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신민지!”“너 정말 너의 남편을 그렇게 생각했어?”“어, 어르신… 무슨 말씀이에요. 저는 어르신을 생각해서…”“꺼져! 지금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지 않으면 너를 죽여버릴 거야.”주대규는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고윤희를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그가 신민지의 배를 걷어차자 신민지도 더 이상 참지 않았다.예전에는 고윤희가 구경민의 사랑을 받는 게 질투 났다. 이제 겨우 고윤희를 손에 넣고 그녀의 목숨으로 자신의 남은 인생을 걸어보려 했다.하지만 고윤희는 배가 불러온 와중에도 자신의 남편에게 꼬리치고 있었다.잔뜩 화가 치밀어 오른 신민지는 구경민과 한 약속을 완전히 잊어버렸다.“이 미친년! 내가 오늘 너를 죽일 거야…”신민지는 바로 고윤희를 덮치려고 했지만 주대규가 빠르게 달려오는 신민지의 손목을 꽉 잡았다.60살이 넘는 나이에도 주대규는 평소에 쉬지 않고 운동을 하고 몸을 키워 신민지 하나쯤은 손쉽게 제압이 가능했다.그리고 바로 땅에 내치고 욕설을 내뱉었다.“야! 내가 너를 왜 첩으로 들였는지 알아? 연예인? 그것도 한 물 간 연예인이 갈 곳 없어서 내 첩으로 들어왔잖아. 나를 만나기 전에 남자를 얼마나 많이 만났는지 너의 입으로 직접 말하지 않아도 내가 다 알아. 너의 몸에 내 물건을 넣는 순간, 바로 알았어. 쪼임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너를 아직까지 첩으로 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해야지.”“너…”“꺼져! 앞으로 너의 자리와 이 저택은 우리 예쁜 임산부가 쓰게 될 테니까.”“내가 아주 머리 검은 짐승을 키웠어. 이렇게 좋은 물건이 와도 나한테 먼저 보여주는 게 아니라 혼자 감추고 다녀?”“아직도 내가 하유권을 무서워하는 줄 알아?”“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주대규는 바로 얼굴을 붉혔다. 사실 이제 신민지가 질릴 대로 질렸다. 그의 다른 부인들도 모두 그의 돈을 바라지 않으면 쇼핑에 눈이 먼 사람들이다.하지만 그의 눈앞에 있는 예쁘장한 임산부는 그와 함께 지내는 다른 여자들과 다른 느낌이다. 눈물이 그렁 그렁한 눈빛과
신민지는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고윤희를 돌아보았다.‘이 여자가 어떻게 도망쳤지? 하긴, 내가 손과 발도 다 안 묶었으니까.’신민지는 만족스러운 듯 웃음을 터뜨리고 말했다.“고윤희, 잘했어. 도망쳤으니까 이제 나랑 가자.”“우리 어머니는?”고윤희는 이 기회를 틈타 어머니의 행방을 물어보려 했다.“당연히 호텔에 있지!”“걱정하지 마. 내가 너희 어머니는 어떻게 하지 않았으니까. 왜냐하면 어머니를 인질로 너를 협박해야 되잖아? 네가 아니었으면 너의 어머니 벌써 죽었어. 그러면 네가 내 앞에서 이렇게 떠들 시간도 없잖아?”“그래, 앞장서.”고윤희는 이제 어머니만 살아있다면 아무 상관도 없었다. 그녀는 이제 걸어 다니는 시체와 다름없었기 때문이다.신민지의 뒤를 가만히 따라가던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가 하라는 대로 다 할게. 우리 어머니만 살려줘.”“걱정하지 말고 차에 타.”신민지는 오늘 저택 내부로 차를 몰고 들어가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저택 내부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면 이대로 도망치지 못했을 것이다.고윤희가 바로 조수석에 올라타자 저택에서 주대규가 달려 나왔다.“거기 서! 신민지 거기 서! 임산부 어디 갔어. 내 임산부 내놔!”“너 지금 그 임산부를 하유권한테 데려가려는 거 맞지? 내 여자 내놔! 이대로 도망치다 내 손에 잡히면 절대 너를 용서하지 않겠어!”하지만 이미 운전대를 잡은 신민지는 주대규의 말은 듣지 않고 바로 하유권의 저택으로 향했다.주대규가 하유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백해 시 지하세력의 일인자인 하유권은 주대규보다 더 큰 힘을 손에 쥐었다.지금 그가 살고 있는 저택만 보아도 주대규가 살고 있는 집보다 많이 컸다.하유권의 저택에 도착한 신민지는 바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빨리 연결되었다.“우리 예쁜이…”자신을 예쁘다고 말해주는 하유권의 말에 기분이 한결 나아진 신민지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사장님, 물건 가져왔습니다.”“정말요?”하유권은 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신
