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089화

Author: 고능비
주서인은 어머니와 함께 동생을 꾸짖었다.

“형인아,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이혼해야 해. 더 이상 그렇게 악한 여자와 함께할 수 없어. 네가 사고를 당한 후 우리 두 집안이 어떻게 지냈는지 알아?”

“너와 그 악랄한 여자만 생각할 수 없어. 우리도 생각해야 해. 너를 구하려다가 나도 그 여자에게 다쳐 병원에 며칠 동안 입원했어. 우리는 친남매니까, 나는 너에게 치료비를 요구하지도 않았어.”

“하지만 네가 우리 말을 들어야 해. 빨리 그 여자와 이혼하고, 탄원서도 써주면 안 돼. 널 거의 죽일 뻔했는데 네가 무슨 용서야! 처음에 네가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해도, 그 여자가 마음이 없었으면 일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거야.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야.”

“네가 그 여자에게 다가갔을 때, 그 여자는 왜 사직하지 않았을까? 왜 너와 거리를 두지 않았을까? 그런데도 너에게 가까이 다가와서 은근히 유혹하고, 네가 준 선물도 다 받았잖아. 이건 네가 강제로 시킨 게 아니야.”

“그 여자는 애초에 천박한 사람이었고 지금은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어. 너는 왜 그 여자를 용서하려고 하니? 부모님과 나를 왜 생각하지는 않는 거야? 부모님이 너 때문에 머리가 하얗게 세는 걸 못 봤어?”

“빨리 그 여자와 이혼하고, 그 여자를 감옥에 처넣어야 해야 해. 네가 죽지 않았으니 사형은 아니지만, 그 여자의 죄로는 무기징역도 가능해. 평생 감옥에 두어야 해. 빨리 이혼하고 네 아내와 아들을 다시 찾아가.”

주서인은 동생 대신 하예진을 찾아가고 싶을 정도로 안타까웠다.

침묵하던 김은희가 말했다.

“예진이는 아마 돌아오지 않을 거야. 하지만 반드시 이혼해. 서현주가 널 거의 죽일 뻔했으니 우리 가족은 절대 그 여자를 용서할 수 없어.”

“형인아, 나와 네 엄마는 이제 나이가 많아 더 이상 이런 일을 겪을 수 없어.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우리 둘 다 충격으로 세상을 떠날 거야. 네가 아직 우리를 부모로 여긴다면, 그 여자와 이혼하고 탄원서를 써주지 말아야 해. 그 여자는 용서받을 가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90화

    작은아이는 아직 철이 없었다. 막내라 나이가 어리고 집에서 모두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예전에는 항상 우빈을 괴롭히고 우빈의 물건을 빼앗곤 했다. 나중에 외삼촌 집에 가도 우빈을 볼 수 없게 되자 작은아이는 괴롭힐 대상이 없어져 우빈의 물건을 빼앗을 수도 없었다. 오랜만에 만나니 작은아이는 다시 못된 짓을 하려 했다. 우빈이가 입고 있는 옷이 멋지다고 생각하며 자신도 갖고 싶어 했다.“아이들이 이모라고 부르는 게 습관이 되었나 보네.”주서인은 하예진의 손에서 사과 봉지를 받아서 들며 말했다. “올 때는 그냥 오지, 뭘 또 이런 걸 사오고. 정말 고마워.”다시 보니 사과밖에 없었다. 요즘 사과도 한 근에 몇천 원씩 하는데, 이 한 봉지 사과에도 만 원은 들었을 것이다. 주서인은 하예진이 지난번보다 인색해졌다고 생각했지만 빈손으로 오지 않은 것에 만족하며 웃음을 지었다. 점심 식사에 하예진이 대접해 주길 바랐기 때문이었다.하예진은 주경진과 김은희, 그리고 처남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우빈에게 말했다. “우빈아, 네가 사 온 꽃을 아빠에게 드리렴.”주씨 집안 사람들은 하예진이 약속을 지켜 우빈을 데리고 주형인을 보러 온 것에 매우 기뻤다. 주형인과 이혼한 지 오래됐지만, 주형인이 큰 부상을 당해 입원 중일 때 와준 하예진은 정말 의리 있는 사람이었다.그러나 주씨 집안 사람들이 경호원의 도움으로 들어오는 노동명을 보자 모두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노동명의 경호원 한 명이 두 상자의 영양제를 들고 들어왔다. 노동명의 지시에 따라 그 경호원은 두 상자의 영양제를 병상의 테이블 위에 놓았다.노동명은 주씨 집안 사람들에게 예의를 갖추며 인사하고 말했다. “주형인 씨를 보러 왔습니다.”주씨 집안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결국 주경진이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노동명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그들은 자기 아들이 하예진을 다시 찾을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하예진이 노동명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쓰라렸다. 그들은 참하던 며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91화

