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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2화

“귀신이 있어요. 모든 사람이 다 볼 수 없을 뿐이지. 사실 그건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건데 그 시간이 아주 짧아요. 1초 정도? 눈 깜짝할 사이면 사라져 버려요.”

고현은 입을 삐죽거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헛소리나 하고 있어.’

두 사람이 고현의 비밀 통로로 호텔을 빠져나와 보니 길에 확실히 사람도 적고 차도 적어졌다. 두 시간 전만 해도 시끌벅적하던 거리가 차츰 고요해지기 시작했다.

“너무 늦어서 쇼핑할 수도 없고 이미 문 닫았을 거잖아요.”

전호영이 웅얼거리며 말하자 고현은 낮은 소리로 경고했다.

“다시는 치마, 하이힐, 보석, 진주 이런 걸 사무실로 보내지 마요.”

“고현 씨 여장한 모습 보고 싶어요. 엄청 예쁠 것 같아요.”

고현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난 남장만 입어요.”

고현의 옷장에는 죄다 남장뿐이다. 어릴 때부터 치마를 입어본 적이 없고 하이힐을 신어본 적은 더욱 없었다. 성큼성큼 걸음을 걷는 고현이 하이힐을 신는다면 아마 한 발짝도 걷지 못할 것이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진주 보석도 고현은 좋아하지 않았고 피부관리 제품은 사용하지만 색조 화장품은 사용하지 않았다.

“고현 씨는 진짜 남자가 아니에요.”

전호영은 아주 낮은 소리로 말했다.

고현이 아직 전호영을 위해 여자 신분으로 회복하려 하지 않기에 그도 사람들 앞에서는 고현의 신분을 까발리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 전호영이 고현에게 작업 중이니 사람들이 그들을 동성연애라고 해도 전호영은 개의치 않았다. 만일 고현이 신경 쓰인다면 여자 신분으로 회복하면 그만이다.

고현의 외모로 만일 치마를 입는다면 경국지색이 따로 없을 것이다.

한참 침묵하던 고현이 냉랭하게 말했다.

“남자로 사는 게 편해요.”

전호영은 고개를 돌려 고현을 바라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난 고현 씨가 남장하든 여장하든 다 좋아요. 고현 씨가 좋은 거지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이제 우리가 결혼식 할 때 두 사람 다 양복 입는 건 어때요? 아주 멋있을 것 같아요.”

“전호영 씨와 결혼 안 해요.”

고현은 낮은 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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