이제 더 이상 눈에서 눈물이 흐르지 않는다.‘고윤희, 아직도 슬픈 감정이 남았어? 아이 때문에?’아이를 더 이상에 몸에 품고 싶지도 않다. 3일 동안, 별채에서 뛰기도 해보았고, 주먹으로 내리치기도 했지만, 아이의 생명력이 너무나도 강해 계속 그녀의 뱃속에 남아 있었다.그리고 가끔 아이의 낮은 심장소리가 들리기도 했다.“두근, 두근, 두근.”왜 하나님은 고윤희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 걸까?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하나도 남기지 못했고, 아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아이의 생명력은 끈질기게 붙어 있었다.하늘의 뜻이란 생각에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하늘은 그녀를 절대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상관없다. 이제 어머니만 살아있으면 되니까. 어머니만 살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의 앞에 무릎을 꿇고 강아지 흉내도 낼 수 있다.신민지와 함께 차에서 내린 그녀는 저택으로 들어갔다.별장 내에는 등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고, 집 내부로 들어가기 전에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집 내부로 들어가니 웃고 떠드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커다란 거실에 만삭과 같은 배에 5명의 여자들을 껴안고 소파 중간에 앉은 노인은 활짝 웃으며 신민지와 고윤희를 번갈아 쳐다보았다.그리고 고윤희를 빤히 쳐다보며 픽 웃음을 터뜨렸다.“내 사냥감이 왔네.”그의 주위를 감싼 여자들도 동시에 현관문을 쳐다보았다.평소에 노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여자들은 남자가 임산부를 괴롭히는 취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두 눈으로 보지는 못했다.피임에도 많이 신경을 쓰고, 죽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호기심과 질투심으로 가득 찬 여자들은 임산부가 어떻게 괴롭힘을 당하는지 직접 보고 싶었다.어차피 자신들이 직접 당하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평소에 다른 즐거움이 없었던 그녀들은 누구보다 즐거운 표정으로 후줄근한 옷을 입고 나타난 고윤희를 쳐다보았다.“네가 서울 구씨 가문 구경민의 파트너라고 했지?” 그때, 한 여자가 고윤희의 곁에 다가와 그녀를
고윤희는 한참이나 나이 많은 남자를 빤히 쳐다보았다.“내가 무릎을 꿇으면 어머니를 살려주시겠어요?”“너의 어머니를 왜 나한테서 찾아? 내가 늙은 할망구를 갖다 뭐 하려고!”하유권은 그녀의 앞으로 다가와 고윤희의 종아리를 발로 차자 고윤희는 털썩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고윤희가 무릎을 꿇은 것을 본 그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신민지를 돌아보았다.“무슨 말이에요? 왜 나한테 어머니를 내놓으라고 하는 거죠?”신민지는 바로 하유권을 모퉁이로 끌고 가 해명했다.“죽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예요. 어머니를 미끼로 잡아 두지 않으면 자살할 수도 있어요. 자살하면 사장님께서도 재미를 못 보잖아요?”하유권은 잠시 고민을 하고 말했다.“그래요? 내가 준비한 이벤트가 얼마나 많은데. 절대 죽으면 안 되지.”신민지는 활짝 웃어 보였다.“이벤트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죠. 모두 구경민 대표님이 직접 저에게 지시한 일이에요. 일을 제대로 처리하면 저 뿐만 아니라 사장님한테도 좋은 기회가 온다는 거 알죠?”“아무리 백해 시 서열 1위라고 해도 서울 구경민 대표님을 이길 수 있겠어요?”70이 가까운 나이지만 정신은 말짱했다.그는 바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이길 수 없죠. 구경민 대표가 이곳에 지낼 때마다 우리가 얼마나 깊게 몸을 숨기는데요. 누가 감히 구경민 대표의 심기를 건드려요.”“그러니까 이번이 기회에요.”신민지는 바로 주위를 둘러보고 대답했다.“하지만… 절대 죽이면 안 돼요. 이벤트를 해도 좋으니까 꼭 살려두세요. 구경민 대표의 요구대로 해주셔야 돼요.”“그래요!”하유권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내가 아무리 늙었어도 남자예요. 구경민 대표가 어떤 마음인지 내가 제일 잘 알아요. 내 아내가 도망쳤을 때, 구경민 대표와 똑같은 말을 했어요. 숨이 붙어있는 사람을 만나겠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몰라요.”“네. 그러면 다행입니다.”신민지는 싱긋 웃으며 고윤희를 쳐다보았다.평소의 하유권은 신민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의 곁에서 그의 시중
