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영이 차갑게 콧방귀를 끼더니 앞으로 다가갔고 손을 들어 서 씨 할배의 뺨을 내리쳤다. 그 바람에 서 씨 할배의 누런 이가 전부 튕겨 나갔다.서 씨 할배는 그 자리에서 열몇 바퀴 빙글빙글 돌다가 비틀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눈은 흐리멍덩해졌고 입은 피로 가득한 채 서준영을 쳐다봤다.“빌어먹을 놈이 감히 손을 대? 다 같이 덤벼! 무조건 죽여야 해.”서 씨 할배가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매번 머리가 무거워 다시 바닥에 주저앉았다.연장을 든 노점상들이 괴성을 질러대며 다 같이 서준영을 향해 달려들었다.결과는 안 봐도 뻔했다.서준영은 손을 들어 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의 얼굴을 내리쳤고 이내 다 튕겨 나갔다. 얼굴은 마치 돼지머리처럼 부어올랐다.구경하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숨을 몇 번 크게 들이쉬었다.그중 불의의 습격을 하려던 사람도 솜털이 쭈뼛 서는 것 같은 공포를 느끼고는 들었던 연장을 내려놓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옆에 가만히 서 있었다.그들은 오늘 잘못 걸렸다는 걸 이미 알아챘다. 더 싸우는 건 의미가 없었다.사람들 틈에 껴있던 전석민도 흐뭇한 표정으로 서준영을 쳐다보며 생각했다.‘이 젊은이 대단하네. 약재를 알아보는 눈도 뛰어나고 주먹도 꽤 쓰고. 친해질 필요가 있겠어.’이때 바닥에 쓰러졌다가 겨우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서 씨 할배는 잔뜩 약이 오른 표정으로 서준영을 보며 욕설을 퍼부었다.“빌어먹을 새끼. 알려줄게. 넌 오늘 죽은 목숨이야. 여기 누가 관리하는지 알아? 봉문의 작은 대부 도민준, 민준 형님 관할이야.”서 씨 할배는 봉문 작은 대부를 카드로 꺼냈다.그는 이 별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아무리 나대던 사람이라도 이 이름만 들으면 깨갱거렸다.전에 한약 거리에서 시비를 튼 사람이 적지는 않았다. 재벌 2세도 있었고 공직자도 있었지만 결국 이 이름을 듣고 고분고분 사과하며 끝냈다.“봉문 작은 대부?”서준영은 담담하게 웃었다. 주란화 부하인 그 도민준이 한약 거리를 관리하고 있을
한용범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이런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놈이!”하지만 한용범은 얼굴에 붙은 블랙 다이아몬드 카드를 떼어내 던지려다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이건 봉문 블랙 다이아몬드 카드이자 봉문 수장이 내린 징표였다. 서준영이 이 카드가 있는 게 놀라웠다.순간 한용범은 넋을 잃고 앞에 선 서준영을 이리저리 훑어보다가 다시 손에 든 블랙 다이아몬드 카드를 찬찬히 뜯어봤다.구경하던 사람도 길길이 날뛰던 한용범이 동작을 멈추자 따라서 어리둥절해졌고 이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어떻게 된 거야? 용범이 형님이 갑자기 쫄기라도 한 거야?”“뭔가 이상한데? 아까 저 사람이 꺼낸 카드 때문인 거 같은데.”“저 사람 뭐지?”사람들 틈에 껴있던 전석민도 서준영을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서준영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뒷배가 센 사람이었다.한편, 서준영은 뒷짐을 지고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한용범을 보며 물었다.“도민준 네가 부를래, 아니면 내가 봉문 수장이라도 부를까?”서준영이 봉문 수장까지 알고 있다니, 한용범은 순간 당황했다. 웃는 표정으로 삭 바꾸더니 굽신거리며 카드를 서준영에게 다시 돌려주었다.“형님도 참 유머가 넘치시네요. 바로 민준 형님에게 전화 넣겠습니다.”한용범은 이렇게 말하며 기타 부하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부하들이 서준영 주위를 겹겹이 에워쌌다.이건 서준영이 도망가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한용범은 아직 이 블랙 다이아몬드 카드가 진짜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여 도민준이 직접 판단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만약 진짜라면 오늘 한용범은 진짜 재수 없는 날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가짜라면 오늘 서준영을 갈기갈기 찢어 죽일 생각이었다.한용범은 바로 옆으로 물러가서 도민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고는 예의를 차리며 말했다.“형님, 한약 거리에 일이 터졌습니다. 어떤 애송이가 서 씨 할배와 시비가 붙었는데 봉문 블랙 다이아몬드 카드를 가지고 있어요. 와서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수화기 너머의 도민준은 한 무술
