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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문자를 보낸 후 그녀는 휴대폰을 바지 주머니에 다시 넣었다.

이미 밤이 깊어져 다들 꿈속일 테니 바로 답장을 할 거라곤 기대하지 않았다.

이때 전태윤이 비스듬히 눈을 떴다.

하예정을 본 순간 그는 일부러 놀란 척하며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전태윤은 수액을 맞지 않은 다른 손을 들어 눈을 비비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내가 고열이 나서 머리가 잘못됐나? 왜 헛것이 다 보이지? 우리 예정이가 왜 눈앞에 나타난 건데?”

하예정은 그의 손을 잡더니 손등을 세게 꼬집었다.

“으악!”

“아파요?”

하예정이 물었다.

전태윤은 가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파, 너무 아파.”

“아프면 됐어요. 이거 꿈 아니고 현실이에요. 태윤 씨가 병원 안 가면 내가 바로 달려온다고 했잖아요.”

전태윤이 자리에 앉으려 했다.

“누워있어요. 지금 입원 중이에요. 열도 다 내리지 않았는데 뭘 그렇게 버텨요?”

하예정이 그를 짓눌렀다.

“얌전히 누워있어요. 지금 좀 어때요?”

“열이 좀 내린 것 같은데 아직도 미열이 있어. 목이 잠기고 너무 아파. 콜록콜록...”

전태윤이 기침을 두어 번 해댔다.

“기침도 나네. 예정아, 나가서 간호사한테 마스크 좀 달라고 해. 나 이거 바이러스성 감기야. 너한테 옮길 수 있어.”

그는 침대 머리맡의 벨을 눌러 간호사에게 말했다.

“마스크 두 개 갖다 줄 수 있어요?”

“환자분, 마스크는 왜요?”

간호사가 본능적으로 물었다.

전태윤은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 감기가 전염성이 있잖아요. 와이프가 날 챙기러 왔는데 옮길까 봐 마스크 씌워주려고요.”

간호사는 알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곧이어 간호사가 노크하며 의료용 마스크를 두 개 가져왔다.

“고마워요.”

하예정이 깍듯이 인사한 후 마스크를 하나 꼈다.

전태윤이 그녀에게 말했다.

“날 밝으면 약국 가서 의료용 마스크를 두 팩 더 사와. 내가 다 낫기 전까지 마스크를 쭉 끼고 있어. 너까지 아프면 안 돼.”

“알았어요. 이 죽은 태윤 씨 먹으려고 사 왔어요?”

하예정이 포장된 흰 쌀죽을 보더니 그릇을 만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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