하유권은 바로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대답했다.“이제 나만 믿게.”“야! 너희들 이리 와봐!”하유권의 말에 젊은 여자들은 바로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어르신, 무슨 일이에요?”제일 나이가 어린 여자가 다가와 물었다.“너희들 선배니까 잘 모셔. 신민지 씨 예전에 드라마에도 출연했어.”“언니, 저희가 모실게요.”하유권의 저택은 모두 3층으로 나누어져 있었다.1층에는 고용인들이 묵고 있었고, 2층은 하유권의 방이 있었으며 3층에는 그의 정부들이 지냈다.젊은 여자들은 신민지와 함께 3층으로 올라가 구경민에 대해 물어보았다.“언니, 정말 구경민 대표님과 사이가 좋아요?”“언니 언니, 정말 구경민 대표님을 만나봤어요?”“야! 그걸 말이라고 해? 언니 연예인도 했는데 대표님을 만나보지 못했을 까봐?”“언니, 구경민 대표님 이제 겨우 34살에 능력도 있고 잘생겼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뉴스에서 부소경 대표님과 구경민 대표님을 봤는데 두 분 다 너무 멋졌어요!”“하하, 너 정말 바보 같아. 그러다 어르신이 듣기라도 하면 우리 모두 죽어!”“괜찮아. 평소라면 들었을지 몰라도 오늘은 절대 못 들어. 2층에서 그 임산부를 괴롭히고 있을걸?”“언니, 구경민 대표님 이야기 많이 해줘요.”이곳에 있는 여자들도 구경민과 어떻게든 인연을 닿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아는 신민지는 위기 이식을 느끼고 코웃음을 쳤다.“꿈 깨!”표정에 티는 내지 않았지만 그녀는 왕언니처럼 젊은 여자들을 쳐다보며 말했다.“빠르면 내일 구경민 대표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어머, 정말요?”“세상에!”“나 오늘 팩하고 잘래!”“언니… 저는 언니 바라기 할래요…”젊은 여자들은 신민지의 주위를 둘러싸고 어깨를 주물러주며 아부했다.하유권과 함께 2층으로 올라간 고윤희의 운은 그리 좋지 못했다. 더러운 옷을 입고 처참한 몰골인 고윤희는 간절한 눈빛으로 하유권을 바라보았다.“대체 저를 어쩌실 생각이세요?”그러자 하유권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글쎄?”그의 말이
전화기 너머 주대규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하유권! 너 이 자식! 신민지 지금 그곳에 있지! 신민지는 네가 마음대로 가져! 그 임산부만 빨리 나한테 넘겨!”백해 시의 일인자였던 하유권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평소의 주대규는 감히 그 앞에서 숨소리도 함부로 내지 못했다.하지만 오늘은 어쩐 일일까?겨우 임산부 하나 때문에 주대규가 지금 그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다.“주대규! 너 미쳤어?”하유권은 꾹 화를 참고 말했다.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물건을 봐서 아주 기뻐 날뛰기 직전이었다.하지만 주대규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말했다.“하유권! 이제 죽을 때가 되었는데 내가 아직도 너를 무서워할 것 같아?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우리가 그동안 여자들한테 돈을 얼마나 많이 썼는지 알아? 우리가 평생 번 돈의 절반을 썼어. 그런 우리한테 결국 남은 건 뭐야?”주대규는 오늘 평소에 하지도 않는 말을 하며 그에게 인생의 철학을 늘어놓았다.하유권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주대규는 계속하여 말했다.“아직 진심으로 우리를 사랑해 주는 사람도 만나지 못했어!”“신민지! 그년도 네가 싫다고 해서 내가 가졌잖아! 그런데도 신민지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아.”한숨을 푹 내쉰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하지만, 그 임산부는 달라.”임산부의 이야기를 하는 주대규의 목소리는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고윤희가 그의 저택에 들어온 첫날부터 그는 이미 눈치채고 있었고, 그녀를 만나러 별채에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그때마다 고윤희는 흐리멍덩한 시선으로 같은 물음만 물었다.“우리 어머니…”주대규는 고윤희가 자신의 친엄마를 찾는다고 생각했지만 그녀가 계속 찾는 엄마는 그녀의 엄마가 아니라 약혼자인 엄마였다. 그녀는 진심으로 약혼자를 사랑했지만, 약혼자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약혼자가 세상을 떠난 다음에도 고윤희는 시부모를 자신의 부모님처럼 모셨다.평생 나쁜 일만 한 주대규는 눈앞의 임산부의 행동에 마음이 흔들렸다.임산