    임정한이 걸어오더니 손을 뻗어 그 꽃들을 만져보려 했다.주형인이 보더니 급히 막으면서 말했다.“정한아, 함부로 만지면 안 돼. 이 꽃은 우빈이가 나에게 준 꽃이야.”“외삼촌, 이 꽃들 너무 예뻐. 나도 갖고 싶어. 한 송이 꺾어 주면 안 돼?”주형인은 아쉬워하면서 꽃을 조카가 꺾지 못하게 한쪽으로 숨겼다.“이 꽃을 꺾으면 꽃다발이 안 예뻐 보여. 누나, 예진이한테 사과 몇 개 좀 씻어줘. 노 대표와 우빈이도 줄 겸.”주서인은 알았다고 대답했고 작은아들에게 말을 건넸다.“정한아, 말 잘 들어야 해. 저 꽃은 우빈이가 정한이 외삼촌께 드리는 꽃이야. 장난감 아니니까 절대로 뜯으면 안 돼. 우리 가서 손 씻자. 엄마가 너희들에게 사과 씻어줄게.”사과 먹는다는 말에 임정한은 더 이상 꽃을 꺾겠다고 아우성치지 않았다.임정한은 우빈이가 입은 옷을 훑어보더니 손으로 만져보기도 하고 잡아당겨도 보며 우빈에게 물었다.“우빈아, 이 옷은 외숙모가 너에게 사준 옷이야? 정말 멋지다. 나도 이런 새 옷을 입고 싶어.”임정한은 고개를 돌려 하예진을 바라보면서 졸랐다.“외숙모, 나도 우빈이처럼 새 옷 몇 벌 사줘.”예전에는 외숙모가 물건을 살 때 우빈이와 자신의 옷을 함께 사 오곤 했다.외숙모가 자신에게 사주지 않으면 엄마와 외할머니가 함께 외숙모를 혼냈다.그 뒤로 외숙모가 우빈에게 새 옷을 사줄 때마다 임정한에게도 몇 벌 사주었다.임정한은 나이가 어리지만 우빈이 보다 겨우 한 살 위였다. 그러나 주서인과 같은 엄마 밑에서 자란 임정한은 엄마 따라서 작은 이익들을 챙기기 좋아했다.“정한아, 아주머니라고 불러야지. 난 이제 네 외숙모가 아니야. 새 옷 입고 싶으면 너의 엄마한테 말해.”하예진은 임정한의 외숙모로 지내지 않은 지 1년이나 되였다. 하예진은 어린아이와 따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임정한에게 예전처럼 대하지도 않았다.임정한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의 어머니에게 사달라고 하면 그뿐이었다.하예진은 더 이상 임정한이에게 물건을 사줄 수 없었다. 주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92화

    노동명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그의 말에 주형인은 겸연쩍어했고 이내 걱정하는 눈빛으로 노동명의 건강을 관심해 주었다.“노 대표 발은 잘 회복되고 있어요?”주형인은 마음속으로 노동명의 발이 정상적으로 회복하기를 원하지 않았다.주형인은 자신과 하예진이 재혼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예진의 마음은 이미 떠났지만 그렇다고 하예진이 다른 사람에게 시집가는 것도 싫었다.특히 노동명과 함께 하는 것이 더욱 싫었다.만약 하예진이 평범한 남자와 함께 있다면 주형인의 마음은 조금 더 편할 것이다.하필이면 하예진을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노동명이였다. 노동명은 나이가 좀 더 많았을 뿐 모든 면에서 주형인보다 우수했다.게다가 노동명은 결혼해 본 적 없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하예진이 아이를 데리고 노동 명과 결혼하는 것이야말로 하예진의 행운이라고 생각했다.지금 노동명의 다리는 불구가 되였지만 노동명이 마음만 먹는다면, 장가를 갈 의향만 있다면 많은 여자가 줄을 서서 시집가겠다고 자원할 것이다.“신경 써줘서 고마워. 다리 부상은 잘 회복되고 있어. 지금 재활 치료하고 있거든. 꾸준히 재활하면 내년에는 정상인처럼 걸어 다닐 수 있을 거야.”노동명은 주형인의 속마음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노동명의 성격은 거칠지만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경험으로 그 정도의 눈치는 있었다.노동명은 주형인 뿐만 아니라 심지어 주씨 집안 모두가 자신이 평생 휠체어를 타길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노동명은 일부러 내년에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다는 말을 꺼내 주씨 집안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고 싶었다.노동명이 불구가 되면 그들이 주형인을 도와 하예진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어림도 없을 것이다.하예진과 노동명은 조금 전 병실 입구에서 주씨 집안 사람들이 하는 대화를 다 듣고 있었다.주형인은 어색한 표정으로 억지로 웃음을 짜내면서 말했다.“그럼 됐어요. 잘됐네요. 노 대표는 좋은 사람이니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거예요.”김은희는 의자를 가져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93화

