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포검신?”서준영은 중얼거리며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검선이라 불릴 정도면 대단한 고수라고 생각되었다.“가요. 준영 씨, 하수오는 2층에 있어요. 이리 와요.”전석민은 웃으며 안내했고 서준영은 끄덕이며 전석민을 뒤따라 한쪽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2층 입구에도 문지기가 지키고 있었고 신분을 검증받고서야 통행이 허용되었다. 역시 만만치 않은 내공 소성 실력자였다. 1층에서 노점 장사하는 상황 대비 2층은 정도 정렬되어 있었고 가계마다 칸막이가 되어 있었다. 약재도 팔고, 골동품도 팔고, 무기도 있고 부적도 있고 옥석도 있고 심지어 일부 동물 가죽과 해골도 팔고 있었다. 둘은 곧장 큰 약재상의 가게로 향했다.전석민은 단도직입적으로 안에 있는 외눈박이 노상인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머리카락이 거의 다 빠진, 허리가 구부정해서 지팡이를 짚고 서 있었다.“아저씨 귀한 손님이 왔어. 하수오를 꺼내 보여줘.”노상인은 거동이 불편한지 눈썹만 살짝 들고는 전석민 옆의 서준영을 보고는 기침 몇 번 하더니 말했다.“그려.”노상인은 몸을 돌려 들어가더니 반나절이 지나서야 붉은 천으로 덮은 검은색 나무상자를 꺼내 들고 나왔다.“50년산 하수오여. 10억 원이고, 가격 내고 안 받아.”노상인의 기침은 말하면서도 멈추지를 않았고 마치 쇠고랑에 혀를 데인 듯이 쉰 목소리였다. 전석민은 서준영을 쳐다보았고 서준영은 덤덤하게 물었다.“약재를 꺼내 볼 수 있나요?”노상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려, 봐.”말이 떨어지자 서준영은 나무상자를 열었고 안에는 검은색 하수오가 하나 놓여있었다.코끝을 찌르는 약재의 향이 바로 풍겨 나왔다.‘최소 50년, 약재는 진짜네.’서준영은 바로 뚜껑을 덮고 웃으며 말했다.“살게요.”서준영이 카드를 꺼내 바로 긁으려고 하다가 카드에 그렇게 많은 돈이 없음을 진지했다. 몇 차례 사람을 살려주고 받은 돈이 있기는 한데 몸에 지니고 다니질 않았다. 옆에 있던 전석민이 서준영의 주춤거림을 보고 바로 알아채고는 카드를 꺼내 웃으며
“뭐, 손찌검이라도 하게?”채수빈은 서준영의 말아 매우 불쾌했던지 포악하게 변했다.“무도협회 회장이 내 아버지야. 여기 칠보루의 경비와 안전을 책임지는 게 우리 아버지라고. 감히 어디다 손댄다고 지껄여!”“그게 뭐라고. 인간이면 인간 됨됨이부터 되어야지. 세상사는 도리며 이치를 배워야지.”서준영도 화를 내며 전혀 양보할 생각이 없었고, 손을 뻗어 채수빈의 가슴에 안고 있는 검은 상자를 낚아챘다.“야!”채수빈은 화를 내며 온몸으로 치를 떨었다. 여태껏 아무도 감히 그녀를 이렇게 막 대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분에 차서 서준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명령하듯 얘기했다.“하수오 이리 내.”“내가 먼저 찜했고 내가 먼저 사기로 했어. 뭔데 이렇게 함부로 하는 건데. 아버지 믿고? 아버지가 힘 있으면 다 양보해야 해? 미안하지만 그런 거 나한테서 안 통해.”서준영은 정의에 차서 퉁명스럽게 대했고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이런, 미친.”채수빈은 초조함과 분노가 뒤섞여 몸을 부르르 떨며 옆의 기량을 보며 명을 내렸다.“기량. 저 인간 손을 부러뜨리고 귀싸대기 날려 주고 하수오를 가져 와.”“네, 아기씨.”검은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쓴 기량은 목을 한번 까닥하고, 주먹을 쥐며 뼈마디 소리를 냈다. 그러더니 비열하게 웃으며 말했다.