었다.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모두에게서 불타오르는 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 사면팔방에서 서준영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카타나? 설마 섬나라의 낭인들인가?’서준영은 그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자기를 죽이려고 돌진하는 자들의 정체를 대충 짐작했다.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의를 폭발시켜 세 명이 카타나를 들고 덮치는 순간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주변
“계속 싸울 거예요?”서준영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용춘화는 미간을 찌푸리고 같이 웃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젊은 나이 그 정도의 실력일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오늘은 내가 경솔했어. 지금 떠날 거니까 용서하게.”용춘화는 말을 마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왜냐하면 자기가 서준영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확신했기 때문이다.조금 전 상대방의 공격을 생각해 보면 분명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서준영이 만약 전력을 다했다면 그의 손은 이미 망가졌을 것이다.서준영은 전창파와 큰 원한이 없었기에 양춘화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노인을 괴롭히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반면에 진강오는 용춘화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뭐지? 왜 저러는 거지?’진강오가 즉시 소리쳤다.“용 어르신,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저 자식을 죽이려고 제가 어르신을 모신 건데 지금 저 자식에게 패배를 인정하면 어떡해요? 빨리 저 자식을 죽이세요. 이건 명령이에요.”그의 말에 용춘화는 눈을 내리깔고 진강오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 진강오는 겁에 질려 떨었다.“진강오 씨, 당신은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일 뿐이에요. 당신 부친이라면 모를까 당신은 나에게 명령할 자격이 없어요.”용춘화가 분노했다. 천도시 무도계를 섭렵하고 대가로서 당연히 자기만의 자부심이 있었다. 특히 현문의 사람으로서 속세의 가문에 원래 불만이 많아 그들의 지시를 잘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오늘도 불영꽃이 아니었다면 용춘화는 절대 아무 데도 쓸모없는 부잣집 도련님을 보호하려고 강운시 이 먼 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용춘화는 돌아서서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진강오는 어안이 벙벙해하며 외쳤다.“악! 젠장! 전창파 용춘화, 당신을 딱 기억했어. 내가 용진에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전창파를 부숴버리라고 할 거야.”진강오의 포효를 듣고 서준영이 담담하게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진강오 씨, 이제 우리 사이의 계약을 이행해야지?”
서준영의 오만한 말을 듣고 있던 용춘화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천박한 놈, 감히 나를 무시하는 거야? 내가 현문에서 날아다닐 때 너는 태어나지도 않았어! 나의 전창파는 현문 중에서도 2위야! 너 같은 놈은 한 손으로도 끝낼 수 있어. 너 오늘 제대로 쓴맛 한번 봐야겠구나. 어떤 사람은 네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게.”말을 마친 용춘화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대가 최고 강자의 기운을 폭발하며 화가 난 주먹으로 태연하게 앉아 있는 서준영을 공격했다.용춘화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그의 움직임은 용과 호랑이의 기세가 있었고 강력한 기운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용춘화가 서준영을 향해 공격하는 것을 본 진강오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하하! 서준영, 넌 이제 죽었어. 무슨 생각으로 용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린 거야?”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용춘화의 주먹을 관찰했는데 주먹의 중심에 하얀빛이 보이자, 역시 대가 최고 강자답게 탱크 몇 대를 파괴할 만한 힘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용춘화는 자기 주먹에 자신만만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의 주먹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하지만 그와 진강오를 놀라게 한 것은 서준영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손을 들어서 주먹으로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주먹으로 주먹을?’“오만한 놈! 주제도 모르고 덤벼? 네놈이 아무리 대가의 실력이라고 해도 나는 이길 수 없어.”용춘화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며 찬란한 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충격 후, 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지만, 용춘화는 일고여덟 걸음 휘청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용춘화는 중심을 잡은 다음 다시 공격하지 않고 흐릿한 두 눈으로 소파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았는데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서준영이 자기의 주먹을 손쉽게 막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용춘화가 누구였던가? 나