서준영이 담담하게 말했다.“민준 씨가 농담을 다 하네요.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도민준이 진짜 서 씨 할배를 혼내주고 싶은 게 아니라는 걸 서준영은 보아낼 수 있었다.만약 손에 주란화가 준 카드가 없었다면 도민준은 아예 서준영을 무시했을 것이다.그게 아니면 만족하냐고 물을 때 내공 대성의 기운을 내뿜지는 않았을 것이다.그건 경고나 다름없었다.서준영은 이렇게 말하더니 도민준 손에서 카드를 건네받고 한약 거리를 벗어났다.동시에 서준영은 속으로 감탄했다. 다른 사람이 진정으로 자기를 존경하고 무서워하게 하려면 강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걸 말이다.다른 사람에게 의존한다면 결국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도민준은 떠나가는 서준영의 뒷모습을 보며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더니 서 씨 할배를 발로 걷어차며 말했다.“오늘부터 한약 거리에서 장사할 생각하지 마. 또 오면 네 가족 모두 죽을 거야.”“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서 씨 할배는 두려움에 찬 눈빛으로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를 표했다. 그러고는 재빨리 짐을 챙기고는 한약 거리를 떠났다.“형님, 저 새끼 누구길래 이렇게 봐주는 거예요?”옆에 서 있던 한용범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었다.“누님이 키우는 기생오라비야. 뒤에 또 저 사람 만나면 다들 신경 써. 일 만들지 말고.”습!이 말을 들은 한용범은 바로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하지만 이내 하찮다는 눈빛으로 서준영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여자들 등쳐먹는 쓰레기였구나. 퉤.”“아참, 다음 주 언더 그라운드 링 대결 준비는 어떻게 돼 가? 누님이 묻던데.”도민준이 물었다.한용범이 얼른 대답했다.“거의 마쳤습니다. 올해 모두 8대 가문이 참전합니다. 실력은 작년 대비 별로 차이가 안 납니다. 하지만 청용회에서 이번에 강력한 외부 지원을 불렀다고 하더라고요. 현가 고수라고 들었어요.”“현가?”도민준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잘됐네. 나도 현가 고수들 만나보고 싶었는데.
전송환은 고개를 돌려 언짢은 표정으로 서준영을 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네 이놈, 도대체 누구야? 썩 꺼지라는 데도!”옆에 선 전석민은 퍽 난감한 표정으로 서준영에게 미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서준영은 웃더니 뒷짐을 지고 서서는 말했다.“어르신이 찾는 그 기인이 바로 접니다.”이 말에 분점 안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전송환이 놀란 표정으로 눈이 휘둥그레서 서준영을 쳐다보다가 전석민을 보며 물었다.“석민아, 이놈이 한 말 진짜야?”전석민이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아빠, 준영 씨가 한 말 진짜예요. 한약 거리에서 400만 원을 주고 백 년 동자삼을 산 기인이 준영 씨 맞아요.”전석민은 이렇게 말하며 하얀 천 하나를 꺼냈다. 안에 들어있는 건 그가 2,000만 원을 주고 산 미삼이었다.“아버지, 이건 제가 준영 씨에게서 산 미삼이에요. 한번 봐 보세요.”전송환은 그 미삼을 들어 이리저리 훑어보더니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동자삼 미삼이 맞아...”전송환은 난감한 표정이었지만 눈 딱 감고 말했다.“기인이면 뭐해. 그냥 운이 좋아서 주워 먹은 걸 수도 있잖아.”“석민아, 내가 전에 말했잖니. 일이든 사람이든 쉽게 믿지 말고 자기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마치 이 10개의 동충하초처럼 말이야. 이건 내가 그때 6억을 주고 산 거야. 근데 이놈이 감히 이 귀한 걸 잡초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했어. 그건 이놈이 약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야. 이런 사람은 우리 전씨 가문과 알고 지낼 가치가 없어. 얼른 쫓아내!”전송환이 점점 더 흥분했다. 전에 했던 무례한 행동을 인정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서준영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여기 오래 머무를 생각이 없어 전석민에게 당부했다.“전 사장님, 전에 유일하게 내 편 들어준 사람이라 몇 마디만 더 할게요.”“이 동충하초 가짜예요. 못 믿겠으면 수돗물에 20분만 넣어봐요. 20분만 지나면 자동으로 분해될 거예요.”“그리고 한 가지 더. 미간에 검은 기운이 맴도는데 최근 생활이나