    “아저씨가 불편하면 말할게. 난 쑥스러워 하지 않거든.”노동명이 우빈이를 보면서 해명했다. 그리고 또 주서인에게 말을 건넸다.“서인 씨, 난 정말 괜찮아. 우빈이는 어리지만 그래도 철이 들어서 괜찮아. 내가 다리 아플 때 우빈이가 절대 내 다리에 앉지 않거든.내가 퇴원한 지도 꽤 오래되었고 게다가 재활 치료도 해서 우빈이 정도는 안아줄 수 있어. 우빈이가 놀라겠어.”주씨 집안 사람은 우빈이가 노동명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매우 못마땅했다.그러나 노동명과 우빈은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지냈기 때문에 주씨 집안 사람들이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었다.주서인이 말을 꺼냈다.“노 대표님, 너무 예뻐하시면 안 돼요. 나쁜 버릇만 생겨요.”“걱정 안 해도 돼. 예진이가 엄격하게 교육해서 우빈이는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잘 구분하거든. 난 우빈이가 너무 예뻐. 철도 들었고 총명하고 많은 사람이 예뻐해 주는데도 제멋대로 행동하지 않거든.”노동명이 우빈을 칭찬하는 말을 듣던 주씨 집안 사람들은 기분이 언짢았다. 우빈이는 정말 좋은 아이였기 때문에 노동명의 말에 반박할 수도 없었다.병상에 누워 있는 주형인은 하예진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노동명을 쳐다보면서 웃으며 말했다.“예진이 덕분이기도 하죠. 예진이가 우빈이를 너무 잘 가르쳤으니까요.”“우빈이가 우리 주씨 집안의 좋은 유전자를 잘 물려받아서 그래요.”주서인은 뻔뻔스럽게 자기 집 유전자가 좋다고 말했다.“예진이 요즘 사업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주형인은 화제를 바꾸며 물었다.“아침 식사 가게가 다 그렇죠 뭐. 큰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아르바이트 하는 것 보다 나아요. 새 가게는 아직 운영하지 않았어요. 시간이 좀 지나면 개업할 계획이에요.”하예진은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말했다. 다들 관성에서 살고 있었기에 하예진이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주씨 집안 사람들은 쉽게 그녀의 사업 상황을 알아낼 수 있었다.“예진아, 너의 새 가게가 운영하기 시작하면 일손이 필요하지 않아? 날 고용하는 건 어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94화

    “필요 없어요. 가게 직원들은 인품도 좋고 능숙하게 일도 잘해서 저는 저의 직원들을 믿어요. 저는 하루 토스트 가게랑 새 가게를 함께 관리하려고요.”“앞으로 관성에서 가게를 많이 차리게 되어 일손이 부족할 때 언니를 청할게요.”“지금은 정말 필요 없어요. 수익이 많지 않은 작은 장사거든요. 인건비를 아낄 수 있으면 아껴야죠.”하예진이 수익이 크지 않다는 핑계를 대며 자신을 초대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주서인은 입술을 삐죽거렸다. 전씨 가문 도련님의 처형 신분만으로도 하예진의 장사가 안될 리가 없었다.하예진의 요리 솜씨가 얼마나 좋은지 주서인은 잘 알고 있었다.하예진이 정성을 기울여 잘 경영만 한다면 그녀의 가게는 반드시 잘 될 것이다.주서인은 하예진의 장사가 잘되어서 한 달 매출액만 해도 무려 수천만 원이 된다고 들었다.성본을 제외한다 해도 한 달에 남는 수익이 매우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예진이 한 달에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주서인은 그 가게가 매우 탐났다.주서인은 직접 돈을 내서 식당을 하나 차리려고 해도 요리 솜씨가 좋지 않았고 요리사를 초빙하는 데만 돈을 꽤 많이 들여야 했다.게다가 주서인은 업계 거물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기에 장사가 잘될지도 보장되지 못한다고 여겼다.주서인은 하예진이 자신과 함께 가게를 열지 않는 한 잘 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나에게 비상금이 좀 있는데 내가 너의 새 가게의 지분을 사서 같이 식당을 운영하는 건 어때?”“저의 새 가게의 실내장식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어요. 지금 자금도 충분해서 주식을 팔 필요가 없어요. 언니도 가게를 차리고 싶으시면 스스로 가게 하나를 차리세요.”하예진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주서인이 아무리 뻔뻔하다 해도 이렇게 거절당한 이상 더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우빈아, 아빠한테 와.”주형인도 누나가 너무 뻔뻔스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병실 침대에 누워있었기에 더 이상 누나에게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주형인은 아들을 향해 손짓했다.김은희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95화

    말을 마친 하예진은 아들에게 말했다.“우빈아, 가자. 아빠께 인사드려야지.”“오늘 주말인데 우빈이도 유치원에 가지 않잖아. 우빈이가 병원에 남아서 이틀 동안 형인이와 함께 지내다가 내일 저녁에 우빈이를 데려가는 건 어때?”주경진은 하예진의 의견을 물었다.주경진은 손자를 곁에 두고 싶었다.계속 말이 없던 주경진은 우빈이와 노동명의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더니 위기감이 들었다.노동명과 우빈이가 사이좋은 모습을 본 주경진은 노동명이 손자의 의붓아버지가 되면 두 사람의 감정이 분명 좋아지리라 생각했다. 그때 가면 우빈이가 친아버지인 주형인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전 며느리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이유는 주씨 집안이 하예진을 괴롭혀서 속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빈은 주씨 집안의 핏줄이기 때문에 우빈이마저도 주씨 집안과 연락이 끊기면 안 되었다.하예진이 말을 이었다.“우빈이에게 물어보세요. 우빈이가 여기에 남고 싶어 한다면 저도 동의할게요.”주경진이 손자에게 물었다.“우빈아, 병원에 남아서 아빠랑 같이 놀래? 엄마랑 아저씨는 집으로 돌아가고. 어때?”우빈은 바로 거절하며 솔직하게 대답했다.“할아버지, 저 오늘 이모 집에 놀러 가야 해요. 이모가 아침에 전화가 왔거든요. 아빠 보러 온 후로 이모 집으로 놀러 오라고 하셨어요. 전씨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제가 보고 싶다고 하셨거든요.”주경진은 우빈이를 달래면서 설득했다.“우빈이는 언제든지 이모 집에 갈 수 있는걸. 지금 우빈이 아빠가 몸도 안 좋고 병원에 오래 누워있어서 지루하실 거야. 우빈이가 아빠 아들로서 병원에 남아서 아빠랑 놀면 어때? 아빠 친구 필요하시거든.”“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고모도 아버지 곁에 있잖아요?”우빈이는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많은 사람이 아빠 곁에 있었다.아빠가 같이 있어 줄 사람이 없으면 남아서 아빠랑 같이 있어 줄 수 있지만 아빠 곁에는 사람이 많았다.주경진은 말문이 막혔다.“아버지, 우빈이가 저와 같이 있지 않아도 돼요. 예진이와 같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96화