서준영의 말을 듣고 진강오가 눈을 내리깔며 비웃었다.“서준영, 너 정말 겁대가리 없구나. 설마 천진난만하게 내가 우리 진씨 가문의 5분의 1 약초 시장을 너에게 준다고 우리 진씨 가문에서 너를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할 것 같아?”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진강오 앞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오늘 온 것은 빚을 받기 위해서고 여기 계약서에 있는 대로 당신은 집행하기만 하면 돼. 그리고 담당자들끼리 인수인계를 진행하게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진강오는 서준영의 말을 듣고 안색이 끔찍하게 어두워지더니 다짜고짜 테이블에 있던 컵을 바닥에 부수고는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서준영! 너 죽고 싶구나! 내가 가만히 있으니 정말로 네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용어르신, 저놈 죽여요!”그의 말이 떨어지자, 백발이고 체구가 작으며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이 옆 방에서 나왔다.서준영은 눈을 찌푸리고 걸어 나오는 노인을 주시해 봤다.진강오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준영, 내가 이런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 못 했지? 내가 밖에 있는 쓰레기들 말고 정말로 아무 준비도 안 했을 것 같아? 오늘 계약서 원본을 두고 여기에서 살아서 나갈지 아니면 맞아서 폐인이 되어 나갈지는 네가 결정해. 다만 너도 무술 유단자이니 무릎을 꿇고 빌어서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면 멀쩡하게 놔두는 건 물론이고 내 밑에서 일하게 해줄 수도 있어.”진강오는 말하면서 더욱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서준영, 잘 생각해 봐. 나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내 밑에서 나를 위해서 일하면 너도 언젠가는 크게 될 수 있어. 그러니 여기 작은 강운시에서 놀지 말고 나를 따라 용진으로 가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야.”진강오는 자기의 설득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며 전투에서 완승을 거둔 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그 뒤에 있던 노인은 손을 뒤로한 채 칼을 품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을 보고 있었는데 흐릿한 노인의 눈동
진강오의 부하는 겁에 질려 서준영이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면 몇 걸음 뒤로 후퇴하면서 거실까지 다시 들어갔다.“도... 도련님... 서... 서준영이에요.”부하가 충격에 외쳤다.소파에 앉아서 거울로 멋진 얼굴이 엉망이 된 것을 한탄하던 진강오가 짜증을 내며 외쳤다.“왜 또 그래? 서준영이 죽었어? 죽지 않았으면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그때 서준영은 소파에 앉아 있는 진강오를 보며 웃었다.“진강오 씨, 당신 덕분에 아직 죽지 않고 오늘 빚 받으러 왔어. 그런데 오늘 환영식은 너무 프로답지 않았어.”진강오는 그 목소리를 듣더니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것처럼 겁에 질려 온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 거실에 나타난 서준영을 보며 외쳤다.“너, 너 어떻게 들어왔어? 밖에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있지 않았어?”그는 서준영이 찾아오는 걸 막으려고 특별히 십여 명의 솜씨가 좋은 경호원을 고용했었다.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십여 명의 쓰레기들일 뿐이야. 진강오 씨, 이제 보내 당신 아이큐가 얼마야? 너무 낮은 것 같아. 내가 진작에 예전의 그 서준영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까먹었으면 다시 상기시켜 줄게. 나는 현재 준성 그룹의 실소유주이고 강운시의 서 대가이며 실력은 대가 경지야. 그런 나를 저기 쓰레기들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그의 말을 듣고 있던 진강오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래, 서준영이 달라졌다! 그런데 2달도 안 되는 사이에 어떻게 지금의 대가가 된 거지? 이제 스물세 넷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 정도면 용진에서도 유명해질 수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하고 있던 진강오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 신분을 생각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빚을 받으려고.”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며 눈앞에 있는 부하를 걷어차 버리고 아예 진강오 앞에 앉아서 말했다.“어젯밤에 한 계약 이제 지켜야지. 강운시의 약초 시장을 전부 내놔. 그리고 용진 진씨 가문이 용진에서의 약초 시장 5분의
서준영이 운전해서 성용 리조트에 도착했다.진강오가 서준영이 찾아올 것은 짐작했는지 리조트 앞에는 경호원들이 더 많아졌고 또 총기까지 휴대하고 있었다.서준영은 차에서 내리자, 경호원이 물었다“누구예요? 뭐 하러 왔어요?”물어볼 때 경호원의 손은 줄곧 총기를 잡고 있었고 그 외의 몇 명은 서준영이 타고 온 차도 검사했다.서준영은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서준영이라고 하는데 진강오에게서 받을 빚이 있어서 왔어요.”“받을 빚이요?”몇 명의 경호원들은 이해가 안 된 듯 미간을 찌푸렸다.“돌아가요. 여기가 어디인지 알고 빚 받으러 왔다는 거예요?”한 명의 경호원은 서준영이 농담하는 줄 알고 곧바로 밀어냈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밀어도 서준영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경호원이 화를 냈다.“이봐요.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떠나요. 여기는 성용 리조트이고 안에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 계셔요. 그러니 불편한 일을 겪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요.”그 경호원은 냉정하게 호통치며 또다시 서준영을 밀었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서준영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은 오히려 서준영 몸의 힘에 튕겨 나가서 바닥에 쓰러졌는데 오른쪽 손이 아예 부서졌다.