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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2화

분위기든 사람이든 정말 좋았다.

시부모님은 여운초가 맹인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전혀 꺼리지 않고 친딸처럼 대해주었다. 결혼하지 않았지만 약혼한 후, 여운초는 전현민 부부에게 점차 시부모님이라 부르게 되었다.

시어머니는 예비 둘째 며느리가 돈만 쓸 줄 알면 되고 그 외의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행동으로 증명했다.

친엄마 곁에서는 모성애를 느끼지 못했지만 예비 시어머니와 함께 있을 때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엄마가 사랑하고 아껴줘서 정말 행복했다!

“맞아, 양심적으로 행동해야 해. 딸이 더 마음이 쓰이니까.”

명해은은 운초의 손을 잡고 따뜻하게 챙겨주었다.

영운초가 위험에 처했던 일은 부모님께 알리지 않았다. 괜한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엄마, 저 운초랑 나가서 산책 좀 하고 올게요. 소화도 시킬 겸, 많이 걸으면 빨리 배고파져서 엄마가 아끼는 며느리에게 맛있는 걸 해주실 기회가 생길 거예요.”

전이진이 일어나서 운초의 손을 잡았다.

명해은은 며느리와 산책하고 싶었지만 아들이 이미 운초의 손을 잡고 있어 결국 그녀의 손을 놓으며 당부했다.

“운초를 잘 돌봐야 해. 운초가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빠지면 돌아와서 너 혼날 줄 알아.”

전이진은 즉시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럼 틀림없이 혼나겠네요. 여자애들은 누구나 머리카락이 좀 빠지잖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를 빗기만 해도 몇 가닥은 빠지는데요.”

명해은은 아들을 째려보며 말했다.

“혼나기 싫으면 집에서 아빠랑 TV나 봐. 내가 운초랑 산책하러 나갈 테니. 우리 둘이 얘기 좀 하자. 평소에 바빠서 운초를 자주 데려오지 않잖아. 이번에 온 김에 운초는 이틀 동안 내 거야.”

전이진은 즉시 허리를 숙여 운초를 허리께로 안아 들고는 재빨리 집 밖으로 나섰다.

운초는 줄곧 말했다.

“이진아, 내려줘. 나 혼자 걸을 수 있어.”

“널 안고 가면 더 빨리 갈 수 있어. 빨리 가자.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널 빼앗아 갈 거야. 난 아빠랑 TV 보고 싶지 않거든. 아빠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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