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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물 마실래요?”

“아니, 화장실 자주 갈까 봐 안 마실래. 지금 화장실 한번 가기도 불편해.”

하예정은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전태윤은 도통 잠을 잘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예정도 휴대 전화를 들여다보지 않고 그와 얘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대부분 전태윤이 얘기했고 그녀는 들어주기만 했다.

이러쿵저러쿵 남의 흉을 보던 전태윤은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더니 천천히 꿈나라에 빠졌다.

링거 한 병을 거의 다 맞자 하예정은 간호사를 불러 약을 갈아달라고 한 후 간병인 침대에 누워 휴대 전화를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이 저도 모르게 스르륵 감기면서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

하예정은 혹시라도 잠이 들까 봐 휴대 전화도 내려놓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러고는 조금이라도 정신을 차리려고 마스크를 벗고 찬물로 세수했다.

그렇게 전태윤이 마지막 링거 한 병을 다 맞고 그를 깨워 약을 먹인 후에야 간병인 침대에 누워 밀린 잠을 보충했다.

이튿날, 휴대 전화 벨 소리에 하예정이 눈을 떴다. 발신자를 확인하니 언니였다.

“언니.”

“예정아, 제부 괜찮아?”

하예진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하예정은 몸을 일으키고 앉아 병실 침대에 누워 있는 전태윤을 바라보았다. 그가 아직 깨지 않은 걸 보고는 다가가 그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그런데 또 고열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자기 전까지만 해도 체온이 38도까지 떨어졌었는데 지금 또 뜨거워졌어.”

“입원했잖아?”

“독감이라서 의사 선생님이 열이 났다 내렸다 여러 번 반복한다고 했어.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언니. 우빈이는 일어났어?”

“아직 안 일어났어.”

하예진이 신신당부했다.

“너도 몸조심해. 무리하지 말고.”

“알았어, 언니.”

자매는 잠깐 얘기를 나눈 후 바로 전화를 끊었다. 시간을 확인하던 하예정은 전태윤을 깨워 약을 챙겨주었다.

의사가 회진하러 왔을 때 전태윤은 다행히 열이 내렸고 정신도 한결 맑아졌다.

동권배가 두 사람에게 따끈따끈한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었는데 아내에게 부탁하여 직접 만든 것이었다.

하예정은 전태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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