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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3화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허점을 찾을 수 없었어요. 그 후에 둘째 형과 큰형수가 나에게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무작정 대시하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시간도 별로 남지 않고 해서 조언을 받아들이고 내가 고현 씨에게 꽃길을 만들어 준 그날부터 정식으로 대시했죠. 그날 고현 씨의 반응이 재밌었어요. 그로부터 대시하는 일이 좋아지더라고요. 아직은 사랑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대시하고 결혼을 전제로 하는 건 맞아요.”

고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자식한테 무작정 대시하라고 시킨 사람이 하예정과 전이진이였어?’

이 두 사람 때문에 고현은 지금 난처한 처지가 됐고 평온하던 생활이 깨져버렸다.

만일 전호영의 계획대로라면 먼저 고현이 여자인 증거를 찾는 것인데 아마 몇 년을 찾아도 못 찾을 것이다.

20여 년간 남자로 살아온 고현은 지금 아주 완벽한 남자라고 말할 수 있다.

“고현 씨, 내가 처음으로 한 여자에 대해 흥미를 느꼈어요. 그 때문에 난 절대 포기하지 않아요. 내가 다른 여자를 사랑해서 고현 씨 포기하면 몰라도 이생에는 반드시 고현 씨와 결혼할 거예요.”

처음에는 할머니가 고현을 전호영의 신붓감으로 점찍었고 지금은 전호영이 고현을 점찍은 셈이다.

고현은 조용히 전호영을 바라보다 아무 말 없이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전호영은 고현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미소를 짓더니 고현을 쫓아갔다.

전호영은 고현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지만 고현은 대꾸하지 않았다.

고현은 지금 자구책을 생각하는 중이다.

전호영이 자기가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 고현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고현이 전호영에게 맞선을 주선하면 어떨까?

전호영이 각양각색의 미인들과 접촉해 그녀들에게서 진정한 여성미를 느낀다면 전혀 여자답지 않은 고현을 포기하지 않을까?

전호영은 아직 고현에 대한 감정이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아마 고현의 특별한 매력과 할머니가 자기한테 점찍어준 신붓감이 고현이기에 고현과 결혼하겠다고 결심한 모양이다.

감정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결혼은 영원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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