“아기씨를 건드렸으니 겁 좀 먹어야겠어. 겁대가리가 없는 녀석.”말을 마치고는 기량은 바로 주먹을 휘두르며 서준영의 얼굴을 향해 가격했다. 주먹을 내뻗는 순간 그는 충분히 한주먹으로 서준영을 때려눕힐 자신감이 있었다.그러나 놀랍게도 서준영은 피하지도 않고 오히려 무섭게 웃고 있었다.“내공 소성의 실력으로 내 앞에서 무력을 행사해?”퍽!알을 끝으로 서준영은 팔을 들어 올렸고 파리를 때려잡듯이 손바닥으로 후려쳤다.기량은 서준영이 어떻게 손을 썼는지조차 똑똑히 보지 못했고 머리를 가격당했다. 그 한방이 마치 포탄에 맞은 듯 하늘로 날아올랐고 사선으로 떨어지며 옆의 기둥에 부딪혔다. 그 장면은 목격한 채수빈은 두려
살아오면서 여태껏 누구한테도 털끝 하나 맞은 적이 없는 채수빈이었다. 그녀는 속으로 앞으로 다시는 이렇게 당하지 않겠노라 맹세했다.“아아! 죽여버릴 거야! 오늘이 제삿날인 줄이나 알아 둬!”채수빈은 거의 미친 사람처럼 윽박질이었다.짝!그런데 서준영이 두 번째 따귀를 바로 시행했고 서늘한 말투로 경고했다.“이건 당신의 안하무인과 수하에 대한 존중도 연민도 없는 게 잘못됐다는 걸 알려주는 거야”이쯤 되니 채수빈은 정신이 반쯤 나갔다. 반나절이 지나서야 상황이 인지되었는지 크게 울면서 소리쳤다.“감히 네가 나를 때려?”짝!서준영은 세 번째 따귀를 후려쳤다.“이건 당신 부모를 대신해서 교육하는 거야. 나중에 자기 목숨 잃을지도 모르는 사고를 칠지 모르니 사전에 정신 차리게 해주는 거야.”세 번의 따귀로 완전히 정신이 멍해진 채수빈을 차갑게 바라보던 서준영은 전석민을 향해 말했다.“전 사장님, 우린 이만 가죠.“전석민은 서준영의 패기에 이미 완전히 정신을 놓고 있었다.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비틀거리더니 말했다.“준영 씨, 아마 우리 이대로 못 갈 것 같네요...”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2층 계단으로 경호원 열댓 명이 기세등등하게 돌진해 왔다.앞장선 이는 아까 피투성이가 된 기량이었다.아가씨가 맞는 모습을 보자 기량은 뛰어내려 경비를 서고 있는 경호원들을 불러들였다.“아가씨! 괜찮아요?”기량은 바로 달려와서 근심과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채수빈을 챙겼다. 그녀의 얼굴에 벌건 손바닥 자국을 본 기량은 순간 화를 내며 서준영을 가리켰다.“감히 우리 아기씨를 때리다니? 죽으려고 환장했어. 다 덤벼, 저 손을 아주 잘라버려.”순간, 열댓 명의 내공 소성 경호원들이 시커멓게 둘러싸며 서준영을 향해 돌진했다. 서준영은 표정이 싹 바뀌더니 달려드는 열댓 명은 보면서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다들 겁이 없네.”말이 떨어지자마자 그는 순간 이동하듯 자리에서 사라졌고 이어 펑펑 소리가 들렸다. 불과 일 분도 안 되는 사이 2층 긴 복도 바닥에는 쓰러져
서준영이 발걸음을 옮겨 움직이려 하자 채수빈이 손가락을 가리키며 사납고 앙칼지게 소리쳤다.“거기 서. 어디 가기만 해 봐.”서준영은 매서운 눈길로 그녀를 한 번 보고 그녀 앞으로 지나갔다. 그 광경에 주위에 둘러싼 사람들은 너무 놀란 표정들이었다.“와, 개쩌네. 젊은 친구가 너무 대단한걸.”“채씨 집안 따님의 쪽을 이렇게 팔아버리다니...”“어허. 무식한 걸 담이 크다고 해야 하나? 겁이 없네. 채씨 집안을 건드리다니. 좋은 결과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봐봐. 저 사람 칠보루를 나갈 수 없을 거야.”채수빈은 서준영이 감히 자신을 무시하고 걸어가는 모습에 너무 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폭주를 해버렸다.“으악! 저런 미친! 아버지한테 전화할 거야. 넌 우리 아빠한테 죽었어.”“맘대로 해.”