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몇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허리에서 총기를 꺼내 들고 전투 자세를 취하며 서준영을 향해 외쳤다.“이봐, 당장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엎드려! 안 그러면 쏠 거야!”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저 사람은 저절로 넘어진 거야.”“웃기지 마. 우리가 눈이 먼 줄 알아! 방금 분명…”경호원 중 한 명이 큰 목소리로 말하다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멈췄는데 확실히 서준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방금 경호원이 서준영을 밀다가 스스로 튕겨 나간 것이다.“왜? 할 말이 없어? 그럼 비켜. 진강오를 찾아야 하니까.”서준영이 냉정하게 말하며 앞으로 나아갔다.그러자 몇
서준영은 안윤아의 손을 밀쳐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힐끗 보았다.안윤아는 그 순간 깜짝 놀라며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고 소리 지르며 도망쳤다.“나쁜 놈! 준영 씨는 변태야!”‘내가 변태라고?’서준영은 너무 황당했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사람은 분명 안윤아인데 왜 자기한테 뭐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여자들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기술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았다.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서진도 얼굴이 붉어지며 난감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우고 말했다.“서 신의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낮에 그런 행운이 있으시다니.”서준영은 나서진을 힐끔 보고 말했다.“빨리 가요.”“알았어요.”나서진은 즉시 고개를 돌려 도망치다시피 나가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서 신의님, 묘강에는 언제 가실 거예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조금 있다고 처리해야 하는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 출발할 거예요. 일을 모두 처리해야 안심하고 묘강에 갈 수 있어요.”“네, 알겠어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나서진이 웃으며 말하고 떠났다.서준영은 나서진을 배웅하고 묘강으로 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했다.첫 번째, 제일 중요한 건데 진강오를 찾아서 계약서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다.두 번째, 준성 그룹에 가서 회사 일에 대하여 지시하고 이소원이 오늘 회사에 나오는 날이니 만나보고 싶었다.세 번째, 도지혁의 일은 묘강에 다녀와서 처리해도 될 것 같았다.최수영의 말대로면 도지혁은 3일 후에 도착할 건데 그때 서준영은 묘강에 있을 것이다. 때문에 돌아와서 도지혁을 제대로 만나볼 예정이었다.지금은 우선 안씨 가문과 최수영, 그리고 장이준과 나서진에게 도지혁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감시하게 할 생각이었다.네 번째, 어젯밤에 장이준에게 약속했던 대로 부적을 만들어서 드래곤 팀에 전달해서 귀혈옥 제련과 관련되는 사람들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거야말로 제일 다급한 일일 것이
순간 서준영은 마음속으로 용진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오너 이하로 무적이 된 그는 용진에 오너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연우 씨, 조금만 기다려! 내가 묘강에 가서 황금누에독충을 해결하면 바로 용진으로 갈게.’지금의 서준영은 자신감이 폭발했다.그는 강운시 약초 시장을 통합했고 준성 그룹의 상업적 가치도 수조에 달하기 때문에 충분히 용진에 입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자신의 오너 이하로 상대가 없는 실력이라면 용진에서 무시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서준영은 심호흡하여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실로 돌아갔는데 이번에 소울랜드의 지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아마도 9단계를 돌파하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며 심호흡하고는 침대에서 곧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며칠 내내 너무 바빠서 제대로 잠을 잘 기회도 없었다.결국 정오까지 자면서 깰 기미가 없던 서준영을 안윤아가 뛰어와서 깨웠다.“준영 씨, 해가 중천에 떴는데 왜 아직도 자고 있어. 빨리 일어나.”안윤아는 새하얀 만화 문의가 있는 티셔츠를 입었는데 가슴이 불룩했고 핫팬츠를 입어서 순백의 두 다리를 드러내고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정교한 메이크업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채 방으로 뛰어 들어가며 외쳤다.그녀는 지금 엄청 귀엽고 활동적이고 순수하며 해맑았다.서준영이 계속 자는 모습을 보고 안윤아는 곧바로 침대에 뛰어올라 가슴으로 서준영의 몸을 세게 누르고 청색 옥반지로 서준영의 콧등을 만지며 외쳤다.“준영 씨, 일어나.”안윤아로 인해 서준영은 피를 토할 뻔했다.“무슨 일로 왔어?”잠에서 깬 서준영은 안윤아가 자기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녀를 밀어내면서 안윤아가 정말 대담하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했다.남자가 있는 방에 개의치 않고 뛰어 들어온 것도 모자라 올라타고 내리눌렀으니 말이다.다행히 서준영이 새벽에 너무 힘들어서 옷을 입고 잠이 들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알몸으로 자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일어나. 여자애가 이게 무슨 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