    주경진은 딸을 호되게 꾸짖었다.“우빈이는 우빈이 이모 집으로 가야 하고 예진이도 바빠. 우빈이를 돌볼 시간도 없어 예정 씨가 대신 돌봐줘야 하는데 정한이를 같이 보내게 되면 누가 정한이를 대신 돌봐줘?”“정한이가 순하지도 않은데 만약 노름질 하다가 물건을 망가뜨리면 네가 배상이나 할 수 있겠어?”서원 리조트는 재력이 가장 막강한 전씨 가문의 저택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평생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서원 리조트 내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호화로운지도 얼마 정도 전해 들을 수 있었다.부잣집의 실내 장식품도 모두 매우 귀중했다. 외손자는 장난이 심하고 파괴하는 것을 좋아했다. 만일 부잣집의 물건들을 파괴한다면 주씨 집안이 배상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들은 주서인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하예진도 임정한을 서원 리조트로 데려갈 리가 없었다.하예진은 임정한 형제가 우빈을 괴롭혔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만일 그때 하예정 부부가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면 우빈이가 더 많이 상처를 입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하예진은 보복하지 않았다. 임씨 집안의 큰아들이 혼나긴 했지만 하예진은 그 사실을 잊지 않았다.주경진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임정한은 장난기가 너무 심하고 파괴하기를 좋아했다. 예전에 임정한은 하예진의 방에 자주 침입하여 그녀의 피부관리 제품들을 파괴하고 우빈의 장난감도 파괴한 적이 있다. 무엇이든 파괴하기를 매우 좋아하는 아이였다.만일 임정한이 리조트의 물건을 망가뜨리게 되면 하예진도 매우 난감해 질 것이다.하예진이 정신이 나가지 않는 한 임정한을 서원 리조트로 데려가지 않을 것이다.“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우빈은 손을 흔들면서 주경진과 김은희와 작별 인사를 하고 엄마를 따라 자리를 떠났다.한참 걸어가다가 노동명은 우빈이를 안아 들어 자신의 허벅지에 앉혔고 경호원은 두 사람을 함께 밀면서 앞으로 걸었다.하예진이 노동명에게 한마디 했다.“동명 씨, 우빈이를 너무 예뻐하면 안 돼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97화

    “우빈이 아빠가 현주 씨와 결혼한 후에도 주서인 모녀에게 괴롭힘당해서 집안이 난장판이 되었대요. 저는 서인 언니를 될수록 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제가 바보도 아니고 서인 언니와 함께 밥 먹을 리도 없고 우리 가게 관리자로 고용할 리도 없어요.”주서인이 했던 파렴치하고 뻔뻔한 행동들에 대해 주서인은 후유증이 생긴 듯했다.노동명은 알았다고 대답하면서 자신의 허벅지에 앉아 있는 우빈을 내려다보고는 더 이상 하예진에게 주씨 집안 사람들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입원 병동을 나서자 노동명은 하예진에게 물었다.“우리 어디 가서 밥을 먹을까?”“제가 동명 씨에게 밥 사드리는 건데 당연히 좋은 데로 가야죠. 평소 어디로 가서 식사하세요? 동명 씨가 자주 가는 가게로 가요.”노동명이 웃으며 대답했다.“예전엔 관성 호텔에서 밥을 많이 먹었어.”노동명과 전태윤은 좋은 친구였기에 자연스레 관성 호텔로 가서 밥을 먹어 수입을 올려주었다.노동명은 요식업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이유가 바로 요식업 업계의 경쟁력이 너무 크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관성 호텔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그럼 우리 관성 호텔로 가서 식사하죠.”하예진은 시원스럽게 말했다.“제가 쏠 테니 동명 씨 절대 계산하면 안 돼요.”노동명은 생글생글 웃으며 말을 이었다.“좋아. 계산 안 할게.”하예진도 이젠 돈을 벌 수 있기에 가끔 노동명에게 밥을 사주곤 했고 노동명도 사양하지 않았다. 너무 사양하면 하예진이 화를 내기 때문이다.우빈이는 노동명을 따라 노동명의 차에 탔고 하예진은 혼자 차를 몰기로 했다. 두 차는 곧 병원을 떠났다.노동명 일행이 떠나자마자 주서인 부부는 세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나섰다.주서인은 부모님께 야단맞고 언짢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주서인은 남편에게 투덜투덜 말했다.“다 형인을 위해서, 우리 집안을 위해서 한 말인데 아빠와 엄마는 저만 욕해요. 제가 뭐 잘못하기라도 했어요? 제가 숨기지 않고, 빙빙 돌리지도 않고 말했는데 저 같은 얌전한 사람을 욕하다