서준영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계단 입구에 다가서자 몇몇 신분이 특수한 사람이 서준영의 가는 길을 막아섰다.“칠보루의 룰입니다. 싸움 금지. 당신은 룰을 어겼으니 여기서 기다리세요.”“어머. 칠보루 사람이야. 저들이 왔으면 저 청년은 이제 끝났네.”“허허. 내가 말했잖아. 칠보루에서 싸우고 그냥 나가는 사람 없다고. 한 번도 없었어.”“아이고. 저 청년 불쌍하게 됐네.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주위 사람들의 수군대는 얘기를 들은 서준영은 안색이 차가워졌고 길을 막는 세 사람을 보고 말했다.“여기 칠보루의 룰은 채씨 집안을 위해 정해진 건가 보네요. 왜 룰을 어긴 게 저자들이 아니고 나라는 건지 이해가 안 가네요.”서준영 뒤에 있는 채수빈 일당을 가리켰다. 세 사람은 안색이 굳어졌고 그들이 변명하기도 전에 채수빈이 의기양양하게 다가와서 비웃으며 말했다.“내가 말해주지 않았나? 여기 칠보루의 룰이자 우리 집안 룰이라고? 나한테 손을 대고도 감히 가보시겠다? 그걸 몰라? 룰은 당신 같은 일개 민중과 비렁뱅이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걸?”그 말은 구경꾼들의 열렬한 토론을 불러일으켰다. 대부분은 채수빈의 말에 불만을 토했다.“말이 너무 한 거
짝!따귀는 맑고 우렁찬 소리를 동반했다. 구경꾼들 앞에서, 칠보루 사람들 앞에서, 서준영은 채수빈의 따귀를 때렸고 그녀는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장내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거의 사람들의 숨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다들 어안이 벙벙해서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이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채씨 집안 채수빈을 저렇게 막 대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잠깐의 정적이 흐르는가 싶더니 갑자기 쓰나미 같은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들려왔다.“좋아! 잘했어.”“제기랄! 분풀이 제대로다. 그러게 왜 서민을 무시하는데!”“에이. 채씨 집안이면 다야? 채씨 집안은 뭐 인간이 아닌가? 고고하게 콧대 높은 모습도 불만인데 뭔데 대중 보고 참으라 마라냐고, 뭔데 우리를 개 취급하냐고!”“아하, 내가 따귀를 날려주고 싶은데. 용기가 없는 내가 싫다 정말...”너 나 할 것 없는 군중들의 소리가 칠보루에 울려 퍼졌다. 군중들의 격동적인 모습은 바닥에 쓰러진 채수빈마저도 당황하고 두렵게 만들었다. 이토록 비난받고 손가락질받고 직접 욕을 듣는 것 또한 그녀가 처음 마주하는 광경이었다.20여 년을 호강하면서 무서운 것 없이 설치고 다닌 그녀로서는 속의 균형이 깨졌고 완전히 분노로 뒤바뀌어 폭발되었다. 채수빈 눈에는 자신을 향해 비난하는 인간들은 다 비렁뱅이고 똥개 같은 존재였다.‘저들이 뭔데 나를 욕하는데?’“아악!”채수빈은 일어서더니 소리를 지르며 히스테리를 부렸다.“감히 날 욕 봐? 나 채수빈이야. 다들 패가망신시킬 거야 내가! 그리고 너! 감히 내 몸에 또 손을 대? 아버지가 곧 올 거야. 오면 너부터 죽일 거야! 이 사람들 앞에서 당신을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야! 뭐라도 되고 싶어 나섰으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도 알아둬.”반면 서준영은 덤덤한 표정으로 미쳐 날뛰는 채수빈을 보면서 어깨를 들먹였다. “기다려 보지 뭐.“옆에서 전석민은 속이 후련하면서도 하면서 걱정이 앞섰다. 작은 소리로 말을 건넸다.“준영 씨, 일냈어 정말.
