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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하예정은 곧바로 두 손 들어 항복했다.

“태윤 씨, 그렇게 부르지 마요. 쉰 소리로 말끝까지 길게 끄니 너무 듣기 거북해요. 애교가 전혀 애교답지 않고 마치 변성기 소년 같아요. 뽀뽀해줄게요. 해주면 될 거 아니에요. 애교 그만 부려요. 더 부리다가 나 온몸에 닭살이 돋을 것 같아요.”

전태윤이 그윽한 눈길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도 애교를 부리고 싶지 않았다.

애교를 부릴 줄도 모른다.

다행히 지금 목소리가 잠겼으니 망정이지 안 그러면 일부러 음성 변조하여 앵앵거린다고 하예정에게 한 소리 들었을 것이다.

‘안 해, 앞으론 안 하면 될 거 아니야.’

하예정은 그의 요구대로 얼굴에 부드럽게 입맞춤하고는 넌지시 물었다.

“만족해요?”

그녀가 뽀뽀할 때 전태윤은 눈을 감고 가슴 깊이 그녀의 부드러운 키스를 느꼈다. 비록 마스크를 끼고 있어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순 없지만 자신을 향한 그녀의 마음만은 충분히 느껴졌다.

그래, 바로 사랑하는 그 마음, 그것 하나면 전태윤은 충분했다.

평소에 일부러 그를 유혹하며 진한 키스를 퍼붓는 것보다 지금처럼 마음을 다해 뽀뽀하는 것이 훨씬 와닿았다. 진한 키스는 그저 일부러 유혹하는 키스일 뿐이다.

하예정이 손 내밀어 그의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속상한 눈빛으로 말했다.

“서른이 넘었는데 제 몸 하나 챙기지 못해서 나 이렇게 걱정시켜요? 얼굴이 다 핼쑥해졌잖아요. 출장 온 며칠 동안 밥도 제때 챙겨 먹지 않았죠?”

전태윤은 제 얼굴에 댄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아름다운 그녀의 미모를 뚫어지라 쳐다보며 나지막이 대답했다.

“나도 감기까지 걸릴 줄은 몰랐어. 널 일부러 걱정하게 하려던 건 아니야. 네가 없으니 입맛도 없고 업무가 워낙 바빠 제대로 먹지 못해서 살이 빠졌어.”

사실 그는 살이 빠지지 않았다.

다만 아내가 빠졌다고 하니 바로 수긍했다.

아내의 말이 곧 진리이니까.

“누군 뭐 감기 걸린다고 예상하고 걸리나요? 평상시에도 옷을 많이 챙겨입어요. 여긴 관성보다 훨씬 추워요.”

전태윤이 본능적으로 대답했다.

“난 찬물에 샤워해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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