Latest chapter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83화

    하지만 하예정은 아직 용씨 가문 사모님과 여운별이 한자리에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러기에 그녀가 여운별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두 사람이 동시에 눈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 의혹을 완전히 떨쳐낼 수 없을 것이다.여운별은 애초에 하예정을 기다리지 않았다.지금 두 사람의 만남은 우연이어야 했다. 만약 그녀가 미리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면 너무 작위적으로 보였을 것이다.지나친 의도는 하예정의 의심을 부추겼을 것이다.하예정이 그녀를 조사하고 있다고 용태호가 알려준 적이 있었다.물론, 아무리 뒤져도 쓸 만한 정보는 나오지 않을 터였다.하예정은 이미 그녀가 여운별일 거라고 의심하고 있었다.여운별은 문득 가장 증오하는 얼굴이 떠올랐다. 언젠가 마주했던 언니의 목소리, 그 익숙한 울림이. 하예정의 의심을 부추긴 것은 분명 여운초의 말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다행히도 용태호는 능수능란한 사람이었다.하예정이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이었다.그녀가 찾아낼 수 있는 건 모두 그의 손끝에서 빚어진 허상일 뿐이었다.그러나 하예정이 심효진과 친밀한 사이라는 점은 우려할 만했다. 심효진은 소씨 가문의 며느리였고, 소씨 가문은 정보망이 촘촘하기로 유명했다.하예정이 누구를 조사하려면 소씨 가문의 손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하예정은 빈손이었다. 여운별이 여씨 가문의 둘째 딸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여운별은 마음 한편이 가벼워짐을 느꼈다.그리고 그 여유는 곧 그녀의 표정에 스며들어 하예정을 마주할 때면 그녀는 점점 더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었다.마치 자신이 진짜 용씨 가문 사모님인 것처럼, 여운별이라는 사람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듯 말이다.용태호는 그녀한테 내일 밤에 있을 연회에 두 명의 경호원과 함께 참석하라고 말했다. 용씨 가문 사모님의 신분으로 참석하라는 것이었다.그 연회에는 관성시 상류 사회의 귀부인들이 모일 터였다.전씨 가문의 명해은도 내일 밤 연회에 참석할 예정이며 며느리인 여운초도 데려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82화

    하예정이 자주 타는 차는 이미 집 앞에 멈춰 서 있었다.경호원은 우빈에게 차 문을 열어주곤 그를 차에 태운 뒤 안전벨트를 매주었다.하예정은 차에 올라타자마자 하이힐을 벗고 편안한 신발을 갈아 신고는 말했다. “우빈이 안전벨트 다 맸어?”하예정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아저씨가 우빈이 도와서 안전벨트 다 매주셨어요. 작은이모, 이제 출발하셔도 돼요.”하예정은 웃으며 고개를 돌린 뒤 시동을 걸었다.20분 뒤 두 대의 차가 유치원 앞 주차장에 멈춰 섰다.하예정은 차에서 내렸다.우빈이는 이미 스스로 안전벨트를 풀고 작은 책가방을 메고 있었다. 하예정이 차 문을 열자 우빈은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이모, 오후에 아저씨가 데리러 올 때 내 캐리어도 챙겨달라고 부탁해 주세요.”“집에 먼저 들르지 않을 거니?”하예정이 웃으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집에 가서 밥부터 먼저 먹고 갈래?”우빈은 큰 눈을 반짝이며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아저씨는 절대 나를 배고프게 하지 않아요. 아저씨랑 가면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우빈에게 있어서 노동명은 이미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아이에게 아버지는 언제나 거대한 나무와 같아서 그 곁에 있으면 세상 어떤 두려움도 사라지게 된다.하예정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우빈이 노동명에게 전적으로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하예정에게는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른다.노동명과 하예진이 결혼을 한다면 세 사람은 분명히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될 것이다.하지만 이혼 후 아이를 홀로 키우며 재혼하는 여자가 가장 염려하는 것은 두 번째 남편 또는 그의 가족들이 아이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받아들인다 해도 그 아이를 따뜻하게 대해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명과 그의 가족들은 우빈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 주고 있었다. 그 사실이 바로 하예진이 노동명에게 마음을 열게 된 이유였다.노씨 가문은 노동명이 평생토록 우빈만을 아들처럼 생각하며 지내도 괜찮다는 마음이었다.비록 우빈은 노동명의 친아들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81화