“어머머, 큰일 났네. 채종석이 왔으면 저 사내는 십중팔구 죽음이여.““아이고, 아깝다 아까워. 썩 괜찮은 젊은이던데. 용감하고.““용감하면 뭐 해? 요즘은 자본과 인맥으로 사는 사회인데.”구경하던 사람들은 서로서로 머리를 맞대고 귓속말로 수군대면서 서준영의 처지를 안타까워했다.채종석이 왔으니 다들 오늘 일도 마침표를 찍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껏 채씨 집안과 맞서는 사람 중에 살아 나간 사람을 본 적이 없었고, 더욱이 채수빈에게 손까지 댄 사람이니, 채씨 집안에서 더욱더 그냥 놔두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당장 칠보루에서 서준영을 죽이지 않더라도 밖에 나서면 채종석이 온갖 죽일 방법을 마련할 것이 뻔했다.사람들이 서준영이 틀림없이 무릎 꿇고 사과해야 끝날 일이라 생각할 때쯤, 서준영은 뒷짐 그래도 지고 침착하고 무덤덤한 자세로 웃으며 입을 열었다.“채씨 집안은 참, 그 아버지에 그 딸이네요. 안하무인에 윽박지르는 모습까지 똑같네요. 설마 채씨 집안 사람들 눈에는 우리 같은 서민들의 목숨은 일개 지푸라기보다 못하게 비천한가 보죠? 설마 무릎 꿇고 죽기를 기다리라고 하면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나 보죠? 보잘것없는 목숨이라도 살고 싶은 게 사람이에요.”준영의 말에 채종석은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졌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새파란 놈이. 감히 채씨 가문을 도발하고 채종석을 능멸해? 무릎 꿇고 죽기를 기다리라고 하는 것도 많이 봐준 건데. 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나오면 가족 주변 친인척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 감히 우리 채씨 집안을 건드리면 따르는 후과가 무엇인지 보여줄 거야.”“흥! 미친놈아. 우리 아버지 앞에서까지 허세를 부리고 난리야. 우리 아빠 손에 죽어봐야 정신 차리지.”옆에 있던 채수빈은 음흉한 얼굴로 덧붙였다. 서준영은 고개를 저으며 덤덤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강운무도협회를 당신 같은 사람이 관장한다는 게 강운 무도인의 비애네요.“그의 말에 채종석의 매서운 눈에 힘을 실었고 얼음장 같은 눈빛이 튀어나왔다.
