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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의사가 회진을 마친 후 간호사가 와서 전태윤에게 링거를 꽂았다.

하예정은 옆에서 전태윤을 살뜰히 챙겼고 동권배는 약을 지은 후 약국에 가져가 달여달라고 했다.

전태윤은 링거를 빤히 올려다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하면 한약을 먹지 않아도 되지?’

“태윤 씨, 왜 그래요?”

전태윤이 멍하니 눈도 깜빡이지 않고 링거를 올려다보자 하예정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어디 아파요?”

“예정아.”

전태윤이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불쌍한 척했다.

“다시 양약으로 바꾸면 안 돼? 나 한약 싫어, 너무 써.”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하잖아요. 게다가 양약의 부작용이 심하다고 한 건 태윤 씨예요. 그러니 한약으로 바꾸는 수밖에 없죠.”

하예정은 그가 잡고 있던 손을 빼고 재미있다는 듯이 그의 볼을 꼬집었다.

“태윤 씨도 무서워하는 게 있네요.”

전태윤은 다시 그녀의 손을 잡고 그윽하게 쳐다보았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네가 내 곁을 떠나는 거야.”

“됐어요, 연기 그만 해요. 아무리 불쌍한 척하고 그윽하게 쳐다봐도 소용없어요. 한약으로 바꿔 달라고 의사 선생님한테 얘기한 건 우리니까 아무리 써도 마셔야 해요.”

전태윤은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냥 확 한 번 더 쓰러질까?’

소정남이 그를 걱정한답시고 아플 때 하예정의 보살핌이라도 받으라고 여기까지 데려온 건 고맙지만 그만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소정남이 그의 마음을 알았더라면 분명 이렇게 얘기했을 것이다.

‘챙겨주는 아내가 있는 걸 고맙게 생각해. 난 솔로라서 아내 말 듣고 싶어도 들을 아내가 없어.”

그동안 두 사람의 애정행각을 참고 참아왔던 소정남이었다.

“사과 먹을래요?”

하예정이 물었다. 평소 사과를 좋아하지 않았던 전태윤이지만 하예정이 과일 바구니에서 사과 하나를 꺼낸 걸 보고는 재빨리 말을 바꾸었다.

“그냥 한 조각만 줘.”

하예정은 사과를 깨끗이 씻은 다음 네 조각으로 자른 후 전태윤에게 한 조각 건넸다. 전태윤이 사과를 받으며 말했다.

“왜 사과 껍질 안 깎아?”

“난 계속 껍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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