    “잘 자요.”하예정은 남편에게 조용히 인사를 건넨 뒤, 문을 살며시 닫았다.전태윤은 문 앞에 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그가 먼저 서재에서 자겠다고 말했지만 아내에게 밀려 나가며 문이 닫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쫓겨난 기분이 들었다.전태윤은 콧등을 문지르며 어쩔 수 없이 서재로 발걸음을 돌렸다.그날 밤은 그렇게 고요하게 보냈다.다음 날 아침, 전태윤이 일어났을 때 그의 아내는 이미 일어나 있었다. 그를 위한 꿀물도 준비해 놓았다.“여보, 좋은 아침이에요.”하예정은 조카 우빈이가 아침을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우빈의 작은 책가방을 들고 우빈이와 부엌을 나오던 참에 막 내려온 전태윤을 마주쳤다.그녀는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꿀물을 준비했어요. 마시는 거 잊지 마요.”전태윤은 어젯밤 술에 취하지 않았지만 독한 술을 마셨던 기억이 떠올랐다.숙취로 인한 두통을 걱정한 하예정은 그를 위해 세심하게 꿀물을 준비한 것이다.전태윤이 이렇게 다정하고 배려 깊은 아내를 만난 것은 크나큰 행운이었다.하예정은 그렇게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다.“알겠어, 좀 있다 마실게. 오늘 꽤 일찍 일어났네.”평소에는 항상 그가 먼저 일어났었다.“네, 우빈이가 일찍 일어나서요.”“이모부!”우빈은 맑은 목소리로 전태윤을 불렀다.전태윤은 다가가 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유치원에서 말 잘 들어야 해.”우빈은 대답했다.“저 말 잘 들어요. 아주 잘 듣고 있어요. 선생님과 친구들이 저를 엄청 좋아해요.”“그래, 그래, 모두가 너를 좋아하고말고.”전태윤은 웃으며 우빈의 작은 얼굴을 가볍게 꼬집었다.우빈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럼요, 남녀노소 누구나 다 저를 좋아해요. 관성에서 가장 잘나가는 어린이라고요.”하예정은 웃음을 터뜨리며 우빈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그거, 지율 삼촌한테서 배운 거지?”전지율은“관성에서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늘 입에 달고 다녔다.우빈은 전지율과 자주 놀았기 때문에 그에게서 이런 말장난을 배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80화

    “술 냄새도 별로 안 나요. 제가 잠들면 천둥이 쳐도 깨지 못할걸요. 이렇게 고생스레 서재에서 밤을 보낼 필요 없어요.”하예정은 그녀의 아랫배에 올려놓은 전태윤의 큰 손을 잡으며 말했다.“내가 샤워도 하고 따뜻한 물도 마시고 껌 두 알을 먹어서 술 냄새를 좀 없앴어... 창빈이가 그러는데 내 몸에 술 냄새가 심하다고 그러던데.”하예정은 작은 소리로 전창빈을 몇 마디 욕했다.전창빈은 진실만 말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전창빈은 전태윤이 입만 열면 술 냄새가 확 난다고 느꼈다. 그리고 전태윤 본인도 자신의 몸에서 술 냄새가 풍겨 하예정이 맡을까 봐 걱정한다고 생각했다.“창빈 도련님이 태윤 씨를 기다린다고 했는데. 만났어요?”하예정이 물었다.전태윤이 대답했다.“응. 원림성의 A시로 선우씨 가문에서 가정 요리사에 지원하겠다고 했어. 예정아, 할머니께서 창빈에게 골라주신 아내가 바로 선우씨 가문의 큰손녀 선우민아 씨라고 해.”“저도 알아요. 어머님이 이 사실을 얘기하자마자 우리 할머니가 창빈 도련님을 위해 아내를 정해주셨다는 사실을 눈치챘어요..”전태윤은 웃으며 말을 건넸다.“역시 내 아내답게 똑똑하네.”“저는 멍청하지 않거든요.”“그럼. 내 아내는 늘 똑똑하지.”만약 멍청하다면 전태윤의 마음에 들지도 않을 것이다.“우리 할머니께서 정해주신 사람은 전부 멀리에서 살고 있는 것 같아요.”하예정과 여운초만 관성 출신이었다.전태윤은 한참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그렇다면 할머니께서는 나와 이진이를 가장 아끼셨구나. 우리에게 관성의 아내를 골라주셨잖아.”그는 말하면서 또 하예정의 입술에 몇 번 뽀뽀했다.전태윤은 사랑하는 아내를 침대에 데려가고 싶었다.그러나 아기를 위해 그는 또 애써 참았다.“이혁 도련님과 전우 도련님의 아내는 어디 분이세요?”“몰라.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어. 어차피 관성의 사람 아닐 거야. 요즘 두 사람 다 관성에 있는 걸 못 봤어.”전태윤은 하예정을 안고 밖으로 나갔다.그는 아내를 방으로 데려다주며 부드럽게 말을 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9화