지금, 이 순간 서준영은 자신이 기린 걸음을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천기누설한것도 아니고 백포의 노인이 어떻게 눈치를 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채종석은 싸늘한 눈빛으로 서준영을 쳐다보았다.“어쩐지 우리 채씨 가문을 공개적으로 겨냥한다고 했어. 지금 보니 능력이 꽤 있었군. 그래도 네놈의 실력은 내 눈에는 아직 많이 부족해. 이 채종석도 인재를 아끼는 사람이야. 자네가 내 딸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고 이 자리에서 자네의 잘못을 인정한다면 자네를 놓아줄 것이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없던 일로 해줄 건데, 이제부터 채씨 가문의 사람이 되어 우리 가문을 위해 목숨 바쳐 일해야 할 것이야. 어떠한가?”그 말을 듣고 옆에 있던 채수빈이 불쾌한 표정을 드러냈다. “아버지, 뭐 하시는 거예요? 저자를 놓아준다고요? 안 돼요. 반드시 죽여야 해요.”채종석은 채수빈을 째려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말 함부로 하지 마. 난 지금 우리 채씨 가문의 체면을 돌이키려는 것이야. 저놈이 무릎 꿇고 잘못을 인정한다면 앞으로 저놈을 죽일 기회는 많아.”그제야 채종석의 뜻을 깨달은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삐죽거렸다.“알았어요, 아버지 뜻에 따를게요.”이내 그녀는 턱을 치켜올리고 기세등등하게 서준영을 향해 입을 열었다.“서준영, 내가 아버지한테 얘기해서 널 죽이지 말아 달라고 할 수 있어. 그러니까 지금 당장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해.”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수군대기 시작했다.“채씨 가문에서 언제부터 이렇게 말이 잘 통했던가?”“설마 우리가 채씨 가문을 오해한 거야?”“알 수가 없네. 채종석이 저놈을 놓아주려 하다니...”주위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를 듣고 채종석은 담담하게 웃었다. “날 놓아주겠다고요? 채종석 당신이 그리 대인배 일리가 있나요?”서준영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채종석이 자신을 절대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걸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다. 지금은 채씨 가문의 체면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자신을 놓아주겠다고 한 것일 뿐 앞으로 분명
뜻밖에도 서준영은 입가의 피를 닦고는 눈빛을 반짝거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당신이 날 한 방에 죽일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채종석 당신의 실력도 별거 아니었네요. 당신의 실력이 이 정도라면 난 오늘 당신을 죽일 수도 있어요.”말을 마친 서준영은 이내 전투적인 모습을 보였고 그의 눈빛은 이글거렸다. 주위의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뭐야?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거야? 저자가 채종석을 죽이겠다고?”“미쳤어. 저놈은 분명 미친 거야.”“채종석은 강운시 무도협회의 회장이야. 듣기로는 세미 대가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어. 여기 강운시에서는 대가 아래로 이 자를 따라올 자가 없다고. 근데 서준영이 채종석을 죽인다고?”“죽고 싶어 환장했군. 저놈은 미친놈이야.”서준영의 말에 놀란 주위의 사람들은 떠들썩하게 의논했다. 채종석조차도 미간을 찌푸린 채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하하하, 그래. 역시 미친놈이군. 강운시에 언제 자네 같은 젊은이가 나타난 건지. 감히 이 채종석을 죽이겠다고?”채종석은 악랄한 웃음을 짓더니 더는 자신의 기세를 누르지 않고 전부 쏟아냈다. 그 순간, 세미 대가의 위압은 칠보탑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었다. 몸이 약한 사람들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를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온몸을 떨었다. 그 순간, 서준영도 채종석 몸에서 뿜어져 나온 그 놀라운 기세를 느끼게 되었고 거친 파도 같은 기세는 그를 압도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 그는 버텨냈지만, 여전히 그 기세에 눌려 1미터 넘게 뒤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는 어두운 얼굴로 투지가 가득 찬 눈빛을 하고 있었다. “싸우려면 싸워요. 쓸데없는 말 집어 치고.”그 말이 나오자 현장은 순식간에 들끓었고 채종석의 안색은 완전히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이놈, 넌 죽는 것이 두렵지도 않으냐?”그는 차갑게 말을 하면서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에 그의 주변은 옅은 하얀 색 빛으로 물들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