이 말을 들은 전석민이 황급히 뛰어왔다.물에 담갔던 동충하초들이 진짜 분해되어 있었다.“준영 씨 말이 맞아요. 아버지. 이 동충하초 진짜 가짜에요.”전석민이 큰 소리로 말했다.전송환도 지팡이를 짚고 이쪽으로 오더니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매우 놀랐다.그는 고개를 돌려 테이블에 놓인 9개의 동충하초를 보고는 중얼거렸다.“그럴 리가 없는데. 이거 내가 6억 주고 낙찰받은 거야. 어떻게 이럴 수가...”아까 그 젊은이가 한 말이 맞았다. 이 동충하초는 진짜 가짜였다.전송환의 기분은 지금 들쑥날쑥했다.전석민의 표정도 어두워졌다.아까 전송환의 행동은 서준영과 같은 기인의 미움을 산 거나 다름없었다.이건 전씨 가문을 놓고 볼 때 좋은 일은 아니었다.“아버지, 아무래도 준영 씨에게 사과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그런 눈썰미라면 전씨 가문의 보배나 다름없잖아요.”전석민이 당부했다.전송환은 얼굴을 붉히며 주저했다.그는 지금까지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사과를 해본 적이 없었다.특히 서준영 같은 젊은이에게 사과하는 건 더 쪽팔리는 일이었다.“아버지, 만약 체면을 구기지 못하겠으면 제가 대신 사과할게요. 가서 선물 좀 사야겠어요.”전석민의 제안에 전송환이 머리를 끄덕이며 답했다.“그게 좋겠다. 석민아, 이 일은 너에게 달렸어.”전석민은 알겠다고 하고는 급하게 분점에서 나갔다....한편, 한약 거리를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영은 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임현우와 다른 애들의 수련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때 마침 유지오가 전화를 해왔고 웃으며 말했다.“준영 씨, 오늘 저녁에 시간 되세요? 천수가 밥 사고 싶다고 하네요.”서준영도 웃으며 답했다.“있지.”“그럼 저녁 일곱 시 오션회점이에요. 혹시 그쪽으로 데리러 갈까요?”유지오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서준영이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내가 알아서 차 타고 갈게.”“네, 알겠습니다.”유지오가 대답했다.전화를 끊고 서준영은 숨을 크게 내쉬었다.오늘 저녁 식
‘서 선생, 역시나 만만치 않은 사람이네. 이건 내부 정보라 외부인은 전혀 알 수 없을 텐데. 서 선생은 한 번 흘겨보고 내 벼슬길에 뜻밖의 수확이 있다는 그걸 짚어내다니! 말도 안 돼. 신기라도 있는 건가?’“그럼 미리 축하드립니다, 안 차장님.”서준영은 두 손으로 악수하며 웃어 보였다.“하하, 이게 다 서 선생 덕분이네요. 이리 들어오시죠.”안천수도 웃으며 공손한 자태를 보였다.서준영은 사양하지 않고 걸음을 옮겨 곧장 룸으로 들어갔다.지금, 룸 안에는 정장 차림의 중년 남자가 근엄한 자태와 진지한 표정을 하고 앉아 있었다.바로 비서실장 최요섭이다. 강운 시 시장 측근이자 실세인 그는 강운 시 넘버 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걸어 들어오는 서준영을 보자마자 최요섭은 불쾌한 듯 미세하게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안천수가 새로운 인물을 소개해 준다고 성대하게 마련된 식사 자리인데, 이렇게 젊은 청년이 들어와서 뜻밖이었다. 기대와 달랐던 터라 서준영을 바라보는 최요섭의 시선은 약간의 시답지 않음이 묻어있었다.딱 봐도 안천수의 친인척으로 보였다. 최요섭은 속으로 어디 공무원 자리 하나 청탁하러 왔나 보네 하고 생각했고 어떤 좋은 핑곗거리를 찾을지 머리를 굴렸다.“최 실장님, 우선 소개부터 드리죠. 여기는 의술 실력이 대단하신 서준영 씨, 서 선생이고. 의술도 잘하시고 풍수도 잘 읽고 관상까지도 잘 보고 능력이 대단하죠. 이 사람 고질병도 서 선생이 고쳐줬어요. 그리고 서 선생, 여기는 비서실장 최요섭, 최 실장님이시고.”안천수는 미소 가득한 얼굴로 소개하다가 서준영을 보고는 익살스럽게 눈썹을 찡긋하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서 선생, 기회는 있을 때 잘 잡아야 해요. 최 실장님 라인만 탔다 하면 강운 시에서 지위는 물론 명성을 날리는 건 일도 아니죠.”서준영은 안천수의 말의 뜻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뻗어 최요섭에게 인사를 건넸다.“최 실장님, 안녕하세요.”최요섭은 어깨에 힘도 다 풀고 악수를 청하면서 담담히 미소를 지었다.“