    “형, 너무 늦었어. 형도 힘들 텐데 그만 쉬어 나도 이만 돌아갈게.”전태윤과 얘기를 다 마친 전창빈은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전태윤이 말을 건넸다.“너무 늦었는데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고 가. 묵을 곳이 없는 것도 아닌데.”전창빈이 말을 이었다.“안 멀어. 여기 방은 있지만 갈아입을 옷이 없어서 그래. 그리고 잠자리를 바꾸면 잠도 잘 안 오고.”전창빈은 장소를 옮기면 새로운 거주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침대를 가리는 사람이 잠자리를 바꾸면 늘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곤 한다.전창빈의 개인 별장이 그리 멀지 않고 잠자리를 가리는 전창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태윤도 더는 전창빈을 만류하지 않았다. 다만 그에게 천천히 운전하고 집으로 돌아가 문자를 보내라고 당부했다.“그럼 얼른 쉬어.”전태윤은 배웅하러 일어나지 않았다.전창빈이 멀리 떠난 뒤 전태윤은 물을 반 잔 더 마시고는 다시 몸의 냄새를 맡았지만, 여전히 술 냄새가 났다.그는 하예정에게 영향을 줄까 봐, 그녀가 깨어날까 봐 서재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그는 2층으로 올라가 자신의 방 입구로 돌아갔다. 그러나 문을 밀어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서 잠시 안을 바라만 보다가 몸을 돌려 서재로 들어갔다.하예정은 한밤중까지 자고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야 했다.자기 전에 우유 한 잔을 마시면 한밤중에 일어나곤 한다.화장실에 다녀온 하예정은 잠에서 깼다.그녀는 그제야 전태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침대 앞으로 돌아와 앉아 침대 머리맡에서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보니 이미 새벽 세 시가 넘었다.전태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단 말인가!‘돌아오지 않은 건가? 언제 돌아오는지 문자도 없고.’하예정은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 후에야 전태윤이 전화를 받았다.“여보, 아직 안 왔어요? 많이 바빠요?”하예정은 관심 있게 물었다.그는 예전에 아무리 바빠도 새벽에는 반드시 집에 돌아왔다.그러나 지금 새벽 3시가 넘었는데도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사업에 관한 일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8화

    장소민이 먼저 집으로 오고 그 뒤로 전현림이 또 왔다.그리고 자기가 사고 쳤다고 생각한 전창빈이 또 따라왔다.전태윤은 묻지 않아도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다.전창빈은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열었다.“처음에는 동의하지 않으셨어. 엄마는 내가 이미 사업을 하고 있고 잘 경영하고 있는 데다 올해부터 가족 사업을 돕고 있는데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를 한다면서. 요리를 좋아하면 집에서 하거나 호텔에서 해도 되는데 굳이 가정 요리사로 일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거든. 근데 아버지는 날 지지해 주셨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면 된다고 하셨지. 그러다가 두 분이 서로 말싸움하다가 엄마가 이기지 못해서 홧김에 방에 돌아가셔서 문을 닫으셨거든. 아빠가 몇 번이고 오랫동안 문을 두드렸는데도 들어가지 못해서 엄마가 화가 좀 풀리면 다시 들어가려고 했어. 근데 엄마는 아빠가 떠난 틈을 타서 조용히 집에서 나와 형 집으로 오셨지 뭐야. 나랑 아빠는 엄마가 여전히 방에 계시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것도 엄마가 화가 풀리고 나서 아빠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야 엄마가 여기로 오신 것을 알게 됐어. 그래서 따라온 거고.”전창빈은 미안한 듯 계속해서 말했다.“부모님께서 항상 감정이 좋으셨는데 내 결정 때문에 불쾌하게 지내시니 내가 너무 불효자인 것 같아.”전창빈은 자신이 불효하다고 느꼈지만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로 지원하기로 한 결정을 포기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부부싸움도 안 하는 부부가 어디 있겠어? 나와 네 형수님도 많이 다투었거든. 부부간에도 소통이 필요한 법이지. 한쪽이 막무가내로 나오지 않는 한 잘 얘기를 나누다 보면 금세 풀릴 거야. 우리도 그런 억지를 부리고 소통할 수 없는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거야. 그런 상황도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을 거고.”전창빈은 전태윤이 그에게 말한 부부간의 관계에 관한 얘기들을 잘 듣고 있었다.전씨 가문의 어르신들은 모두 금실이 좋으셨다. 전창빈은 어릴 때부터 이러한 말들을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사실 이미 부부 관계에 대한 일들에 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7화

    잠시 후, 전창빈은 웃으며 말했다.“할머니께서 나에게 임무를 맡기셨는데 나도 이제 움직이려고. 호영 형처럼 반년 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아내를 얻을 수 없을지도 몰라.”전창빈은 그들이 동생으로 태어난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형들의 교훈을 잘 섭취하고 피할 수 있을 테니까.“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여인은 보통 성품이 좋은 사람이야. 너의 성격에 잘 맞게 골라주셨을 거야. 언제 출발하려고?”전태윤이 문득 물었다.“다음 주 월요일에 출발하려고. 이틀 동안 손에 있는 일을 먼저 정리하려고. 중요한 일들은 형에게 맡길게. 알아서 처리해 줘.”“그렇게 급해?”전태윤은 눈살을 찌푸렸다.전창빈은 약간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선우씨 가문은 A시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야. 그 가문에 들어가서 일하면 급여와 대우가 나쁘지 않을걸. 그리고 선우민아 씨가 입맛이 까다롭다고 하는데 수많은 사람이 가서 도전해 보고 싶어 하거든. 그곳에는 이런 말이 전해지고 있대. 가정 요리사가 선우씨 가문에서 석 달 동안 일하고 나오면 일자를 걱정할 필요 없고 반년 이상 버티고 나오면 큰 호텔들이 앞다투어 요구한다고 해. 몇 년 동안 일을 해도 해고되지 않는다면 아마 신으로 불릴지도 모르지.”전태윤은 실소했다!“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그분 입맛이 그렇게 까다롭대?”“선우민아 씨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아가씨들 입맛도 까다롭대. 전부 먹는 것에 매우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라 요리 실력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거든. 누군가는 일반적인 야채 볶음 하나에도 통과되지 못한다고 해.”전태윤이 피식 웃었다.“도전해 볼 만하군.”전태윤은 전창빈이 선우민아에게 관심이 있는 건 아니라고 추측했다.어쨌든 사진만 보았을 뿐 실물을 본 적도 없고 함께 지내본 적도 없다. 전창빈은 그렇게 쉽게 마음이 흔들릴 남자가 아니었다.하지만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가 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다. 마침 전창빈은 요리를 가장 좋아했다. 그는 아마 십여 년 동안 키워온 요리 실력으로 선우씨 가문의 요리사가 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6화