그가 하유권을 무서워할 이유는 없다.그는 그저 자신과 평생 함께 할 사람만 만나고 싶었을 뿐이다.“나는 너에 비하면 힘도 없고 돈도 없어. 우리 두 사람도 이제 많이 늙었어. 앞으로 우리가 산다면 얼마나 더 살겠니? 그 임산부만 나한테 주면 내가 가진 땅도 모두 너에게 줄게. 그리고 나는 임산부와 함께 전원생활을 하러 시골로 내려갈 거야. 어때?”주대규는 하유권과 상의하며 물었다.그러자 하유권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주대규! 네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만약 잘못 건드리면 우리 모두 죽게 될 수도 있어.”“야, 하유권, 내가 정말 너를 무서워하는 것 같아? 네가 나와 대적하겠다면 나도 참지 않겠어.”“흠…”주대규가 그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어차피 늙은 목숨, 더 오래 살면 어떠하고, 바로 죽으면 어떠한가. 이제 나이가 많은 그들은 죽는 것도 두렵지 않았다.하지만, 주대규가 만약 훼방을 놓는다면 절대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그것은 마침 하유권이 원하는 효과이다. 주대규가 백해 시를 쓸고 다녀 구경민의 심기를 건드리면 그가 손을 쓰기도 전에 주대규의 자산은 바로 그의 손에 넘어올 것이다.하유권은 대답도 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우리 임산부가 이렇게 매력적인 사람이었어? 언제 주대규의 마음도 빼앗았어?”하유권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고윤희를 쳐다보았다.고윤희의 표정은 조금의 미동도 없었다.“우리 어머니, 우리 어머니는 잘 지내고 있어요? 밥은 잘 드시고 있나요? 어머니랑 통화하고 싶어요. 우리 어머니만 살아계신다면 뭐든지 할게요. 그러니까 우리 어머니는 제발 건들지 말아 주세요.”“어머니하고만 통화를 하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하유권이 바로 그녀의 배를 걷어차려고 했지만 지금 이 여자를 걷어차면 구경민이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천천히 발을 내려놓았다.그는 제대로 멈춰 서더니 코웃음을 쳤다.“어머니랑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연락할 수 있어
구경민은 백해 시로 오는 도중, 폭우에 길이 막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차로 하루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기에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 종일 몰아치는 폭우에 산사태가 일어났다.잠시 동안은 백해 시로 향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구경민은 바로 신민지에게 전화를 걸어 고윤희의 안부를 묻기로 했다.그 시각, 신민지는 어린 여자들과 함께 침대에 누워 마사지를 즐기며 카드 게임을 했다.구경민의 번호가 화면에 뜨자,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목소리를 가다듬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대, 대표님… 늦은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왜? 안돼?”구경민의 목소리가 차갑게 들려왔지만 눈치채지 못한 신민지다.“너무 반가워서 그러죠.”신민지는 늦은 저녁 그가 자신에게 전화를 건 이유가 알고 싶었다.혹시, 폰… 섹… 스?하하!‘구경민 대표도 이제 내 매력에 홀딱 반해버렸어!’쉽게 오지 않는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는 신민지는 주위에 기대가 가득 찬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어린 여자들 앞에서 한껏 으스댔다.“신민지, 나 취했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바로 고윤희야. 고윤희의 죄를 물어도 내가 물을 테니까 아무 짓도 하지 말게 가만히 내버려 둬.”신민지는 바로 머리를 끄덕거렸다.“네, 알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고윤희가 죽는 일은 없을 거예요.”주광수가 그의 전화를 건네받았다.“고윤희 지금 어디 있어?”전화를 꽉 쥔 손이 하염없이 떨려왔다.“지, 지난번에 대표님한테 말했던 그 어르신한테 있어요. 어르신이 임산부를 괴롭히는 취미가 있어…”“미쳤어!”주광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대, 대표님… 분부하세요!”“그러다 죽으면 네가 책임질 거야? 아니면 네가 대신 내 손에 죽을래?”신민지는 빠르게 머리를 끄덕거리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제, 제가 지금 바로 하유권 사장님한테 살살 괴롭히라고 말할게요!”“필요 없어! 그 남자 휴대폰 번호를 바로 나한테 알려줘. 내가 직접 물을게.”“네, 바로 드리겠습니다.”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