서준영의 말에 잔뜩 놀란 안천수는 얼굴에 식은땀이 흘렀고 정신 놓은 사람처럼 멍한 표정이었다. ‘최 실장한테 정말 요사스러운 게 뭐가 씌었다니!’최요섭 본인도 역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다시 정신을 차리고 기분 상한 듯 어두운 표정을 짓고 말했다.“그래요? 사악한 음기라.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네. 이 양반이. 안 과장님, 나한테 소개해 준다는 사람 맞아요? 감히 나한테 재앙이 닥친다고 입방정을 떠는 걸 봐서는 그저 세간에 무당 같은데. 집안이 뭐? 풍비박산이 나? 가당치도 않은 말을 막 하네요.”최요섭은 분노했고 얼굴이 상기되어서 소리쳤고 화난 최요섭의 모습에 안천수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얼른 수습에 나섰다. “최 실장님, 충분히 화가 날 만해요. 그렇지만 서 선생 정말 능력자예요. 거짓말은 하지 않았을 거니 한 번만 믿어보세요. 서 선생이 살도 풀어주고 그래요.”예전 같으면 서준영이 이런 말을 하면 안천수가 제일 먼저 나서서 손가락질하며 서준영을 욕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번에 서준영의 능력을 눈앞에서 본 뒤로 안천수는 절대적으로 서준영을 믿고 위인을 보듯 우러러보았다. 이젠 안천수는 서준영에게 굳은 믿음을 가졌고, 서준영이 최요섭의 몸에 사악한 음기가 들었다 하면 든 게 맞다고 생각했다.안천수의 말을 듣자 더 화가 난 최요섭은 곧장 일어서서 손을 저으며 한심스러운 듯 말했다.“이렇게 어처구니가 없기는 또 처음이네요. 안 과장님, 이젠 우리도 볼 일이 없을 것에요. 무당하고 어울리는 사람하고는 별로 할 말이 없네요.”말을 마친 최요섭은 콧바람으로 화를 내며 자리를 뜨려고 했고 안천수는 얼른 그의 팔을 잡아당겨 만류하며 설명을 덧붙였다.“최 실장님, 잠시만요. 서 선생의 말을 한 번만 믿어봐요. 정말 빈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내가 보장해요. 날 봐서라도 잠깐만 앉아 봐요. 서 선생이 뭐라고 하는지 한번 들어봐요. 네?”최요섭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생각에 잠기더니 대답했다.“그래요. 안 과장님 봐서 내가 이 사람이 대체
서준영은 더 망설일 겨를도 없이 황급히 《구천현술》에 적힌 점치는 수법으로 손가락 점을 쳤고, 최요섭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지 보려고 시도했다. 점을 쳐보니 그 느낌이 너무 강해서 더욱 깜짝 놀랐다.북쪽 방향,하늘에서 떨어지는 불행,죽음의 재앙!서준영은 급히 한쪽 발이 식당 대문을 넘어서 나간 최요섭을 향해 소리쳤다.“최 실장님! 머리 조심!”최요섭은 고개를 돌려 서준영을 째려보며 화를 냈다.“뭘 조심해요? 뭐, 위에서 뭐라도 떨어져서 내가 맞아 죽기라도 한답니까?”바로 그때, 쾅 하고 굉음이 울렸다.최요섭의 눈앞에서 금색의 용머리가 하늘에서 떨어졌고, 하필이면 그의 발끝 위치에서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그 물건은 바닥에 깔린 대리석을 부숴버린 채 깊은 구덩이까지 만들었다.최요섭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자기 앞에 떨어져 부서진 금색 용머리를 쳐다만 보고 있었고, 너무 놀란 탓인지 두 다리를 떨고 있었다. 심지어 숨 쉬는 법조차 잊은 듯했다.‘젠장 할!’1초만 늦었어도 산산조각이 나는 건 바닥이 아닌 자기 머리였다는 사실에 어안이벙벙했다.그 시각, 안천수 등 몇몇은 급히 최요섭에게로 달려갔다. 식당에 있던 적지 않은 직원과 손님들도 모두 깜짝 놀라 뛰쳐나왔고, 조금 전에 있던 사고 장면을 쳐다보았다.고개를 들어 보면 금색의 용머리가 바로 오션회집 간판 위로 식당 건물에 상징처럼 놓여있던 물건임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찾아와서 배경으로 사진도 많이 찍던 이 식당의 명패였다.용머리가 갑자기 떨어져 하마터면 사람이 죽을 뻔할 거라고 누군들 상상이나 했겠는가? “어머머, 저거 그냥 봐도 백 킬로그램은 넘어 보이지 않아? 사람이 맞았으면 즉사지. 어쩔 뻔했어.”“맙소사. 저 사람, 혹시 시장 옆에 붙어 다니는 그 비서실장 아냐?”“맞네, 맞네! 어머나, 저 사람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거 좀 봐. 여기 식당 사장님 큰일 났네. 큰일 났어.”아수라장이 된 사고 현장을 둘러싼 사람들은 숙덕숙덕 끊임없이 떠들었다.그리고 그들 뒤로 식당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