    묻지 않아도 전창빈이 조금 전에 여기에서 TV를 보며 차를 마시고 간식을 먹으며 전태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전창빈은 곧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왔다.그리고 전태윤의 앞에 따뜻한 물잔을 내려놓고 옆에 서서 전태윤의 분부를 기다리면서 언제든지 시중을 들어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전태윤은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앉아.”“고마워.”전창빈은 얼른 자리에 앉았다.“이렇게 예의를 갖추면서도 사고 치지 않았다고? 말해봐, 네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부모님께서도 의견이 안 맞으시다니.”“형, 나 정말 사고를 치지 않았거든. 그냥 원림성의 A시에 가보고 싶어서 그래.”“가서 뭐 하려고? 설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멀리 가려고 해? 집에서 설을 쇠지 않으려고? 할머니께서 아시면 네가 가장 먼저 얻어맞을걸.”설쯤에 전씨 할머니는 자손들이 모두 돌아와 온 가족이 오손도손 모여있는 것을 좋아하셨다.손자며느리가 몇 명 더 있으면 더 좋을 것이지만.이제 고현도 전호영을 따라 돌아올 것이다. 약혼할지는 아직 미지수였다.곧 약혼식도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현은 전호영을 위해 그녀의 여자 신분을 폭로해 그가 게이가 아니라는 오해를 풀어주었다.“나 가정 요리사에 지원하고 싶어. A시의 선우씨 가문에서 요리사를 채용하고 있는데 그 가문 아가씨의 입맛이 엄청 까다로워서 요구가 엄청 높대. 나도 도전해 보려고. 좋은 기회야.”전태윤은 눈살을 찌푸리다가 곧 물어보았다.“할머니께서 선우씨 가문의 딸을 정해주셨어?”원림성의 A시는 너무 멀다.아마 H시와 이웃 도시일 것이다.용정도 그곳 사람이었다.설마 전씨 할머니께서 그 진흙탕에 뛰어드실 계획인 건가...전태윤은 그의 전씨 가문과 예씨 가문의 사이가 가깝고 여운초의 눈도 예씨 가문의 정겨울이 치료해주고 있는 데다 또 성소현은 앞으로 예씨 가문의 다섯째 사모님으로 될 여자였다. 게다가 성소현은 하예정과 사촌 사이로 전씨 가문과 예씨 가문은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가 되었다.앞으로 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5화

    전태윤은 저녁 12시에야 집에 도착했다.그는 술도 좀 마셨지만 취하지는 않았다.전태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전창빈은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리자 곧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전태윤의 차가 별장 입구에 도착하여 멈추었다.경호원이 차에서 내려 전창빈이 나오는 모습을 보고는 안부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곧 전태윤의 차 문을 열어주어 그를 부축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안 취했어.”전태윤이 나지막이 말했다.“형.”전창빈이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 전태윤을 부축하려고 손을 내밀었지만, 전태윤은 거절했다.“창빈아, 어쩐 일이야?”친동생을 본 전태윤은 매우 놀랐다.“술 한 잔만 마셨어. 취하지 않았으니까 부축해주지 않아도 돼.”“형한테 할 말이 있어서 기다리고 있었어.”전창빈은 여전히 전태윤을 부축해주었다. 전태윤의 술 냄새를 맡은 전창빈이 말을 건넸다.“독한 술을 마셔서 술 냄새가 많이 나네.”“이야기가 잘 풀려서 좀 마셨어.”전태윤은 집 안으로 들어가면서 자신의 옷 냄새를 맡아보며 전창빈에게 물었다.“술 냄새가 많이 나? 네 형수님이 술 냄새를 맡을 수 있겠지?”전태윤은 오늘 밤 서재에서 자야 할지도 모른다.하예정은 그가 술과 담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때때로 그는 담배 한 대 피워도 껌을 씹어 담배 냄새를 제거한 후에야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의 아내가 냄새를 맡을까 봐 걱정했다.특히 하예정은 지금 그들의 사랑의 결실을 배속에 품고 있었다.그런 하예정에게 담배 냄새를 맡게 하면 더욱 안 된다.집에는 담배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그의 친구들도 그가 집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전창빈은 말을 잇기 모호했다.그가 하예정도 아닌데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을지 잘 몰랐다.전태윤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냄새가 나는데? 늦었는데 오늘 예정이를 방해하지 말고 서재에서 하룻밤 자야겠어.”전태윤은 문득 멈춰 서서 고개를 돌려 전창빈에게 물었다.“아까 우리 부모님 차를 본 것 같은데?”전태윤은 자신이 잘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