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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6화

게다가 전호영이 술을 많이 마셔 취하면 엄마, 아빠는 고현보고 전호영을 호텔까지 바래다주라고 할 게 뻔하다.

“아빠도 많이 안 마셨어. 호영이가 모처럼 왔고 고기도 이렇게 맛있게 구웠는데 조금 마시면 어때? 많이 안 마실게. 아니면 네가 호영이와 같이 마실래?”

고현이 쌀쌀맞게 대답했다.

“저녁엔 술 안 마셔요.”

전호영은 고현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현이 씨 혹시 내가 술 많이 마실까 봐 걱정되는데 부끄러워서 나한테 말 못 하겠어요? 그래서 아버님께 그러는 거예요? 괜찮아요. 많이 안 마실게요.”

“현이라고 하지 마요.”

“현이야.”

진미리가 굳은 표정으로 딸을 부르며 말했다.

“네 이름이 현이 맞잖아. 호영이가 그렇게 부르는 게 어때서?”

“고현이라고 해도 되고 고 대표라고 해도 되잖아요. 현이는 가족만 부를 수 있어요. 전호영이 현이라고 하는 게 이상해요.”

고현이 투덜대며 말했다.

“대체 전호영이 어떻게 아빠, 엄마를 포섭했어요? 전호영이 친자식이고 나는 주워 온 자식이죠?”

진미리는 고현의 말에 어이가 없어 웃으며 말했다.

“그래, 맞아. 넌 우리가 주워 온 자식이고 호영이가 우리 친자식이야. 이제 만족해? 호영이가 친자식이면 아빠, 엄마가 속상해서 머리가 하얗게 셌겠어?”

고현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입을 다물었다.

부모님이 자기 혼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계신다는 것을 고현은 알고 있었다.

전호영이 부모님 마음에 든 게 확실하다. 비록 전씨 가문 할머니가 전호영의 신붓감으로 점찍은 아가씨가 고현이라는 걸 부모님은 모르시지만 전호영이 자기 선택을 밝힌 뒤 전씨 가문 어른들은 그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다. 더욱이 고진호가 고현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전호영에게 알려주고 나서부터 부모님은 대놓고 전호영을 고씨 가문 예비 사위 대접을 해줬다.

밖에 고현과 전호영의 스캔들이 얼마나 무성하든 부모님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두 사람이 단독으로 있을 수 있는 기회까지 만들어주면서 고현이 전호영의 마음을 받아주기를 바랐다.

부모님이 안 보는 틈을 타 고현이 전호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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