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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태윤 씨 회사 임원분이 제가 갈 수 있게 다 마련해줬어요. 지금 바로 그분 별장으로 가야 해요.”

하예정이 대답했다.

“그럼 얼른 가봐. 회사 임원분이 마련해줬다니 아마 전용기로 갈 거야. 금방 도착하겠구나. 기현아, 네가 예정이 별장까지 보내줘.”

이경혜는 하예정이 말한 회사 임원분이 전태윤이라고 생각했다. 전씨 일가에 전용기가 있을 테니 시름 놓고 하예정을 보낼 수 있었다.

몇 분 후.

성기현이 하예정을 차에 싣고 성씨 일가 별장을 나섰다.

가는 길에서 성기현이 하예정에게 말했다.

“예정아, 오빠가 살짝 불합리한 부탁을 하나 해도 될까?”

“말해요, 오빠.”

성기현이 운전하며 말을 이었다.

“소현이가 전씨 그룹 도련님을 짝사랑하는 건 너도 알잖아. 걔가 지금 말로는 그 감정을 내려놨다지만 몇 년 동안 짝사랑한 감정이라 하루아침에 내려놓을 순 없을 거야. 태연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하예정은 문득 김진우가 떠올랐다.

김진우가 그녀를 향한 마음도 이러하지 않았던가.

김진우도 그가 자꾸 하예정을 집착하는 게 안 좋다는 걸 알지만 걷잡을 수 없다고 했다. 한순간에 그녀를 향한 마음을 쿨하게 내려놓을 수 없다고 했다.

“이해해요.”

하예정이 대답했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건 쉽지만 한때 가슴 깊이 사랑했던 사람을 잊는 건 너무 힘든 일이죠.”

하예정은 누군가를 깊이 사랑한 적이 없어 공감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전태윤을 향한 마음으로 볼 때 언젠가 이혼하고 이별할 날이 다가온다면 아주 괴롭고 긴 시간이 흘러야 이 감정을 내려놓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듯싶었다.

사랑할 땐 화끈하게, 내려놓을 땐 쿨하게.

말이 쉽지, 정작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내 생각엔 네가 앞으로 소현의 앞에서 너희 남편 얘기를 적게 꺼냈으면 해. 회사 얘기도 포함해서 말이야. 전씨 그룹을 언급하면 소현이가 또다시 전 대표를 떠올릴 거야. 네가 너희 남편 얘기를 꺼낼 때마다 같은 전씨라서 소현이가 전 대표 생각이 날 수밖에 없어.”

하예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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